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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테토의 아트스페이스

도시의 풍경 위에 세운 예술, 이희준 작가를 만나다

On August 17, 2022

지난봄 ‘아트부산’의 최고 루키는 단연 이희준 작가였다. 그의 이름으로 마련된 단독 부스에서 전시된 작품이 불과 몇 분 만에 솔드아웃됐고, 현재 대한민국 아트 신이 가장 주목하는 젊은 작가로 급부상했다. 지금 가장 핫한 이희준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 여름의 한복판, 그의 작업실과 전시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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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준(1988~)

이희준(1988~)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영국 글래스고 예술대학에서 순수미술 석사학위를 받았다. 삶의 풍경에서 추출한 다양한 이미지를 추상회화로 옮겨 담으며 평면의 캔버스에 새로운 차원의 공간을 제시해왔다. 변화하는 도시의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색면추상 작업 ‘A Shape of Taste’가 작가의 대표 연작이며, 최근 포토콜라주 기법으로 제작한 ‘Image Architect’ 연작을 선보이고 있다. 아트선재센터,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 아퀴레이리 미술관 등 국내외 여러 미술관에서 개인전 및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 서울시립미술관 등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오는 8월 14일까지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작가의 개인전을 만날 수 있다.

이희준 작가의 작업실에서 만난 ‘Image Architect’. 요즘 한창 작업 중인 연작이다.

이희준 작가의 작업실에서 만난 ‘Image Architect’. 요즘 한창 작업 중인 연작이다.

이희준 작가의 작업실에서 만난 ‘Image Architect’. 요즘 한창 작업 중인 연작이다.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전시 중인 ‘Image Architect’ 시리즈.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전시 중인 ‘Image Architect’ 시리즈.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 전시 중인 ‘Image Architect’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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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휴대폰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출력한 프린트도 작품의 일부. 캔버스 위에 붙이고 그 위에 채색을 입힌다.

도시를 기억하는 방법

무상하게 흘러가는 일상일지라도 어떤 순간은 특별한 감정과 기억이 남기 마련이다. 이희준 작가는 그런 순간들을 눈과 마음에 담는 것은 물론 휴대폰 카메라로 기록하고 캔버스 위에 옮긴다. 그 여러 과정을 거치는 동안 풍경은 이희준이라는 필터를 거쳐 새로운 이미지와 색으로 표현된다. 어릴 때부터 국내와 해외를 오가며 생활 환경의 변화를 겪었던 작가는 일상의 풍경을 보다 섬세하고 예민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또 MZ세대인 작가에게 휴대폰은 일상을 기록하는 가장 유용한 수단. 그는 휴대폰으로 일상의 순간들을 촬영하고 사진을 통해 당시 느꼈던 감정들을 떠올린다. ‘이희준을 통해’ 편집된 일상의 편린들은 점, 선, 면 등의 요소로, 기하학과 색으로 재창조되는데, 리드미컬한 조형감과 특유의 색감으로 이희준 작가만의 스타일을 완성한다. 작품은 ‘관객을 통해’ 새로운 공간의 기억으로 완성되는 것. 마크 테토가 금천예술공장에 자리한 작업실과 전시장에서 이희준 작가와 나눈 깊은 대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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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종이를 잘라 제작한 ‘Image Architect’의 입체 작품.

직접 종이를 잘라 제작한 ‘Image Architect’의 입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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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희준 작가와 마크 테토.

작업실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이희준 작가와 마크 테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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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오랜 팬으로 이번 전시가 개막하자마자 부산을 찾아 관람했다는 마크 테토.

작가의 오랜 팬으로 이번 전시가 개막하자마자 부산을 찾아 관람했다는 마크 테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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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준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국제갤러리 부산점 전경.

이희준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 국제갤러리 부산점 전경.


‘이희준을 통해’ 편집된 일상의 편린들은 점, 선, 면 등의 요소로 재창조되는데,

리드미컬한 조형감과 특유의 색감으로 관객을 맞이하는 작품은 ‘관객을 통해’ 새로운 공간의 기억으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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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준 작가의 작품은 소소한 일상과 도시의 풍경을 자유로운 구성과 색감, 그리고 고유한 조형언어로 재해석한다.

이희준 작가의 작품은 소소한 일상과 도시의 풍경을 자유로운 구성과 색감, 그리고 고유한 조형언어로 재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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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전작 ‘A Shape of Taste’ 시리즈의 새로운 작품들.

작가의 전작 ‘A Shape of Taste’ 시리즈의 새로운 작품들.

작업실에서 채색 작업을 하고 있는 이희준 작가.

작업실에서 채색 작업을 하고 있는 이희준 작가.

작업실에서 채색 작업을 하고 있는 이희준 작가.

M 우선 작가님의 어린 시절이 궁금합니다. 계속 한국에서 공부하셨나요?
 주로 한국에서 살았지만, 아버지 일 때문에 해외에서 여러 번 살 기회가 있었어요. 초등학교 때는 영국에서 잠깐, 대학생 때는 미국과 독일에서 잠깐씩 살았어요. 그런 경험 덕분에 유학 시절도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M 어릴 때 해외에서 생활한 경험은 작가님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어요?
초등학교 때 뉴캐슬에서 살았는데 영어를 하나도 모른 채 떠났기 때문에 고생을 좀 했어요. 말이 안 통하니깐 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는 방법이 운동이나 그림 그리는 것들이었죠. 그래서 미술 시간을 좋아했어요. 덕분에 미술에 일찍부터 관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M 본격적으로 미술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언제부터였어요?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으니까 중학교 때부터 입시를 위해 미술 공부를 했고 일찌감치 미술로 진로를 정했죠. 무언가를 만드는 걸 좋아해서 처음엔 조각을 하고 싶어 했는데, 우연한 기회에 선생님의 권유로 서양화를 전공하게 되었어요. 색을 사용하고 농도를 조절하는 것들이 굉장히 어렵게 느껴졌는데 하다 보니 성취감도 있었고 결국 서양화로 대학에 진학했고요. 조각은 복수전공을 했죠. 졸업 후에는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2년 동안 대학원에 다녔고요.

M 대학 시절에는 어떤 그림들을 주로 작업했어요?
그때도 도시 풍경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당시 서교동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는데 그 주변에 단독주택들이 많았거든요. 주택하고 작은 상점들이 어우러진 그런 풍경들, 꽤나 알록달록한 그 색감들이 제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그런 도시의 면면들, 건물의 벽면들을 캔버스 위로 끌어들이는 작업들이었죠.

M 그 후에 작업은 어떻게 진화했는지 궁금해요. 유학이 큰 영향을 주었나요?
아무래도 생활하는 환경이 많이 바뀌니까 사용하는 소재나 컬러들에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메인 작업은 회화였지만 시멘트를 활용한 캐스팅 작업도 해보고, 영상물을 제작해보기도 하고요. 어떤 분들은 석사를 하면서 자기 세계가 확고해지기도 하는데, 저는 유학 시절에 제 기존 습관이나 선입견들이 모두 해체되는 경험을 했고, 돌아온 후에 어떤 작업을 해야 할지 혼란스럽더라고요. 그래서 한 1년 정도는 작업에 몰두하지 못하고 전시 기획 쪽으로 눈을 돌리기도 했죠.

M 그러다가 다시 그림 작업으로 돌아온 계기가 있었나요?
1년 정도 다른 일을 하다 보니까 다시 하고 싶더라고요. 그때가 2015년이었는데,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서 드로잉을 시작하고, 주변 환경을 관찰하고 수집하면서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했어요.

M 지금과 비슷한 작업이었는지 궁금해요.
당시에는 제가 휴대폰으로 촬영한 이미지의 일부분을 잘라내서 그 위에 드로잉을 하고 그걸 다시 회화로 끌어오는 작업이었거든요. 거리에서 찾아낸 직선과 아치, 건축물에서 보이는 선과 면에 집중했던 시절이었고요. 또 건축물이 시간이 지나면서 색이 바래면 그 면 위에 페인트를 덧바르는 것처럼 색들을 층층히 쌓아가기도 하는 작업이었어요. 캔버스 전체가 색의 면으로 가득 채워졌었죠.

M 요즘 작업하신 것들은 이미지가 캔버스 위에 직접적으로 보이더라고요.
일본의 비에이라는 지역을 여행하고 돌아와서 그곳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표현하고 싶었는데 기억이 희미해지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더라고요. 풍경 사진의 일부분을 드로잉으로 옮겨서 회화를 했는데, 어느 순간 굳이 왜 이렇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마지막엔 레퍼런스로 활용한 사진의 이미지를 캔버스 위에 노출시키고 그 위에 다른 걸 해보는 방법에 이르렀고요. 따라 그리는 대신 그 위에 내가 무언가를 건축해보는 게 낫다고 생각했죠.

M 휴대폰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프린트해서 붙이는 것도 신선한 방법으로 느껴집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특별한 순간을 포착하기에 휴대폰이 가장 편리한 도구더라고요. 사진을 확대하고 인화하는 과정에서 흐릿하고 노이즈가 인위적으로 생기는 등 사진이 깨져(?) 보이는 결과물도 오묘한 추상성이 있고요. 화소수가 부족한 이미지의 프린트물은 그 자체로 회화적이에요. 이미지가 깨져 있다는 걸 알게 되는 순간이 바로 일루전이 깨지는 순간으로 생각되고요.

M 색이나 도형들은 건축물의 색에서 비롯된 것인가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그때 제가 느꼈던 감정들이 표현된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촬영한 이미지에서는 형태 정보만 취합합니다.

M 작품을 보다 보면 어떤 실제의 공간이 작가님을 통해서 새로운 공간으로 탄생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저라는 매체를 거쳐서 나오기 때문에 개인적인 해석 방식으로 표현될 거예요. 저는 화면을 일종의 데이터베이스라고 생각해요. 관객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나머지는 보는 분들의 개인적인 경험이나 감정 상태에 따라 완성된다고 보거든요. 저는 그게 추상의 매력이라고 생각하고, 작품의 완성은 그걸 읽어주는 분들의 마음속에서 이루어지는 영역이라고 믿어요.

M 이번 전시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다음 계획도 궁금해요.
제가 사진 위에 올리는 회화들이 비계(Scaffold, 일종의 임시 가설물)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개념을 좀 더 구체화시킨 전시를 기획하고 있어요. 저의 작업 방법을 조금 더 구체화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열심히 도시를 돌아다니면서 휴대폰으로 사진도 많이 촬영하고요(웃음).

Mark Tetto

Mark Tetto

마크 테토는 JTBC〈비정상회담〉의 훈남 패널로 이름을 알렸다. 한국 생활 12년 차, 북촌의 한옥 마을에 거주하며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매일 누리고 있다. 경복궁 명예 수문장을 역임하고, 한국 공예품과 문화재에 관심이 많은 그는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 중 한 명. 매달〈리빙센스〉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을 만나 그들의 작품 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지난봄 ‘아트부산’의 최고 루키는 단연 이희준 작가였다. 그의 이름으로 마련된 단독 부스에서 전시된 작품이 불과 몇 분 만에 솔드아웃됐고, 현재 대한민국 아트 신이 가장 주목하는 젊은 작가로 급부상했다. 지금 가장 핫한 이희준 작가의 개인전이 열린 여름의 한복판, 그의 작업실과 전시장을 찾았다.

CREDIT INFO

에디터
심효진
사진
김덕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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