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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밖에서 자유로운 젊은 아티스트들 (이슬로, 노보)

On September 07, 2021

작품 세계를 생활의 영역으로 확장한 이들이 요즘 대세다. 갤러리 밖에서 자유롭게 호흡하는 젊은 아티스트들과 그들의 굿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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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아티스트, MZ세대 모두에게 사랑을 받는 이슬로 작가의 작품 속 캐릭터들은 웃을 듯 말 듯 새침한 표정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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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 출시한 패브릭 포스터는 슬로코스터 온라인 숍을 통해 발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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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노티드의 마스코트인 ‘슈가베어’ 인형과도 어울리는 슬로코스터의 맨투맨 티셔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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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코스터 사무실과 집 근처에 총 3곳의 작업실이 있다는 이슬로 작가. 일단 의자에 앉아 떠오르는 대로 즉흥적으로 작업하는 스타일이다.

사랑스럽고 따스한 그 모든 것

이슬로 작가의 브랜드 ‘슬로코스터’를 우리말로 하면 ‘천천히 움직이는 롤러코스터’이다. 작품 속 동물들처럼 나른함을 즐기지만 성격이 급해지곤 해서 ‘slow’를 붙였다고. 롤러코스터처럼 오르락내리락하겠지만 그 모든 과정을 찬찬히 즐기겠다는 긍정적인 의미를 담았다. 이슬로 작가는 지난 2020년 유독 새롭고 짜릿한 일들이 많았다. 한남동 알부스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고, 커스텀 작업 위주로 꾸려오던 브랜드 슬로코스터를 리뉴얼 론칭했다. 2020 F/W 컬렉션으로 선보인 니트는 아이유를 비롯한 연예인들이 입으며 큰 인기를 끌었다.

2021년 또한 카페 노티드, 이니스프리 등의 브랜드와 협업이 이어지고 오마이걸의 미니 앨범 <던던댄스>의 아트 비주얼 작업으로 큰 사랑을 받는 중이다. 작가로서, 브랜드 대표로서 꽃길을 걷고 있는 이슬로 작가만의 사랑스러움은 어디서 왔을까? “2011년에 직장을 다니면서 브랜드를 처음 론칭했어요. 의류나 소품에 직접 그림을 그린 아이템으로 여러 편집숍에 입점을 했고요. 꽤 오래 브랜드를 하다가 잠시 휴식기를 가졌는데, 그때 취미로 그림을 그리면서 지금의 페인팅 스타일이 만들어졌어요. 쉬면서 즐겁게 했던 작업들이 보시는 분들에게도 기분 좋게 다가갔나 봐요.” 계획이나 목적 없이 일단 캔버스 앞에 앉아 생각나는 대로 붓을 움직이니 털이 복슬복슬한 인형, 동글동글한 귀여운 동물들, 생글생글하게 피어나는 식물이 그려졌다. 물감이 뭉치고, 마블링이 생기기도 하고, 흘러내리기도 하며 자유롭게.

작가는 작품이 굿즈로 재탄생하는 과정 또한 즐긴다. 작품에게 쓰임새가 생겼다는 사실이 기특하기도 하고, 사용 후기를 보는 것도 재밌다. 슬로코스터를 리뉴얼하면서 처음으로 선보였던 니트류와 러그는 작품 특유의 포근한 분위기가 따뜻한 소재에 표현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최근에는 하늘하늘한 시폰 소재의 패브릭 포스터를 개발해 마니아들의 응원을 받는 중. 9월엔 ‘디즈니’와의 협업도 공개될 예정이라니, 또 한 번 일상이 사랑스러워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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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에는 무한하고 자유로운 물감으로 태어나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이슬로 작가는 흐르거나 뭉치기도 하는 물감 자체의 아름다움을 순수하게 드러내는 작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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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사이즈의 작은 종이 위에서 탄생한 동물들이 스마트폰 그립톡과 카드로 만들어졌다.

A4 사이즈의 작은 종이 위에서 탄생한 동물들이 스마트폰 그립톡과 카드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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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용 문구 브랜드 ‘피스코리아’와 협업한 파우치, 스테이플러 심, 스티커 등.

사무용 문구 브랜드 ‘피스코리아’와 협업한 파우치, 스테이플러 심, 스티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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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십자가, 잡지책, 향수, LP 음반 등을 컬렉팅하고 물건 버리기를 어려워한다는 노보. 그는 사물 애호가로서 주변의 오브제들을 그린다.

빈티지 십자가, 잡지책, 향수, LP 음반 등을 컬렉팅하고 물건 버리기를 어려워한다는 노보. 그는 사물 애호가로서 주변의 오브제들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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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해가 떠 있는 낮 시간 햇살을 받으며 작업을 한다는 작가 노보, 올해 개인전을 목표로 작품 활동을 성실히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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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에게 따뜻한 추억을 선물했던 길고양이가 그려진 머그잔과 함께.

사물이 주는 감정들

노보의 그림 앞에선 말문이 터진다. 캔디, 치약, 티셔츠 등 익숙한 사물이 담겨서인지 관람객들은 각자의 추억을 꺼내 든다. 할아버지 방에 꼭 파란 통의 사랑방 캔디가 있었다, 어떤 맛을 좋아했다는 둥, 하얗고 차가운 보통의 갤러리 안에서는 꺼낼 수 없었던 이야기들. 노보는 회화,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아티스트로 2018년 나이키 글로벌과 최초로 협업한 작가로 알려졌다. 각종 브랜드와의 컬래버레이션 속에서 자신을 표현해온 그가 최근에는 익숙한 사물을 표현하는 작업에 몰두하는 중이다.

“곁에 있던 물건인데 어느 날엔 유독 달라 보일 때가 있어요. 과거의 추억이나 의미가 크게 다가오면서 순간 머릿속에 구도,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작업을 할 땐 어렸을 때처럼 끄적끄적 낙서를 하거나 그림일기를 쓰는 마음으로 해요. 그때가 가장 나답게 그림을 즐겼던 시절이더라고요.” 좋아하는 그림을 좋아하는 방식으로 지속하는 작가 노보. 그는 올해 ‘노보 아파트먼트’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UNDERSTAND’, ‘MORE HOPE RUN’이라는 문구가 적힌 심플한 티셔츠부터 에코백, 타월, 피크닉 백 등을 하나둘씩 선보이는 중. 작품을 그대로 담았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제품마다 새로운 이미지와 메시지를 부여했다.

작업실 근처에서 자주 만났던 고양이를 주제로 에코백을 만들었고 견과류 마니아로서 자신만의 그래놀라를 출시했다. 노보 아파트먼트의 진짜 목표는 재미난 굿즈를 들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펼쳐내는 것인지라, 올해 네 번의 팝업스토어를 차렸다. 작가는 굿즈와 작품을 응시하는 사람들의 제스처, 우연히 맺어진 대화 속에서도 영감을 받는다. 사물에 대한 애착이 강한 만큼, 타인의 일상에 놓일 굿즈를 만드는 일에도 신중해질 수밖에. 그래서 노보 아파트먼트는 건물을 한층 한층 올리듯 침착하게 입지를 다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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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싱사이더에서 만드는 애플사이더에 노보의 디자인을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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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물과의 대화에서 영감을 얻는 그에게 상대방을 이해한다는 것은 중요한 화두다. 그래서 티셔츠에도 적은 문구가 ‘UNDERST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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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아트 북과 인기가 많았던 작품을 프린팅한 엽서. 엽서는 적은 내용이 훤히 다 보이는 속성 자체가 재밌는 물건이라고 소개했다.

작가의 아트 북과 인기가 많았던 작품을 프린팅한 엽서. 엽서는 적은 내용이 훤히 다 보이는 속성 자체가 재밌는 물건이라고 소개했다.

작품 세계를 생활의 영역으로 확장한 이들이 요즘 대세다. 갤러리 밖에서 자유롭게 호흡하는 젊은 아티스트들과 그들의 굿즈.

CREDIT INFO

기획
김의미 기자
사진
이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