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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포레스트 #2

4500만원 폐가를 샀어요 by 유튜버 오느른

On October 30, 2020

바쁘게 돌아가는 각박한 도시의 삶에 지친 이들은 힐링을 위해 숲을 찾는다. 도시의 휘황찬란한 불빛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청량하게 만들어주는 자연 속에서 위로받고 싶기 때문일 터. 도시를 떠나 각자의 방식대로 시골 라이프를 선택한 이들을 만났다. 그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덜어내니 훨씬 더 행복한 삶이 되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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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 오느른은 집 앞 뷰에 반해 망설임 없이 집을 계약했다. 이 뷰를 가리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시야를 확보하고자 대문을 없애고 담장의 높이도 낮췄다

벼 뷰 하우스에서 시골살이를 시작하다

매일 쳇바퀴를 도는 것 같은 삶에 지치면 ‘다 때려치우고 귀촌이나 할까?’라고 되뇌어본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자기 위안을 얻기 위한 일종의 주문 일 뿐, 막상 실천하는 이는 몇 되지 않는다. MBC PD인 오느른은 달랐다. 오랜 시간 준비해온 콘텐츠가 코로나19로 무산되면서 그녀의 몸과 마음은 젖은 솜처럼 축축 처졌다. 그녀는 ‘회사를 때려치우고 시골로 내려가 힐링이나 하자’는 생각에 4500만원을 주고 김제에 있는 폐가를 샀다.

홧김에 앞뒤 계획 없이 덜컥 일을 저지르게 된 것이다. 홧김이라 했지만 사실 시골살이는 그녀의 오랜 로망이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마당 있는 집에서 자라서인지 높은 건물이 참 낯설어요. 높은 신축 건물에서 살 때는 매일 밤 엘리베이터를 타고 귀가하는 게 이상하더라고요. 도심에서 벗어나 마당이 딸린 조용하고 아담한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늘 품고 있었죠.”

처음에는 서울에서 출퇴근을 할 수 있는 강화도에서 집을 알아봤다. 하지만 지갑 속 사정을 생각하면서 예산을 맞추다 보니 강화도에서 아래로, 충청을 지나 전북 김제까지 내려오게 됐다. 유튜브의 시골집 매매 채널에서 마음에 드는 매물을 발견하자마자 김제로 여행 겸 답사를 왔다. 하늘을 가리는 것 없이 드넓게 펼쳐지는 평야는 그녀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았고, 덜컥 계약부터 하게 됐다. 그때부터 그녀는 쉴 틈 없이 달렸다.

“나 같은 30대 직장인은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오느른’이란 콘텐츠를 기획했어요. 힐링을 하기 위해 내려왔는데, 힐링 콘텐츠 노동자가 된 듯 더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집을 사면서 300평 대지가 덤으로 생기자 그곳에 루콜라, 부추, 고수를 비롯해 상추, 배추 같은 일상적인 채소부터 비트, 콜라비 같은 특용작물까지 다양하게 심었다. 처음 심어봐서 얼만큼 나올지도 가늠이 되지 않는다며, 많이 나오면 구독자와 나누어 먹을 계획을 세웠다.

몇 달 전만 해도 이곳이 폐가였다는 사실이 믿어지는가? 오느른 PD의 손을 거쳐 깔끔하게 변신한 그녀의 러브 하우스.

몇 달 전만 해도 이곳이 폐가였다는 사실이 믿어지는가? 오느른 PD의 손을 거쳐 깔끔하게 변신한 그녀의 러브 하우스.

몇 달 전만 해도 이곳이 폐가였다는 사실이 믿어지는가? 오느른 PD의 손을 거쳐 깔끔하게 변신한 그녀의 러브 하우스.

별채에는 그녀가 영상 편집을 하는 작업실과 게스트용 침실이 있다. 창 밖으로 막힘 없이 뻥 뚫린 풍경을 바라보며 멍때리는 일이 다반사라 한다.

별채에는 그녀가 영상 편집을 하는 작업실과 게스트용 침실이 있다. 창 밖으로 막힘 없이 뻥 뚫린 풍경을 바라보며 멍때리는 일이 다반사라 한다.

별채에는 그녀가 영상 편집을 하는 작업실과 게스트용 침실이 있다. 창 밖으로 막힘 없이 뻥 뚫린 풍경을 바라보며 멍때리는 일이 다반사라 한다.

그녀는 김제로 내려오고 살이 쪘는데, 범인은 요 녀석들. 갓 수확한 작물들이라 더 맛있다

그녀는 김제로 내려오고 살이 쪘는데, 범인은 요 녀석들. 갓 수확한 작물들이라 더 맛있다

그녀는 김제로 내려오고 살이 쪘는데, 범인은 요 녀석들. 갓 수확한 작물들이라 더 맛있다

별채에는 그녀가 영상 편집을 하는 작업실과 게스트용 침실이 있다. 창 밖으로 막힘 없이 뻥 뚫린 풍경을 바라보며 멍때리는 일이 다반사라 한다.

별채에는 그녀가 영상 편집을 하는 작업실과 게스트용 침실이 있다. 창 밖으로 막힘 없이 뻥 뚫린 풍경을 바라보며 멍때리는 일이 다반사라 한다.

별채에는 그녀가 영상 편집을 하는 작업실과 게스트용 침실이 있다. 창 밖으로 막힘 없이 뻥 뚫린 풍경을 바라보며 멍때리는 일이 다반사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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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대 헤드 위쪽의 나무 창살을 제거할까요? 살릴까요?”라는 물음에 72%의 팔로워가 살리자고 답했고, 그녀는 그에 응했다. 베드 스프레드는 자라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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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에서는 창을 창으로 보지 않고 풍경을 담는 액자로 본다고 하는데, 그녀의 집도 창 너머로 보이는 것마다 작품이었다.

서울에서 전셋집을 예쁘게 꾸미고 살면서도 결국에는 내 것이 아니라는 것에 속상함을 느꼈던 오느른 PD.
서울 전세 가격으로 전북 김제에 ‘내 집’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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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까래를 그대로 살려 멋스러운 서재. 소파에 앉으면 눈높이에 꼭 맞는 창문을 통해 마당이 한눈에 담긴다.

115년 된 초가집 인테리어

그녀가 구입한 폐가는 115년 된 초가집. 세월의 모진 풍파를 고스란히 견뎌낸 초가집의 불편한 부분을 고치고 요즘 감성을 더해 리모델링하기까지 총 5500만원의 비용이 들었다. 구입 비용보다 리모델링 비용이 더 든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말이 딱 들어맞은 상황이다. 그러나 서울에서 전셋집을 예쁘게 꾸미고 살면서도 결국에는 내 것이 아니라는 것에 속상함을 느꼈던 그녀는 서울 전세 가격에 내 집 마련한 것을 꽤나 잘한 일이라고 여기고 있다.

초가집 리모델링은 5년 전 아버지의 집 건축을 담당했던 스튜디오 s.a.m의 윤민환 소장에게 맡겼다. 윤 소장은 공사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쉽게 구할 수 있는 붉은 벽돌을 사용했다.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보다 가성비 높은 한가지 재료를 활용하는 것이 공사비를 아낄 수 있는 팁이에요. 붉은 벽돌로 창턱과 문, 마당 등에 포인트를 줌으로써 이 집의 아이덴티티를 살린 디자인을 완성했죠.” 시공은 시골집을 고쳐본 경험이 많은 동네 업체에서 진행했다.

서까래를 살리고자 초가지붕은 그대로 두고 새 지붕을 덮었는데, 결과적으로 단열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됐다. 언제 어디서고 하늘을 볼 수 있게 창문은 모두 그녀의 눈높이에 맞춰서 냈다. 욕조에서 목욕을 하면서도, 침대에 누워서도 하늘을 볼 수 있는 점은 가장 만족스럽다. 그녀의 초가집 리모델링 기록과 초보 귀촌 생활을 담은 유튜브 채널 <오느른onulun>은 개설 5개월 만에 20만 이상의 구독자들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그녀는 채널 구독자들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시골살이를 꿈꾸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며 새로운 일을 계획 중이다.

“이 집을 체험관이나 모델하우스처럼 오픈해볼까 고민 중이에요. 저처럼 무계획이 계획이라고 외치는 것보다는 일주일 정도 체험해보고 결정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힐링 콘텐츠를 만드는 노동자라 말하지만 새로운 일을 기획하며 행복해 보이던 그녀. 이 집에서 사계절을 피부 가까이 느끼며 이것이 힐링이라고 외치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본래 주방 싱크대 겸 조리대였지만, 그녀의 키에 맞지 않아 수납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본래 주방 싱크대 겸 조리대였지만, 그녀의 키에 맞지 않아 수납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본래 주방 싱크대 겸 조리대였지만, 그녀의 키에 맞지 않아 수납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직접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는 사람들을 보며 행복함을 느끼는 그녀의 취미는 요리다.

직접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는 사람들을 보며 행복함을 느끼는 그녀의 취미는 요리다.

직접 만든 요리를 맛있게 먹는 사람들을 보며 행복함을 느끼는 그녀의 취미는 요리다.

문을 모두 제거하고 스튜디오형 원룸처럼 인테리어했다.

문을 모두 제거하고 스튜디오형 원룸처럼 인테리어했다.

문을 모두 제거하고 스튜디오형 원룸처럼 인테리어했다.

폐가였던 이곳에서 주운 접시와 컵은 빈티지 스타일을 좋아하는 그녀의 ‘취향 저격템’.

폐가였던 이곳에서 주운 접시와 컵은 빈티지 스타일을 좋아하는 그녀의 ‘취향 저격템’.

폐가였던 이곳에서 주운 접시와 컵은 빈티지 스타일을 좋아하는 그녀의 ‘취향 저격템’.

바쁘게 돌아가는 각박한 도시의 삶에 지친 이들은 힐링을 위해 숲을 찾는다. 도시의 휘황찬란한 불빛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청량하게 만들어주는 자연 속에서 위로받고 싶기 때문일 터. 도시를 떠나 각자의 방식대로 시골 라이프를 선택한 이들을 만났다. 그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덜어내니 훨씬 더 행복한 삶이 되었다고.

CREDIT INFO

기획
한정은(컨트리뷰팅 에디터),김하양·김의미 기자, 김자은(프리랜서)
사진
김덕창,이지아,정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