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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오 디자이너와 #내일의_공예③

시간이 만들어내는 미학, 다회 공예

On November 05, 2020

전통 복식의 허리띠나 장식품을 장식하는 끈으로 사용되었던 다회(多繪)는 현대사회에서 어떤 쓸모를 가지게 될까? 디자이너 양태오가 만나 작업 과정을 살펴보고 장인과 함께 다회의 미래를 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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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개의 추가 달린 다회틀.

직접 다회를 쳐보는 양태오 디자이너.

직접 다회를 쳐보는 양태오 디자이너.

직접 다회를 쳐보는 양태오 디자이너.

화려한 패턴의 다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추만 200여 개. 다회틀 양쪽에 주렁주렁 매달린 추를 정확한 순서대로 이동하며 엮어야 원하는 패턴이 만들어진다.

화려한 패턴의 다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추만 200여 개. 다회틀 양쪽에 주렁주렁 매달린 추를 정확한 순서대로 이동하며 엮어야 원하는 패턴이 만들어진다.

화려한 패턴의 다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추만 200여 개. 다회틀 양쪽에 주렁주렁 매달린 추를 정확한 순서대로 이동하며 엮어야 원하는 패턴이 만들어진다.

양태오 디자이너의 한옥 한쪽 벽면을 장식한 다회와 망수 작품들. 목걸이와 목줄 용도로 제작한 것들이지만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워 인테리어 오브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양태오 디자이너의 한옥 한쪽 벽면을 장식한 다회와 망수 작품들. 목걸이와 목줄 용도로 제작한 것들이지만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워 인테리어 오브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양태오 디자이너의 한옥 한쪽 벽면을 장식한 다회와 망수 작품들. 목걸이와 목줄 용도로 제작한 것들이지만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다워 인테리어 오브제 역할을 톡톡히 한다.

복식의 맵시를 완성하는 다회

다회는 모시나 삼·무명·비단실을 여러 가락으로 꼬아서 만든 끈목(여러 올의 실로 짠 끈을 일컫는 말)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옷을 여미고 맬 수 있는 장식품으로 전통의상에서 맵시를 완성하는 역할을 한다.

망수(網綬)는 실로 엮은 넓은 줄이다. 문양이 촘촘하고 화려해 의상을 장식하거나 노리개, 장도끈으로도 활용됐다. 다회와 망수는 이제 기계로도 만들 수 있지만, 장인이 전통 기법으로 한올 한올 만드는 문양이나 아름다움을 따라가지 못한다.

2019년 예올이 뽑은 올해의 장인은 다회·망수장 임금희 장인이다. 지난 30년 동안 다회와 망수에 전념해온 임금희 장인은 오랜 시간 고증을 거쳐 다회와 망수의 전통 기법을 하나 둘 복원해내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다회를 치고 망수를 엮는 작업은 손마디가 저리고 눈이 짓무르는 고행이다. 다회는 가느다란 실을 일일이 손으로 쳐서 다양한 문양과 패턴을 만드는데, 하루에 만들어낼 수 있는 길이는 고작 2~3cm. 간단히 정의하면 장인의 정성과 시간이 만들어내는 작품이다.

과거에는 의복을 여미고 고정하는 것은 물론, 아름답게 장식하는 기능도 함께 수행해 복식문화의 중요한 한 부분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산업화를 맞이하고, 기계가 끈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다회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줄어들어 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임금희 장인은 그 존재조차 희미해진 다회의 전통을 이어가는 것은 물론, 사라진 기법까지 복원해내며 전통 다회의 현대적 쓰임새를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다회를 치는 임금희 장인. 틀 양쪽에 걸려 있는 추들을 순서대로 옮겨가며 실을 엮는다.

다회를 치는 임금희 장인. 틀 양쪽에 걸려 있는 추들을 순서대로 옮겨가며 실을 엮는다.

다회를 치는 임금희 장인. 틀 양쪽에 걸려 있는 추들을 순서대로 옮겨가며 실을 엮는다.

다회를 칠 때는 실의 위아래를 따져서 한 치 오차 없이 순서대로 진행해야 한다. 잘못 엮은 실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수를 하면 이제까지 작업한 부분을 모두 잘라낸다.

다회를 칠 때는 실의 위아래를 따져서 한 치 오차 없이 순서대로 진행해야 한다. 잘못 엮은 실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수를 하면 이제까지 작업한 부분을 모두 잘라낸다.

다회를 칠 때는 실의 위아래를 따져서 한 치 오차 없이 순서대로 진행해야 한다. 잘못 엮은 실을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수를 하면 이제까지 작업한 부분을 모두 잘라낸다.

전통 색을 재현하기 위해 직접 천연 재료로 실을 염색해서 사용한다.

전통 색을 재현하기 위해 직접 천연 재료로 실을 염색해서 사용한다.

전통 색을 재현하기 위해 직접 천연 재료로 실을 염색해서 사용한다.

원형의 동다회를 만드는 틀. 임금희 장인이 전통 틀을 개조해서 만들었다.

원형의 동다회를 만드는 틀. 임금희 장인이 전통 틀을 개조해서 만들었다.

원형의 동다회를 만드는 틀. 임금희 장인이 전통 틀을 개조해서 만들었다.

장인이 한올 한올 엮어 명품이 탄생되다

임금희 장인의 작업실은 서울 광장동에 위치한 반지하 방이다. 해가 잘 드는 곳은 다회 공예에 적합하지 않다. 햇살 때문에 실의 색깔이 바랠 수 있기 때문. 해가 반쯤 드는 반지하이고, 바깥에서 염색을 할 수 있는 현재의 작업실이 가장 알맞은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예올에서 열린 다회·망수 전시에서 임금희 장인의 작품을 보고 반했다는 양태오 디자이너가 장인의 작업실을 찾았다.  

양태오 디자이너에게 다회치기를 알려주는 임금희 장인.

양태오 디자이너에게 다회치기를 알려주는 임금희 장인.

양태오 디자이너에게 다회치기를 알려주는 임금희 장인.

Y 작가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뵐 수 있어 정말 영광입니다. 전시에서 작품을 봤을 때 색감이 참 예뻤는데 공간을 보니 염색도 직접 하시나 봐요? 제 작품을 잘 봐주셔서 감사해요. 염색은 원래 염색장이 하는 일인데, 제가 원하는 색깔을 구하기가 어려워서 늦은 나이에 염색법을 배웠어요. 다회나 망수도 더 많이 알고 싶고, 사람들에게 우리의 좋은 전통이라는 걸 알리고 싶어서 계속 공부했고요.

Y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많이 애쓰신 것 같아요. 다회는 그냥 ‘끈’이라고 설명하기엔 너무나 매력적인 물건이에요.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패턴과 모양을 만들어서, 옷과 액세서리를 더욱 돋보이게 하는 역할을 하거든요. 다회유물 중에는 정말 예쁘고 멋진 패턴이 많은데, 기법을 몰라서 따라 하지 못하는 것도 많아요. 그래서 옛 기법을 되살리기 위해 열심히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죠.

Y 선생님은 언제부터 다회에 관심을 갖게 되셨어요? 저는 경북 영주에서 태어났는데 아버님이 어릴 때부터 전통 건축물이나 물건들을 많이 보여주셨어요. 성인이 된 후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며 주말에 취미로 매듭을 배웠어요. 배우다 보니 재미가 있어서 더 어려운 기법을 찾아다니다 다회를 만나게 된 거예요. 1983년에는 매듭장 김주현 명장님께 배웠고요, 그 후에는 매듭·망수 명인인 조수현 선생님께 배웠어요. 그때 선생님께서 저를 잘 봐주셨는지 전수서를 주셨어요. 그 순간부터 다회가 제 인생의 모든 것이 된 거죠.  

사라진 기법을 연구하다가 어느날 성공하면 정말 놀랍고 기분이 좋아요. 이런 말 하면 부끄럽지만, 전생에 해본 일이 아닐까...(웃음)
그런 생각이 들 만큼 작업 과정이 소중합니다.

다회에 사용하는 여러 무게의 추들.

다회에 사용하는 여러 무게의 추들.

다회에 사용하는 여러 무게의 추들.

Y 다회를 치는 게 고행처럼 느껴지는데, 선생님께서 평생 해나갈 수 있는 매력은 무엇일까요? 다회틀 앞에 앉으면 모든 걸 다 잊어버려요. 세상사 근심 같은 게 싹 사라져요. 패턴을 만드는 데 빠져 들어가게 되죠. 실 한 줄이 제자리에 가지 않으면 문양이 달라지고 다른 형태가 나오기 때문에 집중할 수밖에 없어요. 한 번 잘못 엮으면 다시 되돌아갈 수도 없고 전부 잘라서 버려야 해요. 그러니 실수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선 몰입할 수밖에 없죠. 몰입한 후의 결과물을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 없어요. 그런 감동의 순간들이 이어져서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Y 다회가 현대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다회는 끈이에요. 끈이 필요한 어디에도 사용할 수 있어요. 하지만 시간과 노동력이 많이 필요하고, 좋은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격대가 높아질 수밖에 없어요. 그만큼의 가치를 가진 물건에 사용하면 좋을 것 같고요. 일상에서는 목걸이나 보타이로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장신구로 활용하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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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태오 디자이너는 장인이 오랜 시간 수행에 가까운 작업으로 만들어낸 다회·망수 공예를 통해 손으로 만든 공예품의 아름다움에 또다시 경탄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3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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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걸이를 이용해 벽에 걸어두면 작품처럼 보인다.

대나무 걸이를 이용해 벽에 걸어두면 작품처럼 보인다.

일상에서 만나는 다회

다회틀의 양쪽 추에 감은 실을 손으로 한 줄씩 엮어서 만드는 다회 공예. 하루에 작업할 수 있는 양은 고작 2~3cm 길이에 불과하지만 어지럽게 움직이는 실들이 만들어내는 결과물은 아름답다. 주로 허리띠나 물건의 장식용 끈으로 사용했던 다회를 임금희 장인은 얼마 전 예올과 협업해 목걸이, 목줄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으로 만들어냈다.

“예올같이 전통공예의 명맥을 이어주는 단체 덕분에 다회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제값에 팔리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관심을 주면 지금은 사장된 많은 전통공예가 살아날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보았어요.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목걸이를 만들면서 팔릴까 걱정을 했는데, 그게 팔리더라고요! 그때 기분이 참 좋았죠”

양태오 디자이너 역시 다회의 가치를 높이는 제품과 함께 사용하면 그 쓰임새가 돋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인만이 가능한 정교하고 섬세한 작업 덕분에 다회가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데요. 어떤 면에서는 주얼리처럼 느껴져요. 스타일리시한 안경 줄이나 마스크 줄처럼 패션 아이템으로 사용하거나, 돌잔치나 예식처럼 행사의 격을 높여주는 장식품 등 스몰 럭셔리 제품으로 사랑받게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다회 공예가 여전히 작품으로 머물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에, 우리의 일상과 조금 더 가까워질 방법을 고민하게 된다고 말한다. 장인과 디자이너의 바람대로, 다회의 아름다움이 널리 알려져서 일상에서 조금 더 빛나는 쓸모를 얻기를 기대한다.

다회는 원석이나 금지 등 다양한 재료와 함께 사용하면 아름다운 장신구로 새로 태어난다.

다회는 원석이나 금지 등 다양한 재료와 함께 사용하면 아름다운 장신구로 새로 태어난다.

다회는 원석이나 금지 등 다양한 재료와 함께 사용하면 아름다운 장신구로 새로 태어난다.

집 안의 인테리어 오브제와 함께 세팅해 공간의 무드에 변화를 주기에 좋은 다회·망수 공예품.

집 안의 인테리어 오브제와 함께 세팅해 공간의 무드에 변화를 주기에 좋은 다회·망수 공예품.

집 안의 인테리어 오브제와 함께 세팅해 공간의 무드에 변화를 주기에 좋은 다회·망수 공예품.

<리빙센스>×디자이너 양태오×예올

내일의 공예 프로젝트’ 세 번째 이야기-다회·망수장
<리빙센스>가 디자이너 양태오, 재단법인 예올과 함께 한국 전통공예의 명맥을 이어가기 위한 ‘내일의 공예’ 프로젝트. 전통문화를 바르게 이해하고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는 일에 힘쓰는 단체 예올, 우리의 전통을 토대로 세계에서 인정받는 동시대적 미감을 구축하고 있는 디자이너 양태오,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의 품격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주는 매거진 <리빙센스>가 의기투합해서 한국의 전통공예 장인들을 찾아갑니다. 우리의 전통 문화유산을 지키고 이어오는 장인을 만나 한국공예의 미래를 그려보고 그 현대적 쓰임을 구체화할 예정입니다. 소개된 공예품은 예올샵(www.yeol.org/product)에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전통 복식의 허리띠나 장식품을 장식하는 끈으로 사용되었던 다회(多繪)는 현대사회에서 어떤 쓸모를 가지게 될까? 디자이너 양태오가 만나 작업 과정을 살펴보고 장인과 함께 다회의 미래를 그려보았다.

CREDIT INFO

기획
심효진 기자
사진
김덕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