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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밀가루

On August 05, 2015 0

살을 찌우는 주범, 복통과 설사를 유발한다는 밀가루 속의 글루텐 성분, 과연 사실일까?

 




‘글루텐 프리! 아직도 몰라? 귓방망이 짝!짝!’ 지난해 아침 출근길에 유난히 눈길을 끈 버스 광고 문구다. 그 당시 ‘글루텐 프리가 뭐길래 귀싸대기까지 맞아야 하는 걸까’ 생각했는데, 요즘엔 외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글루텐 프리 식품이 ‘붐’이란다. 이렇게까지 ‘글루텐 프리’ 열풍이 불게 된 것에는 밀가루에 든 단백질 성분인 글루텐이 장내 염증과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고 알려지면서다. 여기에 비욘세, 빅토리아 베컴 등 유명인들이 자신의 SNS에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를 한다고 공개한 뒤 인기는 더욱 거세졌다. 그런데 아무래도 찝찝했다. 이 말대로라면 ‘빵순이’인 나는 이틀에 한 번꼴로 탈이 나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면 뒤룩뒤룩 살이 찌거나! 틀림없이 뭔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었다. 글루텐(Gluten)은 글리아딘(Gliadin)과 글루테닌(Glutenin)이 결합해 만들어지는 밀, 보리 등 곡류에 존재하는 단백질로, 물과 섞이면 식감이 쫄깃해지는 특성이 있는 성분이다.


최근 이 성분이 설사와 영양장애, 장 염증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몰렸다. 이게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글루텐 소화 효소가 없는 유전 질환을 ‘셀리악병’이라 일컫는데, 이 병을 앓는 사람에게는 글루텐이 치명적이니까. 하지만 미국에서도 전체 인구의 1% 미만이 겪는 희귀 질환이고, 국내에서도 1건의 임상 보고만 있었을 뿐 발병률이 제로에 가깝다고 한다. 셀리악병을 앓는 사람이 아니면 굳이 가격도 비싸고 식감도 좋지 않은 글루텐 프리 식품을 섭취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좋다. 글루텐이 질병을 일으키는 것은 기우라고 치자.

 

그래도 다이어트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밀가루의 누명>이라는 책에서는 이도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한다. 밀가루에서 글루텐이 제거되면 탄수화물이 몸에 더 빠르게 흡수되어 혈당을 올리는 문제가 발생한다. 또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글루텐 프리 식품 역시 부족한 에너지를 채우기 위함인지 비타민과 식이 섬유보다 탄수화물과 당류 함유량이 높았다.

 

못 믿겠다면 과체중의 셀리악병 환자가 2년 동안 글루텐 프리 다이어트를 하는 중에 기록한 몸무게 변화 보고를 참고하라. 환자 82%의 몸무게가 증가한 사실이 결코, 글루텐 프리 식품의 열량이 낮지 않음을 방증하고 있다. 반면, 먹을 때마다 다이어터들로 하여금 죄책감을 느끼게 한 밀이 오히려 건강에 유익하다는 의견도 있다. 통밀은 대장균에 건강한 구성 요소를 가지고 있어 발암과 염증을 예방하도록 장의 면역 상태를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또 글루텐의 구성 요소 중 하나인 글리아딘은 혈압 조절과 면역 기능에 기여한단다.

 

어째서 이토록 유익한 밀가루와 글루텐 성분이 무시무시한 존재로 둔갑한 건지 안타깝기까지 했다. 어디서부터 오해가 시작됐는지 몰라도 밀가루와 비만의 관계마저 데면데면하다. 밀가루가 살을 찌우는 주범도 아니거니와 탄수화물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꼭 살이 찌는 건 아니라는 점. 또 나트륨, 설탕, 동물성 지방이 많이 들어간 빵, 피자, 햄버거와는 달리 화로에서 굽는 이탈리아 피자는 비만에 미치는 영향이 현저히 낮았다. 결국 무엇을 먹었는지보다 어떤 조리 방법으로 얼마나 먹었는지가 다이어트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거였다. 무조건 없어야 좋다는 無, 프리 강박에서 벗어나 그동안 속마음과는 다르게 외면해야 했던 밀가루와 우리 이제 그만 화해할까?

 

 

EDITOR BAK JI HYE
PHOTOGRAPHER CHO HANG SUK
DESIGNER JEONG HYE RIM

참고도서 <밀가루의 누명>(하상도 외 지음, 조선뉴스프레스 펴냄)

Credit Info

EDITOR
BAK JI HYE
PHOTOGRAPHER
CHO HANG SUK
DESIGNER
JEONG HYE RIM
참고도서
<밀가루의 누명>(하상도 외 지음, 조선뉴스프레스 펴냄)

2015년 08월호

이달의 목차
EDITOR
BAK JI HYE
PHOTOGRAPHER
CHO HANG SUK
DESIGNER
JEONG HYE RIM
참고도서
<밀가루의 누명>(하상도 외 지음, 조선뉴스프레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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