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로 신혼집을 알아보다 남산맨션을 방문하고 모든 계획을 바꾸게 된 정아름, 김병기 씨 부부. 단번에 집 계약을 결단할 정도로 반해버린 이곳에서 두 사람은 새로운 시작을 꿈꾸게 됐다.
마음을 사로잡는 집을 만나다
정아름, 김병기 씨는 결혼하고 첫 집을 어떤 지역에서 살면 좋을지 고민했다. 그렇게 좁혀진 것이 서래마을과 한남동이었다. 여러 집들을 둘러보며 매매보다는 전세를 고려했기에 리모델링은 꿈에서도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러나 지금의 집을 구경 왔다가 모든 계획을 바꾸게 됐다. 2년 정도 비어 있던 집이라 전체적으로 손을 보기로 하고 정아름 씨가 이전부터 관심을 갖고 지켜보던 라이크라이크홈의 손명희 실장에게 이번 작업을 의뢰하게 됐다. 워낙 손명희 실장의 스타일을 좋아해 디자인만큼은 전적으로 맡기면서 자율성을 주었을 정도로 믿음이 컸다고. 부부는 흔히 볼 수 있는 뻔한 한국 집 같은 디자인은 피하고 싶었다. 아마도 남산맨션을 선택한 이유 역시 전형적인 한국의 주거 공간과는 다른 구조 때문이었을 것이다. 손명희 실장도 두 사람의 의견에 공감하며, 마치 외국에 놀러 온 듯한 콘셉트로 그림을 그려나갔다. 크림 화이트 톤에 우드를 베이스로 하고 실용성 좋은 빈티지 오리지널 디자인 가구를 더해 모던하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기초부터 탄탄하게
이 집을 새로 꾸며야겠다고 결정하는 데 지대한 공을 세운 건 타일로 시공한 벽과 바닥이었다. 실용성도 떨어지고 디자인적으로도 거칠어서 새롭게 인테리어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 기존에 있던 자재들을 철거하고 거의 공간 전체를 뒤집어 백지에서 디자인했기에 통일감 있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는데, 기교를 부리기보단 기능에 맞게 공간을 분할하는 것에 집중했다. 주방 가구와 드레스 룸, 수납장 등은 모두 각각의 쓰임새에 맞춰 손명희 실장이 직접 디자인하고 제작해서 간결하게 정돈했다.
구조의 역이용
부부는 원래 거실 겸 다이닝 공간을 넓게 사용하고 싶어 벽을 허물려고 했다. 그러나 남산맨션의 자체 규정상 허물 수 없자 손명희 실장은 차선책으로 공간을 적절하게 분리하기로 했다. 정아름 씨는 “넓게 공간을 사용하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는데 오히려 공간을 분리해서 제 기능이 돋보이는 집이 됐어요”라고 만족해했다. 주방과 다이닝은 기능을 확실히 분리해서 구성했다. 나중에 아이가 태어나면 다이닝 공간을 아이방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다. 우드와 크림 화이트 컬러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마치 한 공간인 듯 넓어 보이는데 이국적인 느낌까지 더해져 마치 외국의 어느 집에 와 있는 기분까지 들게 한다.
휴식을 빛내는 간결함
침실은 집의 가장 안쪽에 자리한다.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다 보니 슈퍼싱글 침대를 2개 나란히 들이고 매트리스만 가득 차게 구성했다. 호텔 느낌의 일체형 침대 헤드와 사이드테이블은 라이크라이크홈이 제작했는데, 침대의 기능을 극대화한 배치가 돋보인다. 붙박이장과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드레스 룸을 완성하며 부족할 수 있는 수납공간까지 알차게 챙겼다.

전세로 신혼집을 알아보다 남산맨션을 방문하고 모든 계획을 바꾸게 된 정아름, 김병기 씨 부부. 단번에 집 계약을 결단할 정도로 반해버린 이곳에서 두 사람은 새로운 시작을 꿈꾸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