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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들다

젊은 건축가 부부의 호텔 라운지 같은 집

On July 22, 2021

건축가 고정석, 홍정희 씨 부부가 사는 아파트엔 옛 서울과 가족, 두 헤리티지가 함께 숨쉰다. 두 세대가 함께 사는 이 공간에서 스튜디오 스테이의 건축 원칙과 라이프스타일을 엿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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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석, 홍정희 소장 부부의 거실. 짙은 색 헤링본 소재의 원목마루에 짙은 무늬목으로 만든 사이드테이블, 네모(NEMO)의 AS1C 테이블 램프, 콘란숍의 펠햄 소파를 배치했다. 중후한 이 공간의 무게를 잡아주는 것은 임스의 LCW 체어와 이사무 노구치의 커피 테이블이다.

고정석, 홍정희 소장 부부의 거실. 짙은 색 헤링본 소재의 원목마루에 짙은 무늬목으로 만든 사이드테이블, 네모(NEMO)의 AS1C 테이블 램프, 콘란숍의 펠햄 소파를 배치했다. 중후한 이 공간의 무게를 잡아주는 것은 임스의 LCW 체어와 이사무 노구치의 커피 테이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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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애리 화백이 생전 아프리카와 인도 등의 여행지에서 찾아낸 보석 같은 기념품들이 거실 한쪽에 놓여 있다. 과감한 컬러 사용을 좋아하는 어머니의 취향에 따라 거실은 무늬목과 유광 블루 컬러의 패널로 포인트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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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 위치한 이 집은 창을 열면 개인 화단으로 나갈 수 있어 좋다. 고정석, 홍정희 소장은 기존에 있던 난간을 철거해 창밖의 녹음을 그대로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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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으로 들어서면 보이는 도애리 화백의 작품. 그는 유화 물감을 두텁게 여러 번 덧칠하고, 그것을 조금씩 깎아내며 생기는 ‘질감’에 집중한 독특한 화풍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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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네모의 테이블 램프와 거실 장에 맞춰 만든 사이드테이블, 그리고 그레이 컬러 소파의 궁합을 좋아한다.

성숙한 공간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건축가 고정석, 홍정희 씨 부부가 이끄는 건축사사무소 ‘스튜디오 스테이’를 대표하는 몇 가지 프로젝트가 있다. 강원도 양양의 갯마을 해수욕장이 내려다보이는 프라이빗 게스트하우스 ‘써니사이드업’, 양평 서종에서 새로운 형태의 농업 방식을 이용하는 연구소 ‘글래스 하우스 랩’, 영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서 영화감독 웨스 앤더슨이 연출한 비주얼을 지표로 설계한 남산맨션 프로젝트. 각각의 프로젝트는 극명하게 다른 스타일이나 구심점이 있다. 바로 건축가의 태도다.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다양한 경험과 기억을 만들어내면서, 사진으로 찍었을 때보다 그 공간에 있을 때 더욱 편안하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스튜디오 스테이가 말하는 ‘좋은 공간’의 핵심에는 그 집에 사는 사람이 기존에 지니고 있던 기물과 지나온 삶의 지점이 있다. 스튜디오 스테이는 이를 읽고, 각각의 공간에 맞는 새로운 질감을 입히는 것이 건축가의 역할이라 여긴다.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드는 건축가 부부의 집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고정석, 홍정희 소장은 서울 송파구에 있는 ‘올림픽 훼미리 타운’으로 <리빙센스>를 초대했다. 이 아파트는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올림픽선수기자촌과 함께 선수의 가족들이 머물 수 있는 숙소로 지어진 곳. 세월과 함께 조금 부식되었으나, 지금의 아파트와는 다른 면들이 있어 그걸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아파트 1층 세입자들이 창문 앞에 보이는 화단을 가꿀 수 있도록 화단과 거실 창 사이에 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마치 고즈넉한 단독주택이 연상될 만큼 커다란 나무가 창가에 있는 것 등. 두 사람이 이 아파트를 리모델링한 것은 올해 초다.

부부는 홍소장의 어머니 도애리 화백이 암 투병 동안 당신이 좋아하던 호텔의 라운지처럼 편안하게 휴식하길 바라며 이 집을 고쳤다. 그래서 거실엔 TV가 없고, 욕실은 호텔처럼 말끔하다. 도 화백이 평생 모은 고가구, 예술품, 그의 작품들은 자체만으로도 강렬하기에, 그와 어우러지도록 짙은 색의 목재로 벽면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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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바라본 다이닝 룸과 주방. 왼쪽 벽면에는 도애리 작가의 화폭이 있다.

거실에서 바라본 다이닝 룸과 주방. 왼쪽 벽면에는 도애리 작가의 화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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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홍정희 소장. 그는 요즘 새 식구 ‘럭키’를 돌보는 시간이 많아졌다.


요즘은 공간을 시각적으로 소비하는 경향이 있어요. 중요한 건 균형이 아닐까요?
좋은 브랜드보단 공간의 밸런스에 집중해볼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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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 걸린 유화는 도애리 작가의 작업.

감각으로 소비하는 공간

어머니가 작고하고, 부부는 아버지와 함께 이 집에서 살기로 결심했다. 가족의 역사가 담긴 옛것은 그대로 두고, 새로운 감각을 더해 공간을 고치는 온고지신의 마음으로 공간을 꾸몄다. “어머니가 아프리카, 인도 등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가져온 것의 일부만 꺼내두었어요. 커피머신이나 정수기는 다 새것으로 바꿀 수도 있었고, 매립형으로 고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죠. 익숙한 건 그대로 둬야 한다고 생각해요.” 익숙한 것을 그대로 두자 비로소 그에 어울리는 것들이 생각났다. “뻔할 수 있는 노구치 커피 테이블과 임스 라운지체어지만, 이 공간과 잘 어우러져 무게감 있는 공간을 완성했어요.”

두 사람이 생각하는 집은 ‘머물고 싶은 공간’이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공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공간. “사람이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아주 원초적인 구조 또는 재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런 고민이 거듭될수록 기본에 집중하려고 애쓴 것일까? 옅은 민트색을 발하는 무늬목과 파란색 유광 패널, 고가구의 매칭으로 성숙한 공간의 맛을 보여주는 거실만큼이나 멋스러운 것은 침실과 욕실이다. 기본에 집중하는 한편, 물성의 변주를 통해 색다른 공간의 결을 만들었다. 가죽, 우드, 패브릭 그리고 때때로 석재. 물성의 변주로 만든 따뜻한 방들은 따뜻한 결을 지녀 오감을 만족시키기 충분하다.

이렇게 완성한 공간에서 부부는 매일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되도록 야근은 하지 않고, 거실에서 와인 한두 잔을 마시고, 음악도 듣는다. 이런 시간이 부부의 취미 생활이자 일상의 기쁨으로 다가온다. “공간에 들어가는 가구의 브랜드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공간이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성숙한 감각으로 일상을 누리는 집은 과연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정답은 없지만, 이 건축가 부부의 집이 좋은 참고서임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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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자로 만든 주방은 홍 소장의 어머니가 쓰시던 기물과 도예가로부터 선물로 받거나 구매한 그릇들이 즐비한 공간이다. 부부는 어머니가 남긴 유산이라고 여긴다.

‘ㄷ’자로 만든 주방은 홍 소장의 어머니가 쓰시던 기물과 도예가로부터 선물로 받거나 구매한 그릇들이 즐비한 공간이다. 부부는 어머니가 남긴 유산이라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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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자로 만든 주방은 홍 소장의 어머니가 쓰시던 기물과 도예가로부터 선물로 받거나 구매한 그릇들이 즐비한 공간이다. 부부는 어머니가 남긴 유산이라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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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의 녹음을 그대로 볼 수 있도록 통창으로 배치한 아버지의 침실.

창밖의 녹음을 그대로 볼 수 있도록 통창으로 배치한 아버지의 침실.

부부가 함께 쓰는 미니멀한 침실.

부부가 함께 쓰는 미니멀한 침실.

부부가 함께 쓰는 미니멀한 침실.

가족 여행을 다니며 모은 독특한 형태와 질감의 기물들이 놓여 있다.

가족 여행을 다니며 모은 독특한 형태와 질감의 기물들이 놓여 있다.

가족 여행을 다니며 모은 독특한 형태와 질감의 기물들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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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희 소장의 아버지가 사용하는 방에는 호텔 라운지를 연상케 하는 작은 서재 공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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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실 옆 공간에는 선반을 제작해 스피커와 작품을 배치했다.


머물고 싶은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다양한 경험과 기억을 만들어내면서, 사진으로 찍었을 때보다 그 공간에 있을 때 더욱 편안하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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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 당시 좁은 욕실의 내력벽을 철거하고 호텔식 욕실로 시공했다.

리모델링 당시 좁은 욕실의 내력벽을 철거하고 호텔식 욕실로 시공했다.

건축가 고정석, 홍정희 씨 부부가 사는 아파트엔 옛 서울과 가족, 두 헤리티지가 함께 숨쉰다. 두 세대가 함께 사는 이 공간에서 스튜디오 스테이의 건축 원칙과 라이프스타일을 엿봤다.

CREDIT INFO

기획
박민정 기자
사진
김덕창
디자인,시공
스튜디오 스테이(Studio ST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