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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만들었어요

On October 31, 2014 0

본 적 없는 콘셉트, 신선한 얼굴로 출구 없는 매력을 발산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제작진들과 만났다.

 

 

오늘부터 출근 : 고민구·이태경·심우경 PD

연예인 8명이 신입사원이 되어 회사로 출근하는 직장 체험기. 지긋지긋한 월요병부터 엉덩이 들썩이는 금요일까지 직접 체험한 그들의 파란만장한 직장 생활을 연출하고 있다.

 

한 주간 방송국이 아닌 기업체로 출근하나.
고민구
그간 방송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정글이나 군대처럼 현실에서 좀 도드라진 장소들을 보여준 것 같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담백한 스토리를 풀어보자는 생각에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가서 생활하는 공간인 회사로 갔다.

 

8명의 출연진은 어떻게 적응하던가.
심우경
엉뚱한 이미지의 은지원이 예상외로 잘 적응하는 모습에 좀 놀랐다. 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의외의 모습이 다른 회사원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이태경 홍진호는 조금 늦게 합류해 다른 스케줄을 정리하는 게 쉽지 않았다. 한 번은 저녁 시간에 철수하려고 하는데, 이제야 ‘스케줄이 끝났는데 지금 가도 되느냐’고 했다. 늦게까지 회사에 남아 일하는 모습을 회사의 막내 직원이 보고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는 문자를 보냈다더라.

 

출연진 스케줄을 조율하는 것이 만만치 않겠다.
고민구
각 회사에 따라 출근 시간이 8시 반이면 8시 반에, 9시면 9시에 출근해서 일주일 동안 똑같은 컨디션으로 일하는 모습을 담는 게 우리 프로그램의 콘셉트다. 한 주 동안 촬영한 분량은 아마 한 달에 걸쳐 방송될 거다. 이태경 스케줄이 있는 출연자는 반차를 내고 촬영장에 가기도 했다.

 

제작진 역시 1인의 직장인으로서 느낀 점이 있을 것 같다.
이태경
방송국에서 일하다 보니 일반 직장과 프리랜서 사이에 걸쳐진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런데 연예인이 일반 회사에 다니는 모습을 보고 양쪽 모두를 공감하는 계기가 됐다. 모델 이현이는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과 결혼 전에 문자로 한참 싸우다 갑자기 답장이 안 올 때가 많았는데, 회사를 다녀보니 이제 이해된다고 하더라. 그런 걸 보면서 참 묘했다.

 

회사 측 반응은 주로 어땠나.
이태경
회사원들이 초반부에 걱정하는 포인트는 자기가 카메라에 예쁘게 나오는지가 아니었다. ‘우리 부장님이 이 모습을 나중에 방송으로 볼 텐데’라는 걱정을 하는 게 재밌었다. 심우경 로이킴은 ‘방가 방가’하듯 양손을 들어 인사를 해서 임원을 당황시키기도 했다. 고민구 회사를 홍보할 때 예전에는 임원진들이 나섰다면 이제는 사원들이 나서서 해야한다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기업 문화가 전보다 수평적이고 젊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부터 출근>을 본방 사수해야 하는 이유는 뭔가.
고민구
직장인이 한 주 동안 회사에 나가지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그들이 느끼는 5일의 체감 온도가 모두 다르다. 시청자도 제각기 다른 온도를 전달받으면서 흥미를 느끼지 않을까.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 김윤미·강영미 작가, 오윤환 PD

17세 열혈 고등학생과 한 반이 된 스타들이 되돌아보는 학창 시절과 좌충우돌 학교 적응기로 격한 감동과 강렬한 웃음을 불러일으키는 중이다.

 

학교가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하기 썩 편한 장소는 아닐 것 같다.
오윤환
조심스럽긴 하다. 예능을 찍는다고 학생들의 수업을 방해할 수는 없으니까. 학교라는 견고한 틀 안에서 일반 예능처럼 상황을 설정하거나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예상외로 학생들과 잘 융화되던 출연자가 있나.
김민주
성동일이 그렇게까지 한 번도 안 졸고 수업을 열심히 들을 줄은 몰랐다. 섭외 단계에서도 본인이 잘할 수 있을 지 고민을 오래 해서 여러 번 설득한 출연자였다. 허리가 아파 오래 못 앉아 있을 거라더니 나중에는 더 재밌게 하더라. 오윤환 기본적으로 학교와 잘 어울리는 사람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학교 하면 쉽사리 연상되지 않는 사람이 더 흥미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할 때도 있다. 하지만 제작진으로서도 섭외하면서 출연자가 적응 못할까 봐 걱정되는데, 허지웅은 까칠한 이미지 탓에 좀 우려를 했다. 그런데 기대 이상으로 학생들에게 스스럼없이 고민 상담도 하고 잘 섞이더라.

 

현장에 있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오윤환
촬영 마지막 날에 애들이 펑펑 울어서 출연자뿐 아니라 제작진도 다 같이 울었다. 강영미 시청률이 가장 많이 나온 회차는 홍은희가 출연한 7회였다. 돌아가신 아빠를 주제로 한 자작시를 읽을 때 뭉클했다는 평도 많았고.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운가.
오윤환
우리는 한번 게스트를 섭외해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번 촬영한다. 촬영할 때마다 확인할 수 있으면 좋지만, 일단 촬영을 시작하면 멈추거나 방향을 수정할 수가 없다. 게다가 특정 장치를 끼워넣을 수 없기 때문에 출연자가 정해지면 그들의 매력과 상황에 기대를 건다. 출연자 섭외 연령층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감이 잘 안 잡혔다. 중·장년층을 해야 할지, 더 어린 연령층을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는 데 지금은 허지웅 씨나 오상진 씨처럼 2040에 맞는 사람을 섭외하고 있다.

 

직접 나가본 학교는 어땠나. 제작진의 학창 시절과 많이 달랐나.
오윤환
우리가 학교에 다닐 때보다 선생님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거는 모습에 좀 놀랐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쑥스러워서 질문을 잘 못한다고 하지 않나. 우리 세대에도 질문을 하는 게 일반적 모습은 아니었는데, 이 아이들이 대학교에 가면 자유롭게 질문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영미 선생님 어깨에 손을 올리면서 말하거나 제작진에게 적극적으로 말을 거는 모습도 자연스러워 보였다. 어른이나 낯선 사람에게 자유롭게 인사하고 다가가는 게 가장 다른 것 같다.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GUYS & GIRLS : 전경미 작가, 김헌주 PD

시즌 4까지 이어오던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에 남자 모델이 합류하면서 더 화려하고 강력하게 막을 열었다. 중독성 강한 프로그램을 만들어낸 콤비.

 

이번 시즌 처음으로 남자 도전자가 등장한다. 오디션 경쟁이 더 뜨거웠겠다.
전경미
지난 3월 말부터 오디션을 진행했는데 그 기간만 거의 한 달이 넘게 걸렸다. 사실 더 빨리 진행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 프로그램은 시리즈물이라 1년 동안 준비하는 친구들이 있다. 서류 심사를 진행하면서 그들의 지원서를 보면 얼마나 모델이 되고 싶은지 그 간절함이 느껴져 대충 할 수가 없다.

 

‘Guys’가 참여한 것만으로도 이슈가 된다.
김헌주
<도전! 수퍼모델 코리아 4> 이후,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서 남자판을 만들까 생각한 게 먼저였지만 ‘과연 남자 도전자가 여자 도전자만큼 마음을 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앞섰다. 우리나라는 남자가 남 얘기하는 걸 남자답지 못하다고 여기는 분위기가 있으니까. 회의 막판에 미국 본사에서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모든 방송사에 자신들이 남자와 여자가 함께 참여한 포맷을 진행했는데ㅡ ‘당신들도 한번 해보면 어떻겠느냐’ 정도의 권유 메일을 보내왔다. 고민 끝에 더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도전 정신을 가지고 진행하게 됐다.

 

남자 모델이 등장하면서 심사위원으로 김원중도 합류했다.
전경미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 김원중 씨와 몇 차례 미팅했는데, 모델에 대한 자부심이 굉장히 강했다. 단순히 방송을 위해 참여한 게 아니라 화면 뒤에서도 후배들에게 열정적으로 멘토링하려고 노력한다. 김헌주 여자 도전자들이 롤모델로 생각하는 장윤주 씨와 함께 설 수 있는 남자 모델을 찾고 있었다. 물론 현재 인지도가 높은 모델 출신의 배우를 섭외할 수도 있었지만, 모델로서의 커리어를 찾고 있는 사람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때문에 스포일러 단속이 힘들 것 같다.
김헌주
‘시즌 3’에서 베트남으로 화보 촬영을 갔는데 현지인이 자기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을 한국 네티즌이 찾아냈다. 도전자가 18명 중 9명이 남았는데 촬영 장소와 생존자 모두 공개돼버렸다.

 

최종 1인이 남을 때까지 본방 사수할 수밖에 없는 매력을 꼽는다면.
전경미
서바이벌은 각본 없는 드라마다. 예상한 대로만 흐르지 않으니까. 한 회 한 회 시청하면서 응원하고 기대하는 도전자가 생기게 될 거다. 그 친구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예상치 못한 복병은 누가 될지를 눈여겨본다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거다. 김헌주 서바이벌이 단순히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되면 안 된다. 도전자의 꿈을 보면서 시청자도 자극과 힘을 얻어 함께 성장하면 좋겠다. 그래야 우리 제작진도 힘을 받을 테고, 다음 시즌에도 고무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겠는가.

 

 

 

비정상회담 : 홍상훈·김희정 PD

취업, 동거, 결혼 등 이 시대의 청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머리 싸매고 고민해봤음 직한 안건을 놓고 11개국의 매력적인 청년 대표가 의견을 맹렬하게 내놓는 비정상적인 회담의 두 PD.

 

대체 이렇게 매력적인 G11을 어디서 찾았나.
김희정
한 달 반에서 두 달 동안 어학당에 전화하거나 지인들에게 물어보면서 엄청 수소문했다. 섭외 기준은 우리말을 유창하게 함을 기본으로 하되, 자국 문화에 대한 식견이 있으며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었다.

 

보편적이면서 모두 공감할 만한 주제 선정이 쉽지 않겠다.
김희정
제작진과 출연진의 나잇대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중·후반이기에 평소에도 각자의 고민을 자유롭게 나누는 편이다. 또 게스트로 한국 대표가 정해지면 그들의 실제 고민을 안건으로 정하기도 한다. 안건을 정하면 G11과 1인당 3시간 정도 사전 인터뷰를 해 다양한 이야기를 듣는다. 홍상훈 우리 프로그램은 토론이다 보니 여러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출연진의 의견을 심각하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생각으로 받아들여주길 바란다. 시청자에게 우리의 메시지를 주입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솔직한 의견을 재미있게 전달하는 예능 프로니까.

 

상대적으로 G11에 비해 MC들의 비중이 적다.
김희정
MC는 한국 대표가 아니라 사무총장과 의장이라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전현무는 두뇌 회전이 빠르고 재치 있는 스타일이라 적재적소에 맞는 진행을 한다. 그에 반해 유세윤은 특유의 개그 코드를 던지는 것뿐 아니라 진중한 모습으로 G11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성시경은 친형처럼 G11을 따뜻하게 아우르는데, 세 사람이 G11과 한국 대표 사이를 오가며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편을 꼽는다면.
김희정
신해철이 한국 대표로 출연한 3회. 주제가 ‘꿈과 현실 사이에서의 갈등’이었는데, 방송일 새벽까지도 편집 본을 몇 번이나 뒤집었다. 같은 고민을 하는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주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고생 좀 했지만 다행히 반응이 좋았고, 뿌듯했다. 홍상훈 나 역시 다른 일을 하다 늦게 PD가 되어 그 주제에 공감하면서 만들었다. 다른 직업을 가졌지만 여전히 꿈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고 싶었다.

 

이 프로그램, 어떻게 봐야 가장 재밌을까.
김희정
토론 형식을 빌렸지만 어찌 됐건 우리 프로그램은 예능이다. 월요일 밤마다 우리 프로를 보면서 일주일이 시작된다는 압박을 잊고 70분간 웃었으면 한다. 그리고 고민을 해결하는 방식에 다양한 선택의 길이 있다는 것 정도로 유쾌하게 받아들여주길 바란다. 홍상훈 거창한 메시지를 전달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여전히 다룰 주제는 많다. 청년의 고민은 성격이 달라질 뿐 끝이 없을 테니까. 유쾌한 월요병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해주었으면 한다.

 

 

CONTRIBUTING EDITOR KIM JIYOUNG
PHOTOGRAPHER LEE EUN BOK

Credit 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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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 JIYOUNG
PHOTOGRAPHER
LEE EUN BOK

2014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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