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인더스트리얼 무드의 거친 감성, 프랑스의 빈티지 앤티크 디테일, 북유럽의 실용적이면서 간결한 디자인을 믹스 매치해 꾸며낸 모노디자인의 오수현 디자이너 집에 다녀왔다.

믹스 매치 인테리어
모노디자인이 사무실로 사용하던 아파트를 주거 형태로 개조한 모노디자인 오수현 디자이너의 집. 기존의 인테리어에서 더하기와 빼기를 적절하게 해 딱딱했던 사무실이 따듯한 주거 공간으로 완벽히 탈바꿈했다. “혼자 살다 보니 방이 많이 필요 없어 벽을 모두 트고 유리로 구역을 나눴어요. 또 거울을 곳곳에 활용해 보다 넓어 보이는 효과를 주었죠.” 현재의 거실은 영화 〈인턴〉의 주인공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 분)의 회사를 모티프로 인더스트리얼 무드로 꾸몄던 사무실 공간. 인더스트리얼 무드를 배가하기 위해 사용했던 철제 가구는 들어내고 우드 장과 브라운 가죽 소파로 따뜻함을 부여했다. 오수현 실장의 남다름을 느낄 수 있는 것은 거실 욕조. 반신욕과 TV 드라마 시청이 그녀의 힐링 타임인데, 스마트폰 액정이 아닌 영화관처럼 시원한 화면으로 보는 것이 로망이었기에 이번 기회에 실현했다. 그 덕에 호텔 같은 느낌의 아파트가 완성됐다.
롤 모델의 감성을 담은 오피스 룸
오수현 실장은 덴마크 건축가 출신 가구 디자이너 핀 율과 핀란드 건축가 알바 알토의 오래된 팬. 그들의 하우스 스튜디오를 직접 마주했을 때의 감동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풀어냈다. 노출 콘크리트 프레임 안쪽으로 보이는 집무실은 직접 제작한 이국적 무드의 창과 그 너머로 보이는 식물 덕에 따뜻해 보인다. 거실에서 다이닝 룸으로 통하는 복도에도 구경할 요소가 많다. 창고의 슬라이딩 도어는 도르래를 노출해 거실의 인더스트리얼 무드와 연결 지었다. 외국의 목조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르내리기창을 짜 넣어 이국적인 느낌의 복도가 완성됐는데, 이 창은 테라스에서 파티를 할 때 서빙 통로가 되기도 한다. 오수현 실장은 해외 출장이 잦아 집을 자주 비우는 편이라 물때와 곰팡이 걱정이 없도록 2개의 욕실을 모두 진그레이 톤으로 마감했다. 그 덕분에 욕실이 한결 깔끔해졌다.
모임과 클래스를 위한 다이닝 룸
‘집순이’ 오수현 실장은 친구들과의 모임을 주로 집에서 갖는다. 그래서 3m까지 확장되는 테이블을 배치했다. 이곳에서는 꽃꽂이와 소품 데코 클래스도 계획하고 있다. 그때를 위해 빔프로젝터를 설치했고, 친구들과 영화나 TV를 함께 보기도 한다. 원래 주방 구조에서는 싱크대가 안쪽에 위치해 불편했다. 이번에 시공하면서 중간으로 이동시켜 실용성을 보완했다. 다이닝 룸 옆에 자리한 세탁실의 미러 도어는 공간에 확장 효과를 더해준다. 혼자서 간단하게 식사를 할 때는 다이닝 룸을 활용하는데, 창 너머 테라스의 초록 식물들과 햇빛 덕에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최근 트렌드인 라탄 체어를 함께 배치했다.

교외 카페에 온 듯한 테라스 룸
그녀는 밖에서 일할 때는 활동적이지만, 집에 돌아오면 큰 움직임 없이 쉬는 편이다. 이 때문에 산책을 나가지 않고도 바깥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테라스를 마련했다. 원래는 루프톱 형태로 오픈되어 있었는데 덩그러니 아파트 앞 동만 보이는 게 삭막해서 접이식 창호와 어닝을 제작 설치했다. 따뜻하게 보이도록 붉은 파벽돌로 인테리어해 교외 카페로 소풍을 나온 기분을 준다. 이곳에서 친구들과 고기를 구워 먹기도 했는데, 기름때 관리가 번거로워 최근에는 분위기 전환을 하고 싶을 때 커피 정도만 간단히 마신다고. 곳곳에 놓여 있는 빈티지 소품들은 해외에서 직접 구매해온 것들이다. 모노디자인에서는 인테리어 디자인 시공과 해외에서 직접 셀렉해온 소품들도 판매한다.

좋아하는 컬러로 꾸민 프라이빗 룸
거실 한쪽에 자리한 반투명 유리 중문을 열면 청고 파벽돌로 꾸민 복도가 나온다. 이 또한 사무실이었을 때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활용한 것으로 그레이 컬러라 어느 분위기와도 잘 어울려 허물지 않고 활용 중이다. 이 공간은 마스터 룸으로 한쪽은 드레스 룸과 개인 욕실이, 다른 한쪽엔 침실이 자리하고 있다. 오픈된 공간과는 달리 개인 공간에는 컬러를 가미해 꾸몄다. 디자인을 할 당시 팬톤이 선정한 리빙 코럴 톤을 드레스 룸의 메인 컬러로 택했다. 총 4개의 제작 장에 컬러를 그러데이션해 재미를 더했다.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블루 컬러로 파우더 룸을 완성했다. 침실은 밝고 따뜻하게 꾸며 여성스러운 느낌으로 연출했다. 침실 한쪽에 프렌치 스타일의 격자문이 있는데, 팬트리를 철거하고 세컨드 옷장으로 만들었다. 프렌치 스타일의 격자문이 방을 넓어 보이게 한다.
뉴욕 인더스트리얼 무드의 거친 감성, 프랑스의 빈티지 앤티크 디테일, 북유럽의 실용적이면서 간결한 디자인을 믹스 매치해 꾸며낸 모노디자인의 오수현 디자이너 집에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