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와 라디오, 개인 유튜브 방송까지 종횡무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개그맨 서경석. 집에서는 엄마 품 같은 힐링을 얻고자 편안한 공간을 완성했다.

무채색 거실에 아내 유다솜 씨가 직접 그린 작품으로 포인트를 더했다. 작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숨은 글귀를 발견할 수 있다. 커튼은 한올 C&D, 소파와 1인 체어는 자코모, 러그와 사이드테이블은 모던하우스.

개그맨 서경석 하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육군사관학교에 수석 입학한 이후, 다시 공부해 서울대학교에 입학, 이후 개그맨이라는 전혀 다른 분야에 도전해 큰 활약을 펼쳤다. 최근에는 다이어트 3개월 만에 22kg 감량에 성공했으며, 또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서경석TV>에서는 공인중개사 시험에 도전 중임을 밝히기도 했으니, 그에게 도전은 즐거운 놀이 같은 것 아닐까? 그런 그가 7년간 살아온 아파트를 대대적으로 리노베이션했다. 결혼 후 10년간 묵묵히 내조해온 아내 유다솜 씨와 토끼 같은 딸 지유를 위한 일이자 그의 도전을 위한 든든한 휴식처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웃음꽃은 소통에서부터
서경석 씨는 아내인 작가 유다솜 씨를 위한 갤러리 같은 집을, 자신을 위한 편안한 집을 원했다. 이에 인테리어를 담당한 박지현 디자이너는 벽으로 막혀 있던 거실과 주방을 터서 소통이 가능한 가족 공용 공간을 만들 것을 제안했다.
“50평이 넘는 집인데도 벽으로 막혀 있어 답답했어요. 쓸데없이 방마다 전실이 있어 독립적인 공간은 많았지만 소통하기가 어려웠죠. 세 식구에게 맞지 않는 구조로 버리는 공간이 많았어요. 채광마저 막고 있었고요”라며 개조 포인트에 대해 언급했다.
주방 벽을 털어 거실과 창밖 뷰가 한눈에 담기게 했더니 유다솜 씨가 제일 싫어했던 주방이 이젠 가장 애정하는 공간이 됐다고. “예전에는 혼자 고립되어 일하는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남편, 아이와 함께 요리하는 기분이 들어요. 남편도 만족스러운지 함께 요리하는 걸 즐기고 집에도 일찍 들어오는 편이에요.”
서경석 씨도 같은 생각이다. “이전에는 함께하고 싶어도 주방이 좁아서 엄두가 안 났는데, 지금은 제가 더 요리를 하고 싶어요.” 주방까지 탐내는 열정의 아이콘 서경석 씨는 1년 전 유튜브 채널을 만들었다. 영상을 직접 기획하고 편집할 만큼 애정을 갖고 있다.
일주일에 1~2개씩 꾸준한 업로드를 통해 1년 만에 190개의 영상과 10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만들었다. 매일 하는 편집 작업을 위해 드레스 룸을 서재로 개조했는데 서재에서 그가 일을 하는 동안에도 주방에 있는 아내와 소통할 수 있도록 서재 문을 오픈형 폴딩도어로 설치했다. 부부가 모두 만족하는 공간은 그렇게 완성될 수 있었다.
예전에는 혼자 고립되어 일하는 기분이었는데, 이제는 남편, 아이와 함께 요리하는 기분이 들어요. 도와주는 일도 많아졌고요. 남편도 만족스러운지 집에 일찍 들어오는 편이에요.

개인 공간은 확실하게
개인 방은 확실하게 분리되도록 했다. 원래는 부부 침실에서 딸 지유도 함께 잠을 잤는데, 지유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예쁜 자기 방을 갖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고. 지유가 독립(?)을 하면서, 안방을 가득 채웠던 지유의 짐이 제자리를 찾아가자 7년 만에 온전한 부부의 방을 갖게 됐다.
유다솜 씨는 “22kg를 감량한 남편, 둘만의 침실, 모든 것이 새로워요”라며 설렘 가득한 미소를 보였다. 지유에게는 2개의 방을 선물했다.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사용할 수 있는 공부방과 침실로 용도를 달리한 것. 그 덕에 수납력도 높아졌다. “서경석 씨를 위한 서재, 지유를 위한 방이 2개나 있는데 유다솜 씨만 개인 공간이 없었어요. 그래서 안방에 화장대 겸 미니 책상을 만들어줬죠. 여기에서 강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요.”
집에 사는 이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살피는 디자이너다운 배려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유다솜 씨는 아이를 키우느라 잠시 미뤄두었던 대학원에 올해 진학했고, 운 좋게 강의도 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계획하고 있던 전시 2개가 취소돼 창고에서 잠자던 그녀의 작품들은 허전한 집 벽을 보기 좋게 채워주고 있다.
하얀 벽으로 마감한 집 안 곳곳이 그녀의 갤러리가 된 것. 서경석 씨도 “아내의 그림 덕분에 기가 막힌 공간이 완성됐다”며 아내의 꿈을 응원해주었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집에 오면 위안을 느끼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받는다는 서경석 씨의 말처럼 그의 집에서는 가족의 사랑을 가득 발견할 수 있었다.
TV와 라디오, 개인 유튜브 방송까지 종횡무진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개그맨 서경석. 집에서는 엄마 품 같은 힐링을 얻고자 편안한 공간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