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막한 도시를 조금이나마 살 만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사람들은 식물을 가까이하기 시작했다. 집 안을 식물로 채워 정글처럼 꾸미는 정갈로(정글과 방갈로의 합성어)는 밀레니얼 세대의 인테리어 트렌드로 자리 잡는 중이다. 최근 몇 년 새 SNS에서 정갈로, 플랜테리어, 가드닝 등 식물 키우기와 관련한 검색 횟수가 급증했으며, 실제로 집이나 아이가 없는 젊은이들이 반려식물을 키우며 위안을 얻는다는 이야기도 자주 접한다. 집에 초록 식물을 들이면 삶은 어떻게 변화할까.


아티스트 부부에게 영감을 주는 식물 생활
밴드 스탠딩 에그의 작곡과 보컬을 맡고 있는 에그 2호, 스탠딩 에그의 뮤직비디오와 사진을 담당하는 아트디렉터 김지윤 씨. 여행과 자연에서 얻은 감상을 토대로 일상에 변화를 준다는 부부는 2년 전, 북유럽 여행에서 만났던 알바 알토 하우스를 모티프로 신혼집을 꾸몄다. 지난겨울, 두 아티스트는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 돌아왔다. 지중해의 따뜻한 햇살 아래에서 느꼈던 여유로운 느낌, 남유럽의 정취를 집 안에 들일 순 없을까. 고민 끝에 부부는 식물 디자인 스튜디오 ‘슬로우파마씨’에 스타일링을 요청했다.
베란다 코너에 시선이 집중되도록 식물의 높낮이를 조절하고, 창가에 나무 판을 까는 등 소소한 변화로 베란다의 분위기가 반전됐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지중해산 올리브나무도 베란다의 식구가 됐다. 남향이라 겨울에도 햇빛이 종일 들고, 바닥도 난방이 돼 올리브나무를 기르기 좋은 조건이라 용기를 냈다고. 부부는 리스본의 장인이 직접 그린 푸른 타일을 붙이고 벤치를 새롭게 제작하며 이곳에 공을 들였다. 요즘은 여행 대신 식물을 가꾸며 서로의 감상을 나누곤 한다.
“서서히 변화하는 식물들을 보다 보면 마음이 평온해져서 이만하면 행복한 거 아닌가 싶어요. 약간 기분 좋은 허망함?” 아내가 덧붙였다. “자연이 주는 영감이 이렇게 큰데, 아티스트로서 그보다 나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요란하게 주장하기보다는 식물들처럼, 서서히 변화하며 차분하게 표현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삭막한 도시를 조금이나마 살 만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사람들은 식물을 가까이하기 시작했다. 집 안을 식물로 채워 정글처럼 꾸미는 정갈로(정글과 방갈로의 합성어)는 밀레니얼 세대의 인테리어 트렌드로 자리 잡는 중이다. 최근 몇 년 새 SNS에서 정갈로, 플랜테리어, 가드닝 등 식물 키우기와 관련한 검색 횟수가 급증했으며, 실제로 집이나 아이가 없는 젊은이들이 반려식물을 키우며 위안을 얻는다는 이야기도 자주 접한다. 집에 초록 식물을 들이면 삶은 어떻게 변화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