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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METAMORPHOSIS

On April 27, 2017 0

진지한 듯 어딘지 어설픈 조연에서 영화 속 슈퍼히어로로 멋지게 변신을 마친 RJ 사일러.

“‘빌리’가 세상에 나올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
RJ 사일러(Cyler)가 말한다. 잠시 멈춰 서서는 더 크게 외친다. “’빌리를 보여주세요!’라는 말이 이상하게 들리지는 않나요?” LA 퍼싱 스퀘어의 어느 아파트 안, 그는 영화 <파워레인저스>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 블루 레인저 ‘빌리 크랜스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곧 개봉하는 이 영화는 무표정하고 말없던 사일러의 기존 이미지를 바꿔줄 것이다. 라이엇 소사이어티(Riot Society) 티셔츠와 무릎 위 패치워크를 덧댄 아코디언 팬츠를 입으니 당장이라도 변신할 듯 현대판 슈퍼히어로에 잘 어울린다. 마치 괴짜 힙스터 같은 분위기도 풍긴다.

스물한 살 사일러는 히어로물에 익숙하다. <마이티 모핀 파워레인저스>를 보고 자랐으며, 형들과 함께 잭슨빌의 용감한 빌리로 변신하고는 했다.
“계단을 한꺼번에 점프해 올라가기도 했어요. 천장에 매달린 선풍기를 향해 베개를 힘껏 집어 던지고, 소파 위로 착지하는 동시에 멋지게 포즈를 취했죠. 번개처럼 뛰어 매달리고 싶었지만 매번 실패했어요. 선풍기는 부서지고 커다란 함성만 남았답니다.”

고등학생 시절, 그는 사실 연극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항상 등장인물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묻는 선생님이 있었어요. 전 로미오와 줄리엣이 둘 다 죽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죠. 줄리엣의 숨결을 먼저 확인했더라면 어땠을까요?”
사일러가 연기 대신 관심을 보인 건 바로 테너 드럼이다. 교내 악단에 들어가 하루 종일 퍼커션을 두드렸다고 한다. 그러다 우연히 TV 광고 속 에이드리언 르맨티의 연기 캠프 학교를 접하게 되었고, 배우가 될 거라는 꿈에 부푼다. <잭과 코디, 우리 집은 호텔 스위트룸>에 출연할 기회를 얻었지만, 아버지는 반대했다. 마침내 어머니의 설득 덕분에 르맨티는 그를 로스앤젤레스로 데려갈 수 있었다.

이후 열여덟 살에 불과하던 사일러는 1년 만에 러브콜을 받게 된다. 다름 아닌 알폰소 고메즈-레존(Alfonso Gomez-Rejon) 감독의 2014년 선댄스 영화제 수상작 <나와 친구, 그리고 죽어가는 소녀>였다. 비중이 큰 배역은 아니지만, 자칫 우울하게 느껴질 수 있는 영화 흐름 속 그의 코믹한 연기는 쉼표 역할을 했다.
“사람들이 말했어요. ‘RJ, 완전 다시 봤어!’ 진짜 끝내주는 기분이었죠.” 사일러는 지금도 여전히 ‘EARL’이 새겨진 목걸이를 하고 다닌다.

예상치 못한 호평을 얻은 첫 번째 배역과 달리 다음 행운은 결코 쉽지 않은 부담감으로 다가왔다. 영화 <파워레인저스> 등장인물은 사일러를 비롯해 옐로 레인저 역의 팝스타 베키 지, 블랙 레인저 역의 중국계 캐나다 배우 루디 린 등 신예들로 구성됐다.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반면 검증되지 않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가 성별 변화 소동을 불러일으킨 것처럼, 오래된 마니아는 변화를 반기지 않기 마련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왜 블루 레인저가 백인이 아니지?’라는 반응을 보여요.”
사일러가 평정심을 유지하며 말한다. “이해해요. 하지만 어린 시절은 그저 어린 시절의 기억이에요. 세상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사람들도 그에 맞춰 달라지죠. 만일 모든 게 처음 그대로라면, 다시 해보는 일에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우리가 노래를 리믹스하는 것도 이런 이유죠.”
사람들의 반응이 어떻든, 사일러는 원조 블루 레인저 데이비드 요스트와 여러 차례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새로운 방향성에 아주 만족스러워했다고. “일명 ‘프랜차이즈 영화’를 시작하는 배우들은 정말 최선을 다해요. 그들의 방식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한심한 사람들이 아니거든요.”

사일러는 올해 말 레인저 슈트를 벗어 던지고, 아프로 헤어스타일로 짐 캐리의 쇼타임 시리즈 에 등장할 예정이다. 1970년대 LA 코미디 신을 다룬 드라마 속 에디 머피와 리처드 프라이어를 섞어놓은 것 같은 완벽한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다시 한번 변신을 시도한다. 두 인물 모두 잘 알지는 못하지만, 아낌없는 찬사로 그들에게 존경심을 드러낸다.
“전 1970년대에 살아야 했나 봐요. 보세요. 이 옷이 이렇게 잘 어울리잖아요.”
사뭇 진지한 표정의 사일러는 얼마 전 자신이 들은 기쁜 소식을 전한다. 배우 제임스 프랭코가 프로젝트 논의를 위해 에이전시에 연락처를 물어온 것. “제임스? 제임스 프랭코? 동생 이름이 데이브인 그 제임스 말이야?” 믿기지 않는 이야기에 그는 여러 번 되물었다며 당시를 떠올린다. “사실 제 인생이 지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그러고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어찌 됐건, 전 지금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진지한 듯 어딘지 어설픈 조연에서 영화 속 슈퍼히어로로 멋지게 변신을 마친 RJ 사일러.

Credit Info

EDITOR
PHOEBE REILLY
PHOTOGRAPHER
JULIETTE CASSIDY
STYLIST
TURNER

2017년 04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PHOEBE REILLY
PHOTOGRAPHER
JULIETTE CASSIDY
STYLIST
TUR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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