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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위한 펫테리어#2

댕냥이가 사는 제주 귤밭 그리니 동물농장

On February 26, 2021

반려동물은 조건 없는 사랑을 아낌없이 베풀어주는 또 다른 가족이다. 대한민국 전체 가구수의 20%가 넘을 만큼 펫팸족이 늘어난 요즘, 이렇게 함께 할수록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이 그들에게도 좋은 환경일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반려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행복한 공간에 대해 고민한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아 말한다. 펫테리어란 반려동물만을 위한 주거 환경의 변화가 아니라, 함께하는 가족 전부가 행복해 지는 삶의 변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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귤밭이 보이는 1층 거실에 가족이 모였다. 왼쪽부터 김주란씨와 고양이 탱구, 순구, 곽 효섭 씨와 강아지 방구.

귤밭이 보이는 1층 거실에 가족이 모였다. 왼쪽부터 김주란씨와 고양이 탱구, 순구, 곽 효섭 씨와 강아지 방구.

그리니 제주를 매일 찾는단골 길고양이들은 평균 열 마리, 한 달에 나가는 사료 양이 30kg나 된다.

그리니 제주를 매일 찾는단골 길고양이들은 평균 열 마리, 한 달에 나가는 사료 양이 30kg나 된다.

그리니 제주를 매일 찾는단골 길고양이들은 평균 열 마리, 한 달에 나가는 사료 양이 30kg나 된다.

제주 서귀포시에서 민박집 ‘그리니 제주’를 운영하는 김주란 씨는 지난해 고양이들과 함께 살 집을 지었다. 손이 많이 가는 첫째 순구, 하나뿐인 눈이 크고 예쁜 둘째 살구,
두 눈이 없고 순한 막내 탱구를 위한 집을 계획하던 중 유기된 강아지 방구까지 새 가족으로 맞이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동물들을 끝까지 책임지는 사람이고 싶다는 김주란 씨는 고양이 셋과 강아지를 집 안에서 돌보고, 마당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마련해 동네 고양이들의 밥을 챙기며 느리게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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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들보 2줄을 연결해 캣 워커로 활용하는 2층의 천장 부분.

눈이 없는 고양이 탱구를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한 부분이 바로 계단실 공사였다.

눈이 없는 고양이 탱구를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한 부분이 바로 계단실 공사였다.

눈이 없는 고양이 탱구를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한 부분이 바로 계단실 공사였다.

제주도에, 귤밭에, 고양이라니! 너무나 바람직한 조합이네요. 어떤 계기로 이런 삶을 결정하셨나요? 6년 전 제가 제주도로 먼저 이주를 하고, 남편은 2년 전에 정착했어요. 난치병 진단을 받아서 제주도에서 딱 1년만 쉬려고 왔다가 전셋집을 구해서 정착을 하고, 땅을 사서 민박집을 시작하고, 작년엔 가족이 살 집을 지어 올렸어요. 제주에 있으니 스트레스도 덜하고, 아직 완치가 되진 않았지만 건강이 확실히 좋아진 걸 느껴요. 현재 남편은 체육 선생님으로 일을 하고 제가 주로 집에 머물면서 민박집 두 동과 동물들을 보살펴요.

고양이들을 위한 인테리어를 직접 고안하신 건가요? 민박집 두 동을 꾸미고 남은 13평 땅에 필요한 요소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했어요. 워낙 땅이 좁다 보니 주방, 세탁실, 침실 등으로 공간을 나누기만 하면 돼 큰 설계가 필요하지 않았어요. 고양이를 위한 주택 인테리어 사례를 찾아보면 1층과 2층을 넘나드는 캣 워커를 비롯해 재미난 구조물들이 많더라고요. 하지만 저희는 눈이 안 보이는 탱구에게 위험한 요소를 배제하는 걸 우선으로 했어요.

눈이 안 보이는 고양이와 살려면 염두에 둬야 할 점들이 많을 것 같아요. 탱구를 지켜보니 눈이 안 보여도 반응 속도가 빠르고 하루 만에 집 안 동선을 다 외워서 부딪히지 않고 잘 다니더라고요. 다만 2층집에 산다면 난간 부분이 가장 위험해요. 탱구랑 잠깐 살았던 이전 집에서 사고가 난 적도 있었어요. 난간 사이를 통과할 수 없도록 네트를 설치해도 고양이가 뚫거나 뛰어넘기도 하니 안심할 수 없죠. 집을 지으면서 벽으로 둘러싸인 계단실을 만든 이유예요. 난간을 설치했을 때에 비해 집이 좁아 보일 수 있지만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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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발코니 난간에 올라 온몸으로 제주의 바람을 느끼는 탱구.

2층 발코니 난간에 올라 온몸으로 제주의 바람을 느끼는 탱구.

효섭 씨와 살구가 주로 머무는2층 다락 공간에는 대들보와 통하는 출입구가 마련되어 있다.

효섭 씨와 살구가 주로 머무는2층 다락 공간에는 대들보와 통하는 출입구가 마련되어 있다.

곽효섭 씨와 살구가 주로 머무는2층 다락 공간에는 대들보와 통하는 출입구가 마련되어 있다.

살 좋은 공간은 항상 고양이들차지다. 캣 터널에 몸을 숨긴 순구와 스크래처 위에 앉은 탱구.

살 좋은 공간은 항상 고양이들차지다. 캣 터널에 몸을 숨긴 순구와 스크래처 위에 앉은 탱구.

햇살 좋은 공간은 항상 고양이들차지다. 캣 터널에 몸을 숨긴 순구와 스크래처 위에 앉은 탱구.

천장을 활용한 캣 워커도 좋은 아이디어네요! 대들보는 건축에 필수적인 요인데 천장을 덮어서 가리는 경우가 많아요. 저희 집은 높은 곳을 좋아하는 고양이들을 위해 대들보를 노출했어요. 2층 다락에 올라가면 대들보와 연결돼요. 이사를 오고 나서 아이들 반응을 살폈는데 순구는 유전적으로 관절이 약해서 높은 데를 잘 못 다니고 주로 살구가 다락과 대들보를 돌아다녀요. 살구를 위해 합판을 사서 수평으로 놓여 있던 대들보 사이를 연결해 동선을 확장해주었어요.

귤밭에서 살면 너무나 즐거울 것 같은데, 고양이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육지에서 살 땐 순구와 탱구가 치열하게 싸웠어요. 서로 할퀴고 무느라 퇴근을 하고 집에 오면 집 안에 꽃길이 아니라 ‘털길’이 만들어질 정도였죠. 창이 많은 이 집에선 항상 새소리, 풀벌레 소리가 나고 때론 바람과 빗소리,눈 내리는 소리도 들을 수 있거든요. 바깥 세상에 주의를 빼앗기다 보니 확실히 덜 싸우는 것 같아요.

햇살 좋은 공간은 항상 고양이들차지다. 캣 터널에 몸을 숨긴 순구와 스크래처 위에 앉은 탱구.

햇살 좋은 공간은 항상 고양이들차지다. 캣 터널에 몸을 숨긴 순구와 스크래처 위에 앉은 탱구.

햇살 좋은 공간은 항상 고양이들차지다. 캣 터널에 몸을 숨긴 순구와 스크래처 위에 앉은 탱구.

겁이 많은 살구가 다락에 올라 빼꼼히 얼굴을 내밀었다.

겁이 많은 살구가 다락에 올라 빼꼼히 얼굴을 내밀었다.

겁이 많은 살구가 다락에 올라 빼꼼히 얼굴을 내밀었다.

창가를 좋아하는 습성을 고려해 고양이 화장실의 위치를 선정했다. 집 안 분위기에 맞게 추가로 칠을 더했다.

창가를 좋아하는 습성을 고려해 고양이 화장실의 위치를 선정했다. 집 안 분위기에 맞게 추가로 칠을 더했다.

창가를 좋아하는 습성을 고려해 고양이 화장실의 위치를 선정했다. 집 안 분위기에 맞게 추가로 칠을 더했다.

장 마지막으로 식구가 된 방구는 제주 출신이다. 서귀포시 산방산 앞에서 구조해 ‘산방구’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장 마지막으로 식구가 된 방구는 제주 출신이다. 서귀포시 산방산 앞에서 구조해 ‘산방구’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가장 마지막으로 식구가 된 방구는 제주 출신이다. 서귀포시 산방산 앞에서 구조해 ‘산방구’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동물들이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인가요? 고양이들은 햇살 좋은 창가를 좋아하고, 방구는 밖에 있는 걸 좋아해서 손님이 없을 땐 1층 데크에 있어요. 2층 발코니는 탱구를 위해서 만든 공간이에요. 눈이 안 보이는 고양이는 바람을 느끼고 냄새를 맡아야 삶의 질이 높아진다고 하거든요. 발코니가 남쪽을 향해 나 있어 한겨울에도 따뜻해요. 제가 문을 열어주면 아이들이 따라 나와서 소파와 난간에 각자 자리를 잡고 시간을 보낸답니다.

고양이들과 여러 번 이사를 다니면서 터득한 인테리어 노하우가 있나요? 저희 집은 1층에 동물들이 드나들 수 없는 문이 있어요. 문을 열면 드레스 룸, 세탁실, 화장실이 모여 있습니다. 드레스 룸은 고양이들의 털을 피하기 위해서고, 세탁실과 화장실의 경우 안 좋은 물을 마시게 될까 봐요. 제주도는 습해서 곰팡이가 자주 생기는데 이곳에서는 제습기도 돌리고, 창문을 열어 환기도 충분히 하면서 관리하고 있어요. 셀프로 할 수 있는 것 중에선 펫 도어가 유용해서 추천해요. 전에는 고양이들을 위해 온 방문을 열고 지내느라 난방비가 만만치 않았는데 덕분에 방문을 닫고 따뜻하게 지내요.

데크에 예쁜 길고양이들이 많은데, 인기 비결은 무엇인가요? 1층 데크 하단을 비워서 길고양이들이 생활하도록 만들었어요. 이 집의 바닥 아래로 고양이들이 돌아다닌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데크에 상주하는 길고양이는 다섯 마리고, 동네 고양이들까지 다해서 열 마리 정도가 저희 집에 밥을 먹으러 와요. 원래는 2단 수납장을 활용해 큰 고양이 급식소를 만들었는데, 그 안에서 고양이들끼리 싸워서 지금은 밥그릇 여러 개를 놓아둔 작은 급식소로 바꿨답니다.


반려동물은 조건 없는 사랑을 아낌없이 베풀어주는 또 다른 가족이다. 대한민국 전체 가구수의 20%가 넘을 만큼 펫팸족이 늘어난 요즘, 이렇게 함께 할수록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이 그들에게도 좋은 환경일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반려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행복한 공간에 대해 고민한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한결같이 입을 모아 말한다. 펫테리어란 반려동물만을 위한 주거 환경의 변화가 아니라, 함께하는 가족 전부가 행복해 지는 삶의 변화라고.

CREDIT INFO

기획
한정은, 김의미 기자
사진
김덕창, 이지아, 정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