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투브 네이버포스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Star

HUMAN ALL TOO HUMAN

On February 06, 2012 0

세 딸의 아빠, 감초 연기의 달인, 부탄 사람 '방가'만이 김인권의 수식어는 아니다. 영화 < 마이웨이 > 에서 조선 사람 안똔의 비극을 온몸으로 보여준 그는 우리 안에 잠재된 '보통 사람'의 오라를 온몸으로 체득한 사람이다.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김인권의 배우 인생은, 그래서 '변신의 귀재'라는 수식어가 가장 적절하다.



영화 < 마이웨이 > 건으로 인터뷰 많이 하셨죠?
네, 동건이 형이랑 오다기리 조 형이랑 나오는 영화다 보니 이슈가 좀 돼서….

요새 안 좋은 기사들이 떠서 좀 서운하시겠어요. 열심히 고생해서 찍었는데.
그러니까요. 근데 하시는 분들 입장에선 뭐 분명 이유가 있어 그런 말씀하는 것 같고. 시기적으로 이런 이야길 하는 게 이르다는 생각도 있는 것 같고. 여전히 아픔이 있으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이 영화에 그런 역사적인 해석을 하는 게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뭐랄까. 왜 굳이 한일 감정의 잣대를 대야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혹시 오다기리 조 팬 아니세요?
아니에요. 저는 김인권 씨 팬이에요. 장동건 씨 팬도 아니고. 하하.

저 죽고 나서 극장 나오신 거 아니에요?
하하하. 그건 아니고요. 저는 두 남자의 운명.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두 남자의 질긴 인연과 운명에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오히려 그런 건 있었어요. 그 드라마인데 너무 스케일이 큰 거 아닌가.

음… 그런 비슷한 평도 하더라고요. 스케일에 배우들의 연기가 압도당했다는.
사실, 전쟁 신은 굉장히 잘 만든 영화예요. 상업적으로 정말 잘 만들었죠. 그런데 그런 생각은 들더라고요. 노르망디 같은 경우 세계사에서도 유명한 전쟁인데, 그 노르망디를 우리가 저렇게까지 보여줘야 되나? 이 변방의 나라에서?

아,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군요.
하하. 하지만 안똔의 변화무쌍한 캐릭터가 돋보이긴 했어요.

근데 실제로 그렇게 사람이 변할까요?
그럴 수 있어요. 안똔의 경우 외형적으로도 그렇고. 감독님이 좀 의도한 게 그런 거였어요.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사람이 굉장히 빨리 바뀐다고. 저도 군대 가보니까 멀쩡한 사람이 군대 2년 갔다 오면 확 바뀌잖아요. 그러니까 전쟁 사회에서는 그게 충분히 가능하죠. 감독님은 그런 변화가 비주얼적으로도 보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삭발을 한 거였어요.

본인이 안똔처럼 그런 환경이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 거 같아요?
만약 제가 진짜 관동군이었다면, 일제가 그런 만행을 저지르는 상황을 목격하고 경험했다면 충분히 그랬을 거 같아요. 근데 어느 지점에서 저는 준식이를 이해하기 시작했어요. 준식이가 가는 저 방식이 맞는 게 아닐까. 누군가의 잘못에 똑같이 응수하고 복수를 위해 함부로 행동하면 스스로 망가지거든요. 결국 복수의 광기에 휩싸이게 되고 복수가 끝나면 그 허전함을 메우기 위해 출세를 향해 달려가다가 언젠가는 죽을 것이고. 그런 생각을 하니까 '아, 준식이가 오히려 옳은 길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마지막에 죽는 신에서, 그 폴란드 전쟁 말예요. 오히려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안똔이라면 살려고 더 바둥거릴 텐데. 누가 봐도 총알받이가 되는 상황인데 광기에 휩싸여 깃발을 흔들고 하는 게 과장돼 보이더라고요.
아 그게. 제2차 세계대전의 돌격대 중에 관동군의 '도스케키 돌격'과 소련의 '우라 돌격'이 유명하잖아요. 당시 그 자살 특공대들은 제정신이 아니었대요. 최고조된 광기의 상태랄까? '우라!' 하고 외치며 달려갈 때 이미 제정신이 아닌 거죠. 영화에선 그게 다 보이진 않았지만. 사실 엄청나게 사기를 고조시킨 다음 출발을 시키는 거래요.

광주항쟁 때, 군인들에게 소주 몇 병씩 먹이고 내보냈다는 소문처럼요?
그렇죠. 잘 모르겠지만 보드카 같은 거 잔뜩 먹고 갔을지도 모르죠. 그 정도의 돌격을 할 때 광기의 상태가 아니면 안 돼요.

진짜 그렇겠네요.
그 장면에선 제가 가장 미쳐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은 모든 사람이 그렇게 했다고 가정하고 연기를 했거든요. 미치지 않고는 총알이 날아오면 못 뛰어가요. 저 같은 경우, 편집된 부분 중 그런 게 있었어요. 어떤 파티 장면에서 소련군이 저한테 "안똔 너를 소련의 영웅으로 만들어주겠다." 이렇게 말하는 장면이 있었어요. 그러면 제가 '우라!' 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말이죠. 근데 아무래도 타츠오랑 준식이 이야기가 주다 보니까 덜어낼 수밖에 없었죠. .


어쨌든 오다기리 조와 장동건. 결혼한 남자 3명이 모여서 연기를 했잖아요. 각자 영화 속 캐릭터와 실제하고 차이가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어요?
저는 안똔처럼 순박한 면이 실제로 있기도 하지만, 좀 논리적인 면도 있어요. 학교 다닐 때도 수학을 좋아했는데, 연기를 할 때 분석해서 그쪽으로 몰아가요. 분석을 해서 '아 이렇게 행동했겠구나'하고 과감하게 행동하는 거죠. 어떤 성격이 딱 굳어져 있으면 그 성격의 탄력 때문에 딴 데로 못 가는데, 좀 논리적인 스타일이라서 안똔이 이렇게 했겠구나 해서 막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죠. 영화에서 준식이는 되게 비현실적인 캐릭터라고들 하는데, 동건이 형이 진짜 그런 성격이에요. 남들 배려할 줄 알고. 부담 안 주고. 지혜롭고. 인품이 진짜 좋아요. 타고난 인격 자체가.

오다기리 조는 어땠어요?
오다기리 조 형은 장난꾸러기예요. 이번에 코다쿠미 사건도 그렇고. 되게 장난치길 좋아해요. 한국에 와서도 한국 스태프, 배우들과 친해지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일본에 갔다 올 때마다 과자 같은 거 사와서 나눠주고, 밥 먹자 그러고 술 마시자 그러고. 근데 저도 좀 부담스러운 거예요. 왠지 일본 관동군 장교 역할이고. 그 유명한 '오다기리 조'고. 괜히 어떤 피해 의식 같은 게 드러나면 부끄럽고. 그래서 피하고 피하고 이렇게 된 게. 어찌 보면 우리가 못 받아들인 거 같아요.

아쉽네요. 언제 그 시간을 또 공유하겠어요
네. 촬영하면서 그걸 조심스러워한 거 같아요. 근데 지금은 되게 친해졌어요. 한 번은 형이 "인권상 애 몇 살이에요?" 묻고는 우리 애기들 선물도 사다줬어요. 그때 셋째를 막 낳았을 땐데. 이름이 뭐냐고 자기가 이름 예쁘게 지어주겠다고 하더라고요. 첫째 이름이 뭐냐고 해서 자영이랬더니, 이름의 '영'자가 예쁘다고 해서 셋째 이름을 세영이라고 했어요.

그럼 벌써 세 딸의 아빠네요. 가족이 있다는 거 책임감도 들겠지만 되게 든든할 거 같아요.
제가 딸들을 너무 좋아해요. 약간 특이한 케이스인데, 제가 독자라서 외로움을 많이 탔거든요. 어릴 때부터요. 부모님하고 같이 안 자고. 고모랑 외할머니 밑에서 크고. 또 서울에서 유학 생활하고 그래서. 가정을 빨리 꾸려야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외삼촌도 저한테 인권이는 결혼하면 애들 많이 낳을 거야. 한 다섯 낳을 거야 그러셨어요. 외로움을 많이 타는 게 어른들 눈에는 보였나 봐요.

제 생각에는 가정이 있는 상태에서 연기를 하는 게. 보통 사람의 정서를 더 잘 전해주지 않을까 싶어요.
아무래도 경험이 없는 것보다는 그렇겠죠. 아빠가 되면 삶의 동기가 달라지거든요. 어릴 땐 부모님 보면 뭔가 좀 답답할 때 있잖아요. '하, 왜 저러고 사시지' 그러는데. 제가 아빠가 돼보니까 삶의 동기가 내가 아니라 가족이 되고 자식이 되더라고요. 그게 짐으로 다가오는 분도 있고 어떤 분은 그걸 더 즐겁게 사용하기도 하고. 저 같은 경우에는 가족을 위해 사는 게 즐거워요. 그래서 그걸 만드는 데 에너지를 많이 쏟고 딴 걸 안 해요. 친구 만나는 것도 잘 안 하고 일 끝나고 집에 들어갔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예전 같으면 연기를 하더라도 자신을 위해서 연기를 했을 테지만 지금은 안 그래요. 가족을 생각하다 보니까 관객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이 역할을 하고 싶다가 아니라 이 역할을 할 때 어떻게 생각할까 같은 것들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외국인 노동자로 위장 취업하는 < 방가?방가! > 의 캐릭터도 그렇고 앞으로 찍을 거지만, 시국 사건에 휩쓸리는 중국집 배달부로 나오는 < 구국의 강철대오 > 도 그렇고 모두 보통 사람들 이야기잖아요. 근데 그 보통 사람이 사회나 시대의 무게를 동시에 짊어지는 것 또한 사실인 이야기들이고요. 그런 연기를 하면서 뭔가 얻는 게 있을 거 같아요.
그렇죠. 얻는 것도 많을 뿐 아니라 보람도 있어요. 영화를 하면서 사명감 같은 게 생겨요. 육상효 감독님의 글을 보면 사회를 확 뒤집어엎고 투쟁하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내는 게 있거든요. 저는 그 이야기의 도구로 사용되는 건데, 그런 캐릭터를 제가 연기함으로써 관객의 감정을 서민의 시선으로 전해주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서민이 돼서 그 현장에 뛰어들고 뭔가를 느꼈을 때 서민도 같이 공감하겠죠.

배우로서 사는 게 정말 행복하다고 생각될 때는 언제예요?
통장에 돈이 들어올 때나,(하하) 영화에 대한 관객의 호응이 좋을 때요.

전작들 가운데서 꼽자면요?
< 방가?방가! > 가 제일 좋았던 것 같고. < 해운대 > 도 좋았고. 저는 < 조폭마누라 > 도 고마웠던 게, 군대에서도 사람들이 저를 < 조폭마누라 > 의 빤스로 기억하더라고요. 다른 건 다 잊어버리는데. 저한테 또 정말 의미 있는 영화는 첫 작품인 < 송어 > 예요.

첫 작품이라서요?
그렇기도 하고, 그 영화가 없었으면 배우가 못 됐기 때문이죠. 워낙 고생해서 찍었고. 사람들은 모르지만 저 혼자 속으로 품고 있는 영화예요. < 송어 > 의 감독과 스태프는 지금도 만나는데, 그분들 만나면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좋아요.

그럼, 김인권 씨의 첫 멜로 영화 < 구국의 강철대오 > 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요?
멜로요? 하하 쑥스럽네요. 2월부터 촬영 시작하니까 올해 가기 전엔 보실 수 있을 거예요.

editor KI NAK KYUNG
photographer HWANG HYE JEONG
fashion editor HEU SE RIAN
hair KANG HYUN JIN
makeup IWA PARK

Credit Info

editor
KI NAK KYUNG
photographer
HWANG HYE JEONG
fashion editor
HEU SE RIAN
hair
KANG HYUN JIN
makeup
IWA PARK

2012년 02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KI NAK KYUNG
photographer
HWANG HYE JEONG
fashion editor
HEU SE RIAN
hair
KANG HYUN JIN
makeup
IWA PARK

0 Comment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