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인스타그램 네이버포스트 카카오 스토리 유튜브 네이버TV캐스트 블로그

통합 검색

인기검색어

HOME > RENOVATION

발리&제주도의 여유를 담다

대전 신혼부부의 전원주택

On September 18, 2020

집이라는 단어에 쉼표 하나 찍고, 느슨한 삶을 만들어가는 부부의 이야기.

/upload/living/article/202009/thumb/46082-428168-sample.png

1층 주방에 자리한 이기호 씨와 아내 앤(ANNE). 주방 천장에 매달린 펜던트 조명에는 ‘헬렌’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집을 계약한 기념으로 이태원 앤티크 숍에서 구매했다.

/upload/living/article/202009/thumb/46082-428169-sample.png

거실과 마당을 연결하는 전실에 격자창을 시공했다. 인도네시아 발리를 테마로 자개 모빌과 식물을 배치하고 빈티지한 무드의 가구로 연출했다.

3 / 10
/upload/living/article/202009/thumb/46082-428170-sample.png

자작나무로 마감한 주방 창틀. 깊이가 있어 소품을 올려두거나 부부가 간단하게 식사를 하는 테이블로도 사용한다. / 1층 방 2개를 개조해 쇼룸처럼 꾸미고 발리에서 수입한 소품들로 스타일링했다.

자작나무로 마감한 주방 창틀. 깊이가 있어 소품을 올려두거나 부부가 간단하게 식사를 하는 테이블로도 사용한다. / 1층 방 2개를 개조해 쇼룸처럼 꾸미고 발리에서 수입한 소품들로 스타일링했다.

3 / 10
/upload/living/article/202009/thumb/46082-428171-sample.png

호유즈의 1층 거실. 계단과 문선, 창틀을 자작나무로 마감했다. 계단 왼쪽에는 옛날 집의 문을 활용해 슬라이딩도어를 달았다. 테이블과 의자는 까사알렉시스.

호유즈의 1층 거실. 계단과 문선, 창틀을 자작나무로 마감했다. 계단 왼쪽에는 옛날 집의 문을 활용해 슬라이딩도어를 달았다. 테이블과 의자는 까사알렉시스.

1층 전실의 격자창 너머로 보이는 반려견 코난과 앤.

1층 전실의 격자창 너머로 보이는 반려견 코난과 앤.

1층 전실의 격자창 너머로 보이는 반려견 코난과 앤.

마흔, 은퇴를 결심하고 집을 고치다

대전의 한적한 언덕 마을에 자리한 하얀 집 ‘호유즈’. 이곳에 사는 부부의 이야기는 한편의 동화처럼 따뜻하고 이상적이다. 아내 앤은 3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조기 은퇴를 결심했다.

예순에 은퇴해서 넓은 땅에 으리으리한 집을 짓고 살아보겠다는 목표를 딱 20년 앞당겨 작게 시작해보자고. 일찌감치 의류 사업에 뛰어든 그녀는 서울에 정착해 온라인 쇼핑몰을 열었고, 성공 가도를 달렸었다.

이윤 추구, 매출 신장을 위해 최선을 다하며 15년간 앞만 보고 달렸는데 더는 버틸 수 없겠다는 순간이 왔던 것. 그 무렵 20년 가까이 소식을 모르고 지내던 대학 동기 이기호 씨와 연락이 닿았다.

남편 이기호 씨 역시 경량 목조주택의 매력에 빠져 설계, 시공, 목수 일까지 자처하며 쉴 틈 없이 20, 30대를 보냈다. “인생에 브레이크가 걸리기 전, 가볍게 쉼표 한 번 찍고 가자.”

뜻이 통한 부부는 3년 전 은퇴와 결혼을 동시에 맞이하며 평생 살 집을 준비했다. 부부는 1979년에 지어진 지금의 집에 첫눈에 반해버렸다. 아치 모양의 큰 창, 적당한 크기의 정원이 안아주는 느낌, 그래서 ‘내가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그땐 여행을 떠나는 것조차 버겁게 느껴졌어요. 집이지만 집 같지 않아서 여행 온 느낌이 들고, 하지만 안락한 느낌이 전해졌으면 했어요.” 부부는 공간마다 밑그림을 그려가며 직접 리모델링을 했다.

전문가인 남편의 지식에 감각적인 아내의 감성이 더해졌다. 오래된 벽면의 질감이 노출되길 원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은 노출된 부분들을 포함한 내부 전체는 흰색 페인트로 칠하고, 자작나무를 다양하게 사용하는 디자인을 제시했다. 대신 마감재의 종류를 최소화해 분위기를 정돈했다.

3 / 10
/upload/living/article/202009/thumb/46082-428173-sample.png

집 안 곳곳 자작나무로 만든 가구들과 마감이 눈에 띄는데, 모두 목수이기도 한 남편 이기호 씨의 솜씨다. 상부장이 없는 대신 높은 아일랜드 테이블을 수납장 겸 바 테이블로 쓴다.

집 안 곳곳 자작나무로 만든 가구들과 마감이 눈에 띄는데, 모두 목수이기도 한 남편 이기호 씨의 솜씨다. 상부장이 없는 대신 높은 아일랜드 테이블을 수납장 겸 바 테이블로 쓴다.

3 / 10
1층 전실 입구 쪽의 진열장에는 꽃을 다루는 앤이 사 모은 다양한 유리병 소품들이 놓여 있다.

1층 전실 입구 쪽의 진열장에는 꽃을 다루는 앤이 사 모은 다양한 유리병 소품들이 놓여 있다.

  • 1층 전실 입구 쪽의 진열장에는 꽃을 다루는 앤이 사 모은 다양한 유리병 소품들이 놓여 있다. 1층 전실 입구 쪽의 진열장에는 꽃을 다루는 앤이 사 모은 다양한 유리병 소품들이 놓여 있다.
  • 경쾌한 소리를 내는 천연 자개 모빌. 호유즈에서는 각종 자개 모빌 DIY 키트를 판매한다. 경쾌한 소리를 내는 천연 자개 모빌. 호유즈에서는 각종 자개 모빌 DIY 키트를 판매한다.
  • 발리 여행을 하며 모아온 소품들은 손님들의 요청에 하나 둘씩 판매를 시작했던 것. 발리 여행을 하며 모아온 소품들은 손님들의 요청에 하나 둘씩 판매를 시작했던 것.
/upload/living/article/202009/thumb/46082-428177-sample.png

철거를 시작하고 주방의 천장을 뜯어보니 높다란 층고가 펼쳐졌다. 벽돌이 노출되도록 그대로 두고 도장 마감했다. 웨인스코팅을 한 정면의 벽 안쪽으로 보조 주방과 팬트리가 숨어 있다.

지금처럼 집 안에서 일을 만들어가고, 새로운 인연과 함께 늙어가면 정말 멋진 삶일 것 같아요.

3 / 10
안방 침대 프레임은 공간의 너비와 창문의 높이를 고려해 남편 이기호 씨가 자작나무로 직접 제작했다. 조명은 파로라이팅.

안방 침대 프레임은 공간의 너비와 창문의 높이를 고려해 남편 이기호 씨가 자작나무로 직접 제작했다. 조명은 파로라이팅.

  • 안방 침대 프레임은 공간의 너비와 창문의 높이를 고려해 남편 이기호 씨가 자작나무로 직접 제작했다. 조명은 파로라이팅. 안방 침대 프레임은 공간의 너비와 창문의 높이를 고려해 남편 이기호 씨가 자작나무로 직접 제작했다. 조명은 파로라이팅.
  • 옷을 걸어 패션 쇼룸처럼 분위기를 낸 창가. 옷을 걸어 패션 쇼룸처럼 분위기를 낸 창가.
  • 1층 거실과 계단을 비롯해 노출된 벽면에서 옛날 주택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벽돌 벽 위에 단열용 넓은 판이 부착되어 있다. 1층 거실과 계단을 비롯해 노출된 벽면에서 옛날 주택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벽돌 벽 위에 단열용 넓은 판이 부착되어 있다.
  • 최근에 2층 거실의 소파를 치웠다. 어차피 누워서 지내니, 더 편한 매트리스를 들이자고. 최근에 2층 거실의 소파를 치웠다. 어차피 누워서 지내니, 더 편한 매트리스를 들이자고.
/upload/living/article/202009/thumb/46082-428182-sample.png

마당은 제주도의 어느 정원처럼 꾸미고 싶어서, 감나무와 앵두나무만 남기고 빨간 돌을 깔고 수국을 심었다.

삶의 가치를 높여주는 집

공들여 가꾼 집에서 부부는 어떤 은퇴 시기를 보냈을까?

“1년 넘게 정말 집 안에서 놀기만 했어요. 살면서 하지 않았던 꽃꽂이, 요리, 그림, 영어 등을 배우기도 했어요. 아기처럼 세상을 새롭게 알아가면서요. 남편은 성실하게 매일 마당에 나가 정원을 가꿨어요. 집에만 있었는데 근처를 오가는 사람들이 우리 집을 궁금해하고, 그 인연으로 또 자연스럽게 일이 만들어지던걸요.”

길을 지나가던 외국인, 동네 주민 등이 나즈막한 대문을 열고 들어왔다. 카페인 줄 알고 들어왔다는 사람들에게 믹스커피를 내어주고 자연스럽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이웃이 된 사람들은 호유즈를 부담 없이 찾아오고 싶다며 가게를 열라고 추천하고, 쌓아두기만 했던 앤의 옷 보따리들을 함께 정리해주며 플리마켓을 열기도 했다. 아내 앤은 어느덧 1층에서 예약제로 꽃집을 운영한다.

또 부부는 주변 사람들의 인테리어도 돕기 시작했다. 취향을 담아 정성스레 꾸민 집이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주는 쇼룸 역할을 한 셈. 그렇게 호유즈와 부부의 삶에 공감하는 이들이 계속 주변으로 모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고 집을 지었는데 집을 계기로 즐거운 일들이 계속 만들어지는 신기한 나날들이었다. 집이 사무실, 사랑방 등 다양한 역할을 해가며 부부의 삶의 가치를 높여준 덕분이다.

“이제는 일을 쫓지 않고, 멀리 다니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일을 하겠다는 저희 나름대로의 원칙을 세웠어요. 지금처럼 집 안에서 일을 만들어가고, 새로운 인연과 함께 늙어가면 정말 멋진 삶일 것 같아요.”

3 / 10
/upload/living/article/202009/thumb/46082-428183-sample.png

창고로 쓰던 2층의 틈새 공간을 욕실로 개조했다. 아메리칸 스탠다드의 프리스탠딩 욕조를 설치하고 노란빛이 나는 조명과 걸개용 3단 사다리를 맞춤형으로 직접 제작했다. / 부부가 사용하는 2층의 세면대. 자작나무로 만든 주방의 상판과 욕실 가구의 물이 닿는 부분은 에폭시로 여러 차례 도장해 내수성을 강화했다.

창고로 쓰던 2층의 틈새 공간을 욕실로 개조했다. 아메리칸 스탠다드의 프리스탠딩 욕조를 설치하고 노란빛이 나는 조명과 걸개용 3단 사다리를 맞춤형으로 직접 제작했다. / 부부가 사용하는 2층의 세면대. 자작나무로 만든 주방의 상판과 욕실 가구의 물이 닿는 부분은 에폭시로 여러 차례 도장해 내수성을 강화했다.

집이라는 단어에 쉼표 하나 찍고, 느슨한 삶을 만들어가는 부부의 이야기.

CREDIT INFO

기획
김의미 기자
사진
김덕창
디자인,시공
호유즈(042-365-1997, ho-us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