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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중요한 시대, 집의 방향성에 대해 얘기하다

On January 13, 2022

오랜 집콕 생활이 익숙해진 만큼 집이 중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시점에서 ‘집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새삼스럽지 않으며 묵직한 울림이 있다. 최근 집합 주택을 설계하며 집의 방향성에 대해 수도 없이 자문자답했을 디자이너에게 이 질문을 던져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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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유의 미감과 철학을 담은 미니멀한 인테리어를 선보이고 있는 샐러드보울 스튜디오 구창민 대표에게 ‘요즘 시대의 집은 어때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는 집이라는 단어로 문법을 만들고 형상화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그가 매일같이 하는 고민이라고 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2년 가까운 시간을 집이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생활하고 온라인 공간에서 대인관계를 이어나가야 하는 삶을 경험하고 있으니 그 고민은 더욱 깊어졌을 터다. 시각적으로 새로운 공간은 잠깐의 이목을 끌지만 그뿐이다.

유명세를 타고 사람들이 득달같이 몰려드는 핫스폿의 인기는 짧으면 6개월, 길면 2년 정도 지나면 그간의 화려함을 뒤로하고 시들해진다. 공간의 유통기한은 그뿐일까? 그는 “공간은 ‘삶의 본질’을 담아야 한다”는 해답을 제시했다. “매일 함께하는 집의 본질은 ‘편안함’입니다. 집에서는 누구나 밖에서의 생활을 내려놓고 무장해제 할 수 있어야 하죠. 그렇기에 주거 공간은 군더더기 없이 미니멀해야 합니다.”

시선을 사로잡고 마음을 매혹시키는 화려한 장식으로 둘러싼 공간은 보기에는 예쁠지 몰라도 불편함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여백이 많은 공간에는 그곳에 머무는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을 꼭꼭 눌러 담을 수 있다. 사람이 집이라는 옷에 자신을 꾸역꾸역 맞추는 게 아니라 집이 사람에게 맞춰가는 것, 이것이 이상적인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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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0가구가 거주하는 럭셔리한 오피스텔 레이어 청담의 마스터플랜을 의뢰받은 구창민 대표는 삶의 본질을 진정성 있게 담은 차별화된 하이엔드 주거 공간을 만들었다.

총 60가구가 거주하는 럭셔리한 오피스텔 레이어 청담의 마스터플랜을 의뢰받은 구창민 대표는 삶의 본질을 진정성 있게 담은 차별화된 하이엔드 주거 공간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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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라인을 고려해 설계한 레이어드 파사드가 인상적인 레이어 청담의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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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와 돌 등 자연 소재를 사용해 풍부한 질감을 표현하고, 여백에는 빛을 채웠다.

그는 최근 총 60가구가 거주하는 하이엔드 오피스텔 마스터플랜의 의뢰를 받고 작업을 끝냈다. 레이어(LAYR) 청담이 바로 그곳으로, 요즘 유행하는 차별화된 럭셔리 주거 공간을 표방한다. “저는 이 프로젝트에 그간의 고민에 대한 해답을 담았습니다. 레이어 청담은 도심의 한가운데이자 서울을 대표하는 부유한 동네라는 지리적 헤리티지가 있는 청담동에 자리하는데요. 그 어떤 곳보다도 럭셔리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는 이곳에서 과연 어떤 인테리어를 보여줘야 할지 고민했습니다.”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하이엔드 주거 공간은 대리석같이 으리으리한 고급 자재와 고가의 리빙 브랜드 제품들을 채택한 모습이다. 하지만 그는 다른 관점으로 접근하고 싶었다고. “럭셔리한 집이야말로 삶의 본질을 진정성 있게 담을 수 있는 ‘하이엔드 라이프’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니멀하면서 자연친화적이고, 장인의 터치가 담긴 오브제와 함께 예술을 즐기는 삶이 가능한 공간, 그것이 바로 진정한 하이엔드이며 럭셔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고가의 리빙 브랜드 대신 우리와 비슷한 철학을 지닌 아직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를 직접 찾아 다니면서 발굴해 우리만의 하이엔드를 그렸습니다.”

레이어 청담에 대한 설명을 보태자면 내부는 미니멀한 인테리어를 위해 잘 짜인 여백을 설계했다. 나무와 돌 등 자연 소재를 사용해 풍부한 질감을 표현한 대신 여백을 만들어 빛에 그 자리를 내어줬다. 국내 최초로 하향식 복층 구조를 설계한 것도 이 때문이다. 위층에 낮은 층고의 룸이 있는 상향식 복층 구조는 공간 활용이 어려운데, 현관이 위에 있고 아래로 내려가면 주거 공간이 나오는 하향식 형태는 공간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덕분에 여백를 확보하는 것도 좀 더 쉬워진다. 또 다른 차별점은 스카이라인을 고려해 설계한 테라초 레이어드 파사드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공간에는 하늘로 열린 방, 파티오가 있다. 모든 가구에 포함된 공간인 파티오는 소란한 도심에서 자연을 마주하는 여유를 준다. 실내의 활동을 실외로 확장하고 연결할 수 있어 요즘 같은 시대에 더욱 귀한 공간이다.

그뿐 아니라 대부분의 하이엔드 주거 공간에 있는 커뮤니티 대신 예술을 즐기고 영감을 얻을 수 있는 프라이빗 청음실, 프라이빗 키친 등을 만든 것도 차별점이다. 누구나 좀 더 나은 환경과 럭셔리한 집을 꿈꾼다. 영앤리치를 위한 하이엔드 주거 공간이 유행하는 것도 더 나은 주거 환경을 꿈꾸는 사람들의 로망을 타기팅한 결과이다. 그러나 모두가 다 그러한 집에서 살 순 없다. 이때 다시 구창민 대표의 “거창하고 화려한 공간을 만들기에 앞서 삶의 본질을 진정성 있게 고민하면서 주거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조언을 떠올려본다. 집은 우리의 삶을 담는 틀에 불과하다. 개개인의 취향과 시간의 질, 자연과 마주하고 함께하려는 노력으로 공간을 채울 때 비로소 가치가 높은, 요즘 시대의 집이 완성된다. 결국 집에서 누리는 편안한 하이엔드 라이프를 위해 집은 기능해야 한다.

오랜 집콕 생활이 익숙해진 만큼 집이 중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 이 시점에서 ‘집은 어때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은 새삼스럽지 않으며 묵직한 울림이 있다. 최근 집합 주택을 설계하며 집의 방향성에 대해 수도 없이 자문자답했을 디자이너에게 이 질문을 던져보았다.

CREDIT INFO

에디터
한정은
도움말, 사진제공
구창민(샐러드보울 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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