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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가요 톱 10

On October 08, 2010 1

팬의 심정에서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남자 아이돌 그룹의 무대 의상이 정말 <스타트렉>의 의상과 하나도 닮지 않았나? 요즘 가요의 뜻 모를 후렴구는 알리바바 주문 같다고 생각해본 적 없나? 지금 대중음악 신에서 가장 이해되지 않는 10가지 현상에 대한 솔직한 생각.

+ 왜 조영수의 ‘뽕끼’ 곡은 그렇게 잘 팔리는 걸까?

조영수의 노래는 사람들이 욕하며 보는 ‘막장 드라마’와 같다. 여기저기 조영수를 비판하는 얘기는 많지만 조영수의 곡은 여전히 잘 팔린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3년 연속 저작권료 1위 자리도 조영수가 차지했다. 그는 사람들이 욕하며 듣는 ‘소몰이’ 발라드를 만들었고, 사람들이 어이없어하며 듣는 트로트 댄스곡을 만들었다. 이쯤 되면 ‘마성의 조영수’라고 할 만하다. 티아라의 ‘거짓말’, 씨야와 다비치와 티아라가 함께 부른 ‘원더우먼’, 티아라의 ‘여성시대’ 3연타는 그 절정이었다. 게다가 최근작인 다비치의 ‘난 너에게’까지. 문화평론가들 대부분이 막장 드라마의 인기 요인을 분석했지만, 나에겐 아직까지 ‘조영수 매직’을 설명할 능력이 없다. 그저 ‘뽕끼의 연금술사’ 조영수와, 그에 맞춰 ‘여자들아 기죽지 마라, 당당하게 외쳐라, 남자들아 비켜라’ 같은 노랫말을 좋다고 따라 부르는 성인들을 신기해할 뿐이다. 김학선(대중음악 웹진 <보다> 편집장)

+ 왜 이상한 후렴구의 노래들이 나오는 걸까?
모두가 이루어지는’ 주문은 ‘아틸리싸이’(손담비)고 언니 보고 날 좀 봐달라고 하는 아이들의 혈액형은 ‘NU ABO’(f(x))이며 ‘지친 사람들’이 마음을 의탁하는 곳에서는 ‘삐리빠빠’(나르샤)라는 말이 울려 퍼진다. 대중음악의 가사가 반드시 어떤 스토리를 따를 필요는 없으며, 가사는 대개 음악에 종속되게 마련이다. 그러나 최근 나오는 음악들, 그러니까 이를테면 ‘한 방에 터지는 훅’을 노리는 구성의 음악들은 그 훅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짜이는 경향을 보인다. 가사 역시 말이 되는가 안 되는가가 아니라 그 훅을 인상 깊게 만들 수 있는가 없는가의 관점에서 쓰이고 있는 것 같다.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나 안 되나’가 문제되는 가사가 최근의 트렌드 중 하나인 셈이다. 최민우(대중음악 웹진 편집장)

+ 왜 남자 아이돌 그룹은 스모키 화장을 해야 하는 걸까?
전국의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묻고 싶다. 5년 후 지금 이 시대를 되돌아볼 때 남자 대중음악 가수들의 메이크업은 정말 멋져 보일까? 데이비드 보위가 봤다면 ‘한국에서 글램 록이 되살아났다’며 좋아할지도 모른다. 남자 아이돌의 스모키 화장은 땀 흘리며 농구해야 할 것 같은 아이들에게 억지로 앉혀놓고 화장시킨 것 같아 살짝 민망하다. 만약 그들의 음악이 T 렉스나 록시 뮤직처럼 퇴폐적인 분위기를 풍긴다면 이런 메이크업이 더없이 잘 어울릴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밥을 한 숟가락이라도 더 많이 먹기 위해 경쟁하는 혈기 왕성한 ‘콘셉트’의 아이돌이다.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위해 몇 시간씩 메이크업 받는 고충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스모키 메이크업은 어쩐지 아이돌에 대한 우리의 생각에 괴리를 만드는 것만 같다. 무엇보다 메이크업을 지웠을 때 더 잘생겨 보이기도 하고. 나지언(피처 에디터)

+ 왜 요즘 가사들은 이렇게 직설적일까?
20년 전 즈음의 ‘사랑, 눈물, 비, 이별이란 단어만 갖고 가사 하나 뚝딱 쓴다’는 농담은 당시 사랑 노래의 감정 과잉에 대한 비아냥거림이었다. 그런데 요즘엔 그마저 없어졌다. 옴므의 ‘밥만 잘 먹더라’에는 ‘밥만 잘 먹더라 죽는 것도 아니더라 눈물은 묻어둬라 당분간은 일만 하자’란 직설적인 가사가, 지나의 ‘꺼져줄게 잘살아’에는 ‘꺼져줄게 잘살아 똑바로 얘기해’란 가사가 있다. 씨야의 ‘미쳤나봐’에는 ‘누가 그러더라 사랑은 미친 짓이라고’가, 이승기의 ‘정신이 나갔었나봐’에는 한 소절에 두 번씩 ‘정신이 나갔었나봐’가 등장한다. 이렇게 직설적인, 그래서 멋대가리라곤 찾기 힘든 노랫말은 은유가 거추장스러워진 시대의 감수성을 반영한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읊는 것보다 ‘총 맞은 것처럼 가슴이 너무 아파’란 절규가 더 절절한 것이다. 아무도 내 감정에 관심이 없으니 구구절절 설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차우진(음악 칼럼니스트)

+ 왜 아이돌의 노래엔 어색한 랩 파트를 집어 넣는 걸까?
2PM의 ‘Again & Again’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 노래 가운데 하나다. 만약 그 노래에 랩이 없었다면 ‘가운데’를 빼고 그냥 가장 좋아하는 노래가 됐을 것이다. 이건 딱히 2PM의 경우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모든 아이돌 그룹의 노래엔 랩 파트가 존재한다. H.O.T 이래 아이돌 그룹에서 들려준 랩은, (극히 일부를 빼고는) 랩이라고 할 만한 수준의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왜 이렇게 거의 모든 노래에 랩 파트를 집어 넣는 걸까? 멤버에게 공평하게(?) 역할을 나눠주려다 보니 생긴 무리수와,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랩이란 것이 주는 신세대(?) 이미지 때문일까? 이쯤에서 궁금해진다. 지금 <슈퍼스타 K> 시즌2 심사를 보고 있는 박진영은, 그 현장에서 JYP 소속 멤버 수준의 랩을 듣는다면 과연 어떤 평을 할까? 김학선(대중음악 웹진 <보다> 편집장)

+ 왜 컴백만 했다 하면 금발을 하는 걸까?
오늘도 포털 사이트 뉴스 연예란에는 수많은 아이돌의 소식이 올라온다. 새 음반과 새 노래를 얘기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금발 염색’한 아이돌 뉴스가 자주 보인다. 포미닛의 현아가 금발로 나와 이슈를 만들더니 얼마 전엔 원조 소녀 그룹 중 하나인 천상지희의 다나가 금발로 염색했고, 솔로로 데뷔한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나르샤도 금발로 ‘파격 변신’했다는 기사로 넘쳐났다. 왜 그녀들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금발로 염색할까. 그 이유는 아마 인터넷 뉴스의 수식어처럼 ‘파격성’에 있을 거다. 금발은 한눈에 봐도 도발적이고 주목받기 쉽다. 화려한 패션과 격렬한 춤으로 한 번이라도 더 눈길을 끌어야 하는 그녀들에게 금발은 ‘화룡정점’인 셈. 하지만 ‘금발돌’이 한두 명 늘어갈수록 처음의 참신함은 떨어진다는 점이 아쉽다. 누가 누군지 구별이 안 되고 그 사람이 그 사람 같아 보인다. 그 대안(?)으로 핑크색 등 다른 컬러 염색이 나돌고 있지만, 레이디 가가 이후 ‘금발은 곧 파격’이라 믿는 요즘 정서로 볼 때 얼마간 이 추세는 유효할 것 같다. 홍석우(패션 칼럼니스트)

+ 왜 자기 노래를 스스로 복제하는 걸까?
만약 같은 작곡가의 노래가 그게 그거처럼 들리기 시작한다면 그 작곡가가 바쁘다는 뜻일까, 아니면 창작력이 바닥났다는 증거일까? 그건 작곡가에게 고유한 개성이 있다는 것과는 다른 문제다. 이를테면 시크릿의 ‘magic’과 ‘madonna’, 슈퍼주니어의 ‘sorry sorry’와 ‘미인아’, 그리고 2PM의 ‘니가 밉다’와 태군의 ‘속았다’와 틴탑의 ‘박수’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물고 물리는 관계다. 이런 종류의 음악이란 것이 원래 ‘생산품’이고 한철 장사 마인드로 파는 거 아니냐는 식으로 냉소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같은 가수의 비슷한 노래를 다시 들어야 하는 ‘소비자’의 입장도 고려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작곡가 입장에서도 ‘좋은 노래’를 만들고 싶지 ‘생산품’을 만들려고 하는 건 아니지 않을까?최민우(대중음악 웹진 편집장)

+ 왜 남자 아이돌 그룹은 입을 만한 옷을 입지 않는 걸까?
보이 그룹은 여전히 유니폼, 혹은 유니폼과 비스름한 옷을 입고 무대에 선다. 얼마 전 데뷔한 달마시안은 첫 무대에서 젖소 무늬의 재킷을 입고 나왔다. 이름과 옷의 싱크로율은 100%였지만 멋지진 않았다. 과도하게 찢은 옷과 재킷을 입고 데뷔한 엠블랙은, 패션이 그들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도구였다. 다른 남자 아이돌 역시 대체로 전위적인 디테일의 옷을 입고, 스모키 화장도 여전하다. 과잉이 모이니 오히려 비슷해 보이고 매력도 줄어든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어설프게 찢은 셔츠와 사이버틱한 재킷도 벗고, 조금은 수더분한 옷차림으로, 가령 반듯한 옥스퍼드 셔츠와 컬러풀한 치노 팬츠에 시어서커 재킷을 입고 무대에 선다면 어떨까? 팬들은 실망으로 몸서리칠까? 도리어 이 과잉의 시대에 자연스러움을 어필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한 번쯤 보고 싶다. 유니폼은 아니지만 맵시 있는 옷차림을 그 소년들에게서. 홍석우(패션 칼럼니스트)

+ 왜 뮤직 비디오엔 자꾸 스튜디오 녹음 장면을 넣는 걸까?
음악을 보여주는 보편적인 방법은 대략 2가지다. 영화적으로 묘사하거나 영상으로 무마하거나. 전자가 ‘드라마화된 뮤비’라면 후자는 ‘노래방 배경 화면’이다. 그런데 또 다른 단골 메뉴인 스튜디오 녹음 장면은 좀 다르다. 특히 ‘We Are The World’에서 증명된 대로 그것은 노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통해 제작비 절감과 아티스트 진정성을 구현하는 데 효과가 있다. 문제는 그게 남용된다는 거다. 최근 가요에 한해서라면, 장윤정의 ‘올레’와 다비치의 ‘난 너에게’, 그리고 아이유의 ‘잔소리’, 이승기와 김연아의 ‘Smile Boy’ 같은 톱 100 뮤직 비디오들이 그렇다. 그건 성룡 영화의 NG 장면처럼 팬 서비스인 한편,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노래 잘하는 가수’란 진정성을 만들기 위한 전략이다. 한데 그중 대다수는 클리셰다. 낯 뜨거운 나르시시즘으로 보인다. 차우진(음악 칼럼니스트)

+ 왜 옷은 가장 최신의 것을 입으면서 헤어는 여전히 미스코리아 스타일일까?
마돈나가 ‘like a virgin’을 부를 당시 했던 한쪽으로 넘긴 머리를 기억하나? 정수리에 커다란 리본을 꽂은 그 머리는 자유분방하고 반항적인 그녀에 대한 상징이 되었다. 블론디가 ‘in the flesh’를 들고 나왔을 때 아무렇게나 연출한 듯한 데보라 해리의 헝클어진 단발머리는? 멀리 갈 것도 없이 리한나가 크리스 브라운과 결별한 후 짧게 자른 쇼트커트와 최근에 선보이는 징 박힌 헤어밴드를 두른 빨간 머리는 팝 스타로서의 그녀의 당당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요즘 여자 대중음악 가수들은 어깨에는 패드를 넣고 요즘 유행하는 스윔수트를 입는 등 옷은 가장 최신의 전위적인 모습인데, 머리는 여전히 고데로 웨이브를 만든 것 같은 미스코리아 스타일을 고수하는 건 왜일까? 시크릿은 ‘magic’이란 노래에서 파워풀한 춤과 의상과 달리 ‘지금 나 미용실 다녀왔어요’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참한 머리 스타일 때문에 아쉬움을 남겼다. 애프터스쿨 역시 충분히 예쁘니까 소개팅용 예쁜 머리를 이제 그만 했으면…. 나지언(피처 에디터)


사진 정재환

어시스턴트 이상희

Credit Info

월간 나일론

디지털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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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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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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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1 Comment

김수 2009-09-30

오랜만에 보아소식 너무 좋네요 ㅋ 저 중학교때 보아 나왔을 때 정말 인기 있었는데 나일론은 역시 새로운 소식의 강자 !!! 다른 잡지에는 이런 소식 없던데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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