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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부부의 전원 주택 살이

동상이몽

On December 23, 2019

대청호가 보이는 근사한 전망, 300평의 너른 밭이 있는 꿈만 같은 집에서. 5060 은퇴 세대의 로망을 실현한 부부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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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거실 창가에 선 집주인 부부. 대전 도심에 살던 세 식구는 1월에 집을 계약한 뒤 4개월간의 인테리어 공사를 마무리하고 올가을 이사했다.

1층 거실 창가에 선 집주인 부부. 대전 도심에 살던 세 식구는 1월에 집을 계약한 뒤 4개월간의 인테리어 공사를 마무리하고 올가을 이사했다.

 

애인 vs 악덕고용주, 결론은 만족스런 주택살이
“주택은 꼭 애인 같아요. 관심을 가지면서 예뻐하고, 가꾸는 만큼 빛이 나거든요.” 남편 육진수 씨는 20년 넘게 살아온 아파트보다 현재의 전원생활에 만족한다며 손수 꾸민 정원과 텃밭을 소개했다. 그는 정원에 살구나무와 포도나무, 무화과 등 과실수를 심고 텃밭에 배추 200포기도 키우는 등 보기 좋고 살기 좋은 전원주택의 모습을 이뤄낸 장본인이다. 은퇴 후 적막한 도심 속 아파트에서의 시간이 버거웠는데 지금은 마당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진다고. 식물, 곤충 도감을 읽어가며 자연을 배우고 정원을 가꾸느라 땀에 흠뻑 젖는 수고쯤이야 애인에게 정성을 쏟듯 즐거운 일이다. “전원주택은 정말 악덕 고용주예요. 조금만 게으름을 피우려고 하면 티를 내고 꼭 일을 시켜요. 아무리 일을 해도 아파트만큼 쾌적해지지 않네요.” 벌레가 소름 끼치도록 싫어서 전원에서의 생활을 망설였다는 아내 임정화 씨는 30년 직장생활을 마친 남편에게 선물을 준다는 마음으로 이사를 결심했다. 인테리어 공사 기간까지 합쳐 사계절을 지내고 보니, 가족에게 이곳은 자연 친화적인 생활을 선사한 것은 물론이고 ‘치유’의 역할까지 한다며 그녀는 오히려 악덕 고용주를 칭찬했다. 어쨌거나 결과는 대만족! 하지만 오늘의 행복에 이르기까지 고민과 과제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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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문을 지나 보이는 집의 정면. 300평 넓이의 밭이 펼쳐져 있고 소나무들이 웅장하게 집을 감싸고 있다. 특히 봄이면 나비도 날고 빨간 영산홍이 피어나 절경이라고.

대문을 지나 보이는 집의 정면. 300평 넓이의 밭이 펼쳐져 있고 소나무들이 웅장하게 집을 감싸고 있다. 특히 봄이면 나비도 날고 빨간 영산홍이 피어나 절경이라고.

  • 대문을 지나 보이는 집의 정면. 300평 넓이의 밭이 펼쳐져 있고 소나무들이 웅장하게 집을 감싸고 있다. 특히 봄이면 나비도 날고 빨간 영산홍이 피어나 절경이라고. 대문을 지나 보이는 집의 정면. 300평 넓이의 밭이 펼쳐져 있고 소나무들이 웅장하게 집을 감싸고 있다. 특히 봄이면 나비도 날고 빨간 영산홍이 피어나 절경이라고.
  • 뒷마당에는 바비큐 시설과 해먹, 골프 연습장 등이 있어 여느 펜션 못지않은 시설을 자랑한다. 뒷마당에는 바비큐 시설과 해먹, 골프 연습장 등이 있어 여느 펜션 못지않은 시설을 자랑한다.
50년 된 소나무가 액자처럼 드리운 거실 창문. 단열을 위해 시스템 창호를 시공했다.

50년 된 소나무가 액자처럼 드리운 거실 창문. 단열을 위해 시스템 창호를 시공했다.

50년 된 소나무가 액자처럼 드리운 거실 창문. 단열을 위해 시스템 창호를 시공했다.

연륜 있는 주택의 매력
주거단지에서 가장 뒤쪽에 위치해 사생활이 보호되는 입지, 경작이 가능한 규모의 땅, 넓은 주거 공간까지. 남편 육진수 씨가 원하는 3가지 조건에 들어맞고, 도심으로 통학하는 아들과 아내에게는 접근성 또한 중요했다. 하지만 넓은 땅을 찾다 보면 산속으로 깊이 들어가게 되고, 도시와 가까울수록 대지 면적은 줄어드는 법. 전원주택에 사는 지인들을 수소문하던 중 대청호 인근의 신하동에서 조건에 딱 맞는 지금의 집을 찾았다. 조경 전문가인 건축주가 직접 지어 15년간 살았던 이곳은 집 자체는 낡았지만 정원의 소나무들이 무척 근사했다고. “보통 집이 신축이면 조경이 안 되어 있고, 조경을 다 갖추면 구옥이 되어버리죠. 낡은 집은 리모델링할 수 있지만 조경은 시간의 힘이 필요한 부분이니까요. 연륜 있는 조경을 취하는 대신 인테리어에 비용을 들였어요.” 부부는 큼직큼직한 창문과 높은 층고로 인해 보통의 단독주택보다 추운 집 안을 보다 따뜻하게 하기 위해 단열 공사를 우선순위로 두고 리모델링을 준비했다. 인테리어를 담당한 인해빛의 류현영 디자이너는 벽면에서 천장까지 집 안 전체의 단열을 보강하는 데 집중했다. 디자인의 방향은 기존의 벽난로, 그림 같은 소나무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고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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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재는 노바 ST 원목마루. 사선으로 길게 배치해 공간이 넓어 보이도록 했다. 계단 밑 창고까지도 새로 손을 봤지만 단 한 곳, 벽난로만은 그대로 남겨두었다.

바닥재는 노바 ST 원목마루. 사선으로 길게 배치해 공간이 넓어 보이도록 했다. 계단 밑 창고까지도 새로 손을 봤지만 단 한 곳, 벽난로만은 그대로 남겨두었다.

  • 바닥재는 노바 ST 원목마루. 사선으로 길게 배치해 공간이 넓어 보이도록 했다. 계단 밑 창고까지도 새로 손을 봤지만 단 한 곳, 벽난로만은 그대로 남겨두었다. 바닥재는 노바 ST 원목마루. 사선으로 길게 배치해 공간이 넓어 보이도록 했다. 계단 밑 창고까지도 새로 손을 봤지만 단 한 곳, 벽난로만은 그대로 남겨두었다.
  • 마감재에 투자하는 대신 소파, 테이블 등의 가구는 할인 시즌에 인아트에서 알뜰하게 구매했다. 마감재에 투자하는 대신 소파, 테이블 등의 가구는 할인 시즌에 인아트에서 알뜰하게 구매했다.
  • 2층과 이어주는 원목 계단은 페인트로 도장해 집 안 전체 분위기와 톤을 맞췄다. 중문은 인해빛의 디자인. 
2층과 이어주는 원목 계단은 페인트로 도장해 집 안 전체 분위기와 톤을 맞췄다. 중문은 인해빛의 디자인.

곳곳이 변수, 오래된 집 고치기
임정화 씨와 류현영 디자이너는 인테리어 시작 단계에서 비용 견적을 확정 짓지 않았다. 오래된 주택이라 시공 과정에서 문제점이 추가로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 예산에 맞추느라 문제를 지나치고 공사를 축소하기보다는, 필요한 부분을 더해가며 안전한 집을 완성하자는 것이 공동의 목표였다. 여름 장마까지 지나는 총 4개월의 공사 기간 동안 누수를 잡고, 경량 구조로 불안했던 2층의 천장과 욕실 타일을 보완하는 등 살면서 문제가 될 만한 것들까지 꼼꼼히 손보는 데 시간을 들였다. 거실과 동떨어진 좁은 주방, 방이 총 3개뿐이고 수납공간이 부족한 집의 단점도 고쳐나갔다. 주방은 ㄷ자형 싱크대로 시공해 조리 공간을 넓히고 간단하게 식사를 할 수 있는 아일랜드를 확보했다. 안방은 창밖 풍경과 햇살이 주인공이 되도록 침대와 낮은 수납장만 들였고, 그 대신 1층 작은방에 붙박이장을 배치해 수납을 보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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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마당을 조망할 수 있는 안방에 해가 깊게 들어온다. 중앙등은 슬램프 제품.

뒷마당을 조망할 수 있는 안방에 해가 깊게 들어온다. 중앙등은 슬램프 제품.

  • 뒷마당을 조망할 수 있는 안방에 해가 깊게 들어온다. 중앙등은 슬램프 제품. 뒷마당을 조망할 수 있는 안방에 해가 깊게 들어온다. 중앙등은 슬램프 제품.
  • 대면형으로 구조를 변경하고 높은 층고와 어울리도록 원형의 매끈한 후드를 배치한 주방. 상판은 인조 대리석으로 마감했다. 대면형으로 구조를 변경하고 높은 층고와 어울리도록 원형의 매끈한 후드를 배치한 주방. 상판은 인조 대리석으로 마감했다.
  • 벽면 전체에 붙박이장을 시공한 1층의 작은방. 이삿짐을 한창 정리 중인 가족의 수납공간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공간이다.벽면 전체에 붙박이장을 시공한 1층의 작은방. 이삿짐을 한창 정리 중인 가족의 수납공간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공간이다.

 

자연 속에서 위로받는 삶
부부는 2층 아들 방이 이 집에서 최고 명당자리라고 입을 모았다. 1층보다 빛이 더욱 환하게 들어오는 2층에서는 대청호와 계족산을 감상할 수 있다. 임정화 씨는 아침에 아이를 깨우러 올라와 암막 커튼을 젖힐 때마다 물안개가 피어오른 대청호의 풍경에 반한다. 가족이 살기 전 이곳은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추운 집으로 알려졌다. 카페로 용도 변경을 염두하고 지어진 건물이라 창문이 크고 층고가 높아서였다. 이 때문에 디자이너는 단열 공사에 특히 많은 품을 들였다. 그 덕분에 가족은 기본과 기능에 충실한 정갈한 바탕에 호수와 산, 소나무 등 자연이 작품처럼 걸린 집에서 아름다운 일상을 누리고 있다. 임정화 씨는 집을 일과 후에 쉬는 곳으로만 생각했는데, 가족의 삶이 집을 통해 치유되었다고 전했다. “집이 바뀌니 상황이 바뀌고, 마음과 행동이 달라졌어요. 은퇴 후에 엘리베이터에서 사람들과 마주치는 것도 싫다던 남편이었어요. 남편은 지금 집이라는 제2의 직장이 생겼고, 이웃들과 교류하며 마음이 편해졌대요. 저희는 부부끼리 살림도 나눠서 하고, 소소한 대화가 늘어나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어요. 나이가 들수록 외로움을 느끼는 우리 세대들이 이런 삶도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벽면 전체는 벽지로 마감했다. 스윙 체어는 한 인테리어 박람회에서 구매한 것.

벽면 전체는 벽지로 마감했다. 스윙 체어는 한 인테리어 박람회에서 구매한 것.

벽면 전체는 벽지로 마감했다. 스윙 체어는 한 인테리어 박람회에서 구매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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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치형 창과 박공지붕의 모양에 따라 주름이 잡히는 커튼을 주문 제작했다. 모양이 불규칙한 창 쪽은 필름으로 리폼했다.

아치형 창과 박공지붕의 모양에 따라 주름이 잡히는 커튼을 주문 제작했다. 모양이 불규칙한 창 쪽은 필름으로 리폼했다.

  • 아치형 창과 박공지붕의 모양에 따라 주름이 잡히는 커튼을 주문 제작했다. 모양이 불규칙한 창 쪽은 필름으로 리폼했다.아치형 창과 박공지붕의 모양에 따라 주름이 잡히는 커튼을 주문 제작했다. 모양이 불규칙한 창 쪽은 필름으로 리폼했다.
  • 가족은 종종 2층 테라스에서 저녁 식사를 즐긴다. 
가족은 종종 2층 테라스에서 저녁 식사를 즐긴다.
  • 아들 방의 벽 두께를 보면 단열 공사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창과 한 면이었던 벽에 단열재를 충전하고 벽을 세웠다. 아들 방의 벽 두께를 보면 단열 공사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창과 한 면이었던 벽에 단열재를 충전하고 벽을 세웠다.

대청호가 보이는 근사한 전망, 300평의 너른 밭이 있는 꿈만 같은 집에서. 5060 은퇴 세대의 로망을 실현한 부부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다.

Credit Info

기획
김의미 기자
사진
이지아
디자인·시공
인해빛(070-4848-2129, blog.naver.com/inpalm)

2019년 12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김의미 기자
사진
이지아
디자인·시공
인해빛(070-4848-2129, blog.naver.com/inpa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