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태양, 짙푸른 바다 그리고 눈부시게 하얀 집. 여름이 다가오면 누구나 한 번쯤 동경해 마지않는 낭만적인 지중해 주택이 컨템퍼러리 스타일로 거듭났다. 스페인의 이비자섬, 인테리어 디자이너 카르멘 스트라츠마가 개조한 세련된 화이트 하우스 속으로.

전형성을 재해석한 지중해 컨템퍼러리 스타일
네덜란드 출신의 인테리어 디자이너 카르멘 스트라츠마(Carmen Straatsma)는 12년 전 이비자섬에 별장을 구하러 왔다가 아예 이곳에 정착했다. 휴식이 필요할 때마다 찾았던 이비자섬에서 마음에 쏙 드는 집을 구한 것도 모자라 인생의 반려자를 만났기 때문. “결과적으로 잘한 선택이었어요. 사랑하는 가족이 생겼고 인테리어 디자이너로서 특별한 작업을 하고 있으니까요.”
스트라츠마는 이비자섬에서 자신만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지역에서 전해오는 방식대로 투박하게 지어진 가옥을 매끈하게 다듬고 그 안에 지중해의 전통미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풀어낸다. “예를 들면 화이트 큐브 안에 에스닉한 가구와 소품을 ‘랄프 로렌’의 사파리 스타일처럼 정갈하고 컨템퍼러리하게 연출한다고 보면 됩니다.” 네덜란드에서 활동했기에 구사할 수 있는 모던함과 이비자섬에서 살고 있기에 감지할 수 있는 전통미를 자신만의 디자인 언어로 구축한 그는 직접 집 두 채를 지으며 건축가로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그의 실력이 가감 없이 발휘된 곳은 빌라 사리타(Villa Sarita)다.
이비자섬에서 전망 좋은 산트 안토니에 자리한 집은 360도로 펼쳐지는 바다 전망이 아까울 만큼 ‘끔찍한’ 1980년대 스타일의 모던 주택. 이 집을 새로 구매한 소유주는 스트라츠마에게 이비자섬의 전통 건축재료를 사용해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돋보이되 정갈하고 세련된 컨템퍼러리 하우스로 개조해줄 것을 부탁했다.

전통 건축재료로 완성한 기하학적인 건축미
“기존 집에서 원통형 타워만 살렸습니다. 이를 중심으로 서로 다른 크기의 입방체를 양옆과 앞뒤로 나열해 기하학적 형태의 화이트 하우스로 탈바꿈시켰죠.” 스트라츠마의 손길을 거치며 이전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환골탈태한 빌라 사리타. 하지만 이 독특한 외관은 의외로 낯설지 않다. 지중해 특유의 흰색 회벽 마감과 날이 서지 않은 둥근 모서리는 투박한 손맛이 살아있는 전통가옥과 닮았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는 실내도 마찬가지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흰색으로 단장한 공간에 모던하면서 심플한 가구와 토속적인 소품과 조명이 절도 있게 대칭을 이루며 이비자섬의 전통미를 정갈하게 표현해낸다.
“마감재는 물론이고 가구와 소품, 패브릭에 이르는 모든 것의 질감과 색감의 밸런스를 맞추는 데 신경 썼어요. 특히 나무 문과 천장의 들보는 지역의 전통가옥에서 사용하는 기법과 양식을 그대로 적용했습니다.”
스트라츠마는 카펫과 쿠션 패브릭은 아랍과 아프리카의 오묘한 매력이 공존하는 모로코에서, 라탄 조명은 오리엔탈 감성의 수공예 스타일을 선보이는 발리에서, 그리고 시크한 매력의 리넨 커튼은 프랑스에서 구해와 글로벌한 이비자 컨템퍼러리 스타일로 완성했다. 이비자섬이 위치한 지중해의 감성을 담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지만 관점에 따라 다양한 문화 코드가 감지되는 집. 집주인은 스트라츠마의 디자인에 대해 다음과 같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단다.
“하우스 파티를 열고 이 집의 매력을 다시금 깨달았어요. 야자나무 잎과 미러 볼이 이토록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줄 그 누가 알았을까요?”
강렬한 태양, 짙푸른 바다 그리고 눈부시게 하얀 집. 여름이 다가오면 누구나 한 번쯤 동경해 마지않는 낭만적인 지중해 주택이 컨템퍼러리 스타일로 거듭났다. 스페인의 이비자섬, 인테리어 디자이너 카르멘 스트라츠마가 개조한 세련된 화이트 하우스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