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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탄 공예를 하는 부부, 스튜디오러시의 작업실

On January 18, 2022

정성 들여 일상의 기물을 만드는 작가 김수아, 이재진 부부가 운영하는 스튜디오 러시가 이태원에 새로운 작업실을 열었다. 한 걸음씩 돌다리를 두드리듯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이들의 속도와 결은 이들이 만든 공간처럼 자연스러워서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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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메리와 바비를 꼭 안고 있는 부부. ‘스튜디오 러시’는 두 사람이 반려묘이던 러시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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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러시의 작업실 입구로 들어서면 보이는 전경. 층고 높은 천장을 가득 채울 만큼 커다란 라탄 공예 조명과 테이블이 있는 이 장면이 스튜디오 러시의 시그니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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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부터 안방, 작은방, 거실이 있는 가정집으로 쓰이던 흔적인 벽체. 그대로 두고 문을 넓혔더니 이처럼 입체적인 공간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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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세워 뼈대를 만들고 수를 놓듯 꼼꼼히 반복 작업을 해야 하는 라탄 공예. 김수아 작가는 시간이 켜켜이 쌓여야 비로소 형태가 완성되는 그 모습이 라탄의 매력이라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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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이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작업을 하는 김수아 작가.

작가 부부의 단란한 작업실 풍경

용산 회나무로 골목에는 남다른 정서가 있다. 남산 언덕배기에 자리한 동네라 경사가 가파르고 길이 좁아 이곳에 터전을 둔 이들은 대개 경차나 스쿠터 한 대씩은 구비한다. 오만 가지 스티커가 붙은 오토바이나 앤티크한 빈티지 카가 세워진 골목에는 오래된 세탁소와 감각적인 라이프스타일 숍, 작은 식물 상점이 있어 기웃이며 산책하는 재미도 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서면 오래된 적벽돌 주택이며 회색 시멘트로 마감한 빌라가 있는 주택가가 나온다. 불과 몇 분 거리 하얏트 호텔과 남산의 산책로로 이어지는 시끌벅적한 거리와는 사뭇 다른 고요함을 풍긴다. 작가 부부 김수아, 이재진 씨의 새로운 작업실도 이곳에 있다.

부부가 1970년대에 지어진 이 건물을 발견한 건 지난해 겨울. 본래 집으로 쓰려고 구한 구옥의 천장을 털어내자 나무 판자와 슬레이트로 엮은 높은 층고의 박공지붕이 나왔고, 작업실에 더 적합하겠다 여겼다고. 그렇게 찾아낸 대들보와 서까래 아래, 이들은 자연의 물질이 지닌 거친 질감을 더한 공간을 만들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높은 천장의 대들보를 따라 삼베 원단이 너울지게 떨어져 내리고, 라탄으로 엮은 커다란 조명이 곳곳에 우주의 행성처럼 둥둥 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테라스 곁의 큰 창 옆, 부부가 흙과 핸디코트를 혼합해 거친 질감을 표현한 캔버스 화폭에 닿는 햇빛과 다른 쪽으로 난 창으로 보이는 남산의 풍광이 아름답다. 이곳에서의 시간은 남산 아래 복닥이는 길거리에서의 삶과 별개로 흐르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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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맞은편에는 라탄 공예 재료를 가지런히 정리한 농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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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 작가의 목공과 김수아 작가의 라탄 작업을 더해 만들어진 스튜디오 러시의 작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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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아래 회나무로의 전경이 고스란히 내려다보이는 창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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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 작가가 함께 사는 반려견을 본떠 만든 3D 모델링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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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에 함께 출근하곤 하는 메리와 바비의 자리는 언제나 창가 곁 작업대 아래에 있는 작은 바스켓이다.

자연한 물성, 무한의 시간

스튜디오 러시는 다양한 물성을 이용해 생활에 편리한 기물을 만든다. 손 맵시 좋은 부부가 만든 다람쥐 모양의 금속 인센스 홀더, 나무로 만든 오브제와 줄자, 가죽으로 만든 스트랩, 라탄 조명과 함 등은 인스타그램 계정(@studio_russi)과 유튜브 채널(Studio Russi)을 통해 소개되며 손맛 있는 기물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누군가는 왜 이렇게 애써 고쳤냐고 물을 수도 있어요. 좋아하는 것을 공간으로 표현하고 그 안에 머물며 나의 세계를 확장하기 위함이죠. 이 공간을 꾸미며 우리의 작업도 점점 더 견고한 방향을 찾아나가는 듯해요.” 두 사람이 다루는 다양한 물성은 이 공간에서 계절을 지나며 스튜디오 러시만의 결을 찾아나가는 중이다. 나무와 라탄, 라탄과 세라믹, 가죽과 나무, 나무와 금속…. 이들은 최근 독특한 질감을 지닌 2가지 물성으로 일상의 기물을 만드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오래 생각하고, 차분하게, 천천히 가고 싶어요. 작업 하나를 내놓을 때도 1~2년 걸릴 때가 많은데 스스로 재촉하지 않기 때문이죠. 작업이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도록 조금씩 완성도를 높이고 싶어요.” 자연스러운 결을 지닌 이들의 공간처럼. 자연한 속도를 지닌 이들의 작업이 어떤 형태를 갖게 될지 기대해봐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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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이 집을 지은 이들은 박공지붕 형태가 그대로 노출될 리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오래된 슬레이트와 곧지 않은 목재가 섞여 있는데 부부는 그런 다양한 질감이 결국 이 공간의 분위기를 완성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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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잘 드는 이곳에서는 식물이 무럭무럭 자란다. 우거진 나무들과 함께해 더욱 빛을 발하는 라탄 조명들.

정성 들여 일상의 기물을 만드는 작가 김수아, 이재진 부부가 운영하는 스튜디오 러시가 이태원에 새로운 작업실을 열었다. 한 걸음씩 돌다리를 두드리듯 완성도를 높여나가는 이들의 속도와 결은 이들이 만든 공간처럼 자연스러워서 편안하다.

CREDIT INFO

에디터
박민정
포토그래퍼
김덕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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