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인스타그램 네이버포스트 카카오 스토리 유튜브 네이버TV캐스트 블로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FEATURE

자연을 품은 유리온실 #2

인형작가 자매의 유리 온실 작업실, 제이플래닛

On May 12, 2021

1949년 미국의 건축가 필립 존슨은 호숫가 작은 언덕 위에 유리를 재료 삼아 집을 지었다. 자연의 일부이면서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그의 집은 오늘날 우리가 지향하는 삶의 태도와 맞닿아 있다. 내외부의 경계를 허물고 자연의 생동감을 오감으로 느끼려는 시도가 많아지는 요즘, 필립 존슨의 집처럼 독립적인 형태의 글라스 하우스나, 데크를 활용한 선룸 시공 사례가 늘고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유리온실을 지은 집주인들을 만났다. 그들은 말한다. 작은 유리온실 하나가 삶을 통째로 바꿔놓았노라고.

3 / 10
/upload/living/article/202105/thumb/48054-452999-sample.jpg

골목과 연결된 뒷마당에 위치한 제이플래닛의 유리온실.

골목과 연결된 뒷마당에 위치한 제이플래닛의 유리온실.

자매의 공유 온실

충주에 있는 패브릭 인형 작업실 제이플래닛(@jplanet_official)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골목 안쪽에 자리한다. 낮은 세 채의 건물이 연결된 형태의 구옥을 개조한 이곳이 더욱 특별한 것은 뒷마당의 유리온실 덕분. 따뜻한 햇살을 온전히 품는 유리온실 안에 이국적인 가구와 식물을 놓아 마치 어느 휴양지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따뜻한 감성을 좋아하는 자매 작가들이 만든 패브릭 인형들.

따뜻한 감성을 좋아하는 자매 작가들이 만든 패브릭 인형들.

따뜻한 감성을 좋아하는 자매 작가들이 만든 패브릭 인형들.

온실의 한쪽은 원래 수돗가가 있던 자리. 수도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세면대를 설치했는데 요즘 같은 시기에 활용도가 높아 만족스럽다.

온실의 한쪽은 원래 수돗가가 있던 자리. 수도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세면대를 설치했는데 요즘 같은 시기에 활용도가 높아 만족스럽다.

온실의 한쪽은 원래 수돗가가 있던 자리. 수도를 그대로 살리기 위해 세면대를 설치했는데 요즘 같은 시기에 활용도가 높아 만족스럽다.

3 / 10
/upload/living/article/202105/thumb/48054-453001-sample.jpg

식물원의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이 좋아 만들게 된 유리온실은 자매의 작업실이 되기도 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사랑방이 되기도 한다.

식물원의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이 좋아 만들게 된 유리온실은 자매의 작업실이 되기도 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사랑방이 되기도 한다.

식물원에서 영감을 얻은 유리온실을 시공하기까지

인형 작가 이현정, 이정희 씨. 둘은 사촌지간이지만 어렸을 때부터 친자매 이상의 우애를 다져왔다. 시시콜콜한 것까지 공유하는 두 사람은 패브릭 인형을 만드는 공통의 취미를 가졌고,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의 작업실을 만든 것은 4년 전. 하나의 집에 세 채의 건물이 있는 구옥을 수리해 작업실을 열었고, 이후 주변으로 청년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작가들의 골목이 형성됐다.

“저희 집 뒷문으로 연결된 골목에 청년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유동인구가 많아졌어요. 뒷문으로 다니는 고객들과 주변 청년 가게들과의 교류를 위해 뒷마당에 유리온실을 만들기로 했죠.” 자매가 영감을 받은 것은 아이들과 간 식물원에서였다. 유리로 된 온실의 아늑한 분위기와 따뜻함이 마음에 들었다. 이후 핀터레스트에서 다양한 시안들을 수집했다.

“저희 작업실이 화이트 콘셉트라 유리온실의 뼈대를 화이트로 해야겠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어요. 작업실 건물의 박공지붕 형태를 그대로 이어가기 위해 지붕을 최대한 뾰족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고요.” 워낙 자매의 취향이 비슷한 터라 여기까지는 물 흐르듯 진행됐으나 시공이 문제였다. 8년 전부터 집과 작업실 인테리어 공사를 함께해온 목수가 유리온실 시공 경험이 전무했던 것. 하지만 그간 합을 맞춘 작업물의 결과가 좋았고, 자매의 취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터라 함께 힘을 모아 하나씩 해결해가며 지금의 유리온실을 만들게 되었다.

뒷마당 전체에 깔린 자갈 위에 방부목을 덮어 데크로 만들었다. 한낮에는 하얀 데크 위로 떨어지는 유리온실의 그림자가 멋스러운 오브제가 된다.

뒷마당 전체에 깔린 자갈 위에 방부목을 덮어 데크로 만들었다. 한낮에는 하얀 데크 위로 떨어지는 유리온실의 그림자가 멋스러운 오브제가 된다.

뒷마당 전체에 깔린 자갈 위에 방부목을 덮어 데크로 만들었다. 한낮에는 하얀 데크 위로 떨어지는 유리온실의 그림자가 멋스러운 오브제가 된다.

유리온실의 한쪽 벽면은 작업실로 이어지는데, 문을 활짝 열어두면 하나의 유기적인 공간이 된다. 
04

유리온실의 한쪽 벽면은 작업실로 이어지는데, 문을 활짝 열어두면 하나의 유기적인 공간이 된다. 04

유리온실의 한쪽 벽면은 작업실로 이어지는데, 문을 활짝 열어두면 하나의 유기적인 공간이 된다.

패브릭 인형들을 만드는 자매 작가의 따뜻한 감성이 유리온실의 아늑함과 잘 어울린다.

패브릭 인형들을 만드는 자매 작가의 따뜻한 감성이 유리온실의 아늑함과 잘 어울린다.

패브릭 인형들을 만드는 자매 작가의 따뜻한 감성이 유리온실의 아늑함과 잘 어울린다.

온실, 사랑방이 되다

자매의 유리온실은 바닥 면적 3×2.5m에 높이 2.8m 규모로, 완성까지 총 2주의 시간이 걸렸다. 자갈이 깔린 마당에 방부목을 덮어 데크를 만들고 옆집 담벼락과 맞대어 벽을 세웠다. 온실의 프레임은 갈바로 세웠는데, 부분부분 미리 제작해두었다가 현장에서 연결만 해 의외로 작업은 간단했다. 단열과 방음이 잘되는 튼튼한 강화유리로 전체를 덮고 앞뒤에 슬라이딩 유리문을 다는 것으로 유리온실이 완성됐다.

“저희가 유리온실을 시공한 지 딱 1년이 됐는데요. 1년 전에는 우리나라에서 유리온실을 시공한 사례가 많지 않았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꼼꼼하게 신경 쓰면서 해결할 수밖에 없었죠. 공사비도 많이 들더라고요. 저희는 양옆으로 벽이 있어 천장을 포함해 3면만 세웠는데도 650만원의 비용이 들었거든요. 여기에 하나에 75만원짜리 슬라이딩 유리문 2개를 달았으니 총 800만원의 비용이 든 셈이에요.”

하지만 만족도는 그 이상이다. 유리온실의 원래 용도는 자매의 작업실 겸 원데이 클래스를 여는 공간. 하지만 모두의 사랑방으로 더 각광받고 있다. 주변 청년 가게 사장님들은 출근길에 꼭 온실에 들러 차 한 잔 마시면서 하루의 시작을 연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도 마찬가지. 패브릭 인형과 소품들을 둘러보다 찻잔을 들고서는 자연스럽게 온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따뜻한 것도 만족스럽다. 한겨울의 가장 추운 한 달 정도를 제외하고는 겨울에도 햇빛을 받으면 온실 내부가 따뜻하다. 온실의 열기 덕분에 난방비가 줄어드는 효과도 있었다고. 단점은 한여름에 무척 덥다는 것. 이 때문에 유리온실의 지붕을 타폴린(타프)으로 덮어 여름을 났다.

“경험이 부족해서 저희가 몰랐던 점이에요. 유리온실을 시공할 분들은 시공할 때 자동 블라인드를 설치하거나, 타프나 천을 쉽게 고정할 수 있는 고리를 미리 만들어둘 것을 권해요. 또 창문을 내면 통풍이 잘되어 더위를 나기에 더 좋을 것 같아요.”

/upload/living/article/202105/thumb/48054-453005-sample.jpg

작업실에서 바라본 유리온실 전경.

“식물원의 온실에서 느낀 따뜻함이 정말 좋았어요. 저희의 작업 공간에서도 아늑한 분위기를 느꼈으면 해서 유리온실을 만들었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따뜻한 데다 실내에서 사계절의 변화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 좋아요.”

 

자연을 품은 유리온실 시리즈 기사
#1 언덕을 품은 글라스 하우스 스테이모든날&온이재
#2 인형작가 자매의 유리 온실 작업실, 제이플래닛

1949년 미국의 건축가 필립 존슨은 호숫가 작은 언덕 위에 유리를 재료 삼아 집을 지었다. 자연의 일부이면서 자연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그의 집은 오늘날 우리가 지향하는 삶의 태도와 맞닿아 있다. 내외부의 경계를 허물고 자연의 생동감을 오감으로 느끼려는 시도가 많아지는 요즘, 필립 존슨의 집처럼 독립적인 형태의 글라스 하우스나, 데크를 활용한 선룸 시공 사례가 늘고 있다. 각자의 방식으로 유리온실을 지은 집주인들을 만났다. 그들은 말한다. 작은 유리온실 하나가 삶을 통째로 바꿔놓았노라고.

CREDIT INFO

기획
한정은 기자, 임지민(프리랜서)
사진
정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