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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대한 생각 LESS IS BETTER#4

알맹상점 대표 고금숙의 '쓰레기 덕질'

On February 01, 2021

몸으로 뛰며 쓰레기 사회에 맞서는 활동가. 쓰레기 덕질을 하며 지속 가능한 힘을 얻는다는 알맹상점의 고금숙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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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방식으로 지구를 구합니다
몇 년 전부터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더니 이제는 전 지구적으로 바이러스가 창궐해 일상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모든 일이 인간이 자연을 파괴해서 생겨났다면, 우리는 가만히 있어도 되는 걸까? 전문가들은 말한다. 내일은 늦는다고. 오늘부터 손을 쓰지 않는다면 우리의 생활 터전도 곧 잃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이번 달 <리빙센스>는 다른 이들보다 먼저 환경에 대해 생각하고 행동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환경보호는 거창하지 않아도 일상에서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게 될 것이다.  


Activist KO GEUMS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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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저를 비롯한 작은 친환경 소품들을 소개하는 알맹상점의 코너 한쪽에 걸린 이슬아 작가의 문구.

‘호모 쓰레기쿠스’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알맹상점 고금숙 대표의 취미는 ‘쓰레기 덕질’이다. 매일같이 쓰레기 문제를 생각하며 뜻이 통하는 사람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굿즈를 만들고, 각종 행사를 직접 열며 커뮤니티를 공고히 하는 모습은 일면 아이돌 팬들의 활동 방식과 유사하다. 《우린 일회용이 아니니까》를 비롯한 세 권의 친환경 지침서를 발행했으며 평일엔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의 활동가로, 주말엔 리필 스테이션 망원동의 알맹상점에서 손님들을 맞는 고금숙 씨. 지구를 위하는 그의 지구력 있는 활동들은 어디에서 비롯된 걸까?

망원동 알맹상점 리필 코너에서의 고금숙 대표. 용기를 바리바리 챙겨와 일일이 무게를 달고, 가격을 계산하고, 가방이 무거워지는 번거로움을 기꺼이 감수하는 손님들이 알맹상점의 원동력이란다.

망원동 알맹상점 리필 코너에서의 고금숙 대표. 용기를 바리바리 챙겨와 일일이 무게를 달고, 가격을 계산하고, 가방이 무거워지는 번거로움을 기꺼이 감수하는 손님들이 알맹상점의 원동력이란다.

망원동 알맹상점 리필 코너에서의 고금숙 대표. 용기를 바리바리 챙겨와 일일이 무게를 달고, 가격을 계산하고, 가방이 무거워지는 번거로움을 기꺼이 감수하는 손님들이 알맹상점의 원동력이란다.

환경운동가의 가방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 나무 칫솔과 고체 치약, 직접 만들어 쓰는 화장품을 담은 샘플 병, 수저 세트, 스테인리스 빨대, 텀블러와 빈 죽 포장 용기를 챙겨 다닌다. 죽 포장 용기는 입구가 넓어서 분식을 담기 편하다.

환경운동가의 가방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 나무 칫솔과 고체 치약, 직접 만들어 쓰는 화장품을 담은 샘플 병, 수저 세트, 스테인리스 빨대, 텀블러와 빈 죽 포장 용기를 챙겨 다닌다. 죽 포장 용기는 입구가 넓어서 분식을 담기 편하다.

환경운동가의 가방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 나무 칫솔과 고체 치약, 직접 만들어 쓰는 화장품을 담은 샘플 병, 수저 세트, 스테인리스 빨대, 텀블러와 빈 죽 포장 용기를 챙겨 다닌다. 죽 포장 용기는 입구가 넓어서 분식을 담기 편하다.

천막 천으로 만든 가방과 삼베 마스크는 고금숙 씨의 외출 필수 아이템.

천막 천으로 만든 가방과 삼베 마스크는 고금숙 씨의 외출 필수 아이템.

천막 천으로 만든 가방과 삼베 마스크는 고금숙 씨의 외출 필수 아이템.

자주 사용하는 카드에 영수증과 비닐봉지를 거절하는 문구의 스티커를 붙였다.

자주 사용하는 카드에 영수증과 비닐봉지를 거절하는 문구의 스티커를 붙였다.

자주 사용하는 카드에 영수증과 비닐봉지를 거절하는 문구의 스티커를 붙였다.

헌책방에서조차 받지 않는 오래된 책의 내지에 도장을 찍어 만드는 제로웨이스트 달력.

헌책방에서조차 받지 않는 오래된 책의 내지에 도장을 찍어 만드는 제로웨이스트 달력.

헌책방에서조차 받지 않는 오래된 책의 내지에 도장을 찍어 만드는 제로웨이스트 달력.

망원동의 알맹상점에서는 세제 30여 종, 차류 20여 종을 소분 판매한다.

망원동의 알맹상점에서는 세제 30여 종, 차류 20여 종을 소분 판매한다.

망원동의 알맹상점에서는 세제 30여 종, 차류 20여 종을 소분 판매한다.

환경문제에 꾸준히 목소리를 내온 활동가는 어떤 분일지 궁금했어요. 환경문제를 다루는 활동이 적성에도 맞고 재미도 있나요?
일상에 관심이 많았어요. 의식주와 저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 퇴근길에 독립 서점을 둘러보고, 가는 길에 시장에 들러서 호떡을 사는 등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껴요. 그래서 새로운 볼거리가 다양한 망원동에 사는 게 재밌어요. 환경운동을 할 때도 멀리 있는 북극곰을 떠올리기보다는 일상을 좀 더 친환경적으로 꾸리는 문제에 더 큰 관심을 가졌죠. 대학에서 여성주의 교지 활동을 하면서 페미니즘을 접했는데 그때도 주된 관심사는 에코 페미니즘이었어요. 지구와 자신을 돌보며 타인과 동물을 착취하지 않기 위해 일상을 새롭게 구성하자는 메시지가 와 닿았거든요.

환경문제에 관심을 두고 나서 가장 먼저 했던 실천은 무엇이었나요?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것들을 해왔어요. 텀블러, 손수건, 수저 세트, 스테인리스 빨대, 나무 칫솔과 치약을 바리바리 싸서 다니고 16년 넘게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지 않았어요. 화장품은 직접 만들어서 쓰고, 세면대에서 사용한 물을 변기로 연결해 재활용하고 있고요. 평소 7~8km 정도는 자전거로 이동해요. 소소한 일상의 변화를 즐기다 보니 배우고 실천하는 게 저는 재밌어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실천을 권하나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건 확실히 중압감이 들어요. 그보다 “하지 마라!”는 조언을 해요. 쓸 데 없는 물건 사지 말고, 받지 말고, 거절만 잘해도 큰일 한 거예요. 쓸 데 없는 사은품 챙기지 않고, 분식집에서 포장해올 때 주는 젓가락과 비닐봉지는 빼는 등, 그 상황에서 필요하지 않은 일회용품은 거절하세요. 그 대신 다정하게! 식당에서 물티슈가 나오면 “쓰레기가 나와서 그러는데 전 손 씻고 올게요” 하는 식으로요.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사람들을 보면 처음엔 물건을 덜어내는 게 큰일이에요. 물건을 키우지 않고 일상을 단순화하면 그만큼 시간을 벌 수 있어요. 그러니 일단 거절부터! 

알맹상점은 커피 가루, 우유 팩, 소형 플라스틱을 모으는 자원회수센터를 운영한다. 모인 커피 가루는 화분 재료로 사용되거나 지하철의 화장실 방향제를 만드는 업체로 보내진다.

알맹상점은 커피 가루, 우유 팩, 소형 플라스틱을 모으는 자원회수센터를 운영한다. 모인 커피 가루는 화분 재료로 사용되거나 지하철의 화장실 방향제를 만드는 업체로 보내진다.

알맹상점은 커피 가루, 우유 팩, 소형 플라스틱을 모으는 자원회수센터를 운영한다. 모인 커피 가루는 화분 재료로 사용되거나 지하철의 화장실 방향제를 만드는 업체로 보내진다.

병뚜껑과 같이 손바닥보다 작은 플라스틱은 손이 많이 가서 재활용 선별장에서 버려진다. 알맹상점에서는 이것들을 모아 서울환경운동연합에서 운영하는 플라스틱 방앗간으로 보내 제품화한다.

병뚜껑과 같이 손바닥보다 작은 플라스틱은 손이 많이 가서 재활용 선별장에서 버려진다. 알맹상점에서는 이것들을 모아 서울환경운동연합에서 운영하는 플라스틱 방앗간으로 보내 제품화한다.

병뚜껑과 같이 손바닥보다 작은 플라스틱은 손이 많이 가서 재활용 선별장에서 버려진다. 알맹상점에서는 이것들을 모아 서울환경운동연합에서 운영하는 플라스틱 방앗간으로 보내 제품화한다.

용기를 재사용할 때엔 세척을 한 뒤 에탄올 소독을 추가로 추천한다. 알맹상점에서는 살균 건조기와 비전력 UVC 살균기를 사용할 수 있다.

용기를 재사용할 때엔 세척을 한 뒤 에탄올 소독을 추가로 추천한다. 알맹상점에서는 살균 건조기와 비전력 UVC 살균기를 사용할 수 있다.

용기를 재사용할 때엔 세척을 한 뒤 에탄올 소독을 추가로 추천한다. 알맹상점에서는 살균 건조기와 비전력 UVC 살균기를 사용할 수 있다.

친환경적인 삶을 살면 지구 말고도 나에게 돌아오는 장점도 있죠?
돈을 많이 버는 삶을 살진 못했는데, 생활비가 줄어서 부족함이 없었어요. 옷은 망원동의 마켓인유나 아름다운가게에서 중고로 사는 걸 좋아하고, 정말 갖고 싶은 물건이 생기면 일주일을 묵혀두면서 생각해요. 어떤 것들은 금방 잊히는데 계속 기억에 남으면 그때 사요. 세제는 리필해서 쓰고, 물건의 가짓수를 꾸준히 줄여가니 어느덧 소비에 연연하지 않게 됐어요. 밥심을 믿는 타입이라 정말 많이 먹는데 자전거를 매일 타고, 10층 이하는 계단을 이용해서 건강을 유지해요. 환경을 생각해서 시작한 일이지만 일상 속 운동이라 여기면서 상황을 즐기게 됐네요. 정신과 몸이 건강하고 그래서 지속 가능한 힘을 얻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좋은 건 함께하는 사람들에게서 좋은 에너지를 받는 거예요. 같이 모여서 작당 모의를 하면서 서로 지지하고 즐거워해요. 우리 담배꽁초를 주워서 KT&G에 편지를 쓸까? 채식도 알맹이만 구매할 수 있는 상점을 만들까? 꿈꿔온 이야기를 나누면 사람이 모이고, 그 꿈이 이루어져요.

작년에 알맹상점의 대표님이 되셨죠. 리필 스테이션 알맹상점은 어떻게 시작하신 건가요?
2018년 초, 망원동 동네 사람들을 모아서 망원시장에서 플라스틱 프리 캠페인을 했어요. ‘껍데기는 가라, 알맹@망원시장’은 안 쓰는 장바구니와 종이봉투를 모아 대여하고 가끔 장바구니 든 사람에게 선물을 주기도 하는 프로젝트였어요. 15명 정도가 움직이는 느슨한 자원 활동이었는데 하다 보니 식료품 말고도 세제, 샴푸 같은 다른 생필품도 쓰레기 없이 사고 싶어졌어요. 시험 삼아 카페 안에 숍인숍 형식으로 소분 숍을 열었는데 너무 만족스러운 거예요. 그중 세 사람이 뜻을 모아 이곳을 열었어요. “월세도 못 내면 어쩌지?” “그럼 35만원씩 각출하자. 원래 덕질에도 돈은 필요하잖아?” 하면서. 망할 수도 있지만 우리에게 필요하니까 과감하게 시작했어요.

주말에 와보니, 추운 날씨에도 손님들이 많고 카운터에 줄이 줄지를 않더라고요. 알맹상점이 잘되니 즐거우시죠?
저희 매장은 방문객 중 80%가 20, 30대 여성이고 70%가 본인의 용기를 챙겨 와요. 카드 매출을 살펴보니 재방문율이 20~30%가 되더라고요. 저희가 생각했던 대안적이고 일상적인 상점의 모습을 실현하게 된 점이 무엇보다도 만족스러워요. 알맹상점은 순전히 사심으로 운영되는 곳이에요. 전에는 두유를 마시고 남은 테트라 팩을 버리는 게 난감했어요. 동주민센터에서는 우유 팩만 받아주니까요. 그런데 이제 우리 가게에서 그것을 모으고 키친타월을 만드는 업체에 보내고 있어요. 실리콘도 재활용이 안 되는 소재인데 버리기가 아깝잖아요? 결국 실리콘을 재활용하는 중국의 공장을 찾아내서 한 번에 모아 보내게 됐답니다. 그곳에선 전자제품 버튼이나 핸드폰 케이스로 재활용을 한다니 얼마나 뿌듯한지. 앞으로도 제로웨이스트 관련 온라인 클래스를 열고, 이 동네의 폐지 줍는 어르신들을 지원하는 활동도 해보고 싶고, 알맹상점의 채식 편의점 버전도 구상하고 있어요. ‘덕업일치’가 별거 있나요? 사람 셋만 모이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어요.

제로웨이스트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이슈가 있나요?
화장품 포장재와 관련한 이슈요. 2021년부터 재활용 가능성에 따라 제품 포장지에 ‘재활용 최우수, 우수, 보통, 어려움’이 표기돼요. 재활용 어려움 등급 제품을 생산한 기업은 세금을 더 내야 하고, 최우수 등급의 제품을 생산하면 혜택을 받게 돼요. 이에 따르면 화장품 포장재의 90%가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받아 표장지에 표기가 될 예정이었죠. 화장품 케이스에 흔한 유백색 유리와 ‘OTHER’로 표시된 플라스틱은 재활용할 수 없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화장품 업계가 환경부와 협약을 맺으며 화장품 용기 전체가 재활용 어려움 표시에서 제외됐어요. 재활용 등급제에 이어 기업에게 탄소세와 플라스틱세를 부과하는 등의 제도들이 차츰 시행되고, 기업들이 우리에게 다양한 선택지와 윤리적인 제품을 생산하도록 작은 관심을 가져주세요.

몸으로 뛰며 쓰레기 사회에 맞서는 활동가. 쓰레기 덕질을 하며 지속 가능한 힘을 얻는다는 알맹상점의 고금숙 대표를 만났다.

CREDIT INFO

기획
심효진·김의미 기자, 박민정·전미희(프리랜서)
사진
김덕창, 이지아, 정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