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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혼자라도

에디터가 다녀온 '혼술'을 위한 괜찮은 술집

On August 22, 2016 0

상대의 취향을 고려할 필요도 없고, 시간 약속을 잡을 귀찮음도 없는 ‘혼술’이 대세다. 피처 에디터 3인이 괜찮은 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왔다.

위군

 

바에 앉으면 낡은 TV에서 나오는 뮤직비디오를 볼 수 있다. 

작고 소박한 위군의 외관.

작고 소박한 위군의 외관.

작고 소박한 위군의 외관.

일행과 함께 오기도 하지만, 여러 명이 앉을 만한 단체석은 없다.

일행과 함께 오기도 하지만, 여러 명이 앉을 만한 단체석은 없다.

일행과 함께 오기도 하지만, 여러 명이 앉을 만한 단체석은 없다.

혼자 먹기에 적당한 1인용 안주.

혼자 먹기에 적당한 1인용 안주.

혼자 먹기에 적당한 1인용 안주.

술을 즐기지만 혼자 술을 마시지는 않는다. 일본의 작은 바에 갔을 때 퇴근 후 회사원들이 책을 읽으며 위스키 마시는 모습을 보고 시도했지만, 책에도, 술에도 집중이 안 됐다. 짬짜면 같았다. 맛있는 두 음식을 한꺼번에 시켜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기분.

그래도 맛있는 음식과 마시는 혼술이라면 다르겠다 싶었다. 얼마 전 새로 생긴 망원동 술집 위군이 떠올랐다. 합정동의 유서 깊은 숙성회 전문 주점 ‘선술집’에서 솜씨를 닦은 젊은 사장님이 문을 연 곳이며, 다찌 위주라 혼자 온 손님들이 눈에 띄던 참이다. 혼자 가면 1인용 안주도 소담스럽게 담아 파는 것도 기억났다. 

막히게 숙성한 광어회를 기본으로 계절에 맞는 해산물을 섞은 모둠회를 혼자 먹을 만한 양과 가격으로 파는 곳은 흔치 않다. 혼술용 안주와 먹다 남길 수도 있는 프리미엄 소주를 시켜놓으니 마음이 편했다. 쪼잔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누군가와 치열하게 젓가락질을 하지 않아도 되니 음식 맛과 술 맛을 찬찬히 느낄 수 있었다. 


벽면에 달린 작은 빈티지 TV에서 나오는 옛날 뮤직비디오를 보고 가끔 사장님과 얘기를 나누니 심심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누군가와 건배하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깔끔하게 마시고 자리를 정리할 수 있었다. 친구들과 마시는 술도 좋지만 혼자 마시는 술의 매력도 만만치 않음을 이제야 알았다. 앞으로 종종 혼술을 즐길 것 같다. by 피처 디렉터 박의령
위치 서울 마포구 포은로 74 1층
 

인생의 단맛

접실 분위기가 나는 단체석.
 속상해’ 칵테일과 이곳만의 레시피로 만든 짜파게티.

속상해’ 칵테일과 이곳만의 레시피로 만든 짜파게티.

속상해’ 칵테일과 이곳만의 레시피로 만든 짜파게티.

혼자 갈 때는 왠지 바 자리에 앉게 된다.

혼자 갈 때는 왠지 바 자리에 앉게 된다.

혼자 갈 때는 왠지 바 자리에 앉게 된다.

혼자 들어선 술집에서는 높다란 의자가 놓인 바 자리에 앉는 것이 공식이다. 앉자마자 보이는 전당포처럼 뚫린 시야 앞으로 주방이 보였다. 그리고 테이블 앞에 붙어 있는 ‘상담실’ 팻말. 혼자 오는 단골의 특성상, 주저리주저리 떠들고 가는 사람이 많은데, 이곳의 사장과 직원도 역으로 손님에게 상담받기를 즐긴다. 다행히 말 시키지 말라는 의도를 얼굴에 써붙인 사람에게는 말을 걸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

의자 뒤에는 사장이 지인에게 받았다는 만화책과 비디오 컬렉션이 가득 꽂혀 있다. <후르츠 바스켓> <유리가면> <그 남자! 그여자!> <피아니스트> <인생은 아름다워> <도협>을 비롯해 연식이 제법 있는 것들이다. 비디오플레이어가 있어서, 원하는 영화를 LP 바에서 듣고 싶은 음악을 신청하듯이 귀띔할 수도 있다.

드럼 학원을 개조했다는 이곳의 명당은 거울이 3개 붙어 있는 응접실 비슷한 공간이다. 물론 혼자 오면 허락되지 않는다. 메뉴판에는 조바심, 여름밤, 애인의 애인, 치앙마이 걸프렌드 등 도통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름의 칵테일이 적혀 있다. 요즘 들어 속상한 일이 많아 ‘속상해’란 이름의 칵테일을 시켰다.

그리고 MSG를 제대로 탐닉하고자 짜계치(짜파게티계란치즈)를 같이 주문했다. 미도리와 말리부 럼, 라임 주스에 바나나 시럽과 코코넛 시럽을 넣은 달달한 칵테일을 마셨더니 기분이 좀 나아지는 것 같았다. 왜 하필 술집 이름이 인생의 단맛이냐고 직원에게 물었다.

‘사장 형이 힘든 일이 많아서 단맛 좀 보려고 하지 않았을까’라는 추측을 내놓았다. 칵테일 몇 모금 마시고 주위를 둘러봤다. 여자, 여자, 그리고 여자. 이곳에 오는 손님의 9할은 여자라고 했다. 누구를 위한 단맛인가. by 피처 에디터 김지영
위치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5가길 1
 

책바

버튼을 누르면 왼쪽의 책장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바가 나타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에 등장한 술, 커티삭 하이볼.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에 등장한 술, 커티삭 하이볼.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에 등장한 술, 커티삭 하이볼.

책바는 이름 그대로 책 읽기에도, 술 마시기에도 좋은 공간이다.

책바는 이름 그대로 책 읽기에도, 술 마시기에도 좋은 공간이다.

책바는 이름 그대로 책 읽기에도, 술 마시기에도 좋은 공간이다.

해보지 않고는 그 매력을 가늠할 수조차 없는 것 중 하나가 술 마시면서 책을 읽는 것이다. 술 한두 잔과 함께일 때 의외로 책에 더 깊이 빠지게 된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느꼈다. 물론 취하면 내가 책을 읽은 건지, 마신 건지 기억도 안 나지만.

그런데 보통의 술집은 안주 때문에 책을 펼치기 어려운 데다가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결국 책을 접게 한다. 적당한 곳을 물색하다 연희동 사러가마트가 있는 사거리 구석에 위치한 책바를 찾았다. 이곳은 구조가 재미있는 책을 읽는 바다.

우선 문을 열고 들어가면 테이블 2개가 전부인 작은 책방인가 싶어 의아해할 때쯤, 주인장이 책장 옆 버튼을 누르라고 알려준다. 그리고 버튼을 누르면 마치 영화 속 <해리 포터>의 한 장면처럼 책장 문이 열리면서 근사한 바가 펼쳐진다. 이곳에 오는 사람들은 혼자거나 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끄러운 걸 싫어하는 주인장이 3명 이상의 일행은 받지 않기 때문이다. 책 읽는 바나 음악과 술이 있는 도서관이 되는 이곳은 메뉴판도 책처럼 정독하게 된다. 메뉴판은 책 속의 그 술, 시, 에세이, 소설 등 읽는 책에 따라 어울리는 술로 정리되어 있다.

어떤 술을 마실지 고민된다면, 이곳은 바니까 주인장에게 조언을 구하면 된다. 다만 즐겨 마시는 맛과 함께 좋아하는 작가나 책에 대한 고백도 해야 한다.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에 나온 커티삭 하이볼을 주문했다. 그리고 주인장이 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금세 책과 술을 모두 비웠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가 나처럼 술과 책에 빠져 있었다. 생경하지만 매력적인 광경이었다. 혼자라도 괜찮은 술집인 줄 알았는데, 혼자여야 더 좋은 술집이었다. by 피처 에디터 강예솔
위치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24 1층 101호

상대의 취향을 고려할 필요도 없고, 시간 약속을 잡을 귀찮음도 없는 ‘혼술’이 대세다. 피처 에디터 3인이 괜찮은 술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왔다.

Credit Info

EDITOR
PARK UI RYUNG, KIM JI YOUNG, KANG YE SOL
PHOTOGRAPHER
LEE DAE WON

2016년 08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PARK UI RYUNG, KIM JI YOUNG, KANG YE SOL
PHOTOGRAPHER
LEE DAE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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