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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의 성지, 4560디자인하우스

디터 람스의 디자인은 이토록

On August 28, 2020

필름 카메라를 든 20대들까지 디터 람스의 턴테이블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좋은 디자인은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공감대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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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터 람스의 방을 모티프로 꾸민 4560디자인하우스의 전시관 일부.

턴테이블 아뜰리에 1, 스피커 L1을 함께 연출했다.

턴테이블 아뜰리에 1, 스피커 L1을 함께 연출했다.

턴테이블 아뜰리에 1, 스피커 L1을 함께 연출했다.

디터 람스의 대표작인 모듈형 오디오 ts45와 tg60이 놓인 공간에 영화 <클로저>의 OST ‘The Blower’s Daughter’가 울려 퍼진다. “대박, 소름 돋았어….” 사진을 찍던 20대 관람객들이 반응한다.

지난 7월 문을 연 4560디자인하우스는 20세기 최고의 산업디자이너인 디터 람스의 작품을 비롯한 1950~70년대 미니멀리즘 디자인을 감상할 수 있는 개인 전시관이다.

4560디자인하우스 대표 제이슨은 2년 전부터 자신의 사무실 한쪽에서 소장 중인 컬렉션들을 소개하는 도슨트를 진행해 2만 명의 관람객들과 직접 만났다.좋은 디자인이 주는 영감과 가치를 직접 확인한 그는 220평 규모의 너른 공간을 새롭게 기획했다.

아날로그에 열광하는 20대, 현직 디자이너들 모두 빛바랜 턴테이블과 꺼진 브라운관 TV 앞에서는 동작을 멈춘다.브라운의 ‘브’자도 모르는 보통의 관람객들에게도 뭉클한 감동을 주는 곳. 4560디자인하우스에서 컬렉터 제이슨을 만났다.

위치 서울시 서초구 매헌로 16(양재동) 하이브랜드 3층
문의 010-7412-4560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10시(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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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터 람스의 대표작인 ts45와 tg60를 다루고 있는 제이슨 대표. 알루미늄으로 만든 제품 특유의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자연광이 잘 들어오는 창가에 배치하고 조명도 최소화했다.

디터 람스의 대표작인 ts45와 tg60를 다루고 있는 제이슨 대표. 알루미늄으로 만든 제품 특유의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자연광이 잘 들어오는 창가에 배치하고 조명도 최소화했다.

1950년대 거실을 테마로 꾸민 공간에 원목으로 마감한 브라운관 TV를 놓았다. 전시관에서는 디터 람스 디자인의 다양한 TV를 만날 수 있다.

1950년대 거실을 테마로 꾸민 공간에 원목으로 마감한 브라운관 TV를 놓았다. 전시관에서는 디터 람스 디자인의 다양한 TV를 만날 수 있다.

1950년대 거실을 테마로 꾸민 공간에 원목으로 마감한 브라운관 TV를 놓았다. 전시관에서는 디터 람스 디자인의 다양한 TV를 만날 수 있다.

지금의 4560디자인하우스를 있게 한 첫 번째 수집품은 무엇이었나요? 디터 람스가 디자인한 턴테이블 ‘아뜰리에’를 직접 본 날이었어요. 심장이 터질 것 같고 사지 않으면 후회하겠다는 생각에 바로 집으로 가져왔어요. 그 밤에 고등학생 때부터 수집해두었던 LP를 듣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LP 한 장 들을 여유 없이 무엇을 위해 앞만 보고 살았을까. 저는 웹디자이너로서 20년을 일하면서 매번 만들어놓으면, 금방 버려지는 디자인을 해왔어요.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고 열심히 살아왔지만,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생각까지 들었죠.

턴테이블의 음악뿐 아니라 디자인 면에서도 큰 영감을 받으셨군요? 디터 람스의 작품은 분명히 1950~60년대에 만들었는데 방금 만든 것 같아요. 미니멀리즘을 구현하면서 동시에 공정을 단순화 하고 내구성을 강화해 ‘쓰레기를 덜 만드는’ 디자인을 추구했다고 해요. 버튼 하나까지도 디자이너로서 혼신을 다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제품의 생명력이 느껴져요.

브라운 제품들 중에는 디터 람스의 작품으로 유명한 오디오뿐 아니라 면도기에 믹서까지 생활 가전 컬렉션도 엄청나요. 디터 람스가 브라운의 수석 디자이너로 일할 때 출시됐던 면도기, 시계, 믹서 등도 디자인적으로 훌륭해요. 브라운은 우리나라로 치면 LG나 삼성 같은 회사인데요. 1960년대에 출시된 브라운의 면도기와 포스터만 봐도, 좋은 디자인은 이미 이때 다 나왔구나 싶어요. 디터 람스 자체도 뛰어나지만 당시 브라운을 이끌었던 CEO 형제의 역할도 상당했어요. 당시의 브라운은 신제품을 강요하지 않고, 완성도 높은 제품을 내놓고 오래도록 판매하는 브랜드였죠. 좋은 CEO 아래 좋은 디자이너가 나와요. 그건 디터 람스를 존경했다는 스티브 잡스 살아생전의 애플 제품들을 봐도 알 수 있죠.

이 많은 제품들, 다 어떻게 구하셨나요? 지난 7년간 아침에 잠든 날이 더 많았어요. 독일 이베이(eBay) 경매 사이트 등 해외 여러 사이트를 찾아다니느라 밤을 새우고, 원하는 조건의 물건의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서요.
 

가장 좋아하는 제품을 꼽는다면? TV에 애착이 많이 가요. 예전에는 마을에 하나밖에 없던 TV 앞에 멍석을 깔고 앉아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시청하던 시절도 있었잖아요. 그때는 인류의 보물 같았는데 지금은 작동이 되지 않아 다들 버렸지만, 꺼진 브라운관 화면만의 매력이 또 있죠.

디터 람스의 턴테이블을 하나 소장한다면 어떤 모델이 좋을까요? 오래된 디터 람스의 턴테이블은 모두 소장가치가 있지만, 일명 ‘백설공주의 관’이라고 불리는 SK4, SK5, SK55, SK6를 추천하고 싶어요. 아담해서 공간에 배치하기 수월한 모델이죠.

디터 람스의 브라운 제품 말고 소장한 다른 브랜드의 제품은 뭐가 있나요? 모두 다 제 취향에 따라 모아온 것들인데. 이탈리아 건축가 지노 발레가 개발한 플립시계, 올리베티 발렌타인의 타자기 등, 디자인 역사에 획을 그어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영구 소장된 작품들 위주로 꾸준히 수집했어요.

이 공간을 어떻게 즐기면 좋을까요? 브라운의 제품들은 실생활에 사용하던 물건들이라. 제품을 사용하던 당시의 거실을 재현하고 싶었어요. 열차처럼 일렬로 1950년대, 60년대, 70년대까지의 공간, 그리고 디터 람스의 방 등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공간마다 당시의 가구를 함께 배치했습니다. 디터 람스가 디자인한 비초에의 선반과 베르너 판톤과 임스 체어도 어렵게 구한 제품들이에요. 지식은 짧지만 느낌은 영원하다고 생각해요. 브랜드를 알고 이름을 외우려고 하기보다 이 느낌을 가져가주세요.

필름 카메라를 든 20대들까지 디터 람스의 턴테이블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좋은 디자인은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공감대를 형성한다

CREDIT INFO

기획
김의미 기자
사진
이지아
취재협조
4560디자인하우스(www.4560d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