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그림을 좋아하는 박아영 씨는 영화 〈작은 아씨들〉에 나오는 따뜻한 시골집을 꿈꿨다. 미술관처럼 모던한 새 아파트 단지 안에 포근한 빈티지 감성을 담아서.

나의 진짜 취향을 찾아가는 과정
박아영 씨는 입주를 3개월 앞둔 시점에 마음제곱미터의 김빛나 디자이너를 만나 본인 취향의 사진들을 전달했다. 화면을 캡처하는 것보다 가위질을 더 좋아하는 박아영 씨의 스크랩북에는 프렌치 클래식과 레트로 스타일이 공존했다. 둘 다 감성적이긴 해도 프렌치와 레트로는 엄연히 다른 법. 디자이너는 추가로 레퍼런스를 제시하며 집주인의 취향을 확인하고 레트로 스타일에 초점을 맞춰갔다. “빈티지하면서도 여성스러운 감성에 소박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을 좋아하는 분이라는 판단이 들었어요. 직접 도안을 그려 만든 스테인드글라스, 전문 공방이 아닌 현장에서 제작한 주방 후드처럼 조금은 거칠게 마감해 자연스럽고 익숙한 느낌을 연출했어요.” 주방과 현관을 중심으로 개조하고 거실과 침실의 벽지를 바꾸는 부분 시공이 3주간 이루어졌다. 주 6일 근무하는 워킹 맘, 의사인 박아영 씨는 틈틈이 온라인 쇼핑을 하고 가구를 조립하며 꿈의 공간을 완성해갔다. 요즘 그녀에겐 저녁에 아이와 거실의 데이베드에 누워 창밖을 바라보는 시간이 가장 소중하다.


목공으로 틀을 짜고, 스테인드글라스 도안을 직접 그리고, 유리를 고르는 정성으로 완성된 스테인드글라스 파티션이 빛난다. 냉장고는 빌트인 옵션으로 입주 시 선택한 부분. 식탁은 우디크, 러그는 데코뷰.

목공으로 틀을 짜고, 스테인드글라스 도안을 직접 그리고, 유리를 고르는 정성으로 완성된 스테인드글라스 파티션이 빛난다. 냉장고는 빌트인 옵션으로 입주 시 선택한 부분. 식탁은 우디크, 러그는 데코뷰.
하나하나 추억이 되는 주방
바닥재와 아트 월에 수입 소재를 사용한 신축 아파트로 쾌적하지만 전반적으로 모던하고 무거운 분위기였다. 박아영 씨는 특히 어두운 색의 주방과 상부장이 답답했다고. 외국에서 홈스테이를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디자이너에게 월넛 우드, 베이지색 타일, 스테인드글라스가 조화로운 포근한 느낌의 주방을 요청했다. 이에 상부장과 벽면의 대리석을 제거하고, 상판과 하부장을 교체하는 등 전반적인 개편이 이루어졌다. 벽면은 수입 타일과 벽지를 매치하고 나무 졸대로 경계에도 힘을 주었다. 주방의 포인트가 스테인드글라스라면 하이라이트는 후드다. 디자이너는 외국 시골집에 있을 법한 큼직한 후드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 후드 위에 목공으로 짠 박스를 씌웠다. 단순히 후드를 덮는 식이 아니라 점검구와 조작부는 살려둬 사용과 점검이 용이하다. 아내의 취향대로 꾸몄지만 주방을 가장 반긴 건 요리를 즐기는 남편이다. 바쁜 의사 부부지만 주말이면 가끔씩 남편 박찬호 씨가 김밥을 만들어 스테인드글라스 파티션 너머로 건네준다고.
그림 같은 일상이 그려지는 침실
지우와 박아영 씨, 아이와 엄마 모두 그림을 좋아한다. 그림으로 가득한 집을 꾸미고 싶다는 박아영 씨의 침실 발코니는 직접 그린 작품들로 채워지고 있다. 정물화, 일러스트 등으로 세상을 따스하게 표현하는 그녀는 언젠가는 자신만의 그림책을 내고 싶다고. 안방과 아이방은 포인트 벽지를 하나씩 골라 시공했다. 아내의 취향에 저항하지 않는 남편 덕에 안방 벽에는 요정이 살고, 곳곳에 꽃이 핀다. 처음으로 자기 방을 갖게 된 지우는 침대가 가장 좋다고 콕 짚었다. 벙커 형식의 침대로 1층에 좋아하는 인형을 잔뜩 모아둘 수 있기 때문. 원하던 핑크색 침실을 갖게 돼 신이 난 지우는 놀이터보다 방에서 인형들을 정리하길 좋아하는 ‘방순이’가 되었다.
꽃과 그림을 좋아하는 박아영 씨는 영화 〈작은 아씨들〉에 나오는 따뜻한 시골집을 꿈꿨다. 미술관처럼 모던한 새 아파트 단지 안에 포근한 빈티지 감성을 담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