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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다이닝

안백린 셰프의 아티스틱 비건 레시피

On February 11, 2021

‘마치 숲속의 섹스와 같이 본능을 깨워드립니다.’ 밀레니얼 세대의 오감을 자극하는 안백린 셰프의 아티스틱한 비건 메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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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거지를 쓰고 아이보리색 니트를 입은 채 요리하는 안백린 셰프는 대학에서 의료생물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영성, 신학, 건강 분야를 연구했다. 유학생활 중 채식에 흥미를 느껴 비건이 되기로 결심한 뒤 미국에서 로푸드 요리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이탈리아 및 프랑스의 레스토랑에서 경험을 쌓았다. 지난해엔 도심 속에서 오감으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비건 레스토랑 천년식향을 열었다. 셰프가 좋아하는 색으로 직접 벽을 칠하고 3mm 구리판을 붙여 독특한 주방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직접 통나무를 다듬고 도자기도 만들며 테이블을 장식하는 젊은 셰프의 감각과 자기 주도성이 보통이 아니다. 센스야 그렇다 쳐도 심오한 철학적 내공과 에너지는 어디서 온 걸까? 천년식향의 매니저인 어머니의 영향도 적지 않은 듯하다. 《섹슈얼리티 강의》, 《누구나 다 아는 비밀은 비밀이 아니다》의 저자로 끊임없이 페미니즘 이슈를 던져온 여성학 박사 변혜정의 페미니즘을 흡수한 딸이 바로, 셰프 안백린이다.

비건 음식을 섹스에 빗댄 표현이 인상적이에요. 솔직히 눈과 귀를 의심했습니다.
채식은 유독 금욕주의와 도덕적 완벽주의와 연결되곤 해요. 비난받을까 두려워하고 자기 검열을 하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생각까지 들어요. 할 수 있는 만큼 날 위해서 행동하고, 때론 좌충우돌하면서 즐길 수 있어야 하는데 말이죠. 완벽한 비건 생활을 해도 나라는 인간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잖아요. 관능을 자극하는 맛있는 비건 요리를 하고 싶고, 그 느낌이 마치 숲속의 섹스였으면 좋겠어요. 섹스가 포르노로 연결되는 문화 속에 살지만, 섹스는 생명의 근원이고, 숲속에서 이루어졌을 때 더 아름답게 느껴질 거라 생각해요.

그렇다면 안백린과 천년식향의 요리는 다른 비건 요리와 어떻게 다른가요?
비건 레스토랑이지만 비건을 강조하지 않아요. 오히려 1순위는 ‘욕망’입니다. 욕망을 자극할 만한 비주얼을 만들고자 플레이팅에도 공을 들이고 오감을 풍성하게 채우는 분위기를 연출하고, 직관적으로 맛있다! 하는 반응을 끌어내고 싶어요. 비건이 건강이나 다이어트가 아닌 오감으로 즐길 수 있는 문화였으면 해요. 술, 섹스, 담배같이 타락한 문화로 여겨지는 것들이 사실은 인간에게 큰 힐링이 되잖아요. 맛있는 비건 음식이 섹스, 술과 함께 연결된다면 욕망을 해소하면서 또 다른 힐링이 될 수 있어요.  

 

생크림, 치즈, 버터를 수제로 만드는데 요리 맛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에요. 버터는 콩과 코코넛 오일을 베이스로 만들고 생크림과 버터는 캐슈너트와 콩, 두유, 두부 등으로 맛과 질감을 내요. 아보카도는 사실 환경에 부담을 주는 재료라 많이 사용하진 않지만 식물성 크림을 만들기 위해서 써요. 겨울 제철 채소로는 밤호박과 자색감자를 즐겨 사용하죠. 요리의 마지막 단계에서 미나리, 소렐, 딜 같은 허브로 장식하면 산뜻한 향이 오감을 깨워줘요.

채식이 어렵고 맛이 없다고 여기는 분들도 많잖아요. 그래도 채식의 어떤 점이 좋아요?
채식을 감자튀김이라 생각하면 좋겠어요. 감자튀김은 그 자체로 맛있잖아요. 비건 요리가 도덕적인 당위성 없이, 누구나 먹고 싶어 하는 매력적인 음식으로 여겨지길 원해요. 채소만이 줄 수 있는 복잡 미묘한 아름다움이 있어요. 감자만 해도 자색감자, 유황감자같이 종류가 다채롭고 맛이 다 달라요. 당근도 1년 내내 나지만 제철에는 또 오묘한 색을 띠어요. 늦가을마다 밤호박을 사는데 후숙을 하면 훨씬 맛이 깊어져요. 고기를 메인 디시로 할 땐 보통 스테이크처럼 굽는 게 최선의 방법으로 통하잖아요. 채소는 복잡해요. 다양한 색감, 맛, 모양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아름답고, 멋있고, 무엇보다 지속 가능해요.

어떤 대상에게서 영감을 받나요?
정제되지 않은 것, 자연스러움에서 영감을 얻어요. 자연과 자연스러움이 좋고 때론 한국적인 빈티지를 바라보면서도 무언가를 느끼죠. 저의 공간도 도심 속에서 편안함을 주는 숲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셰프로서 꾸는 꿈이 있나요?
새해 첫날 쥐눈이콩으로 만든 메주를 매달았어요. 곧 간장을 만들 생각에 너무 설레요. 우리나라의 훌륭한 발효 식재료와 흰색 가지 같은 특이한 채소들까지 꾸준히 경험해보고 소개할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우리나라에서 버려지고 아픈 동물들을 모아서 돌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옆에 팜투테이블 레스토랑과 호텔을 세울 생각이에요. 숲속에 동물도 있고, 제가 직접 기른 채소가 가득한 곳에서 이끼를 따와 플레이팅을 하고, 야생의 재료로 요리를 만드는 상상만 해도 신나요. 숲 한가운데에 오두막을 지어서 호텔이라 이름 붙이고, 비건 허니문 패키지를 만드는 것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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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 프리 비건 그릭 요거트 포레스트와 메이플 연못

재료
두유 1L, 비건 요거트 스타터 1포, 바닐라빈
1꼬집, 소금 3꼬집, 에리스리톨 3테이블스푼, 허브(애플민트, 소렐, 미나리 잎사귀)·블루베리·샤인머스캣·체리·메이플시럽 적당량씩

만들기
1_두유와 비건 요거트 스타터를 섞어 25℃에서 8시간 발효한다.
2_체망에 리넨 천을 깔고 ①을 올려 24시간 동안 유청을 뺀다.
3_요거트에 바닐라빈, 소금, 에리스리톨을 고루 섞는다.
4_접시에 그릭 요거트를 오목하게 담고 허브와 과일로 장식한다. 가운데에 메이플시럽을 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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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자색 유황감자와 허브 마늘 버터 글레이즈

재료
제철 자색감자·제철 유황 홍감자·월계수 잎 3개씩, 말린 로즈메리 줄기 1개, 허브 마늘 버터(수제 식물성 버터·마요네즈 1테이블스푼씩, 마늘 가루 ½테이블스푼, 타임 잎사귀 1줄기), 찹쌀가루·허브(처빌, 딜, 소렐)·허브 솔트 적당량씩

만들기
1_감자는 얇게 썰어 꼬치에 끼우고 찹쌀가루를 얇게 묻힌다.
2_팬에 식용유를 붓고 180℃로 달군 후 ①과 로즈메리 줄기, 월계수 잎을 2분간 튀긴다.
3_허브 마늘 버터 재료를 섞어 절반은 튀긴 재료에 곁들인다.
4_나머지 허브 마늘 버터를 녹여 튀긴 감자 위에 뿌리고 토치로 가열한다.
5_허브와 허브 솔트로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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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질 아보카도, 비건 새우 크로스티니

재료
바게트 슬라이스 3쪽, 아보카도 크림(아보카도 1개, 마요네즈 2테이블스푼, 소금 1꼬집, 바질 다진 것 1테이블스푼), 비건 새우 다진 것
3테이블스푼, 식물성 버터·영양 효모·딜 1테이블스푼씩, 소금 1꼬집, 선드라이드 토마토·바질·다진 아몬드·올리브유 적당량씩

만들기
1_아보카도 크림 재료를 고루 섞어 바게트 위에 올린다.
2_중불로 달군 팬에 비건 새우 다진 것, 식물성 버터, 영양 효모, 소금, 딜을 넣고 볶고 크림 위에 올린다.
3_선드라이드 토마토, 바질, 다진 아몬드로 장식하고 올리브유를 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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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벤더 허브 케일 디톡스 주스

재료
사과 1개, 유기농 주스용 케일 큰 것 3장, 레몬주스 1테이블스푼, 라벤더 잎 5개, 애플민트·타임 5줄기씩

만들기
1_모든 재료를 착즙기에 넣고 짠다.
2_여분의 허브로 장식한다.

‘마치 숲속의 섹스와 같이 본능을 깨워드립니다.’ 밀레니얼 세대의 오감을 자극하는 안백린 셰프의 아티스틱한 비건 메뉴들.

CREDIT INFO

기획
김의미 기자
사진
이지아
요리
안백린
촬영협조
천년식향(@millennial_di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