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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골살이

작은 해변 마을로, 테일&드레

On November 30, 2021

번잡스럽고 삭막한 도시를 떠나 시간과 계절의 흐름이 명확한 시골에 자신만의 파라다이스를 만들고 유유자적 살아가는 삶. 많은 사람들이 워너비로 꼽는 삶의 형태다. 요즘 큰 화두인 ‘파이어족’이 되면 이런 생활을 누릴 수 있을까? 하지만 파이어족의 필수조건인 경제적 자유를 얻은 상태로 조기 퇴사를 하는 일은 쉽지 않다. 또한 노동하지 않는 삶이 과연 행복한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각자의 이유로 도시를 떠나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쳇바퀴 도는 삶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가는 그들은 용기 있고 삶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그래서 더 건강한 또 다른 의미의 ‘파이어족’이었다. BRAVO MY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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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함께한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마다 고성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분홍빛 석양을 볼 때나, 아름다운 잔물결이 반짝이는 바닷가를 지날 때처럼요. 어느 날엔 둘이서 밤 수영을 갔는데, 처음엔 캄캄한 바다가 무섭기만 했어요. 하지만 바다에 들어가 고요한 밤하늘에서 쏟아질 듯 반짝이는 별을 바라보는데,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답더라고요. 좀 전까지도 무서워하며 발을 담그는 것조차 망설였는데 말이에요. 그 순간 느꼈어요. 그냥 이렇게 파도에 몸을 맡기고, 물결처럼 흘러가듯 사는 삶도 괜찮겠다고.


TAIL & DRE

2017년 어느 여름날, 삶의 터전이었던 서울을 훌쩍 떠나 고성의 한적한 해변 마을에 둥지를 틀고 도자기 공방 ‘테일 포터리’와 카페 ‘테일’, ‘드레’를 운영하고 있다. 매일 달라지는 아름다운 노을을 함께 바라보며 파도처럼 흘러가는 삶을 산다.
 

2017년의 어느 여름날,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대기업에 다니던 곽용인 씨는 회사와 도시를 훌쩍 떠나 고성의 작은 해변 마을로 향했다. 50년도 더 된 구옥을 구해 직접 내부를 수리하는 동안, 더울 땐 바다에 뛰어들고 밤이면 쏟아지는 별을 바라보며 고생을 잊었다. 공간이 완성되는 동안에는 텐트를 치고 지냈다. 그렇게 탄생시킨 도자기 공방 ‘테일 포터리’에서 월세라도 벌자는 마음으로 커피를 팔기 시작한 것이, ‘고성’ 하면 손에 꼽히는 카페 ‘테일 커피’의 시작이었다. 귀촌을 망설이던 시절, “너 하고 싶은 거 해!” 하며 용기를 불어넣던 여자친구 길고은 씨는 지금은 아내가 되어 고성에서 나고 자란 재료들로 만든 요리를 내놓는 카페 ‘드레’를 운영한다. 미래가 그려지지 않는다고 느꼈던 도시를 떠나, 이제는 내일이 기대된다고 말하는 부부는 푸른 바다 곁에서 가장 환히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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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담긴 공간들
고성에 자리를 잡으며 처음 마련한 공간은 현재 테일 커피로만 운영한다. 빚을 내긴 했지만 온전히 우리만의 것이 된 지금의 건물은 지하는 도자기 공방, 1층은 드레, 2층은 집으로 사용한다. 오래된 주택 건물이라 불편한 점도 있는데, 온기를 머금은 나무 천장이나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뒤뜰을 볼 때면 정말 잘 구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드레의 주방에는 점심부터 해 질 무렵까지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는데, 커피를 내릴 때면 유리잔을 통과한 햇살이 싱크대 벽을 타고 반짝반짝 빛난다. 잔에 담긴 커피를 찰랑찰랑 흔들면 바닥의 햇살도 찰랑찰랑 흔들린다. 그 시간대의 주방을 정말 좋아한다.

고성에서의 달라진 일상
바쁘게 출근 준비를 하던 아침이 사라졌다. 날이 좋으면 바다에 나가 수영을 하거나 서핑도 즐긴다. 작업에 온종일 몰두하기도 하고. 저녁이면 둘이서 바닷가 산책을 나가기도 한다. 서울에서의 일상과 가장 다른 점은 뭘 하든 그 시간에 온전히 몰두한다는 점인 것 같다. 쉴 때도, 일할 때도, 작업할 때도 단순한 일상 속 순간을 즐기게 됐다. 아름다운 노을을 보면 서로에게 전화해서 하늘을 보라고 이야기도 해주고. 서울에선 이렇게 살 여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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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의 일상과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을 하든 그 시간에 온전히 몰두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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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옥에서 작업실,작업실에서 카페로
시작은 단순하고 무모했다. 바닥부터 차근차근 밟아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번번이 학력의 벽에 부딪혔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5년 뒤, 10년 뒤가 잘 그려지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 서핑을 하다 우연히 알게 된 고성에 반해 무작정 떠나왔다. 먹고사는 일에 대한 계획도 거의 없었다. ‘없으면 없는 대로, 못 벌면 못 버는 대로 적게 쓰고 적게 먹으며 살자’라고 생각했다. 텐트 생활을 불사하며 완성한 작업실은 어쩌다 보니 카페로 더 유명해졌고, 작업실은 지금 살고 있는 건물로 옮겨와 더 넓어졌다.

영감을 주는 모든 것
고성에서의 모든 순간이 영감이 된다. 나는 자연의 색감과 느낌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도자기를 만들기 때문에, 자연을 가까이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성은 작업하기에 최적의 장소이다. 푸른 바다, 매일 달라지는 노을, 계절마다 바뀌는 산…. 자연 속에서 만나는 모든 순간이 내 작업의 원천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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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잡스럽고 삭막한 도시를 떠나 시간과 계절의 흐름이 명확한 시골에 자신만의 파라다이스를 만들고 유유자적 살아가는 삶. 많은 사람들이 워너비로 꼽는 삶의 형태다. 요즘 큰 화두인 ‘파이어족’이 되면 이런 생활을 누릴 수 있을까? 하지만 파이어족의 필수조건인 경제적 자유를 얻은 상태로 조기 퇴사를 하는 일은 쉽지 않다. 또한 노동하지 않는 삶이 과연 행복한가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각자의 이유로 도시를 떠나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쳇바퀴 도는 삶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루틴을 만들어가는 그들은 용기 있고 삶을 제대로 즐길 줄 아는, 그래서 더 건강한 또 다른 의미의 ‘파이어족’이었다. BRAVO MY LIFE!

CREDIT INFO

에디터
한정은, 장세현
포토그래퍼
이지아,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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