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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포레스트 #3

밤조림을 만드는 숲 속 쿠킹 스튜디오 by 장연정

On November 03, 2020

바쁘게 돌아가는 각박한 도시의 삶에 지친 이들은 힐링을 위해 숲을 찾는다. 도시의 휘황찬란한 불빛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청량하게 만들어주는 자연 속에서 위로받고 싶기 때문일 터. 도시를 떠나 각자의 방식대로 시골 라이프를 선택한 이들을 만났다. 그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덜어내니 훨씬 더 행복한 삶이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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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하우스라서 덩치 큰 보더콜리, 폴린이와 가족이 될 수 있었다. 텃밭 일을 할 때도, 뒷산 밤을 주울 때도 폴린이가 늘 앞장을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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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사 와서 올해 두 번째로 밤을 수확한다. 땅에 떨어진 밤은 벌레 먹은 것이 많아, 밤송이가 터진 밤을 골라 나무에서 직접 따는 노하우가  생겼다.

작년에 이사 와서 올해 두 번째로 밤을 수확한다. 땅에 떨어진 밤은 벌레 먹은 것이 많아, 밤송이가 터진 밤을 골라 나무에서 직접 따는 노하우가 생겼다.  

  • 작년에 이사 와서 올해 두 번째로 밤을 수확한다. 땅에 떨어진 밤은 벌레 먹은 것이 많아, 밤송이가 터진 밤을 골라 나무에서 직접 따는 노하우가  생겼다. 
작년에 이사 와서 올해 두 번째로 밤을 수확한다. 땅에 떨어진 밤은 벌레 먹은 것이 많아, 밤송이가 터진 밤을 골라 나무에서 직접 따는 노하우가 생겼다.
  • 밤송이째 바구니에 담아만 놓아도 너무 예쁘다. 그 어떤 것보다 자연이 주는 그대로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스타일링이다. 
밤송이째 바구니에 담아만 놓아도 너무 예쁘다. 그 어떤 것보다 자연이 주는 그대로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스타일링이다.
  • 수확한 밤은 마당에 모아놓고 겉껍질을 까고 선별 작업을 한다. 가시가 생각보다 날카로워 장화를 신은 발로 부비부비하며 까는 것이 가장 수월하다. 이때 벌레 먹은 밤도 골라낸다.
수확한 밤은 마당에 모아놓고 겉껍질을 까고 선별 작업을 한다. 가시가 생각보다 날카로워 장화를 신은 발로 부비부비하며 까는 것이 가장 수월하다. 이때 벌레 먹은 밤도 골라낸다.
촬영용 소품으로 가지고 있던 앞치마와 가죽 장갑 모두 숲속 하우스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는 중.

촬영용 소품으로 가지고 있던 앞치마와 가죽 장갑 모두 숲속 하우스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는 중.

촬영용 소품으로 가지고 있던 앞치마와 가죽 장갑 모두 숲속 하우스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는 중.

밤나무 숲속 쿠킹 스튜디오

서울에서 설악 IC까지 50분, 여기서 집까지 10분. 논과 밭 사이 농로를 지나 살짝 경사진 오르막길을 따라가면 막다른 길에 ‘프롬하트(From Heart)’라 이름 붙인 건물이 나온다.

단아한 텃밭과 호젓한 수영장이 있는 3층 건물, 푸드 스타일리스트 장연정 대표의 공간이다. 그녀는 20대 후반 ‘푸드 코디네이터’라는 이름으로 일을 시작해, 15년 동안 다양한 영역에서 욕심껏 활동했다.

강남 한복판에 집과 사무실을 두고 출퇴근 시간이 따로 없이 밤낮으로 일만 하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다 양평에서 전원생활을 결심하게 된 것은 건강에 이상 신호가 생기기 시작한 2010년 즈음. 실행력 좋은 그녀는 결심과 동시에 정원과 텃밭이 있는 주택을 구입했고, 내부만 가볍게 단장해 이사를 갔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서울에선 그렇게 병원을 드나들어도 낫지 않던 마른기침이 사라졌고, 집 주변을 산책하고 텃밭을 가꾸며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듯했다. 하지만 서울-양평 장거리 출퇴근의 피로가 쌓여 정작 전원 라이프를 즐길 여유가 없었다. 살면서 느껴지는 불편한 집의 구조에 대한 불만도 점점 쌓여갔다.

3~4년 정도 전원생활 연습을 했으니, 이제 진짜 원하는 숲속 집을 지어야겠다고 결심, 샘플 사진을 찾고 집터를 구하고 직접 공사를 관리 감독하면서 5년에 걸쳐 완성된 집이 지금의 ‘프롬하트’다. 그녀가 집터를 고를 때의 기준은 단 하나였다. 절대 개발 가능성이 없는 자연으로 둘러싸인 곳.

“아무리 조경을 한다 해도 자연이 긴 시간을 들여 만들어놓은 것처럼은 할 수 없잖아요. 자연이 만들어놓은 조경 속에 우리 집을 살짝 끼워놓고 싶었어요.” 그곳에 주거와 업무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했다.

소품들을 바리바리 싸 들고 이동하지 않아도 이 공간에서 너끈히 모든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주방, 텃밭, 야외 개수대, 수영장, 넉넉한 주차 공간까지 꼼꼼하게 설계했다. 그중에서도 야외 키친과 제철 채소를 기르는 온실은 그녀가 꼭 가지고 싶었던 공간. 처음에는 야외에 무슨 공을 이렇게 들이냐던 공사 관계자들도 완성된 공간을 보고 나선 해외의 정원 같다며 다들 감탄했다.

수확한 밤은 흐르는 물에 씻으며 찌꺼기나 벌레를 제거한다. 단단한 겉껍질을 쉽게 까기 위해서는 물에 1시간 이상 불리는 것이 좋다.

수확한 밤은 흐르는 물에 씻으며 찌꺼기나 벌레를 제거한다. 단단한 겉껍질을 쉽게 까기 위해서는 물에 1시간 이상 불리는 것이 좋다.

수확한 밤은 흐르는 물에 씻으며 찌꺼기나 벌레를 제거한다. 단단한 겉껍질을 쉽게 까기 위해서는 물에 1시간 이상 불리는 것이 좋다.

불린 밤의 뾰족한 부분에 ‘+’ 모양으로 칼집을 내고 껍질을 벗기면 훨씬 쉽다. 속껍질의 떫은맛을 제거하려면 베이킹소다를 푼 물에 하루 정도 담가두면 된다.

불린 밤의 뾰족한 부분에 ‘+’ 모양으로 칼집을 내고 껍질을 벗기면 훨씬 쉽다. 속껍질의 떫은맛을 제거하려면 베이킹소다를 푼 물에 하루 정도 담가두면 된다.

불린 밤의 뾰족한 부분에 ‘+’ 모양으로 칼집을 내고 껍질을 벗기면 훨씬 쉽다. 속껍질의 떫은맛을 제거하려면 베이킹소다를 푼 물에 하루 정도 담가두면 된다.

밤조림은 소독한 병에 뜨거울 때 담고, 바로 뚜껑을 닫아 냉장고에 넣어야 병조림 속 공기가 압축돼 좀 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밤조림은 소독한 병에 뜨거울 때 담고, 바로 뚜껑을 닫아 냉장고에 넣어야 병조림 속 공기가 압축돼 좀 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밤조림은 소독한 병에 뜨거울 때 담고, 바로 뚜껑을 닫아 냉장고에 넣어야 병조림 속 공기가 압축돼 좀 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달콤 짭짜름한 밤조림은 한 번에 2~3알 정도 먹는 게 좋다. 작은 병에 15~20알 정도씩 소분해서 넣어두면 꺼내 먹기 좋고, 선물하기도 좋다.

달콤 짭짜름한 밤조림은 한 번에 2~3알 정도 먹는 게 좋다. 작은 병에 15~20알 정도씩 소분해서 넣어두면 꺼내 먹기 좋고, 선물하기도 좋다.

달콤 짭짜름한 밤조림은 한 번에 2~3알 정도 먹는 게 좋다. 작은 병에 15~20알 정도씩 소분해서 넣어두면 꺼내 먹기 좋고, 선물하기도 좋다.

리틀 포레스트 보늬 밤조림

재료
밤 1kg, 물 1.5L, 흑설탕 350g, 베이킹소다·와인·맛간장 2큰술씩

만들기
1_햇밤을 흐르는 물에 씻고 겉껍질을 제거한다(묵은 밤은 따뜻한 물에 1시간 이상 불린 후 겉껍질을 제거한다).
2_밤이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떫은맛을 제거하기 위해 베이킹소다를 풀어서 하루 정도 불린다.
3_밤을 보관할 유리병을 찜통에 넣고 소독한 다음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다.
4_②의 밤과 물을 함께 냄비에 넣고 센불에서 끓어오르면 중약불로 줄여 30분간 끓인다.
5_찬물에 헹군 다음 다시 물을 붓고 30분 동안 끓이고 세척한다. 이 과정을 큰 밤은 세 번, 작은 밤은 두 번 반복해서 떫은맛을 완전히 제거한다.
6_냄비에 ⑤의 밤과 분량의 물, 설탕을 넣고 센불에서 밤이 으깨지지 않도록 주걱으로 살살 저어준다. 끓어오르면 중약불로 줄이고 1시간 정도 끓인다. 중간중간 끓어 오르면 거품을 제거한다.
7_1시간 정도 끓인 밤에 와인과 맛간장을 넣고 10분가량 조린다. 와인, 맛간장, 설탕의 비율은 기호에 따라 가감하면 된다.
8_완성된 밤조림을 소독한 유리병에 담고 뚜껑을 닫은 뒤 냉장고에 보관한다. 2~3일 후부터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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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변 들에서 꺾은 꽃들을 화병에 꽂기만 해도 풍성한 센터피스가 된다.

잣나무와 밤나무가 우거진 가을 숲속. 산에 뱀이 많기 때문에 밤 수확을 할 때는 항상 장화를 신는다. 숲속 라이프 1년 만에 깨달은 사실이다.

잣나무와 밤나무가 우거진 가을 숲속. 산에 뱀이 많기 때문에 밤 수확을 할 때는 항상 장화를 신는다. 숲속 라이프 1년 만에 깨달은 사실이다.

잣나무와 밤나무가 우거진 가을 숲속. 산에 뱀이 많기 때문에 밤 수확을 할 때는 항상 장화를 신는다. 숲속 라이프 1년 만에 깨달은 사실이다.

공짜 밤으로 만든 선물

꿈꾸던 숲속 집이 완성되자, 이곳은 집이자 일터가 되었다. 넓은 실내 공간과 단아하면서 자연스러운 야외 텃밭을 거느린 이 집에선 최근 광고 촬영도 했고, 다양한 푸드 스타일링 작업도 진행 중이다. 숲속에 사느라 일이 없어진 게 아니라, 불필요한 일이 정리되고 꼭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자 일상에 여유가 생겼고 비로소 제대로 된 전원생활의 행복을 만끽하는 중이다. 물론 감수해야 할 것도 많다. 거미와 벌레, 심지어 뱀까지. 특히 처음에는 뱀을 보면 기겁을 했는데, 이제는 바로 눈앞에서 맞닥뜨려도 무심하게 제 갈 길을 가게 되었다고. 자연이 주는 선물은 그 괴로움을 감수하고도 남을 만큼 풍족하다.

집 주변에 들꽃들이 지천으로 자라, 한아름 꺾으면 금세 아름다운 꽃꽂이가 가능하다. 그뿐이던가, 자연이 선물하는 먹을거리는 푸드 스타일리스트인 그녀에게 서울살이에서는 느끼지 못한 자급자족 라이프의 즐거움을 깨닫게 해준다. 작년 이른 여름에 이사를 와서 보니 뒷산이 온통 잣나무, 밤나무 천지였는데, 가을이 되니 밤송이가 툭툭 터졌다.

10월이 되자 집 밖을 나서면 어디서나 산밤을 주울 수 있어, 오래도록 간식으로 먹을 수 있게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를 해봤다. 특히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본 뒤 만들어본 밤조림은 생강차와 궁합이 잘 맞아 요즘은 그녀의 최애 간식이 되었다.

햇밤을 물에 불리고, 겉껍질을 제거하고 뜨거운 물에서 끓이다가 찬물로 헹구기를 반복, 그후 비율을 맞춘 설탕과 와인, 간장에 조려야 겨우 탄생하는 밤조림은 혹자에게는 고된 노동의 산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숲속 집에 사는 집주인에게는 밤조림을 하는 시간이 오롯이 요리에 집중하는 힐링의 순간일 뿐. 밤조림에는 시간과 공이 많이 들기 때문에 그녀는 한 번에 넉넉한 양을 만들고 한 병에 15~20알 정도씩 소분한 뒤 냉장고에 넣어둔다.

그러다 어느 날 갑작스럽게 선물할 일이 있으면 한 병씩 꺼내 선물한다. 공짜 밤이 사람들을 기쁘게 할 수 있는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도 이곳 숲속 집이 준 선물이라고 그녀는 힘주어 말한다.

바쁘게 돌아가는 각박한 도시의 삶에 지친 이들은 힐링을 위해 숲을 찾는다. 도시의 휘황찬란한 불빛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청량하게 만들어주는 자연 속에서 위로받고 싶기 때문일 터. 도시를 떠나 각자의 방식대로 시골 라이프를 선택한 이들을 만났다. 그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덜어내니 훨씬 더 행복한 삶이 되었다고.

CREDIT INFO

기획
한정은(컨트리뷰팅 에디터),김하양·김의미 기자, 김자은(프리랜서)
사진
김덕창,이지아,정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