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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오의 내일의 공예11

전통 가구에 현대의 미감을 더한 나무 가구

On July 08, 2021

나무로 만든 가구는 일상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생활용품이다. 쓸모를 잃은 전통 가구에 현대의 미감을 더해 컨템퍼러리한 가구를 만드는 목수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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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짜맞추기 기법으로 가구를 제작하는 권원덕 목수.

모듈형 소반 2점을 쌓아 오브제를 진열해두는 용도로 활용했다.

모듈형 소반 2점을 쌓아 오브제를 진열해두는 용도로 활용했다.

모듈형 소반 2점을 쌓아 오브제를 진열해두는 용도로 활용했다.

소목장 조석진 장인의 제자였던 권원덕 목수는 전통 기법을 기반으로 다양한 가구를 제작한다.

소목장 조석진 장인의 제자였던 권원덕 목수는 전통 기법을 기반으로 다양한 가구를 제작한다.

소목장 조석진 장인의 제자였던 권원덕 목수는 전통 기법을 기반으로 다양한 가구를 제작한다.

늘 곁에 두었던 나무 가구

나무로 만든 가구는 오래전부터 우리와 삶을 함께하는 중요한 물건이었다. 예전에는 딸을 낳으면 마당 한쪽에 오동나무를 심었고, 혼례 날짜가 정해지면 나무를 베어 함을 짜고 혼수로 보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좋은 나무 가구를 곁에 두고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나무로 가구를 만드는 사람은 소목장이라고 불렀다. 대목장은 건축물을 만드는 장인, 소목장은 나무로 창호, 목기, 목가구를 제작하던 장인을 일컫는다. 소목 일은 주로 우리의 일상에서 사용하는 각종 문방구류, 의식주에 필요한 생활용품을 만들었던 분야로 우리나라는 조선시대부터 섬세하고 정교한 목공예가 발전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목가구는 나무의 특질을 살려 자연미를 느낄 수 있는 게 특징. 화려한 칠이나 정교한 조각보다는 나무가 갖고 있는 무늬의 결을 대칭으로 사용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전통 가구 제작 방식의 특징은 ‘짜맞추기’다. 못을 박지 않고 홈이나 구멍, 턱 등을 만들어 목재끼리 서로 맞물려서 만드는 방식이다. 잘 짜 맞춘 가구는 쇠못을 박지 않아도 틀어지거나 흔들리지 않으며 고쳐가면서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짜맞춤도 연귀 맞춤, 제비초리 맞춤, 주먹장 사개 맞춤 등 방식이 다양한데 가구의 디자인이나 특성에 따라 달리 사용한다. 짜맞추기 기법으로 제작한 가구는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못을 사용하거나 본드를 사용하는 방식에 비하면 제작 기간도 길고 비용도 비싸다. 또한 시대가 바뀌면서 전통 가구의 쓸모가 현대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아 전통 디자인과 방식을 고집하는 소목장이 설 자리가 점차 좁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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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원덕 목수의 작업실 ‘농방’의 전경.

전통 짜맞추기 기법으로 가구를 조립하는 권원덕 목수.

전통 짜맞추기 기법으로 가구를 조립하는 권원덕 목수.

전통 짜맞추기 기법으로 가구를 조립하는 권원덕 목수.

양태오 디자이너가 권원덕 목수에게 전통 방식으로 가구를 제작하는 법을 배워보았다.

양태오 디자이너가 권원덕 목수에게 전통 방식으로 가구를 제작하는 법을 배워보았다.

양태오 디자이너가 권원덕 목수에게 전통 방식으로 가구를 제작하는 법을 배워보았다.

조선의 가구, 현대의 옷을 입다

목수 권원덕은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19호 고(故) 조석진 장인의 제자이다. 나무가 좋아 늦은 나이에 목수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조선 가구의 간결한 디자인과 정밀한 기술에 반해 조석진 장인을 찾았다. 그의 슬하에서 조선 가구의 전통 기술을 전수받은 권원덕 목수에게는 전통 가구를 만들며 승승장구할 수 있는 탄탄대로가 펼쳐진 것. 하지만 그는 전통 가구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장인으로부터 배운 전통 기술과 구조 원리, 정신을 바탕으로 현대적 디자인을 가미해 현대의 삶과 무난히 어울릴 수 있는 가구를 만들기 시작했다. 2017년 예올의 ‘젊은 공예인’에 선정된 권원덕 목수는 전통의 핵심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양태오 디자이너가 완주에 위치한 권원덕 목수의 작업실 ‘농방’을 찾아 작가의 작업 과정을 함께 지켜보며 공예의 미래를 논했다.

작업실 벽면에 걸린 메모판에 권원덕 작가가 좋아하는 가구의 이미지를 붙여놓았다.

작업실 벽면에 걸린 메모판에 권원덕 작가가 좋아하는 가구의 이미지를 붙여놓았다.

작업실 벽면에 걸린 메모판에 권원덕 작가가 좋아하는 가구의 이미지를 붙여놓았다.

책 반닫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수납장 디자인.

책 반닫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수납장 디자인.

책 반닫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수납장 디자인.

안녕하세요! 전통과 현대를 유연하게 다루는 전수자를 만나서 반갑습니다. 어떤 인연으로 조석진 장인의 제자가 되어 가구를 만들게 되었어요? 나무가 좋아서 나무 만지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게 시작이에요. 원래는 반도체를 전공하고 관련 회사를 다녔는데 영 적성에 맞지 않았어요. 나무 만지는 일이 가장 좋은데 어떤 일을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 늘 지나다니던 길에 있던 공방에서 일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좀 더 본격적으로 나무 일을 배우고 싶었는데, 그 공방 사장님이 조석진 장인 밑에서 일을 배웠거든요. 자연스럽게 조석진 장인의 제자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장인의 제자가 되면 어떤 것부터 배우나요? 공방에서 목공을 배우긴 했지만, 전통 가구를 만든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나무라는 걸 제대로 배워본 적도 없어 막상 도와드릴 일도 없었더라고요(웃음). 청소와 잔심부름을 하면서 어깨너머로 배워야 했죠. 게다가 학교가 아니었기 때문에 체계적인 교육 커리큘럼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장인이 작업하는 걸 옆에서 보면서 눈으로 익혀야 했어요. 그런데 신기한 건 옆에서 보는 시간이 쌓이니까 전통 제작 방식인 짜맞춤을 어떻게 하는 건지 감이 오더라고요. 조금씩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지면서 본격적으로 짜맞춤 가구를 제작하게 되었고, 조석진 장인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제가 해야 할 일이 많아지게 됐는데 그런 상황에서 제 나름대로 가구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생긴 것 같아요.

전통 가구를 만든 장인에게 일을 배웠는데 작가님의 작업들은 굉장히 현대적이네요. 조석진 장인이 돌아가시고 나서 제가 갈 길에 대해 고민했어요. 당시에 전통을 더 파고들어가서 전통공예대전 같은 공모전을 준비하려고도 했는데 솔직히 좀 더 현대적인 게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를 더 하게 됐고, 아트 퍼니처로 유명하신 최병훈 교수님께 배우면서 제 가구에 대한 정의를 새로 시작하게 된 거죠.

가구가 좋아서 학교도 다시 다녔을 정도로 열정을 다해 가구를 만드셨군요! 고민도 많았던 시기였어요(웃음). 전통과 현대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혼자서 나만의 장르를 개척해야 했어요. 은사님인 조석진 장인께서 하셨던 전통 가구도 우리가 지켜야 할 분야이지만, 한국적인 디자인은 현대 가구 작업에서도 분명히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꼭 옛날의 물건이 아니더라도 한국적인 것을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도 가치가 있을 거라고 봤어요. 어쩌다 보니 저는 전통과 현대 중간에 있는 사람이 되었고, 누군가는 전통을 추구하려면 현대적인 가구를 만들면 안 된다고 하기도 했죠. 그런데 저는 이쪽도 재미있고 저쪽도 재미있던 터라, 그 중간에서 가장 재미있는 걸 하겠다고 결론을 내렸어요.

작품의 콘셉트를 설명해주신다면요? 대학원에 진학해서 가구를 만들려고 했는데 제 안에서 그려지는 게 대부분 사각형이었고, 결과물도 전통 가구 스타일이 나오더라고요. 처음에는 현대적인 걸 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런 성향들도 버리고 싶었는데, 하다 보니까 그게 저의 가장 큰 강점이었어요. 그래서 전통 가구에 현대적인 터치를 더하게 됐어요. 전통적인 가구에서 형태는 가져왔지만 기능은 다르게 시도해봤죠. 예를 들면 전통 책 반닫이의 디자인을 가져와서 수납장으로 만드는 식이에요. 아직 진행 중이지만 앞으로 재미있는 작업물이 나올 것 같아요.

좋은 아이디어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예올과의 프로젝트는 어땠어요? 예올과 프로젝트로 만든 모듈형 소반도 재미있는 작업이었어요. 하나씩 사용하면 소반이지만, 차곡차곡 쌓으면 사방 탁자로 활용할 수 있거든요. 사용하는 사람의 필요에 따라 층수를 달리하면 어떤 공간에서도 활용하기 편해요. 그래서인지 반응도 좋았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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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원덕 목수의 작업실 전경. 선반과 벽에 가지런히 정리된 도구와 자재들이 인상적이다.

권원덕 목수의 작업실 전경. 선반과 벽에 가지런히 정리된 도구와 자재들이 인상적이다.

부품에 홈을 파는 일은 짜맞추기 기법의 핵심 과정이다.

부품에 홈을 파는 일은 짜맞추기 기법의 핵심 과정이다.

부품에 홈을 파는 일은 짜맞추기 기법의 핵심 과정이다.

권원덕 목수의 작업실 전경. 선반과 벽에 가지런히 정리된 도구와 자재들이 인상적이다.

권원덕 목수의 작업실 전경. 선반과 벽에 가지런히 정리된 도구와 자재들이 인상적이다.

권원덕 목수의 작업실 전경. 선반과 벽에 가지런히 정리된 도구와 자재들이 인상적이다.

나무를 좋아하고 나무를 다루고 싶어 공예가의 길로 들어선 권원덕 목수.
나무라는 매개체를 통해 전통과 현대가 서로 조화롭게 어울릴 수 있도록 스승에게 배운 전통 기술을 이용해 현대적 쓰임에 맞게 가구를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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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실 바로 옆 전시실에는 권원덕 목수가 그동안 만든 작품들을 진열해두었다. 사진 속 수납장은 나무의 결을 그대로 살려 멋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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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판을 다양한 색으로 옻칠한 소반들.

상판을 다양한 색으로 옻칠한 소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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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기법과 디자인을 간직하면서도 현대적인 아름다움과 쓰임을 살린 권원덕 목수의 가구들.

전통적인 기법과 디자인을 간직하면서도 현대적인 아름다움과 쓰임을 살린 권원덕 목수의 가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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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오 디자이너의 거실과 잘 어울리는 권원덕 목수의 소반과 의자. 2017년 ‘예올이 뽑은 젊은공예인상’을 수상하며 제작한 작품이다.

권원덕 목수의 의자는 가볍고 튼튼할 뿐 아니라 착석감도 매우 좋아 오래 앉아 있어도 편안하다.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양태오 디자이너.

권원덕 목수의 의자는 가볍고 튼튼할 뿐 아니라 착석감도 매우 좋아 오래 앉아 있어도 편안하다.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양태오 디자이너.

권원덕 목수의 의자는 가볍고 튼튼할 뿐 아니라 착석감도 매우 좋아 오래 앉아 있어도 편안하다.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양태오 디자이너.

운치 있는 찻상을 완성하는 권원덕 목수의 소반.

운치 있는 찻상을 완성하는 권원덕 목수의 소반.

운치 있는 찻상을 완성하는 권원덕 목수의 소반.

소반은 나무 본연의 아름다운 결이 돋보여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다.

소반은 나무 본연의 아름다운 결이 돋보여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다.

소반은 나무 본연의 아름다운 결이 돋보여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다.

밸런스가 좋은 물건의 아름다움

‘내일의 공예’ 시리즈를 통해 여러 장인들을 만나며 전통 공예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온 양태오 디자이너. 아름다운 디자인, 장인의 공예 정신, 현대적인 쓸모를 모두 갖추는 것이야말로 급변하는 시대에 전통 공예가 직면한 가장 큰 숙제라고 생각해왔는데, 조석진 장인의 전수자인 권원덕 목수를 만난 후 해답을 찾은 기분이었다. 이 모든 조건을 두루 갖춘 공예품을 접하고 사용하는 경험은 무척이나 만족스러웠다고. “전통 공예품도 조선시대에는 컨템퍼러리한 가구였고, 시간이 흐르는 대로 그 시대상에 맞게 변화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권원덕 목수의 작품은 전통 가구가 지금 우리의 공간과 실생활에서 잘 쓰일 수 있도록 진화한 것처럼 보입니다. 현대의 공간과 가구가 싸우지 않고 조화롭게 어울리는 모습이 정갈한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전통 기법과 디자인에서 출발한 가구가 현대의 미감을 갖추고 유용한 쓸모까지 겸비한 균형감각에 감탄했다는 양태오 디자이너. 권원덕 목수의 가구는 전통과 현대 사이에서 중도의 미를 보여준 공예품으로 전통 공예의 이상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듯하다.

<리빙센스>×디자이너 양태오×예올
내일의 공예 프로젝트’ 열 한 번째 이야기- 소목장
라이프스타일의 품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주는 매거진 <리빙센스> , 전통문화를 바르게 이해하고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는 일에 힘쓰는 단체 예올, 우리의 전통을 토대로 세계에서 인정받는 동시대적 미감을 구축하고 있는 디자이너 양태오가 의기투합해서 한국의 전통공예 장인들을 찾아갑니다. 우리의 전통 문화유산을 지키고 이어오는 장인을 만나 한국공예의 미래를 그려보고 그 현대적 쓰임을 구체화할 예정입니다. 소개된 공예품은 예올샵(www.yeol.org/product)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나무로 만든 가구는 일상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생활용품이다. 쓸모를 잃은 전통 가구에 현대의 미감을 더해 컨템퍼러리한 가구를 만드는 목수를 만났다.

CREDIT INFO

기획
심효진 기자
사진
김덕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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