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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대한 생각 LESS IS BETTER#2

채식 요리 연구가 신주하의 채식이야기

On January 28, 2021

채식 요리 연구가 신주하는 《이렇게 맛있고 멋진 채식이라면》 1, 2권의 저자이자 델리 브랜드 코송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중동에서 동남아까지 다채로운 외국살이에서 터득한 자칭 ‘무국적 요리’를 소개한다. 다양한 식재료와 향신료를 중심으로 미식 같은 채식, 즐거운 채식을 권유하는 것. 그는 이 모든 일이 ‘나만의 신념’을 단단히 다지는 과정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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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방식으로 지구를 구합니다.
몇 년 전부터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더니 이제는 전 지구적으로 바이러스가 창궐해 일상의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모든 일이 인간이 자연을 파괴해서 생겨났다면, 우리는 가만히 있어도 되는 걸까? 전문가들은 말한다. 내일은 늦는다고. 오늘부터 손을 쓰지 않는다면 우리의 생활 터전도 곧 잃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이번 달 <리빙센스>는 다른 이들보다 먼저 환경에 대해 생각하고 행동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모았다. 환경보호는 거창하지 않아도 일상에서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이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알게 될 것이다.


Vegetarian Cook SHIN JU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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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 풍경. 부산 태생인 그녀는 넓은 경북 땅에서 나는 신선한 식재료를 쉬 구할 수 있는 이곳에서 자신의 작업을 전개해나가고 있다.

대구와 맞닿은 작은 도시 경산에 그녀의 쿠킹 스튜디오가 있다. 기다란 다이닝 테이블 곁에는 전 세계에서 공수한 채식 관련 도서가 즐비하다. 군데군데 한식과 정신 수양, 환경 관련 도서도 있다. 이토록 형형한 서가 그리고 그보다 더 다양해 보이는 찬장! 자신의 삶과 요리가 어떠한 신념 아래 있는지 알려주는 듯했다. 13년간의 채식으로 다진 일상, 그로 말미암아 바뀐 말씨와 행동 그리고 생각까지. 신주하(@dear_juha) 씨는 이제 나 또는 타인을 다그치거나 옥죄는 법 없이 나만의 페이스대로 온전히 사는 방법을 안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녀처럼 다정한 작업실에서 건강한 밥을 한 끼 먹었다. 

작업실 한쪽의 아이디어 노트에는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와 그가 경험한 다양한 채식을 결합한 새로운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 있다.

작업실 한쪽의 아이디어 노트에는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와 그가 경험한 다양한 채식을 결합한 새로운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 있다.

작업실 한쪽의 아이디어 노트에는 국내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와 그가 경험한 다양한 채식을 결합한 새로운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쓰여 있다.

작업 공간은 크게 두 곳으로 나뉜다. 주방과 다이닝 테이블. 그 사이를 연결하는 작은 창 곁에는 그가 직접 담근 발효 음식과 잡동사니들을 보관한다.

작업 공간은 크게 두 곳으로 나뉜다. 주방과 다이닝 테이블. 그 사이를 연결하는 작은 창 곁에는 그가 직접 담근 발효 음식과 잡동사니들을 보관한다.

작업 공간은 크게 두 곳으로 나뉜다. 주방과 다이닝 테이블. 그 사이를 연결하는 작은 창 곁에는 그가 직접 담근 발효 음식과 잡동사니들을 보관한다.

작업 공간은 크게 두 곳으로 나뉜다. 주방과 다이닝 테이블. 그 사이를 연결하는 작은 창 곁에는 그가 직접 담근 발효 음식과 잡동사니들을 보관한다.

작업 공간은 크게 두 곳으로 나뉜다. 주방과 다이닝 테이블. 그 사이를 연결하는 작은 창 곁에는 그가 직접 담근 발효 음식과 잡동사니들을 보관한다.

작업 공간은 크게 두 곳으로 나뉜다. 주방과 다이닝 테이블. 그 사이를 연결하는 작은 창 곁에는 그가 직접 담근 발효 음식과 잡동사니들을 보관한다.

차려주신 밥 잘 먹겠습니다, 정갈하고 풍미가 깊은 듯해요. 어떤 요리인가요?
각각 밤조림, 딸기 시금치 샐러드, 가을 무말랭이와 쑥갓을 머스터드소스에 버무린 샐러드예요. 솥밥은 올리브와 마늘을 넣어 지었고 마무리로 올리브유를 조금 더해 풍미를 냈어요. 밤조림은 저의 시그니처이기도 해요. 오래 푹 쪄낸 갈비찜 속 밤 맛에서 착안했어요. 요리 마지막 단계에서 버터를 조금 넣는데, 그게 킥(Kick)이에요. 그래야 밤에서 고기 향 같은 감칠맛이 풍부하게 올라오거든요.

채식이 이렇게 풍부한 맛을 지닌지 몰랐어요.
13년간 채식을 하다 보니, 결국은 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 하는 행위라는 생각이 들어요. 나를 억누르며 ‘채식’ 그 자체에만 몰두하다 보면 먹는 기쁨을 잃기 쉽잖아요. 그건 결국 마라톤이나 다름없는 채식 생활을 짧게 끝내게 되는 큰 요인이기도 하거든요. 채식을 다양하게, 미식처럼 누릴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고민하는 게 제 일이에요.

13년간의 채식 생활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20대에 첫 사회 생활을 두바이에서 시작했어요. 남들이 먹는 만큼, 마시는 것만큼 고기와 술을 즐겼던 것 같아요. 어느 날 <목숨 걸고 편식하다>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죠. 채식으로 암을 고친 송학운, 김옥경 씨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내용이었어요. “저게 말이 돼?”라고 생각하면서도 호기심에 채식을 시작했어요. 다행히 두바이는 채식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었어요. 베지테리언을 위한 요리법이 적힌 서적을 찾기도 쉬웠고, 두바이의 식문화가 고기, 술과는 먼 곳이라 그걸 피하기도 쉬웠어요. 그래서 그때는 동물성 식재료를 모두 먹지 않는 비건(Vegan)으로 살았어요. 그런 식생활을 시작하고 한 달 남짓부터 몸이 빠르게 변화하는 걸 느꼈어요. 사소하게는 비염이 사라지고 몸의 군살이 빠지더군요. 한 번 해보자, 하고 시작했는데 푹 빠져버렸어요. 비건으로 사는 분들이 대개 그렇지 않을까 싶어요. 180도 다른 세계이기 때문에 잘 맞으면 거기 몰두하게 돼요.  

가을에 말려둔 무말랭이, 경수채와 쑥갓을 넣고 머스터드소스로 살짝 버무려낸 샐러드는 향긋하고 씹는 맛이 좋아 밥반찬으로도 잘 어울린다.

가을에 말려둔 무말랭이, 경수채와 쑥갓을 넣고 머스터드소스로 살짝 버무려낸 샐러드는 향긋하고 씹는 맛이 좋아 밥반찬으로도 잘 어울린다.

가을에 말려둔 무말랭이, 경수채와 쑥갓을 넣고 머스터드소스로 살짝 버무려낸 샐러드는 향긋하고 씹는 맛이 좋아 밥반찬으로도 잘 어울린다.

차로 마시기 좋게 말려둔 귤껍질. 음식 재료를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다양한 레시피를 연구하는 것 역시 그녀의 일이다.

차로 마시기 좋게 말려둔 귤껍질. 음식 재료를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다양한 레시피를 연구하는 것 역시 그녀의 일이다.

차로 마시기 좋게 말려둔 귤껍질. 음식 재료를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다양한 레시피를 연구하는 것 역시 그녀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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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브와 조리대 곁에 자리한 무려 네 단짜리 찬장은 세계 각지에서 구한 향신료와 그릇들로 빼곡하다.

스토브와 조리대 곁에 자리한 무려 네 단짜리 찬장은 세계 각지에서 구한 향신료와 그릇들로 빼곡하다.

그녀가 직접 만든 레몬 소금은 ‘보물 1호’로 불린다. 바질과 홍고추의 알싸한 향을 가미해 중동식 맛을 냈다.

그녀가 직접 만든 레몬 소금은 ‘보물 1호’로 불린다. 바질과 홍고추의 알싸한 향을 가미해 중동식 맛을 냈다.

그녀가 직접 만든 레몬 소금은 ‘보물 1호’로 불린다. 바질과 홍고추의 알싸한 향을 가미해 중동식 맛을 냈다.

그 시점에서 블로그를 시작했죠?
저한테는 기록용이었어요.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암환자를 위한 채식 외에는 정보를 접할 수가 없었거든요. 해외 서적에 나온 요리법으로 차린 식탁을 블로그에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기록하다 보니 더 잘해야겠단 의무감도 생기고, 조금 더 진지하게 접근하기 시작했죠.

당시 조건이나 환경이 채식을 시도하기 굉장히 좋았던 것 같아요.
그렇긴 했으나 쉬운 일만은 아니었어요. 먹거리를 바꾼다는 것 자체가 만만하게, 쉽게 되는 일은 아니더라고요. 채식한 지 13년이 지났지만 저도 가끔은 고기나 라면이 당겨요(웃음). 같은 맥락에서 이제 막 채식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요. 어느 날 다시 고기를 먹는다고 해도 실패한 건 아니에요. 먹는다는 게, 산다는 게 그런 것이기 때문에 몸이 원하는 대로 두세요. 내가 어떻게 살고 싶은지 기준이 확실하다면, 천천히 바뀌거든요. 원하는 자리로 계속 돌아올 만한 신념만 잘 지키면 돼요.

어떤 게 ‘좋은’ 채식일까요?
답은 없어요. 어떤 이는 동물 윤리 문제로, 어떤 이는 환경문제로 채식을 시작해요. 채식을 하다 보면 생각이 조금씩 변하게 돼요. 한때는 한 식탁에 앉은 이들과 우유 얘기도 하기 싫어하던 시간을 지나, 지금은 때로 동물성 재료를 먹을지라도 첨가물이 든 음식은 절대 먹지 않죠. 제 나름의 페이스를 찾은 것 같아요. 어차피 정답이 없는 문제니까요. 너무 스트레스를 받으면 금방 지쳐요. 저는 엄격한 비건으로 살다가 3개월 만에 그만둔 사람도 많이 봤어요. 

생소한 식재료와 향신료가 많은 부엌이지만, 레시피를 개발할 때는 언제나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대체할 방법을 연구한다.

생소한 식재료와 향신료가 많은 부엌이지만, 레시피를 개발할 때는 언제나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대체할 방법을 연구한다.

생소한 식재료와 향신료가 많은 부엌이지만, 레시피를 개발할 때는 언제나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대체할 방법을 연구한다.

(위부터) 무말랭이 쑥갓 샐러드, 올리브 마늘 솥밥, 딸기 시금치 샐러드, 밤조림.

(위부터) 무말랭이 쑥갓 샐러드, 올리브 마늘 솥밥, 딸기 시금치 샐러드, 밤조림.

(위부터) 무말랭이 쑥갓 샐러드, 올리브 마늘 솥밥, 딸기 시금치 샐러드, 밤조림.

식단보다는 채식을 대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의미인가요?
어떤 이는 이런 걸 ‘불량 채식’이라고 표현하던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리고 채식을 할 때는 영양소 섭취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하는 건 사실이에요. 영양 불균형이 생기기 쉽거든요. 매일 현미밥에 김만 먹는 것도 채식이지만, 저는 요리 연구가로서 그게 좋은 식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시간과 돈이 부족할 때도 있고요. 결국은 부지런해지라는 조언을 하곤 해요. 진짜 관심을 갖고 부지런해져야 재미있게, 오래 채식을 할 수 있어요.

채식이 당신의 인생을 어떻게 바꿨다고 생각하나요?
먹거리가 바뀌니 생각이 바뀌었어요. 이전보다 채식을 찾는 이가 많아졌지만 여전히 사회의 주류는 아니죠. 주류를 역행해 살고 있다는 느낌, 이 삶을 유지하기 위해 내가 신경 써야 할 모든 것들이 생각나요. 저는 아웃사이더가 아니지만, 내 삶을 살고 있다는 확신이 들고요. 조금 더 둥글둥글하게 살되, 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려 노력하게 됐어요. 결국은 그게 환경을 생각하고, 타인을 생각하는 삶으로 흘러가게 돼죠.

운영하는 델리 브랜드 ‘코송’은 그 연장선상에 있나요?
네, 맞아요. 기본적으로는 한식 위주의 채식에서 탈피해 새로운 향신료와 먹거리로 더 즐거운 채식 생활을 제안해요. 최근에는 친환경 라이프스타일로 그 의미를 확장해 일회용 대신 쓸 수 있는 리넨 봉투인 마켓백과 사소한 주방용품도 기획했어요.

채식과 환경은 어떤 접점이 있을까요?
식량 생산과 소비 시스템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가 지구 전체 배출량의 4분의 1을 차지한다고 해요. 이 가운데 약 80%가 축산과 관련이 있어요. 소 한 마리가 한 해 평균 70~120kg의 메탄가스를 배출하죠.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23배나 더 큰 물질이예요. 소 한 마리가 한 해에만 약 2300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거죠. 그래서 채식을 하는 인구가 느는 것이 온실가스 배출량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해요. 단순히 고기를 먹고 먹지 않고의 문제만은 아니에요. 오직 인간의 식재료로 쓰이기 위해 키운 가축이 과연 건강할까요? 인간의 욕심으로, 면역을 위해 항생제를 투여해서 키운 가축이 인간을 위협하는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기도 하는 건 새로운 현실이죠.

마지막으로, <리빙센스> 독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지금 우리가 마주한 건 부정적 변화에서 오는 불안이라 생각해요. 이상기후, 전 지구적 바이러스 창궐…. 긍정적으로 진화할 때는 이런 불안을 겪지 않겠죠. 비건이 아니더라도 다 같이 육식을 줄이고 채식 ‘위주’의 생활을 하는 것만큼 가장 쉽게 그 변화를 느리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또 있을까요? 저는 좋아하는 봄과 가을을 올해도 내년에도 조금 더 길게 즐기고 싶고, 좋아하는 배와 복숭아를 지금처럼 가까이에 두고 먹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리빙센스> 독자분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실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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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요리 연구가 신주하는 《이렇게 맛있고 멋진 채식이라면》 1, 2권의 저자이자 델리 브랜드 코송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중동에서 동남아까지 다채로운 외국살이에서 터득한 자칭 ‘무국적 요리’를 소개한다. 다양한 식재료와 향신료를 중심으로 미식 같은 채식, 즐거운 채식을 권유하는 것. 그는 이 모든 일이 ‘나만의 신념’을 단단히 다지는 과정이라 믿는다.

CREDIT INFO

기획
심효진·김의미 기자, 박민정·전미희(프리랜서)
사진
김덕창, 이지아, 정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