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아내와 내추럴 무드를 좋아하는 남편의 취향이 공존하는 공간.
프렌치 감성의 베드룸
때론 이질적인 요소들의 결합으로 더 멋진 공간이 탄생한다. 마리스지니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윤서진 씨 또한 이를 적절하게 활용해 자신의 신혼집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생활 패턴에 맞춰 위치를 정하다 보니 지은 지 30년 넘은 아파트를 신혼집으로 선택하게 됐어요. 인테리어 시공은 옵션이 아닌 필수였죠. 저는 프렌치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반면 남편은 나무 소재의 내추럴한 감성을 좋아해서 이를 잘 믹스해 공간에 녹여내려고 노력했어요.”
함승민, 윤서진 씨 부부는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마감재와 소품까지 고르고 시공하며 유니크한 공간을 만들었다. 욕조가 있는 침실은 아내 윤서진 씨의 프렌치 감성이 가장 많이 묻어나는 곳.
“반신욕을 좋아해서 욕조가 필요했는데, 작은 화장실에 욕조를 욱여넣기보다는 넓은 침실에 넣어보자 생각했어요.” 이 아이디어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욕조 덕분에 침실에 적절한 습도가 유지되고 호텔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는 덤.
콜앤손의 구름 벽지도 이 집의 독특한 분위기에 한몫한다. “처음부터 이 벽지를 염두에 두고 인테리어를 시작했어요. 벽지를 가리기도 하고 침구 선택에 제한적이라 침대 헤드는 과감하게 뺐고요.” 그 덕분에 스타일링을 즐기는 그녀는 철이 바뀔 때마다 제약 없이 침구를 바꿀 수 있다고.

믹스 매치 리빙 룸
부부가 집에 있을 때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거실 겸 오픈 다이닝 공간에는 부부의 취향이 적절하게 담겨 있다.
“친구들을 자주 집으로 초대해요. 그러다 보니 커다란 테이블이 필요했어요. 나무 소재를 좋아하는 남편이 손으로 만져가면서 꼼꼼하게 월넛 목재를 고르고, 제가 직접 디자인했어요.“
내추럴 우드에 브론즈 다리를 더하니 부부만을 위한 멋스러운 디자인 작품이 탄생했다. 골드 컬러 소품이 가득한 집 분위기와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더 만족스럽다.
"해외여행을 가면 그 나라의 빈티지 마켓과 소품 숍에서 빈티지 아이템을 사와요. 그렇게 사온 아이템들을 오브제로 활용해 스타일링에 변화를 주면 기분 전환이 되죠.“
집 안 곳곳에는 지인들에게 선물 받은 아이템들이 가득했는데, 이것들을 조화롭게 매칭해놓은 것만 봐도 그녀의 감각을 엿볼 수 있다.
“소품은 강렬한 패턴이나 디테일이 들어간 것을 골라요. 그래서 인테리어는 상대적으로 도화지처럼 깔끔하게 연출했어요. 베란다를 트고 층고가 높아 보이도록 공간을 최대한 시원하게 시공했죠. 우리나라 아파트의 창호는 밋밋하고, 창살이 들어간 유럽식 창은 부담스럽더라고요. 그래서 창호 가운데에 가벽을 설치하고 커튼의 섹션을 나눠 로맨틱함을 더했어요.”
벽 하나로 집 안 분위기를 좌우하는 디자이너의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창문 쪽 벽 한편에 수납장 겸 미니 바를 만들었다. 벽 위쪽에 코펜하겐으로 여행 갔을 때 업어온 원숭이가 위트 있게 매달려 있고, 인테리어를 하다 남은 벽지 속 원숭이 그림을 잘라 작품처럼 액자에 넣어 걸어두었다.
자연의 색상은 오래 봐도 질리지 않고 안정감을 주어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나무색을 가장 애정해요.
특히 나뭇잎에는 어두운 색의 그린부터 옐로까지 다양한 색이 존재하잖아요.

자연의 색을 녹여낸 인테리어
좋아하는 컬러를 맛깔나게 소화하는 것이 마리스지니 디자인의 특징이다. 집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현관 중문은 느릅나무 무늬목에 애시 원목으로 창살을 넣어 힘을 주었다. 화이트 베이스의 인테리어지만 곳곳에 다양한 그린 포인트를 발견할 수 있다.
“자연의 색상은 오래 봐도 질리지 않고 안정감을 주어 좋아하는데, 그중에서도 나무색을 가장 애정해요. 특히 나뭇잎에는 어두운 색의 그린부터 옐로까지 다양한 색이 존재하잖아요. 그래서 톤이 다른 나무색을 곳곳에 배치했어요.”
침실 천장, 세면대 하부장, 주방 수납장 등에서 자연의 컬러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이 때문. 은은한 민트색 주방은 원래 일자형으로 협소했다. 이에 싱크대를 ‘ㄷ’자로 시공해 조리 공간을 넓혔다. 벽의 길이를 늘리고 그만큼 수납장도 넉넉하게 만들었다.
“집 안의 모든 손잡이는 해외여행을 갔을 때 사온 것들이에요. 손잡이만 교체해도 인테리어를 새로 한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방문 손잡이는 직접 디자인했고요.”
집에서 업무를 보는 일이 잦은 그녀는 서재 인테리어에도 공을 들였다. 언젠가 미래의 자녀가 지내게 될 방이기에 아기자기하게 컬러 매칭에도 신경 썼다. 그녀의 집을 구경하다 보면 애정과 공간의 완성도는 정비례함을 느낄 수 있다.
프렌치 인테리어를 좋아하는 아내와 내추럴 무드를 좋아하는 남편의 취향이 공존하는 공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