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인스타그램 네이버포스트 카카오 스토리 유튜브 네이버TV캐스트 블로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FEATURE

악뮤 찬혁과 사진가 임재린의

반박할 수 없는 멋, 세이 투셰(SAY TOUCHÉ)

On April 14, 2021

여기 스물여섯 살의 두 크리에이터가 있다. 악동뮤지션 이찬혁과 사진가 임재린은 업종의 경계를 넘나들며 창작열을 불태운다. 이들이 이달 론칭한 브랜드 ‘세이 투셰(SAY TOUCHÉ)’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적정 지점의 멋을 지향하며, 취향과 감도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망원동 골목에 위치한 세이 투셰 사무실에서 두 사람을 만나 새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3 / 10
/upload/living/article/202104/thumb/47806-449938-sample.jpg

반지와 아이웨어를 걸 수 있는 홀더인 ‘맨드릴’. 개코원숭이가 지닌 야생적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었다.

반지와 아이웨어를 걸 수 있는 홀더인 ‘맨드릴’. 개코원숭이가 지닌 야생적 이미지에서 영감을 얻었다.

세이 투셰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임재린(이하 재린) 세이 투셰는 음악가 이찬혁과 사진가 임재린이 함께 만든 리빙 브랜드예요. 브랜드의 콘셉트는 펜싱에서 쓰는 개념인 ‘투셰(Touché)’에서 따왔어요. 투셰는 상대에게 허점을 찔리고 실점한 사람이 외치는 말인데요, “오! 나 너한테 한 방 먹었어!” 하면서 상대를 인정하는 말이기도 하죠. 사람들이 저희 제품을 보고 투셰를 외칠 만큼, 디자인과 콘셉트에서 남다른 표현을 하려고 해요. 이찬혁(이하 찬혁) 제 생각엔 우리의 성격이 반영된 것 같아요. 누가 인정해주지 않아도 “우린 멋있어, 그러니까 외쳐! 투셰!”라고 세상에 말하고 싶어요. 어쩌면 조금 이기적이고 도발적인 우리의 일면이에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일하던 두 사람이 어떻게 의기투합하게 되었나요? 재린 작년 여름쯤 처음 세이 투셰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저는 첫 번째 개인전을 마치고 쉬는 중이었고, 찬혁이는 뭔가 새로운 창작 활동을 하고 싶어 하던 중이었죠. 찬혁 저는 당시에 시간과 자금이 여유로운 상태였어요.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봤죠. “요즘 재미있는 거 뭐 없어?” 하고. 그때 들었던 대답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게 재린이의 이야기예요. 재린이는 촬영과 여행으로 여러 나라를 다니면서, 항상 좋아하는 리빙 소품을 가져오는데요. 이젠 자신만의 것을 만들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음악을 시작했을 때, 하고 싶은 말과 세상에 말하고 싶은 메시지가 정말 많았어요. 지금은 제게 인테리어의 영역이 그래요. 개척해야 할 땅처럼 느껴지고요. 제가 이런 의견을 이야기했더니, 재린이가 거의 청혼을 했지? 재린 내가 열심히 하겠다고 했지.

세이 투셰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에서 영감이 된 요소는 무엇이었나요? 재린 주로 저희의 일상이에요. 찬혁이는 항상 안경을 쓰니까 안경 홀더가 필요해서, 저는 페르시안 러그를 좋아하는데 세상 어디에도 없는 걸 갖고 싶어져서. 찬혁 이 시대에 완전한 창조는 불가능하다는 말에 동의해요. ‘너희가 없던 걸 만들어낸 건 아니지만 이런 건 본 적 없어!’ 같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싶어요. 그래서 저희가 기존에 좋아하던 무언가의 형태를 조금 뒤틀기도 하고, 사고를 전환해보기도 하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니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있을 것 같아요. 찬혁 개코원숭이를 본뜬 소품 거치대인 ‘맨드릴’을 보여주면 제일 많이 듣는 말이 “근데, 이게 뭐야?”예요. 그래도 저는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어요. “안 사면 바보 아니야?” 너무 교만한가요? 하지만 그게 세이 투셰의 브랜드 캐릭터예요. 악동뮤지션의 이찬혁으로서는 할 수 없는 거죠. “내 음악 안 들으면 바보 아니야?”는 못하겠어요. 큰일나죠. 음악은, 안 들을 수도 있죠, 뭐.

두 사람에게 집은 어떤 공간인가요? 찬혁 누군가를 초대했을 때를 대비한 기물이 하나도 없어요. 나만을 위한 호텔이나, 내가 자주 가는 단골 카페를 닮은 공간으로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요즘 자취를 주제로 한 <독립만세>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데요. 그걸로 어느 정도 제 삶을 보여주고 있지만 다 반영하진 못하죠. 얼마 전부터 진짜로 자취를 하게 돼서, 그 공간은 저만의 것으로 채워나가려고 해요. 재린 저한테 집은 저를 보여주는 공간이에요. 사람을 초대하는 것도 좋아하고, 그들한테 제 취향을 보여주는 것도 좋아해요. “나 이거 어느 여행지에서 어떻게 사온 건데, 진짜 멋있지?” 하고 보여주고, 그 행위가 공감대를 형성하거나 더 많은 대화를 이끌어낼 때 재미를 느껴요.

/upload/living/article/202104/thumb/47806-449939-sample.jpg

왼쪽부터 사진가 임재린(@limjaeryn), 음악가 이찬혁(@akmuchanhk). 사진은 세이 투셰 무드 이미지 촬영 현장.

두 사람 모두에게 제품 디자인은 처음이었잖아요. 어떤 점이 힘들고 어떤 점이 재미있었나요? 찬혁 저는 음악을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어요. 음악에 대한 구상을 마치면 믹싱과 마스터링은 전문가에게 맡겨요. 가장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한 필수 과정이죠. 세이 투셰 론칭을 준비하는 과정도 같았어요. 디자인을 한 뒤엔 그걸 가장 잘 구현해줄 전문가를 찾아내는 게 중요하더군요. 그런 과정이 흥미로웠어요. 재린 원숭이를 포장할 나무 패키지를 만들려고 할 때가 생각나요. 찬혁이랑 샘플 하나 들고 시골 곳곳에 있는 공장을 찾아 다녔어요. 워낙 영세한 브랜드다 보니 공장장님을 설득하고,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과정이 힘들지만 재미있었죠. 아, 러그는 열두 군데 넘게 거절을 당한 후에 겨우 샘플을 하나 만들 수 있었어요.

악동뮤지션 찬혁이란 카드를 좀 더 자주 쓰면 편하지 않을까요? 찬혁 최대한 활용하지 않으려고 해요. 세이 투셰에 제가 참여한다는 것이 너무 강조되는게 조심스럽죠. 재린 저희는 지속 가능한 브랜드이고 싶어요. 악동뮤지션의 찬혁이 하는 브랜드라는 꼬리표를 붙여 성공적으로 론칭한 브랜드가 5년 후에도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을까요? 저희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찬혁 돌아가도 되니까 뭐든 제대로 차근차근 하고 싶어요. 단단해지게.

맨드릴의 경우, 가격은 결코 접근성이 좋지 않은데요. 물건이 저렴할 필요는 절대 없지만, 이런 가격이라면 설득력 있는 이유가 있어야 할 듯해요. 찬혁 판매량보다는 세이 투셰가 추구하는 방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 되어줄 오브제를 만드는 데 신경을 썼어요. 시그니처이자 브랜드가 지향하는 바의 명확한 반영점이죠. 재린 그래서 디테일에 공을 많이 들였어요. 콧잔등에는 가죽을 네 번 연마해야 하는 크롬 레더를 사용했고, 눈에는 호랑이의 눈을 닮아 빛을 받으면 청록색으로 보이는 천연 원석인 호안석을 넣었어요. 마감재 하나도 최고로 고르려고 했죠.  

3 / 10
/upload/living/article/202104/thumb/47806-449940-sample.jpg

세이 투셰 제품과 함께 동봉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설명서.

세이 투셰 제품과 함께 동봉되는 브랜드 아이덴티티 설명서.

3 / 10
/upload/living/article/202104/thumb/47806-449941-sample.jpg

1 페르시안 패턴이 녹아 내린 듯한 모습이 인상적인 ‘리퀴파이드 페르시안 러그’. 2 클래식한 컬러와 패턴의 러그에 누군가 발자국을 찍은 듯 디자인한 ‘풋프린트 도어매트’.

1 페르시안 패턴이 녹아 내린 듯한 모습이 인상적인 ‘리퀴파이드 페르시안 러그’. 2 클래식한 컬러와 패턴의 러그에 누군가 발자국을 찍은 듯 디자인한 ‘풋프린트 도어매트’.

두 사람이 생각하기에, 세이 투셰의 제품들은 어떤 공간에 놓여야 할 것 같나요? 찬혁 저희는 우리의 제품이 가상의 도둑 ‘우셰’의 집에 있는 상상을 해요. 우셰는 눈에 띄지 않는 모퉁이, 낡고 허름한 집 안에 살아요. 그 집에는 온갖 값비싼 것들로 가득하죠. 이 도둑은 수십 년이나 잡히지 않았으며, 전리품을 모으듯 도둑질을 해요. 재린 우셰는 단순히 비싼 물건에 손대지 않아요. 그의 확고한 철칙에 따라, 어디에서나 볼 수 없는 귀한 물건만 훔치죠. 그의 집에 들어갈 법한 물건을 만드는 게 저희가 생각하는 멋진 디자인이에요.

제품은 어디서 판매할 예정인가요? 재린 우선은 저희의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할 예정이에요. 제품의 라인업이 구체적인 결을 갖추게 되고, 또 저희의 팝업 공간이 생길 때까지는 그렇게 할 계획입니다. 찬혁 1차 목표는 저희의 제품만으로 하나의 방을 채우는 거예요. 어떤 공간이 될지 저희도 기대가 돼요.

앞으로 두 사람의 ‘본캐’는 어떻게 되나요? 다가오는 전시나 음악 발매 계획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찬혁 저에게 세이 투셰는 해소의 영역이에요. 그 영역을 넓히는 데 집중하고 싶어요. 세이 투셰의 세계를 구축한 다음, 다른 해소 방식도 찾아볼 거예요. 노래도 당연히 계속할 거고요. 재린 저는 세이 투셰의 브랜드 디렉터로서 하는 일이 정말 재미있어요. 아마도 제가 앞으로 선보이게 될 작업들은 세이 투셰를 근간으로 한 작업일 거예요. 

여기 스물여섯 살의 두 크리에이터가 있다. 악동뮤지션 이찬혁과 사진가 임재린은 업종의 경계를 넘나들며 창작열을 불태운다. 이들이 이달 론칭한 브랜드 ‘세이 투셰(SAY TOUCHÉ)’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적정 지점의 멋을 지향하며, 취향과 감도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다. 망원동 골목에 위치한 세이 투셰 사무실에서 두 사람을 만나 새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CREDIT INFO

기획
박민정 기자
자료협조
세이 투셰( 02-6494-0707, saytouch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