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투브 네이버포스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Fashion

패션 위크 뒷담화

On April 12, 2013 0

지난 2월에 펼쳐진 2013 F/W 패션 위크. 그 흥미진진하고 스타일리시한 위크에 뉴욕과 런던에서 벌어진 일들.


NEW YORK




best show 웨어러블하거나 패셔너블하거나
뉴욕 패션 위크는 다른 도시에 비해 상상력과 드라마틱함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장소 역시 링컨 센터나 어둡고 허름한 창고에서 펼쳐지는 쇼가 대부분. 그래서 사람들은 뉴욕의 쇼가 상업적이라고 한다. 대신 뉴욕엔 깨알 같은 스타일링이 있다. 웨어러블한 룩이 많아 디자이너들은 컬러 매치와 스타일링, 그리고 당장 빼앗아 들고 싶은 실용적인 백과 슈즈에 특히 신경 쓰기 때문. 베스트 스타일링은 3.1 필립 림을 꼽고 싶다.

다양한 컬러를 쿨하게 매치한 룩은 당장 내 옷장에도 적용할 수 있다. 그리고 라코스테와 데스켄스 띠어리의 프린트는 설국처럼 서정적이다. 그 외에 나일로니아에게 추천하고 싶은 쇼는 위트 넘치는 걸 스타일링의 큰언니 격인 카렌 워커, 매 시즌 민속적인 프린트와 컬러를 담백하고 정갈하게 보여주는 수노, 그리고 마지막으로 뉴욕의 핫 시스터스, 로다테다. 특히 로다테의 1980년대풍의 복고적인 무드에 그로테스크함이 뒤섞인 스타일링이 관전 포인트.

behind story 이건 몰랐지
무대 뒤에서도 재미난 일이 많았다. 발렌시아가의 데뷔전을 앞둔 알렉산더 왕은 언론의 지나친 관심을 굉장히 부담스러워했다. 뉴욕 쇼가 끝난 뒤 발렌시아가의 아카이브를 그대로 따다 붙인 것이 아니냐는 뒷말도 무성했지만, 힘차게 뛰어나와 피날레를 장식한 이 쿨한 청년의 앞날에 모두 박수갈채를 보냈다. 피날레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또 한 명의 디자이너 마크 제이콥스. 한동안 퀼트 스커트와 시스루 룩까지 섭렵하며 넘지 못할 패션계를 구축하던 그가 이번엔 파자마에 꽂혔다.

그의 쇼에 전부 파자마를 입고 등장해 자다 나왔느냐는 빈축을 사기도 했으니깐. 마크 제이콥스의 쇼에 또 다른 이슈가 있다면 크리스틴 맥미나미의 딸 릴리의 누드 워킹. 미성년자임에도 상반신 누드에 손으로 가슴만 가린 아찔한 캣워킹은 아무리 패션 아래 허용 못할 것 없다지만 좀 쇼킹했다. 마지막으로 패션계의 죄인으로 낙인찍힌 갈리아노가 2년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전히 건재한(?) 그의 모습을 보니 그가 디렉팅할 오스카 드 라 렌타의 쇼가 은근히 기다려진다.

shopping 이건 꼭 사야 돼
쇼만큼 재미있는 건 쇼핑이다. 알렉산더 왕과 오프닝 세레모니를 국내보다 더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도 눈이 번쩍 뜨일 일이지만, 정작 내 카드 한도를 넘게 한 건 소호와 블리커 스트리트의 세컨 핸즈 숍들. 질샌더의 캐시미어 코트부터 피비 파일로의 셀린 첫 시즌 스커트, 그리고 생 로랑의 펌프스까지. 빈티지보다 깨끗하고 신상보다 저렴하니 안 살 이유가 없다며 신나게 카드질을 해댔다. 덕분에 돌아와서는 카드 빚을 갚느라 죽을 뻔했지만.


1 첼시 마켓의 앤스로폴로지에서 산 리빙 용품들.
2 모마 디자인 스토어의 촛대와 엽서.
3 단돈 1백 달러에 구입한 생 로랑의 슈즈.
4 tokio 7에서 구입한 셔츠와 머플러.

LONDON

invitations 여기는 아날로그 시대
우리는 디지털이 만연하고 심지어 패션에서도 하이브리드가 유행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미국 쇼핑몰에서 주문하면 3일 만에 서울에 도착하는, 지극히 빠르고 편리한 세상. 뉴욕은 일찌감치 패션 위크 초청장을 디지털화했다. 이메일로 참석 여부를 묻는 RSVP가 오고, YES를 클릭하면 자리 넘버가 배정된 QR코드가 다시 메일로 온다. 그리고 이 모든 걸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있다.

그런데 런던은 아직도 아날로그 시대를 살고 있다. 모든 초청장은 하드 카피로 우편을 통해 호텔로 전달된다. 이메일로 받는 건조한 초청장보다 낭만이나 울림이 있어 좋긴 한데, 배달 과정에서 자주 분실 사고가 일어난다는 게 문제. 티켓이 나왔다고 분명 연락이 왔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초청장은 도착하지 않는다. 낭만에는 불편함이 따르고, 편리함에는 왠지 정이 없다는 식으로, 모든 일에는 일장일단이 있다며 자위할 수밖에.

1 돈에 미친 산타가 그려진 비비안 웨스트우드 인비테이션.
2 사랑스러운 홀리폴튼의 인비테이션.
3 인비테이션도 쿨한 하우스 오브 홀랜드.






cool or luxury 쿨하거나 럭셔리하거나
2013 F/W 런던 패션 위크에서 가장 쿨한 쇼와 가장 럭셔리한 쇼를 꼽으라면, 크리스토퍼 케인과 톰 포드다. 크리스토퍼 케인의 쇼부터 살펴보면, 터프한 카무플라주 패턴을 쿨하게 재해석한 오버사이즈 코트와 스커트가 인상적이었고, 허리춤에 볼륨을 넣은 독특한 테일러링의 실크 와이드 팬츠는 당장 사고 싶을 정도로 멋졌다. 톰 포드의 쇼는 사실 시작부터 무시무시했다.

벤뉴가 국가 정부 기관이라며 여권을 가져오라고 하질 않나, 쇼장 입구에서 이름을 두세 번씩 체크하질 않나, 분위기가 삼엄하기 이를 데 없었다. 쇼의 내용은 럭셔리 그 자체였는데, 솔직히 옷보단 톰 포드의 피날레가 그렇게 멋질 수가 없었다. 무슨 영화배우가 걸어 나오는 줄 알고 가슴이 뛸 정도였다. 심지어 쇼장을 빠져나가는 손님들을 한 명 한 명 직접 배웅해주기까지 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으니, 어르신의 위용이란 이런 건가 싶다. 아, 다시 떠올려봐도 가슴이 설렌다. 톰 포드.

new star 런던의 샛별
지난 2월 19일 오후 6시. 그러니까 런던 패션 위크의 마지막 날, 마지막 타임에 쇼를 펼친 하이젠 왕. 고백하자면 살인적인 3월호 마감을 쳐내고 바로 이어진 출장이라 지칠 대로 지친 터, 마지막 날 오후는 좀 쉬고 싶었다. 그런데 하이젠 왕이 패션 프린지의 위너로 런던 패션 신의 떠오르는 기대주란 얘기를 우연찮게 주워듣고는, 버젓이 나이키 러닝 팬츠에 운동화를 신고(커다란 코트로 피곤에 ‘쩔은’ 이 처참한 룩을 숨기긴 했다) 서머싯 하우스로 향했다.

쇼장에 도착해 자리에 놓여 있던 프린트를 읽어보니 왕은 중국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전공하고 런던 세인트 마틴과 런던 컬리지 오브 패션을 수석으로 졸업한 인재였다. 머스큘린한 페미니티를 자신의 시그너처로 내세우는 왕이 2013 F/W를 위해 취한 노선은 다름 아닌 고딕 스타일의 빌딩에서 영감을 받은 진지하고 터프한 루킹. 철갑을 두른 듯 과격한 메이크업이 눈에 거슬렸지만, 파워풀하면서도 페미닌한 옷은 꽤나 멋지더라. 정말이지 다음 시즌이 기대되는 런던의 샛별!

editor KANG HYO GENE, JUNG HEE IN
사진 KIM JAN DEE, JENNY HOUSE

Credit Info

editor
KANG HYO GENE, JUNG HEE IN
사진
KIM JAN DEE, JENNY HOUSE

2013년 04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KANG HYO GENE, JUNG HEE IN
사진
KIM JAN DEE, JENNY HOUSE

0 Comment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