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인스타그램 네이버포스트 카카오 스토리 유튜브 네이버TV캐스트 블로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SPECIAL

MZ세대의 대담한 아트 컬렉팅 #3

OiOi 정예슬 대표의 키치 콜렉션

On August 02, 2021

3 / 10
/upload/living/article/202107/thumb/48717-461768-sample.jpg

 

올 상반기 세계 미술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코로나19 팬더믹으로 아트페어가 취소되며 작가들의 발이 묶여 주춤하던 사이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경매가 활성화되고, NFT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작품이 본격적으로 거래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뉴욕 크리스티 온라인 경매에서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의 NFT 콜라주 작품이 6930만 달러, 우리 돈 약 783억원에 팔리며 미술시장을 넘어 경제 분야의 이슈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미술계도 들썩였다. 작가 마리킴의 작품이 국내 첫 NFT 미술품 경매를 통해 약 6억원에 거래되었으며,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의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배나 늘었다는 기사가 쏟아졌다. 주식이나 부동산 관련 뉴스에나 나오던 ‘신고가’라는 단어가 미술품 시장에 연이어 등장하고, RM을 비롯한 톱스타들이 아트페어에 등장해 컬렉터임을 자처하니 여러모로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 트렌드에 민감하고, 소비를 통해 자신의 취향을 드러내는 MZ세대들이 특히 미술계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솔직히 이 모든 관심의 핵심은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이 작품 사면 오를까?’ 하는 기대감이 크다. 그러니 주머니가 가벼운 젊은 세대를 겨냥해 작품에 공동 투자하고 재판매해 수익금을 나누는 공동구매 플랫폼도 여럿 등장하고 있다. 반면 한편에선 여러 전문가들이 여전히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아트 쇼핑에 우려를 내보인다. 지금 미술시장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아트 컬렉팅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일찌감치 아트 컬렉팅에 눈을 떠 예술을 향유하고 소유하는 기쁨을 누려온 이들을 만나 질문을 던졌다. 

/upload/living/article/202107/thumb/48717-461759-sample.jpg

정예슬 대표의 개인 사무실에 걸린 조지 몰튼 클락의 캔버스 작품.

/upload/living/article/202107/thumb/48717-461760-sample.jpg

사무실 벽에 걸린 테일러 화이트의 작품 ‘No, I Cut My Own Hair’ 앞에 선 정예슬 대표.

올해로 설립 10년 차를 맞이한 패션 브랜드 OiOi(오아이오아이)의 정예슬 대표. 2011년 스물두 살에 종잣돈 100만원으로 첫 브랜드를 론칭한 그녀는 디자이너이자 뮤즈로서 자신의 키치한 취향을 녹여낸 감성적인 비주얼을 선보였다. 눈에 확 띄는 로고와 색감, 감각적인 패턴 그 자체가 ‘오아이오아이스러움’으로 자리매김하면서 MZ세대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OiOi는 이미 2018년 100억원 매출을 기록한 뒤로도 이듬해 200억원을 돌파해 가파르게 성장하는 중. 2019년에는 ‘포브스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30인ʼ에 선정되고, 2020년엔 1억원을 기부하며 아너소사이어티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일찌감치 자수성가해 선한 영향력을 실천하는 그녀는 국내외 신진 작가들의 작품 위주로 컬렉션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그것도 사람 키만한 큰 작품을 아크릴 커버 없이 떡 하니 걸어두며 플렉스한다. 올해로 3년째, 이제 막 아트 컬렉팅에 입문한 ‘영 & 리치’ CEO이자 패션계의 아이콘인 그녀에게 키치한 감성을 수혈하는 작품들은 무엇일까?

/upload/living/article/202107/thumb/48717-461762-sample.jpg

롤렉스 시계와 페라리의 차키를 표현한 NOVO 작가의 그림. 정예슬 대표가 처음 샀던 시계와 오래 타던 차가 떠올라서 의미를 담아 구입했다.

3 / 10
/upload/living/article/202107/thumb/48717-461761-sample.jpg

디터 람스의 오디오, 클래시콘 벤치와 함께 매치한 그림은 장콸 작품이다. 그림 왼쪽에는 NOVO와 이정인 작가가 컬래버한 클립 오브제를 배치했다.

디터 람스의 오디오, 클래시콘 벤치와 함께 매치한 그림은 장콸 작품이다. 그림 왼쪽에는 NOVO와 이정인 작가가 컬래버한 클립 오브제를 배치했다.

3 / 10
/upload/living/article/202107/thumb/48717-461763-sample.jpg

벽면에 조지 몰튼 클락의 작품과 김무열 작가의 오브제를 배치했다. 볼륨감 있는 곡선의 드세데 소파를 비롯해 조형미와 볼륨감이 있는 가구들로 채운 거실.

벽면에 조지 몰튼 클락의 작품과 김무열 작가의 오브제를 배치했다. 볼륨감 있는 곡선의 드세데 소파를 비롯해 조형미와 볼륨감이 있는 가구들로 채운 거실.

/upload/living/article/202107/thumb/48717-461764-sample.jpg

영수증을 종이죽으로 만들어 표현한 허수연 작가의 작품.

/upload/living/article/202107/thumb/48717-461765-sample.jpg

기둥에 기댄 액자에 담긴 작품이 정예슬 대표의 첫 컬렉션. 허수연 작가의 드로잉을 모아서 액자로 만들었다.

/upload/living/article/202107/thumb/48717-461766-sample.jpg

장콸 작가의 그림이 블루 톤의 헤스텐스 침대와 어우러진 침실 공간.

집에도, 사무실에도 캐릭터가 그려진 대형 캔버스 작품이 있네요. 어떤 작품인가요? 둘 다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 조지 몰튼 클락(George Morton-Clark)의 작품이에요. 캔버스 위에 오일, 아크릴, 차콜 등으로 만화 캐릭터를 그린 시리즈인데요. 캐릭터들의 움직임이 느껴지는 것도 같고, 표정이 재미있고, 저의 공간에 잘 어울리겠다 싶었어요. 이전에도 같은 작가의 작품을 구매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자유분방한 색감이 맘에 들어서 결정했어요.

이 작가를 정말 좋아하시나 봐요. 이렇게 큰 작품을 세 점이나! 조지 몰튼 클락도 그렇고, 제가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 활동을 꾸준히 지켜보면서 컬렉팅을 늘려가고 싶어요. 미국 작가인 테일러 안톤 화이트(Taylor Anton White)의 작품도 세 점 소장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에 걸린 토끼 캐릭터 작품은 조지 몰튼 클락의 작품 중에선 가장 마지막에 구매하게 됐는데요. 작가가 유명한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게 돼, 곧 작품 가격이 조정될 거라는 소식을 갤러리를 통해서 들었어요. 그래서 가격이 오르기 전 갤러리에서 보유하고 있던 작품을 데려온 거예요. 그 뒤로도 꾸준히 가격이 오르는 걸 보니 미리 사길 잘한 것 같아요!

주로 어떤 경로로 컬렉팅을 하나요? 조지 몰튼 클락과 테일러 안톤 화이트의 작품은 모두 지갤러리(g.gallery)를 통해 모으고 있고 장콸 작가, 노보 작가의 그림은 에브리데이몬데이 갤러리에서 만났어요. 저의 취향에 맞는 갤러리와 꾸준히 소통하면서 작품을 구매하고 있어요.

가장 처음으로 컬렉팅한 작품은 무엇인가요? 2019년 지갤러리에서 열린 허수연 작가의 전시에서 처음으로 컬렉팅을 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전시 소식을 접하고 갤러리에 가서 A1 사이즈의 드로잉을 구매했어요. 작은 사이즈의 작품들을 몇 점 더 구해서 친구들에게 선물도 했고요. 그 일을 계기로 큐레이터에게 갤러리 소속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받고, 조지 몰튼 클락의 대형 캔버스도 소장하게 됐죠.

작품을 본격적으로 수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어렸을 때부터 줄곧 패션 디자인을 지망했는데 고등학교 막바지에 갑자기 산업디자인과로 방향을 틀었어요. 산업디자이너 루이지 콜라니의 작품에 빠져들어서요. 곡선으로 이루어진 미래 지향적인 디자인이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전공을 하면서 자연스레 가구에도 관심을 갖게 되어 최근까지는 디자이너 가구를 많이 모았어요. 루이지 콜라니의 영향을 받아 소파나 의자 모두 곡선으로 된 가구가 많은 편이에요. 국내 아트페어와 갤러리를 틈틈이 다니면서 미술 분야에도 관심을 키워가던 때에 사무실을 옮기면서 빈 벽이 많이 생겼어요. 휑하게 둘 수 없다 싶어 적극적으로 컬렉팅을 하게 됐어요.

가구들은 부드러운 곡선이고 작품들은 키치해요. 서로 무드가 다른데 한 공간에 잘 어울리네요. 내 공간에 잘 맞는 작품을 고르는 노하우 또는 매치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제가 아이보리 색을 좋아해서 사무실도 아이보리로 페인팅을 하고, 옷을 디자인할 때에도 가급적 새하얀 색을 쓰지 않아요. 아이보리 톤의 공간에 어울릴 만한 부드러운 느낌의 가구와 컬러가 조화로운 작품을 고르게 되는 듯해요.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면서는 갤러리의 도움도 받았어요. 그런데 저로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위치에 테일러 화이트의 작품을 달아주신 거예요. 테이블에 앉았을 때 마주 보게 되는 낮은 위치인데요. 느낌이 색다르고 인테리어적으로도 너무 잘 어울려서 만족했어요. 혹시라도 키우는 강아지가 작품을 뜯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다행히 관심을 안 보이네요.

컬러풀한 작품들도 보이는데요? 장콸 작가의 작품을 두 점 소장하고 있어요. 다른 작품들에 비해 색감은 화려하지만 선이나 색이 정돈되어 느낌이 다르죠. 최근 부산 아트페어에 VIP로 초청을 받아서 갔는데, 장콸 작가님 작품 열 점이 모두 솔드아웃됐어요. 저도 어렵게 갤러리 관장님이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던 작품을 구했습니다. 기묘한 분위기가 맘에 들어요.

최근 가장 맘에 드는, 뿌듯한 컬렉션은? 사무실 제 책상 뒤에 있는 작품을 가장 최근에 들였어요. 테일러 화이트의 작품인데 작가가 미국에서 이 작품을 작업하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으로 보고, 그때부터 미리 찜했어요. 그런데 이 작품은 똑떨어지는 규격이 아니라 운반하기가 까다롭다는 피드백을 받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렇게 무사히 도착해서 뿌듯해요. 해체주의적이고 재미와 궁금증을 유발하는 작가 특유의 감성을 좋아해요. 작품 가운데에 캔버스가 걸려 있는데 그 부분은 탈부착도 돼요. 그런데 더 재밌는 건 제목이 ‘No, I Cut My Own Hair’. 무슨 뜻인지 짐작도 안 되고, 이런 작품을 만드는 작가의 비주얼도 너무 독특해서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어요.

나의 버킷리스트, 갖고 싶은 작품이 있나요? 파올라 피비(Paola Pivi)의 작품. 컬러풀한 털로 뒤덮인 북극곰인데 실제 곰 사이즈라 크기가 커요. 정말 제 스타일인데, 강아지가 있는 집에 어떻게 둘 거냐고 남편이 반대를 합니다. 어쩌죠? 갖고 싶은데. 그림 중에는 작년 부산 아트페어에서 봤던 일본 작가 TIDE의 작품인데요. 당시엔 A1 사이즈 정도가 60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구할 수도 없고, 작품가가 치솟았더군요.

3 / 10
/upload/living/article/202107/thumb/48717-461767-sample.jpg

테이블 높이에 배치한 테일러 화이트의 작품.

테이블 높이에 배치한 테일러 화이트의 작품.

CREDIT INFO

기획
심효진, 김의미 기자
사진
김덕창, 이지아, 정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