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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ARTMENT THERAPY #6

집을 세상에 하나뿐인 공예품으로 by 길연디자인 이길연

On October 12,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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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세상에 하나뿐인 공예품

결혼하면서 직접 꾸민 신혼집을 첫 번째 포트폴리오 삼아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한 지 16년이 된 이길연 대표. 인테리어를 맡으면 심미적인 면뿐 아니라 기능적인 측면까지 고려한다는 그녀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커스터마이징이다. 의뢰인에게 꼭 맞는 집을 만들어주고자 행동과 생활습관 하나하나를 직접 살피면서 세상에 하나뿐인 공예품을 만드는 장인처럼 유니크한 집을 만들어준다. 그녀의 손을 거치면 기성복 같던 아파트가 맞춤복처럼 나를 이해하고 내 삶을 이해해주는 맞춤 공간으로 변신하는 마법 같은 일이 펼쳐진다. 그녀는 이 모든 과정과 변화의 중심에 명확한 커뮤니케이션과 집을 하나의 예술품처럼 만드는 장인정신이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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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수많은 아파트를 개조하고 색다른 공간으로 변화시키셨어요. 최근의 아파트 리노베이션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아파트 인테리어에서 ‘트렌드’라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트렌드라는 단어가 붙는 순간 매체를 비롯한 다양한 공간에서 소비되면서 금세 질리게 되거든요. 집은 한 번 입고 버려도 되는 옷과는 다르잖아요. 카페나 휴양지, 호텔, 핫한 부티크 같은 소비 공간과도 다르고요. 보통 리노베이션은 3년 이상 살 것을 기대하고 진행하기 때문에 트렌디한 소재나 디자인 등은 추천하지 않아요.

리노베이션할 때 트렌드를 좇지 않는다고 하셨는데, 다른 명확한 기준이 있으신가요? 의뢰인과 그 가족의 취향, 라이프스타일 같은 것이 기준이 되죠. 어떤 사람이든 살아온 세월만큼 확고하게 쌓인 취향이 있어요. 가족도 마찬가지고요. 그들의 취향을 조화롭게 표현해주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에요. 취향과 라이프스타일대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고 옳은 결정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주죠.

처음 만난 사람의 취향과 스타일을 파악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텐데요. 첫 만남부터 일을 맡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수없이 많이 만나죠. 의뢰인이 제 사무실로 오기도 하고, 제가 디자인한 집을 함께 가보기도 해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의뢰인의 집을 방문하는 거예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물건을 사용하는지, 어떤 취미가 있는지 등 사소한 습관 하나하나를 파악할 수 있도록요. 어떤 사람은 안경을 맞추면 안경집 없이 사용해요. 어떤 사람은 안경집을 눈에 보이는 데 두고 사용하고요. 신발도 신발만 보관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박스째 보관하는 사람도 있어요. 누구는 커틀러리를 모으고, 또 어떤 사람은 집에서 운동하는 것을 즐겨요. 이러한 모든 것을 파악해야 그 사람에게 꼭 맞는 집을 구현할 수 있어요.

마치 공예품을 만드는 작가나 맞춤옷을 짓는 장인 같네요. 맞아요. 집이 나에게 맞지 않으면 정말 불편하기 때문에 하나하나 세밀하게 계산해야 해요. 혹시 주방의 싱크대나 세면대를 쓰면서 불편한 적은 없었나요? 일반적인 세면대의 높이는 78cm인데, 키가 161~162cm면 적어도 80cm는 되어야 하거든요. 아일랜드는 보통 높이가 88cm인데, 낮아서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90cm 높이의 아일랜드를 사용하게 하면 정말 편안해해요. 1~2cm의 차이가 굉장히 크죠. 키가 180cm가 넘으면 코트나 팬츠의 길이도 달라지기 때문에 옷장 행어의 높이도 다시 계산해야 해요.

본인의 스타일을 답습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계속 창조해내는 것이 디자이너의 숙명이기도 할 텐데요. 대표님의 비결이 있을까요? 앞서 말한 것처럼 의뢰인과 그 가족에 대한 충분한 이해인 것 같아요. 제가 공예를 전공해서인지 돌과 금속, 철제를 좋아하는데요. 이런 재료들을 인테리어에 접목하기도 하고요. 전공자의 안목을 십분 발휘해 그림이나 아트 퍼니처, 공예품 등을 오브제처럼 활용하기도 하죠. 군더더기 없는 공간에 이런 오브제나 소품들을 툭툭 던져놓는 것만으로도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완성돼요.

요즘은 집에서 힐링 포인트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어요. 디자이너로서 이러한 숙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세요? 저는 집만큼은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조언해요. 집의 어느 면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살면서 두고두고 후회하게 되거든요. 이제껏 열심히 살아온 나에게 혹은 가족에게 상을 주는 차원에서 의미 있는 공간 하나쯤에는 과감히 투자해보세요. 아들이 몇 년 동안 축구복을 몇 박스째 모았던 집이 있었어요. 의뢰인이었던 엄마는 그 박스가 쌓여 있는 것 자체를 싫어했어요. 하지만 아이에게는 정말 귀한 것들이잖아요. 그래서 의류 매장처럼 디스플레이를 해주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유리로 수납장을 만들어 축구복을 보기 좋게 진열해줬어요. 그런데 박스를 정리하면서 보니까, 진짜 소중하게 아끼는 한 벌은 액자에 넣어두었더라고요. 그 액자을 벽에 걸고 갤러리처럼 스폿 조명을 달았더니 아이가 정말 감동하더라고요. 나에게, 내 아이에게, 우리 가족에게 의미가 되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가장 색다른 인테리어라고 생각합니다.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집주인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고 구조변경을 통해 편리한 공간을 만들어요. 집의 기능적인 면을 완성하는 거죠. 그다음에 감각적인 터치가 더해져요. 개성 있는 스타일링이나 아트워크를 통해 공간에 힘을 더하는 순간 공예품처럼 세상에 하나뿐인 집이 탄생해요.

  • DREAMING KIDSROOM

    이길연 대표는 의뢰인들이 머릿속에 그리는 공간을 이해하고 디자이너의 감각을 더해 구현해준다. 아이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부모의 바람은 커다란 미끄럼틀과 벙커 침대가 놓인 아이방으로 구현됐다.

  • ART WORK

    노출 콘크리트 위에 조르르 배치한 이헌정 작가의 작품으로 힘을 준 욕실. 아트 워크로 공간에 힘을 더하는 게 이길연 대표의 시그니처다.

  • FAVORITE SPACE

    박스째 쌓아둘 만큼 축구복을 모으는 게 취미인 아들과 짐이 쌓여 인테리어를 해치는 것이 싫었던 엄마의 충돌을 디자이너의 센스로 해결한 공간. 매장처럼 진열한 덕분에 이 집만의 개성이 생겼다.

  • UNIQUE COLLABORATION

    화장실 세면대를 복도 쪽으로 빼고 세면대 하부장에 허명욱 작가가 옻칠 작업으로 완성한 문짝을 달았다. 실용성과 예술성의 경계를 허문 이색적인 컬레버레이션이 공간에 유니크함을 더한다. 공간에 공예적 요소를 가미하는 이길연 대표다운 시도이기도!

  • HIGHLY SENSITIVE

    감각적으로 스타일링한 다이닝 룸에 이광호 작가의 조명을 더해 공간의 감도가 배가된 다이닝 룸. 몰딩 없이 미니멀하게 정리한 벽면과 깨끗한 바닥재 등 베이스가 심플한 공간에 개성 있는 스타일링을 더하면 인테리어의 완성도가 훨씬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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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ARTMENT THERAPY 시리즈

APARTMENT THERAPY 시리즈

대한민국 스타일 아파트 by 건축가 유현준
차가운 아파트에 자연의 따뜻함을 들이다 by 샐러드보울디자인 구창민
패션처럼 아파트를 스타일링하다 by 이노필 김계연

구조변경으로 개인의 공간을 만들다 by 카민디자인 김창건

수납으로 완성한 편리한 집 by 옐로플라스틱 이고운 & 전성원
집을 세상에 하나뿐인 공예품으로 by 길연디자인 이길연 

CREDIT INFO

기획
심효진,김하양 기자, 한정은(컨트리뷰팅 에디터)
사진
김덕창, 이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