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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코미컬 체어' 에서 말하다

디자이너 문승지의 호기로운 호기심

On March 30, 2021

리빙·패션업계는 물론 환경, 로컬 비즈니스 분야에서까지 주목하는 디자인계의 아이콘, 문승지가 디자인한 의자에 앉아 그의 관심사에 대해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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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컬 체어’에 앉은 문승지 디자이너.

디자이너 문승지가 신작을 공개했다. 로얄엑스에서 열린 <홍승혜×문승지 : 사각형에 대한 경의> 전시에서 선보인 이번 작품의 이름은 ‘애니메이트(Animate)’. 공중에 매달린 홍승혜 작가의 픽셀 구조물 아래 견고한 사각형의 벤치와 화분을 등장시켜 사각형에 대한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작품에 직접 앉아 자유롭게 누리기를 권하는 그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어김없이 검은 옷을 입고 반듯한 머리로 나타난 문승지는 이번 신작과 여러모로 닮았다. 견고하면서도 그 속에 부드러움이 있고, 다양하며 자유롭다.

지난 1월 화성시에 문을 연 문화공간 로얄엑스의 개관 전시가 열렸다. 픽셀을 기반으로 설치, 미디어 작업을 펼치는 홍승혜 작가와 디자이너 문승지가 사각형을 주제로 협업한 작품을 선보인다.

지난 1월 화성시에 문을 연 문화공간 로얄엑스의 개관 전시가 열렸다. 픽셀을 기반으로 설치, 미디어 작업을 펼치는 홍승혜 작가와 디자이너 문승지가 사각형을 주제로 협업한 작품을 선보인다.

지난 1월 화성시에 문을 연 문화공간 로얄엑스의 개관 전시가 열렸다. 픽셀을 기반으로 설치, 미디어 작업을 펼치는 홍승혜 작가와 디자이너 문승지가 사각형을 주제로 협업한 작품을 선보인다.

한 장의 합판을 남김없이 사용해 의자, 테이블, 조명을 제작한 ‘브라더스 콜렉션’.

한 장의 합판을 남김없이 사용해 의자, 테이블, 조명을 제작한 ‘브라더스 콜렉션’.

한 장의 합판을 남김없이 사용해 의자, 테이블, 조명을 제작한 ‘브라더스 콜렉션’.

사각형을 주제로 새로운 작품을 공개하셨는데 벤치와 화분이네요. 이 사각형에는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나요?
이 벤치는 하나의 덩어리로 이루어진 사각형이에요. 사각형 철판에 획을 한두 개 그어서 각각의 조각들이 어긋나게 만든 거예요. 랜덤으로 선을 그어 조각을 움직였는데, 상상치 못했던 다양한 모양이 만들어지고, 기댈 수 있는 등받이가 생겨나기도 했어요. 사각형은 차갑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견고한 사각형의 속은 따뜻함으로 꽉 차 있는 게 아닐까! 그래서 사각형이 지닌 따뜻함과 생명력을 식물과 빛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번에도 의자를 선보이셨네요. 합판 하나를 한 조각도 버리지 않고 의자로 만든 ‘포브라더스’, ‘이코노미컬 체어’도 있었는데. 의자를 각별히 여기나요?
사람이 손을 대고 사용하는 가구의 따뜻함을 좋아하고, 가구 중에서도 의자에 애정이 있습니다. 의자를 보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져요. ‘앉을 수 있다!’ 하는 안도감이 들어서일까요? 언젠가는 꼭 세대를 거쳐서 물려주고 싶은 아이코닉한 의자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메시지를 담은 창작을 계속하잖아요. 그 과정을 즐기나요, 견디나요? 의자만 보더라도 외형은 직관적이고 단순하지만, 단순해 보이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 같고요.
어렸을 때 과학 상자 만들기를 정말 좋아했거든요. 무언가에 몰두하고 답을 찾아가는 일이 재밌어요. 저는 삶의 레이어가 2개 정도 돼요. 하나는 상업적인 디자인을 하는 문승지 실장으로서의 일상, 나머지는 지금처럼 하고 싶은 작품을 만드는 삶. 각각 재미가 있지만 작품은 정말 제가 과학 상자를 만들 듯 좋아서 하는 거예요.

하나의 작품이나 프로젝트가 완성되는 과정에서 가장 재밌고, 즐거운 순간은 언제인가요?
초기 단계에서 전체를 관통하는 스토리가 잡힐 때, 그때가 가장 좋아요. 그 전까지는 내가 이걸 왜 해야 하지? 뭘 해야 되나? 이게 맞나? 생각하면서 길을 찾는데, 쉽진 않아요. 주어진 키워드를 두고 마인드맵을 펼쳐서, 단어와 단어를 연결 지어 문장과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저만의 방식을 ‘스토리즘’이라고 부르는데요. 이 과정을 거쳐 아이디어가 한 문장으로 딱 정리될 때! 즐거워요.

문승지 디자이너의 신작 ‘애니메이트’ 화분, 하단에 물 받침이 있어 실제로 식물을 기를 수 있는 작품이다.

문승지 디자이너의 신작 ‘애니메이트’ 화분, 하단에 물 받침이 있어 실제로 식물을 기를 수 있는 작품이다.

문승지 디자이너의 신작 ‘애니메이트’ 화분, 하단에 물 받침이 있어 실제로 식물을 기를 수 있는 작품이다.

문승지 디자이너는 로얄엑스의 아트 숍 공간 디자인에도 참여했다.

문승지 디자이너는 로얄엑스의 아트 숍 공간 디자인에도 참여했다.

문승지 디자이너는 로얄엑스의 아트 숍 공간 디자인에도 참여했다.

코로나19 시대를 통과하면서 작가님의 생활, 작품 세계에도 변화가 찾아왔나요?
예정되었던 해외 전시가 취소되고, 팀원들과 계속 붙어 지내고, 집에서 요리도 자주 하면서 이전까지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됐어요. 전에는왜 굳이 집에서 밥을 먹어야 해?’ 하면서 대충 때우고 살았는데…. 집에 일찍 들어가 직접 밥을 하는데 그 시간이 너무나 소중해요. 덴마크에서 지낼 때 가장 부러웠던 게 저녁 시간의 분위기였거든요. 거긴 해가 빨리 떨어지니까 집에 다 같이 모여 앉아 촛불을 켜놓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화들을 이어가고. 그런 따스함을 잊고 최근까지 너무나 정신없이 살았던 것 같아요.

합판 하나를 버리는 부분 없이 써서 의자를 만드는 ‘포브라더스’부터 시작해 줄곧 환경문제에 관심을 보였잖아요. 요즘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요?
제작 현장에서 버려지는 재료가 너무 많은데, 한편으로는 리사이클링이 계속 유행해요. ‘왜 버려진 걸로 만들까? 안 버리면 되는데?’라는 생각으로 디자인한 게 ‘포브라더스’였어요.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 작품이 회자되는 동안 저도 환경에 더 진지해졌어요. “쓰레기를 버리지 맙시다!”라고 외치는 것 말고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오버하지 않고, 진정성 있는 행동을 하고 싶어요.

어떤 결론을 얻었나요?
디자이너 모두가 제품 설계 단계에서부터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환경에 덜 해로운 소재를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가져가면 어떨까요? 디자이너가 소재의 면을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버려지는 양이 달라져요. 저는 그 선의 무게를 생각하며 세상에 이로운 선을 그릴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요즘 관심사는 뭐예요?
‘로컬’에 꽂혀 있어요. 반년 전 제주에 고향 친구들이랑 카페 ‘인스밀’을 열었어요. 왜 외지 사람들이 제주도의 트렌드를 주도하게 된 걸까? 제주도에서 자란 우리들이 제주를 표현해보자고 시도해본 거예요. 인스밀에 야자수가 많은 걸 보고 이국적이라고들 표현하는데, 저희가 어릴 때 다닌 길거리, 심지어는 절에 가도 야자수가 항상 있었거든요. 제주가 가진 이런 다양함을 표현하고 싶어요.

작품 활동도 하고, 제주도를 오가고,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만드느라 바쁘겠어요.
“아 뭐가 많다, 하면서도 헷갈린다”라고 말하면 주변 사람들이 똑같이 대답해요. “그게 너야, 너. 궁금한 것, 호기심이 많아서 그러잖아.”

리빙·패션업계는 물론 환경, 로컬 비즈니스 분야에서까지 주목하는 디자인계의 아이콘, 문승지가 디자인한 의자에 앉아 그의 관심사에 대해 질문했다.

CREDIT INFO

기획
김의미 기자
사진
이지아
장소협조
로얄엑스(royalx.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