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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테토의 아트스페이스 9탄

무위의 예술, 박종선 작가

On April 09, 2020

한국의 아름다움을 다정한 시선으로 관찰해온 미국인 마크 테토가 <리빙센스>와 한국의 예술가들을 만나 나누는 깊은 이야기. 이번 호에는 세계적인 아트페어들이 사랑하는 아트퍼니처 작가에서 영화 <기생충>의 가구 디자이너로 다시금 주목받는 박종선 작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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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주의 작업실 한 켠은 작가의 작품과 좋아하는 가구들로 채워놓았다. 원주의 작업실 한 켠은 작가의 작품과 좋아하는 가구들로 채워놓았다.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華而不侈)’. 검소하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은 가구. 무엇이든 화려하고 넘치는 것이 미덕이 된 요즘 극도의 절제미를 추구하는 작가가 있다. 조선 목가구를 만드는 박종선 작가는 나무의 물성을 자연스럽게 표현한 가구를 만든다. 간결한 선 위주로 디자인한 의자와 식탁은 그의 대표작으로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지녔지만 묘하게 현대적이다. 작가는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2014년 스위스 바젤 아트페어에서 그의 책장과 책상이 1억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후 그는 국내외 예술 애호가 및 부호들의 사랑을 받는 아트퍼니처 작가로 입지를 굳혔다. 최근에 그의 이름을 또 한 번 세계에 알릴 기회가 있었는데 바로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을 받으면서다. 영화 속 상류층을 대변하는 박 사장네 집의 대표적인 가구인 식탁과 커피 테이블 등은 그가 디자인한 것으로 작품의 상징적인 의미를 예술적으로 표현했다고 평가받았다. 예전부터 작가의 작품을 흠모하고 있던 마크 테토는 이번 기회에 작가를 찾아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에 대해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강원도 원주 산골 마을에 자리한 작가의 작업실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데 제격이었다.  

영화 <기생충>에 등장했던 의자. 그 외에도 식탁, 커피 테이블 등 작가의 여러 가구들을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다.

영화 <기생충>에 등장했던 의자. 그 외에도 식탁, 커피 테이블 등 작가의 여러 가구들을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다.

영화 <기생충>에 등장했던 의자. 그 외에도 식탁, 커피 테이블 등 작가의 여러 가구들을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다.

여러 종의 나무 패널이 쌓여있는 것만으로 훌륭한 장식 요소가 된다.

여러 종의 나무 패널이 쌓여있는 것만으로 훌륭한 장식 요소가 된다.

여러 종의 나무 패널이 쌓여있는 것만으로 훌륭한 장식 요소가 된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예전부터 작가님의 가구를 무척 좋아했는데 이렇게 뵙게 돼 정말 반갑습니다.
멀리까지 와주셔서 감사해요. 외국인이 한국의 아름다움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어 고맙네요. 어떻게 한국의 예술을 사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5년 전 우연한 계기로 한옥에 살게 되었는데요. 기존의 가구와 한옥이 전혀 어울리지 않아서 새로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더라고요. 그래서 한옥과 잘 맞는 가구를 연구하다 한옥과 한국의 전통예술에 대한 관심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랬군요. 그 경험 덕에 한국 사람보다 한국의 미에 대한 맥락을 더 잘 알게 된 거군요. 인상적이네요.

작가님의 가구는 전통적이면서 현대적인 것 같아요. 한옥과도 참 잘 어울려요. 어떤 계기로 가구를 만들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원래 그림을 오래 그렸어요. 고등학교까지 그림을 그렸는데 미대에 가고 싶지 않아 바로 군대에 갔죠. 군대 다녀와서 이런저런 일을 하다 2000년 문화재청에서 운영하는 공예학교에 들어갔어요. 거기서 2년 정도 전통 가구를 제작하는 기법을 배웠죠.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가구들을 만들면서 그 시대를 공부하고, 그러다 셰이커 가구(18세기 후반~19세기 미국의 셰이커 교도들이 제작한 가구. 간결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이 특징)를 알게 됐고요. 셰이커 가구와 조선시대 가구는 통하는 게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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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욕심 없이 맑아야 좋은 가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박종선 작가는 작품을 만들기 전 몸을 간결하게 하는 무위의 시간을 꼭 갖는다.

몸과 마음이 욕심 없이 맑아야 좋은 가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박종선 작가는 작품을 만들기 전 몸을 간결하게 하는 무위의 시간을 꼭 갖는다.

  • 몸과 마음이 욕심 없이 맑아야 좋은 가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박종선 작가는 작품을 만들기 전 몸을 간결하게 하는 무위의 시간을 꼭 갖는다. 몸과 마음이 욕심 없이 맑아야 좋은 가구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박종선 작가는 작품을 만들기 전 몸을 간결하게 하는 무위의 시간을 꼭 갖는다.
  •   조선시대 책함을 모티프로 만든 모듈형 선반. 조선시대 책함을 모티프로 만든 모듈형 선반.
  • 나무로 만든 명합첩과 티 스쿠프. 나무로 만든 명합첩과 티 스쿠프.
  • 작업실을 채운 원목 재료들. 작가는 개인적으로 느릅나무를 좋아하지만 작업을 할 때는 실용성과 비용 등을 따져 보편적인 북미산 하드우드 몇 종류를 사용한다. 나쁘지 않은 나무로 좋은 디자인의 가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작업실을 채운 원목 재료들. 작가는 개인적으로 느릅나무를 좋아하지만 작업을 할 때는 실용성과 비용 등을 따져 보편적인 북미산 하드우드 몇 종류를 사용한다. 나쁘지 않은 나무로 좋은 디자인의 가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작가는 대패와 망치 등 작업용 도구들을 모아 작업실에 전시해두었다. 작가는 대패와 망치 등 작업용 도구들을 모아 작업실에 전시해두었다.
  • 작가는 대패와 망치 등 작업용 도구들을 모아 작업실에 전시해두었다. 작가는 대패와 망치 등 작업용 도구들을 모아 작업실에 전시해두었다.
  •  작업실 벽면에 무심하게 걸려있는 의자가 귀엽다. 작업실 벽면에 무심하게 걸려있는 의자가 귀엽다.
박종선 작가에게 직접 이음식 조립법을 배우고 있는 마크 테토.

박종선 작가에게 직접 이음식 조립법을 배우고 있는 마크 테토.

박종선 작가에게 직접 이음식 조립법을 배우고 있는 마크 테토.

작가님의 말씀을 듣고 보니 서로 다른 두 스타일의 가구를 관통하는 철학이 있는 것 같네요. 셰이커들은 자신들이 만드는 것은 천사들에게 바치는 가구이기에 정직하고 양심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데요. 조선시대에도 인간과 하늘을 귀하게 여기고 모시는 ‘경(敬)사상’을 바탕으로 가구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런 이야기들이 저에게 큰 울림을 주었죠. 정직한 행위를 통해 만드는 무엇.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거든요. 그리고 조선시대의 가구를 만들다 보니 현재의 라이프스타일과 맞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는데 셰이커 가구를 보고 속이 뻥 뚫린 기분이었습니다.

작가님의 가구는 한옥과 비슷한 매력이 있어요. 한옥에 살다 보니 절제미와 자연미를 느낄 수 있었는데 작가님의 가구를 처음 봤을 때도 같은 생각이었어요. 중심을 나에게 둘 것인지, 다른 것에 둘 것인지를 따집니다. 나를 자랑하듯 보여주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스미도록 하는게 낫죠. 세상의 중심은 내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한옥에서 ‘차경’을 즐기는 것도 비슷한 이치라고 봐요. 인간의 집은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이니까 자연을 내 마당으로 들이지 않고 창을 통해 바라보는 거죠. 아까 말씀드린 경사상과 일맥상통하는 얘기고요.

이런 생각들을 가구에 어떻게 담아내는지 궁금하네요. 조선의 공예를 만들다 셰이커 가구를 알게 됐고, 그것을 따라 만들다가 다시 조선의 가구를 공부했어요. 그 시절의 생각들이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책도 읽고 평론가의 글들도 찾아 읽으면서 머릿속을 정리했죠. 지금도 계속 공부 중인데 제가 내린 결론은 조선시대에는 자연주의 사상 안에서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는 삶을 살려고 했던 것 같아요. 화려해 보이지만 치장하지 않은 아름다움,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은 아름다움을 추구했다고 하더라고요. 그 시절의 사람들이 이런 생각을 했으니 공예인들도 같은 생각이었을 것 같아요. 인간에게 필요한 기능을 충족시키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가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던 거죠.  

제작 중인 테이블의 표면을 대패질하고 있는 박종선 작가.

제작 중인 테이블의 표면을 대패질하고 있는 박종선 작가.

제작 중인 테이블의 표면을 대패질하고 있는 박종선 작가.

한국의 아름다움은 주변 국가인 중국, 일본과 많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한국만의 자연스러움, 미니멀리즘이 있어요. 대륙과 섬나라 사이에 있는 우리나라만의 환경이 그런 문화를 만들었을 거라고 봐요. 한 예로 세 나라 모두 불교문화가 발달했지만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의 불교는 선을 추구하는 방식이 달랐거든요. 한국은 두 나라 사이에서 중심과 균형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했을 것 같아요.

언젠가 먹감나무로 만든 반닫이를 본 적이 있어요. 나무 자체에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함께 있어 굳이 화려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는 설명도 들었고요. 자연의 색감을 보여주기 위해 그대로 만든 것, 저는 그런 절제미가 정말 멋지더라고요. 노자사상의 기본이 무위(無爲)입니다. 아무것도 개입되지 않은 행위, 욕심 등 기대하는 모든 것이 배제된 ‘그냥’ 하는 것, 의도하지 않은 것을 풀어보면 ‘절제’라는 게 저절로 나오죠. 아름다운 재료에 인간의 손길을 최소화하는 것. 그걸 넘어서면 작위(作爲)가 되니까요.

작가님의 의자와 한옥의 공통점을 또 찾았는데, 절제와 여백, 미니멀리즘인 것 같아요. 빈 공간의 매력이요. 여백과 절제가 있어야 나머지를 삶으로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것들이 채워져 있으면 그 생활은 그것들에 의해 규정될 수밖에 없고요. 최소한의 골격만 제공하면 나머지는 알아서 채우게 됩니다. 나도 마크 씨와 얘기하다 보니 정리가 되는 기분이네요(웃음). 공간이 비어 있으면 쓰임이 고정적이지 않고 다변적이죠. 한옥의 마당은 정원으로 꾸미지 않고 비워둡니다. 그곳에서 결혼식도 하고, 농사일도 마무리하고요. 우리는 예로부터 울타리 안에서는 나무를 키우지 않았습니다. 집 안에 나무가 있으면 삶이 빈곤해진다고 여겼답니다. 한자 중 ‘곤할 곤(困)’ 자가 울타리 안에 나무가 서 있는 형상인데, 자연을 인위적으로 취하면 빈곤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1 작업실 한쪽은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두었다. 기타 연주가 취미인 작가는 이곳에서 LP를 들으며 시간 보내기를 좋아한다.

작업실 한쪽은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두었다. 기타 연주가 취미인 작가는 이곳에서 LP를 들으며 시간 보내기를 좋아한다.

작업실 한쪽은 커피를 마시며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두었다. 기타 연주가 취미인 작가는 이곳에서 LP를 들으며 시간 보내기를 좋아한다.

작가가 그동안 작업했던  가구들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선반에 전시해두었다.

작가가 그동안 작업했던 가구들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선반에 전시해두었다.

작가가 그동안 작업했던 가구들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선반에 전시해두었다.

요즘 미니멀리즘이 트렌드인데 조선시대부터 그런 사상이 있었다는 게 인상적이네요. 그런 사상을 토대로 탄생한 작가님의 작품이 더욱 멋있게 느껴지고요. 조선의 500년이라는 시간이 만들어낸 결과물이죠. 처음부터 미니멀하진 않았을 테고, 세월이 흐르면서 다듬어지는 시간이 있었을 거예요. 조선시대에도 안방의 가구는 화려한 편이었고, 선비들이 사용하는 사랑방 가구들은 유독 미니멀한 가구들이 많았습니다. 그 방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지향하는 바가 ‘미니멀리즘’이 아니었을까 해요. 그런 선비들의 사상을 반영한 가구들은 500년 동안 천천히 피어난 점잖은 꽃 같은 거죠. 

최근 영화 <기생충>이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다시 주목받았는데요. 작가님의 많은 작품들이 영화에 등장해서 화제가 됐어요.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사실 제 주변에서는 알아보는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웃음). 그 대신 여러 매체들에서 연락이 많이 오더라고요. 해외에서도 미술감독님이 인터뷰할 때 제 가구 얘기를 많이 하셨다고 하더군요. 

<기생충>에 작가님의 작품이 등장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제가 오래간만에 작품 도록을 만들었는데, 그게 <기생충>을 촬영하기 몇 달 전이었거든요. 제 도록이 우연히 미술감독님 손에 들어갔다가 봉 감독님께 전달돼 박 사장네 집 가구로 운 좋게 낙점된 거죠.

와, 재미있는 스토리네요. 역시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가 오는 것 같아요. 작가님의 작품은 <기생충> 전에도 국내외에서 사랑받았는데, 언제부터 사람들이 알아봐주었나요? 첫 개인전이 2005년도였고 모든 작품이 판매됐어요. 성공적이었죠. 그전까지는 정말 어려웠던 시기였고요(웃음). 너무 힘들어서 한 달 동안 유럽 여행을 다녀온 뒤 다 포기하려고 했는데, 그 여행에서 새로 시작할 힘을 얻고 전시회를 준비했어요. 유럽에서 여러 전시도 보고 사람도 만났는데, 결과적으로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그들도 내 생각과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녀오자마자 세 달 동안 작업하고 전시를 한 거예요. 그때는 작은 책상과 라디오 커버 같은 작은 규모의 작품들을 만들었어요. 다행히 제가 아는 많은 분들께서 찾아와주시고 홍보도 해주셔서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치게 됐어요. 그 이후부터 잘 풀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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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도록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박종선 작가와 마크 테토. 한국의 전통 문화를 좋아하는 공통점을 가진 두 사람의 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어졌다.

작품 도록을 보며 대화를 나누는 박종선 작가와 마크 테토. 한국의 전통 문화를 좋아하는 공통점을 가진 두 사람의 대화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어졌다.

세상은 가구를 만드는 사람, 가구를 만드는 아티스트로 구분하기도 하는데요. 작가님은 아티스트로 인정받으시는 것 같아요. 저를 아티스트로 봐주시는 건 과한 칭찬이에요(웃음). 아티스트가 돼야겠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저 내 관심사들이 보내는 신호에 응답하고 올인하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 이고요. 작가와 아티스트, 공예와 작품의 구분은 산업화가 만든 구분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예술이라는 걸 지향하면서 예술을 하지 않는다고 보거든요. 예술가가 예술을 하겠다고 하는 것만큼 작위적인 것도 없지 않을까요? 예술은 그 본연의 기능적인 부분을 충족하는 것의 울림이라고 봅니다. 그게 스포츠, 영화, 가구… 모든 분야에 통하는 거고요. ‘어! 내가 왜 얘한테 끌리지?’라고 생각되는 게 예술이겠죠.

제가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와 비슷하네요. 그 이유를 말로 설명하긴 힘들지만 그냥 좋은 감정 같은 거 말이에요. 요즘은 어떤 것들이 작가님께 신호를 보내나요? 최근엔 조명을 열심히 스케치하고 있습니다. 조명 작업을 좀 더 해보려고요. 영감을 얻으려고 절터를 많이 다니고요. 절이 사라진 빈 터는 제가 무언가 풀리지 않을 때마다 자주 찾는 곳이에요. 1000년 전에 있던 건물은 불타서 사라져도 탑, 기둥, 기초를 이루었던 돌멩이들은 남아 있거든요. 산의 능선을 따라 오르다 보면 부속 건물들이 자리했던 공간들이 높낮이를 달리하며 자리하는데 그런 것들을 보면 마음이 평온해져요. 영화 <기생충>의 박 사장네 집에서 기생충 가족이 숨어든 커피 테이블도 높낮이가 다른 선반들로 짜여 있는데 이런 것들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작가님 덕분에 많은 것을 배워갑니다. 새로 만드시게 될 조명도 너무 궁금해요. 완성되면 꼭 알려주세요. 저도 마크 씨와 대화하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앞으로도 자주 만나 가구나 한국 예술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네요. 오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마크 테토(Mark Tetto)

마크 테토(Mark Tetto)

JTBC 〈비정상회담〉의 훈남 패널로 이름을 알렸다. 한국 생활 10년 차, 북촌의 한옥 마을에 거주하며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매일 누리고 있다. 경복궁 명예 수문장을 역임하고, 한국 공예품과 문화재에 관심이 많은 그는 한국을 가장 사랑하는 외국인 중 한 명. 매달 〈리빙센스〉와 함께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을 만나 그들의 작품 세계를 소개할 예정이다.
의상협찬 빈폴 (1599-0007)

한국의 아름다움을 다정한 시선으로 관찰해온 미국인 마크 테토가 <리빙센스>와 한국의 예술가들을 만나 나누는 깊은 이야기. 이번 호에는 세계적인 아트페어들이 사랑하는 아트퍼니처 작가에서 영화 <기생충>의 가구 디자이너로 다시금 주목받는 박종선 작가를 만났다.

CREDIT INFO

기획
심효진 기자
사진
김덕창,박종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