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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친절한 콕스 씨

On November 19, 2010 1

인디 록 밴드 디어헌터의 보컬 브래드포드 콕스는 새 음반이 자신의 최고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가 이 음반에 관해 얘기를 나누고 싶어 한다는 말은 아니다.

기분이 좋을 때도 말을 섞기 쉽지 않은 브래드포드 콕스가 오늘 오후는 특히나 더 심드렁해 보인다. 그는 뉴욕 에이스 호텔에 잡은 자신의 방구석 소파 끄트머리에 독수리처럼 웅크리고 있다. 긴 다리는 반으로 접어 무릎을 귀 옆에 붙이고, 거미 다리 같은 팔은 정강이를 감쌌다(그는 마르판 증후군을 앓고 있는데 그 때문에 사지가 기형적으로 길다). 그는 오리 무늬로 뒤덮인 파자마를 입고, 커다란 발을 축으로 몸을 앞뒤로 흔들며 의심 가득한 눈초리로 쳐다보고 있다. 우리는 디어헌터의 새 음반 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만났다. 적어도 나는 그런 목적으로 여기에 왔다. 직접 보면 알겠지만 콕스는 여기 있는 것 자체가 싫은 것 같다.

몇 년 전 그의 솔로 프로젝트 ‘아틀라스 사운드(Atlas Sound)’에 관한 인터뷰를 했을 때만 해도 그는 명민하고 친절했다. 물론 그는 그런 기억이 없다고 말한다. 도플갱어라도 있었던 걸까? 당시 인터뷰가 얼마나 잘 진행됐는지, 디어헌터의 신보가 나온 게 얼마나 멋진 일인지 말했지만, 그는 거기에 대고 다시는 새 음반이 나오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회답한다.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어요.” 그가 말한다. 나는 화제를 돌려서 새 음반의 마지막 부분에 왜 갑자기 노래 중간을 끊어버렸는지 물어보았다. “죽는다는 게 그런 게 아닐까 생각했죠.” 그는 잠시 말을 멈춘다. “그리고 테이프도 다 됐고요” “정말인가요?” “네. 원래는 다시 녹음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마약 과다 복용으로 죽는다는 게 이런 게 아닐까?’ 환희에 도취되었다가 한순간 모든 게 꺼져버리는 거죠.”

는 디어헌터의 네 번째 정규 음반이다. 여태껏 출시된 디어헌터의 다른 음반처럼 이 음반 역시 그 장르를 구분하기 힘들다. 팝적인 노래와 실험적인 앰비언트 곡이 함께 수록돼 있기 때문이다. 작곡자이자 음악 프로듀서인 브라이언 이노의 영향이 많이 느껴지기에 콕스에게 직접 물어보았다. 침묵이 흐르고, 그는 내 얼굴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당신 입으로 삶과 음악에서 그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하지 않았나요?”라고 내가 덧붙인다. “이제는 아니에요. 그에 관한 인터뷰를 읽어봤는데 동성애를 혐오하더라고요.”“어쨌든 이번 음반은 60년대 말의 음악에서 많은 영향을 받은 것처럼 들립니다.”“아니에요. 하지만 그런 얘기는 많이 들었어요. 제대로 음악을 듣는 주변 친구에게도 들려줬는데 다들 ‘버즈나 킨크스의 음악과 거의 비슷한데?’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저는 ‘뭐라고? 제대로 듣기나 한 거야?’라고 했죠. 개인적으로는 70년대 음악에서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콕스에게 밴드 애니멀 컬렉티브와 작업한 프로듀서 벤 앨런과는 어떻게 같이 일하게 됐는지 물어보았지만 그는 내 노트북을 곁눈질하고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한다. “당신이 거기 그들의 2009년 음반 을 적어놓은 게 보이네요. 제가 < Halcyon Digest>의 곡들을 작곡할 때, 애니멀 컬렉티브의 음악은 염두에 두지도 않았어요.” 두 음반이 프로듀싱 측면에서 분명 유사점이 있고 그렇다면 좋은 게 아니냐고 한번 그의 생각을 떠보았다. “애니멀 컬렉티브의 영향은 전혀 받지 않았다고요. 우리 음반은 과 조금도 비슷한 점이 없어요.” 조금씩 혈압이 올라가는 모습이다. “사람들이 비슷하다고 느꼈다면, 완전 착각한 거예요. 사람들은 항상 ‘걔네 음악은 애니멀 컬렉티브나 밴드 브리더스의 영향을 받았어’라고 말하곤 하죠. 우리가 모두 친구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요!” 그는 이제 완연히 화난 기색이다. “왜 아무도 밴드 플리트우드 맥 얘기는 안 하죠? 플리트우드 맥이야말로 정말 영향을 받은 뮤지션인데.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냥 얘기를 꺼내지 않길 잘한 것 같아요. 요즘 밴드는 개나 소나 전부 플리트우드 맥의 음반 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말하고 다니니까요. 그럴 때면 ‘젠장, 내가 다 지난 유행을 좋아하나?’라는 생각이 들죠.”“새 음반이 자랑스럽나요?” “아주 자랑스러워요. 제가 참여한 최고의 음반이 아닌가 싶어요. 현재의 저를 가장 잘 나타내는 음악이죠.” “현재의 상태가 어떤데요?” 콕스는 잠시 생각한다. “아주 이상하고 모호한 상태죠. 행복하지만 좀 혼란스러워요.”

word LUKE CRISELL

사진 MICHAEL LACHOWSKI

Credit 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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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KE CRISELL
사진
MICHAEL LACHOWSKI

2010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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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KE CRISELL
사진
MICHAEL LACHOWSKI

1 Comment

김정숙 2009-11-17

겨울에 스트랩 슈즈...생각만해도 추운데 퍼 들어간 신발 보니 구ㅣ엽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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