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아파트. 좋아하는 가구와 물건들을 하나씩 들이다 보니 작은 미술관 같은 집이 탄생했다.
좋아서 하는 일들
무언가를 좋아서 하다 보면 어느 샌가 전문가의 영역에 도달하는 경우가 있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pl4k(플레이그라운드포키즈)의 오민수 대표가 그러한 경우. 그의 집은 작은 미술관 같다. 집 안 곳곳에 포진한 멋스러운 디자인 가구와 오브제, 예술 작품들을 둘러보다 보면 집주인이 디자인을 전공한 전문가가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하게 된다.
하지만 오민수 대표는 유아교육학을 전공하고 아이들과 학생들을 가르쳐온 교육자로 디자인 전문가는 아니라며 웃는다. “예쁘고 좋은 물건, 멋진 작품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전문가는 아니에요. 예뻐 보이는 물건에 관심이 생기니까 자연스럽게 갖고 싶고, 공부하게 되고, 만들게 되더라고요.”
그녀가 pl4k라는 브랜드를 시작하게 된 것도 개인적인 필요에 의해서였다. 아이를 키우면서 예쁜 좌식 책상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찾아도 마음에 드는 디자인이 없어 직접 제작하게 된 것. 처음에는 몇 개만 만들어서 지인들과 나누어 쓰려고 했는데, 좋은 디자인을 알아본 SNS 친구들로부터 구매하고 싶다는 문의가 빗발쳤다. 심플한 디자인과 다양한 색감 덕분인지 그녀의 책상은 큰 인기를 끌었고 pl4k라는 브랜드의 시작점이 됐다.
“pl4k를 시작하고 정말 재미있게 일했어요. 제 아이에게 필요해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니 신이 나서 쇼룸도 열었죠. 쇼룸에서는 제작 제품과 수입한 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판매했는데 제가 예쁘다고 생각한 물건이 잘 팔리면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아이가 고학년이 되고 이사하면서 아쉽게 쇼룸은 잠시 접었지만, 앞으로 조금 더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어서 생각 중이에요. 저도 아이가 크다 보니 라이프스타일 쪽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통창으로 환하게 햇살이 들어오는 거실은 오민수 대표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푸른색 소파는 무이에서 구매했다. 이사 후에도 마음에 드는 소파가 없어 오랫동안 찾아 헤매다 마르셀 반더스가 디자인한 제품을 보고 한눈에 반해 구매했다. 거실 구조상 소파의 등이 보이게 배치할 수밖에 없는데 이 소파는 뒤쪽에 수납공간이 멋지게 디자인 돼 책과 소품을 전시할 수 있다.

통창으로 환하게 햇살이 들어오는 거실은 오민수 대표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푸른색 소파는 무이에서 구매했다. 이사 후에도 마음에 드는 소파가 없어 오랫동안 찾아 헤매다 마르셀 반더스가 디자인한 제품을 보고 한눈에 반해 구매했다. 거실 구조상 소파의 등이 보이게 배치할 수밖에 없는데 이 소파는 뒤쪽에 수납공간이 멋지게 디자인 돼 책과 소품을 전시할 수 있다.
나만의 스타일 구축하기
1년 전 해운대 바닷가의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오민수 대표는 집 전체를 대대적으로 손봤다. 인테리어 디자인 업체에 맡겨서 전체를 손보고 싶었지만, 예산의 한계라는 장애물을 만나 마음을 바꿨다.
“저희가 필요한 시공업체만 연결해주는 분이 계시더라고요. 제가 일일이 찾아낼 수 없으니까 그분을 통해 연결된 전문가에게 작업을 의뢰하는 거예요. 자재 같은 것들도 저희 부부가 모두 골랐는데 그것도 재미있었어요. 하지만 시공 스케줄을 짜고 일정을 맞추는 게 생각보다 머리가 아프더라고요.”
일일이 사람을 구해서 공사를 지시하는 고됨은 있었지만 인테리어에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은 모두 시도해볼 수 있어 즐거웠다. 시공비가 비싸서 도전해보지 못할 뻔한 화장실의 매립 수전, 원목마루, 매립 TV장 등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시공하고 나니 후회는 없었다고.
“공간을 스타일링하는 것은 또 별개의 문제인데 저희 부부가 디자인 제품을 좋아하고 취향이 비슷해서 재미있게 꾸밀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와 함께 자주 박물관, 미술관도 다니고 여행하면서 영감도 얻고, 디자인 작품도 함께 사러 다니고요. 만약 노후에 지금과 다른 일을 하게 된다면 저희 부부가 좋아하는 취향에 맞춰 새로운 걸 기획해보자고 얘기도 해요. 그래서 지금도 열심히 저희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다니고 배우는 중이죠. 그렇게 흘러가는 일상 덕분에 공간을 꾸미는 일도 즐거워지더라고요.”


해운대 바다가 보이는 전망 좋은 아파트. 좋아하는 가구와 물건들을 하나씩 들이다 보니 작은 미술관 같은 집이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