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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즐거우셨습니까?

On December 02, 2011 0

잊기 전에 되새긴다. 올해를 달군 이슈들. 요정이 탄생했고 애들 식판을 둘러싼 싸움이 좀 있었고, 시민운동가가 시장으로 당선됐다. 청춘들이여! 우리를 둘러싼 것들은 생각보다 다종다양했다.


올해의 아동
5세 훈이가 남기고 간 것
애들 식판 가지고 시비 붙이던 그는 미국으로 유학을 갈 예정이란다. 지금은 열심히 몸 만들고 계시다는 말도 들린다. 서울 시장에 두 번 당선된 그의 임기 5년 동안 서울시의 빚은 3배가 됐고, 그 액수는 3조원이 훌쩍 넘는다. 어쨌든 시장직 못하겠다며(약속 지킨다는 책임감인지, 하기 싫어 안 한다는 5세 아이 같은 생떼인지) 그가 떠나는 바람에 시민들은 두 번의 투표를 했다. 아니 한 번은 안 하고 한 번은 한 사람이 많다. 어쨌거나 둘 다 세금 무지막지 들어간 건 맞다. 덕분에 인물 잘났다고 그를 뽑은 이들은 눈치 챘으려나? 얼굴 잘생겼다(?)고 시정 잘하는 거 아니며, 오히려 도시 미화, 환경 미화(?)에만 힘 쏟는다는걸.

올해의 꼼수
나는 꼼수다 열풍
밤잠을 설쳤다. ‘꼼수’가 뭔지, ‘깔대기’가 뭔지, ‘누나’들이 누구를 찾는지도 알게 됐다. 하루라도 총수님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면 귓구멍이 쑤셨고, ‘요정 난동 사건’과 ‘떨거지 특집’을 예고 받은 날에는 수시로 팟캐스트 업데이트를 기다렸다. ‘내곡동 가까이’라는 거룩한 찬송을 듣고는 그야말로 빵 터져서 지하철이라는 것도 있고 깔깔거렸다. 꼼수 폐인이라는 증거다.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이 뭔지 아는 사람은 알 거다. 하긴 아이튠스 팟캐스트 1위,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까지 장식한 방송이니 모르긴 몰라도 폐인들 모아놓으면 백두에서 한라까지 줄도 설 거다. 근데 이거 아는 사람들은 다른 것도 안다. ‘전지적 각하 시점’이라는 게 무슨 의민지, ‘나라 상대로 돈 벌 궁리’가 어떤 것인지, ‘진짜 거짓말’이 뭔지.

올해의 폭로
그 남자의 여자
먹던 빵도 떨어뜨리게 만든 올해 최대의 사건은 바로 서태지와 이지아가 결혼도 아니고 이혼 소송을 하고 있다는 뉴스였다. 늘 신비에 싸여 있던 서태지와 전혀 연관 없어 보이는 이지아가 오래전에 결혼한 사이였다는 건 충격 그 자체일 수밖에 없었다. 결혼한 것도 몰랐는데 이혼이라니. 아이돌 그룹 멤버가 이모뻘 되는 연상녀와 사귄다고 해도 이것보다는 덜 놀랐을 거다. 게다가 이지아는 당시, 정우성과 연인 사이임을 선언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여자들에게 억만장자보다 더 부러움을 산 건 너무 뻔한 얘기다.

올해의 정치인
철수야 놀자!
안철수는 정치인이 아니다. 한때 의사였고 최연소 카이스트 학과장이었고, 10년간 CEO였고, 다시 학생이었다가 지금은 모 대학의 과학기술대학원장이다. 하지만 올 한 해 서울시장 선거, 대권 출마에 관한 뉴스에 그만큼 자주 이름을 올린 이는 없다. 언제나 가장 유력했고 사람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니까 올해의 정치인에 그의 이름을 올리는 것은 역설이고 아이러니다. 이렇게 말해도 된다. 정치의 지형이 바뀌고 있으며, 인기와 성공 요인으로 꼽던 흔한 말들이 힘을 잃고 있다는 것. 가령 그는 ‘무릎팍도사’에서 돈과 명예보다 맘 편한 것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았고, 대체로 그가 말하는 맘 편한 것이란 내 욕심 차리기보다 모두를 향해 열려 있는 것이었다. 그럼 그가 진짜 정치인이 되면 착한 철수와 손잡고 싶은 이 땅의 영희들은 좀 ‘안녕’하게 되려나?

올해의 패션
너도나도 하의 실종
셀럽들은 올 한 해 동안 무대, 공항, 심지어 레드 카펫에서조차 하의 실종 패션을 선보였다. 셀럽들의 패션에 관심이 많은 대중들은 예전부터 하의는 입지 않았다는 것처럼 이 패션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이런 하의 실종 패션은 여름뿐 아니라 추운 겨울까지 지속되고 있다. 심지어 처음엔 이상했는데, 지금은 패셔너블해 보일 정도로 일상이 됐다. 아랫도리를 내놓고 다니는 곰돌이 푸우도 자꾸 보니 이상해 보이지 않는 것과 같은 이론일 거다. 이런 하의 실종 패션은 내년까지도 쭉 계속될 전망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올 겨울에도 열심히 다이어트해야겠다. 쩝.

올해의 유행어
형돈의 ‘GD, 보고 있나?’
‘GD, 보고 있나?’는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편에서 정형돈이 지드래곤의 옷 컬러와 소품 매치를 지적하면서 시작됐다. 정형돈은 이 말 하나로 패셔니스타 자리에 등극했으며 ‘간디작살’ 푸른 셔츠 하나로 케이블, 공중파를 누벼도 아무도 뭐라지 않는 위상을 갖게 됐다. 이후 ‘GD, 보고 있나?’는 패션을 지적할 때뿐 아니라 방송 직후 숱하게 회자되며 ‘소녀시대, 보고 있나?’, ‘정재형, 보고 있나?’ 등으로 응용되고 있다. 이 유행어의 대적자로는 차승원의 ‘극뽁!’과 안영미의 ‘간디작살’ 등이 있다.

올해의 선남선녀
유진, 기태영 vs 유지태, 김효진
그냥 이 커플들의 이름을 쓰는 것만으로도 배가 아프고 코가 아프다. 유진과 기태영이 결혼한다는 뜬금없는 소식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연속극 내용인 줄 알고 신경도 안 썼는데, 막 찍어도 화보 급인 신혼여행 사진은 ‘세기의 커플’이라는 다소 과한 듯한 인터넷 기사 제목도 수긍하게 만들었다. 게다가 결혼을 앞둔 유지태와 김효진은 블랙 슈트를 맞춰 입고 영화 시사회장에 나타날 때마다 우아의 끝을 보여주는데, 모델 같은 외모에 지성미까지 갖춘 이 커플의 결혼식을 보면 또 얼마나 배가 아프려나. 끼리끼리 논다는 말을 이럴 때 써도 되나요?

올해의 카리스마
로큰롤 대디 임재범
임재범은 로커였다. 몇 개의 히트곡이 있었다. 한때 전설이었고 그의 현재는 그다지 노출되지 않았다. 그런 그가 사람들 눈에 불을 켜고 보던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다. 당연히 기대치가 모아졌고 사람들은 오랜만에 실력 있는 가수의 무대를 본다는 생각에 설레었다. 아내와 딸에게 미안했던 아빠의 개인사는 하나둘씩 알려졌고, 따지고 보면 몇 번 되지도 않던 그의 출연분은 매번 이슈가 되었다. 아직도 또렷하다. 그가 윤복희의 히트곡 ‘여러분’을 불렀을 때 느낀 전율, 화면 밖으로 전해지던 감사와 고마움의 인사, 노래가 악수가 될 수 있음을 체험한 순간이. 이제 사람들은 고민 좀 할 것이다. 카리스마라는 수식을 최민수 앞에 써야할지, 임재범 앞에 써야 할지.

올해의 무리수
한예슬의 삽질
한예슬이 드라마 <스파이 명월> 촬영을 거부했다. 무리한 드라마 제작 현실에 반항하는 의미였다. 공감은 갔으나 미성숙한 해결 방식이 문제였다. 방송 펑크라는 사고를 치고 미국으로 갔던 한예슬은 이틀 만에 자진 복귀했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고개를 숙이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한예슬이 방송 펑크까지 낸 것에 대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다. 하지만 방송 제작의 환경 변화를 원했다면, 좀 더 성숙한 태도를 보여줘야 했다. ‘너무 힘들어요. 하기 싫어요. 저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갈래요’라는 무책임한 태도 때문에 방송 제작 현실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여지조차 사라졌다. 그래서 방송 제작 현실은 전혀 바뀌지 않고, 사과만 남은 이 사건을 우리는 삽질로 볼 수밖에 없는 거다.

올해의 죽음
스티브 잡스의 유품
우리나라만 해도 국민의 절반이 넘는 인구가 애플의 제품을 사용한다. 애플의 전자 제품은 단순한 기능을 벗어나 하나의 아이콘이고, 트렌드이며, 패션이 되었다. 그러나 이런 애플의 창립자 스티브 잡스는 지난 10월 5일 아이폰 4S를 유작으로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죽기 전 경영진에게 애플의 향후 4개년 계획까지 남기고 갔다는 이야기는 스티브 잡스가 스티브 잡스일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준다. 현재 그의 자서전 <스티브 잡스>는 세계 18개국에서 동시에 발매되어 순식간에 베스트셀러가 됐는데, 중국에서는 <잡스전 ; 신과 같은 전기>, <애플의 아버지:스티브 잡스>, <잡스의 비밀 일기> 등 제목을 절묘하게 바꾼 해적판까지 나왔단다.

올해의 예능
노래 잘하는 가수들도 긴장하게 만든 ‘나는 가수다’ 열풍
<일밤>이라는 예능 프로그램 브랜드의 부활을 꿈꾸던 MBC 예능 집단에서 나온 히트작 ‘나는 가수다’는 예고만으로도화제를 일으켰다. “설마, 정말 다 나온다고?”라고 말할 법한 실력파 가수들이 예고편에 등장했다. 백지영, 윤도현, 김범수, 박정현, 정엽도 모자라 이소라, 김건모까지. 심지어 이 프로그램은 슈퍼 콘서트 형식도 아니고, 1회성 특별 방송도 아니라고 했다. 일반인 오디션 프로그램처럼 가수끼리 경연을 하고, 매회 점수를 매겨 탈락자를 뽑는 형식이었다. 웬만한 가수들이 나왔으면 지지부진하게 끝났을 이 프로그램, 출연자 섭외에 제대로 공을 들여 첫 회부터 시청률이 치솟더니, 김건모의 재도전이 도화선이 되어 입소문을 탔다. ‘나가수’가 있는데 일반인이 나오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왜 보느냐는 얘기까지 돌았고, 주말이 지나고 나면 거리에선 ‘나가수’에 나온 가수들의 경연 곡이 곳곳마다 울려 퍼졌다. 갈수록 긴장감이 떨어지지만 회마다 이슈는 생긴다. 포맷을 미국, 중국, 일본에 팔았다니 대한민국 예능계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이것만 봐도 ‘나는 가수다’는 올해의 코너로 손색이 없다. 물론 <슈퍼스타 K3>가 이 말을 들으면 좀 서운할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올해의 캐릭터
모태 요정이 웃었다 “오홍홍홍”
사실 정재형에 대한 그동안의 이미지는 파리에서 음악 공부를 하는 가수 출신의 음악감독 정도였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 출연해 보여준 앙칼지고도 허점이 많은 모습, 정형돈에게 “야~”를 남발하는 말투는 그를 국민 요정으로 등극시켰다. 인터넷에는 걸스카우트 티셔츠를 입고 “오홍홍” 하고 웃는 그의 모습을 캡처한 장면들이 심심찮게 올라와 있다. 그는 양말 위에 샌들을 신는 법도 아는 옷 좀 입을 줄 아는 남자며, ‘요정’이란 호칭이 어울릴 만큼 새초롬할 줄도 안다. 이런 남자,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올해의 소셜테이너
너는 꽃, 김여진
올 초 유난히 춥고 눈 많던 겨울, 김여진이라는 이름으로 보낸 편지 한 통이 세간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건 그녀가 자신의 블로그에 홍대총학생회장 앞으로 보낸 것. 학업과 취업난에 점점 더 외로운 ‘청년’이 되어가는 이 시대 대학생에게 ‘밥 한 번 먹자’는 누나의 다독임이었다. 그 이후 대학 내 청소 노동자에 관한 이슈에는 늘 그녀의 이름이 따라다녔고, 김여진이라는 이름은 이제 반값등록금, 희망버스 등 올 한 해 굵직한 이슈와 함께였다. 김진숙 위원장이 무려 309일 만에 트레인에서 내려와 땅에 발을 디딘 순간, 가장 먼저 달려와 뜨거운 포옹을 나눈 이도 그녀다. 그녀는 배우이기 이전에 여자고, 아내고, 사회인이다. 자신이 몸담은 사회 현상에 관심을 갖고 의견을 표현하고 행동하는 것. 사실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다. 또 배우라도 공인이라도 못할 것도 아니다. 무관심이야말로 사회 구성원으로서 직무 유기, 방관자의 그것 아닌가.

올해의 노출
‘오인혜’라는 이름 석 자를 확실히 알려준 드레스
올해의 부산국제영화제에는 김하늘, 차승원, 성유리, 소지섭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배우들이 대거 참석했지만 이슈가 된 건 이름도 생소한 오인혜였다. 물론 오인혜라는 이름 옆에는 ‘노출’이라는 단어가 코딱지처럼 붙어 있었지만. 가슴의 일부분만 겨우 가린 오인혜의 드레스는 말 그대로 아찔해서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를 정도였는데, 관심을 끌고 싶어 그랬다는 순진한 말로도 민망함과 불편함을 감추기는 힘들다. <개그콘서트>에서 우람한 박영진이 오인혜를 패러디해서 입은 드레스가 차라리 덜 민망했다면 설명이 될까?

올해의 추억
하늘에서 별을 따준 아저씨들
개량 한복을 입고 게슴츠레한 눈으로 “가나다라마바사”를 읊조리던 아저씨를 달라 보이게 만든 건 올해 초,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기획한 ‘세시봉 콘서트’ 덕분이었다. 1970년대 우리 포크 음악사를 이끈 음악 감상실 세시봉에서 노래와 연주를 하던 윤형주, 조영남, 송창식, 김세환이 나와 통기타를 치며 “하늘에서 별을 따다 하늘에서 달을 따다”를 열창하는 모습은 평소 대화 없는 엄마와 딸도 함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며 아날로그 감수성을 도래시켰다. 오는 11월 29일에는 가천문화재단에서 세시봉 무료 콘서트도 연다니 더 늦기 전에 체크해보는 게 좋겠다.

올해의 남자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
2011년 한 해 동안 <개그콘서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코너는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였다. 이 코너가 인기를 얻은 건 살면서 안 지켜도 쇠고랑 안 차고, 경찰 출동 안 하는 일들을 최효종이 아주 깔끔하게 정리해준 덕분이다. ‘결혼식 축의금은 얼마가 적당한가?’에 대한 선을 성수기는 3만원, 비수기는 5만원, 친한 친구는 5만원, 아주 친한 친구는 10만원, 결혼하는 친구 부모님이 내 이름을 알 때는 무조건 10만원이라고 ‘디테일하게’ 정해주는 이 남자의 말에 어찌 열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 밖에 30년 내내 살면서도 애매한 ‘시식코너에서 몇 개까지 먹어도 될까?’, ‘연인 사이의 스킨십은 언제부터 될까?’, ‘빠른생일은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까?’ 등에 대한 애매함도 애정남이 모두 정리해줬으니 혹시 위의 질문에 대한 답이 궁금하다면 <개그콘서트>를 다시 보기 하면 되겠다.

올해의 공포
쓰나미 휩쓸고 간 물의 지구
그 비, 참 질리도록 내렸다. 난생처음 흙밭이 된 보도블록을 밟았고, 무너져 내린 산에 휩쓸려 세상을 등진 이들도 있다. 한동안 서울은 물의 도시, 장화 장사 우산 장사 하면 돈 좀 버는 목 좋은 곳이었다. 기상 이변은 올해 가장 원초적인 공포를 자극하는 이슈였다. 일본 센다이의 해안가를 향해 몰려들던 해일의 위력도 상상 이상이었다. 자연재해의 위력은 그 피해의 강도와 규모도 어마무지하지만 인간의 힘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감 때문에라도 절망스럽다. 하지만 뉴스를 뒤적이고 때맞춰 쏟아진 환경 재앙에 관한 책을 뒤적이다 보면 근래의 재해라는 것이 기실 사람들의 그 ‘삽질’에 기인한 것이 많더라. 쓰나미보다 무서운 원전의 공포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올해의 실화
분노의 도가니
실화를 각색한 영화는 많다. 대부분 불편한 진실을 담고 있고 애써 외면하고 싶은 것들이다. <도가니>도 마찬가지다. 이 한 편의 영화로 우리는 알았다. 이 사회가 힘과 권력에 얼마나 멍들어 있는지, 얼마나 많은 진실이 무너지고 패대기쳐지고 자취를 감추는지. 그리하여 우리 모두는 절망에 익숙해진 유령들이 되어가는지. 사실 이미 아는 이야기다. 한데 사람들은 알면서도 불편할 줄 알면서도 영화를 보러 갔다. 분노하기 위해서? 절망하기 위해서? 뭐 각자의 이유는 다르겠지만 분명한 것. 올해 <도가니> 따라 부글부글 속 끓은 사람들 많을 것이다. 근데 이런 생각도 든다. <도가니> 보고 뜨끔따끔한 양심은 몇이나 되려나?

올해의 혁명
재스민의 붉은 향기
혁명의 불씨가 타올랐다. 아프리카의 튀니지에서 ‘재스민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민주화 운동은 지난 2월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의 하야, 리비아 내전으로 또 다른 중동 지역으로 번지고 있는 중이다. 카다피의 사망 뒤 얼굴을 대문짝만 하게 싣는 것이 과연 온당한 것인지 누구의 입장에서 ‘세계의 적’이 되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 지구의 반대쪽에서 오랜 독재와 가난, 실업에 따른 불만과 저항의 목소리들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누가 권력을 쥐느냐의 문제, 그 권력을 어떻게 부려야 하는지의 문제, 민중은 권력을 줄 수도 도로 빼앗을 수도 있는 존재라는 인식, 그러나 모든 혁명에는 숱한 죽음과 절망의 순간이 잠복해 있다는 뼈아픈 사실. 아프리카의 교훈에서 다시 되새기는 진실이다.

올해의 커플
‘드럽게 유명해진’ 최고의 커플
<최고의 사랑>을 보기 전까지 차승원을 좋아한 적도, 공효진을 사랑한 적도 없는 사람이 꽤 많을 거다. 이 둘의 조합이 이렇게 훌륭할 것을 예상한 사람도 별로 없을 거다. 방송 당시 아무리 작가빨(그 유명한 홍자매)이 있다고 해도 <최고의 사랑>이 시청률 20%를 넘기며 국민 드라마가 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이 해냈다. 드라마 속 ‘드럽게 유명한’ 차승원과 ‘국민 비호감’ 공효진의 호흡은 그야말로 엄지 손가락을 치켜야 할 정도로 좋았다. 공효진과 애드리브에 가까운 대사를 치고받는 차승원은 지금껏 몇 편의 드라마와 영화 부진을 말끔히 털어내며 광고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고, 공효진은 드라마에서 사용한 화장품 회사로부터 공로상을 받을 정도로 모두가 사랑하는 배우가 되었다. 만약 이 두 사람이 아니었다면 <최고의 사랑>이 이 정도로 인기 있을 수 있었을까? 아마 아닐 거다. 공효진의 진짜 남자친구 류승범도 차승원의 자리를 대신하지 못했을 거란 점만 봐도 그렇다.

editor KI NAK KYUNG, CHO YUN MI, LEE SANG HEE
일러스트 KIM SO YOUNG

Credit 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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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 NAK KYUNG, CHO YUN MI, LEE SANG HEE
일러스트
KIM SO YOUNG

2011년 12월호

이달의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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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 NAK KYUNG, CHO YUN MI, LEE SANG HEE
일러스트
KIM SO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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