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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풍경으로 만들어낸 미학

이희준 작가

On November 12, 2019

삶의 주변을 둘러싼 사물을 새로운 시선으로 관찰해온 이희준 작가. 그의 작품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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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면면을 참신한 화법으로 표현해 주목받고 있는 이희준 작가. 간결한 선과 면으로 이루어진 작품은 수많은 인생을 담고 있는 도시의 실루엣이자 얼굴이기도 하다. 작품을 바라보는 관객은 주변 공간이 지어내는 표정을 읽으며 도시에서의 삶을 돌아보게 된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를 졸업하고 영국 글래스고 예술대학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이희준 작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작가는 그동안 서울과 영국, 아이슬란드 등에서 개인전 및 단체전을 통해 관객과 교류해왔다. 최근 유니온 아트페어를 통해 삼성 비스포크와 협업한 작품을 공개해 주목받은 작가를 망우동 작업실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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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칠을 통해 다층의 레이어를 형성한 작품들은 독특한 질감 덕에 생동감과 입체감을 느낄 수 있다. 

작품으로 접했을 땐 이렇게 젊은 작가이신 줄 몰랐어요. 단색화처럼 오랫동안 추상 작업을 해온 작가일 거라고 추측했거든요. 일찍부터 주목받은 소감은 어떠세요? 사실 이른 나이는 아니에요(웃음). 제가 06학번인데 제 또래 작가들 중에 열심히 하는 친구들은 다들 지금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거든요. 제 후배들 중에서도 벌써부터 두각을 보이는 친구도 많고요. 저는 앞으로 보여드릴 것들이 훨씬 더 많죠.
도시의 풍경을 수집해서 확대하거나 편집해서 추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주로 하고 있는데, 도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저는 서울에서 나고 자랐는데요. 성인이 될 때까지 주변 풍경에 큰 관심이 없었어요. 대학원을 영국 글래스고라는 도시에서 다녔는데 그곳은 과거에 조선업이 굉장히 부흥했다가 쇠락한 곳이기도 하고, 날씨도 1년 내내 우중충하죠. 게다가 오래된 돌 건물이 많아요. 그런 회색빛 도시에서 2년 동안 살다가 서울에 와 보니 눈이 트이더라고요. 서울이 다채로운 곳이라는 걸 그때 깨달았어요. 제 눈높이에서 보이는 서울의 풍경을 수집하기 시작했죠.

 

 이희준 작가는 3명의 동료와 함께 작업실을 사용한다. 평소 아크릴, 유화물감 등을 사용하는 그는 물감 냄새가 견디기 힘들어질 때 향초를 활용한다. 조 말론 런던 라임 바질 앤 만다린 홈 캔들은 작가가 평소 좋아하는 향으로 라임 향에 톡 쏘는 바질과 향기로운 백리 향이 더해져 공간을 한층 산뜻하게 만들어준다. 

 

 이희준 작가는 3명의 동료와 함께 작업실을 사용한다. 평소 아크릴, 유화물감 등을 사용하는 그는 물감 냄새가 견디기 힘들어질 때 향초를 활용한다. 조 말론 런던 라임 바질 앤 만다린 홈 캔들은 작가가 평소 좋아하는 향으로 라임 향에 톡 쏘는 바질과 향기로운 백리 향이 더해져 공간을 한층 산뜻하게 만들어준다. 

풍경들을 의도적으로 추상적인 이미지로 재현하는 것도 재미있어요. 작품 덕분에 서울을 더 자세히 보게 되기도 하고요. 요즘은 휴대폰 카메라로 누구나 풍경을 수집할 수 있잖아요. 너무 쉬우니까 어떤 의도나 기획 없이 일단 찍고 보자는 심정으로 촬영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촬영한 사진들은 휴대폰 사진 앨범에서 보게 되는데 앨범 프레임은 거의 정방형이에요. 요즘 많이들 사용하는 SNS도 거의 정방형 프레임 안에서 사진을 볼 수 있잖아요. 그런 프레임들이 세상을 자기만의 틀로 재단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걸 작품으로 풀어본 거고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싶으셨어요? SNS만 보면 세상은 다 아름다워 보이잖아요. 다들 예쁘고 잘생겼고, 맛있는 것만 먹고 다니는 것 같고요. 하지만 보는 사람들도 알고 있죠.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저는 그걸 캔버스로 표현한 거예요. 단순한 패턴과 선의 조합이지만 이게 보이는 전부가 아니죠. 추상화의 매력이 바로 이런 것 같아요. 결과물은 단순해 보이지만 그 안에 복잡한 생각들이 있고, 그리고 그 과정에 보는 분들이 개입할 수 있어 재미있어요.
최근 삼성 비스포크 냉장고와 협업한 게 화제가 됐는데 어떤 계기로 작업을 하게 됐나요? 제가 평소 유니온 아트페어와 인연이 있었는데, 삼성 측에서 새로운 냉장고를 출시하며 아트워크를 함께할 작가를 찾고 있을 때 추천해주셨어요. 저에겐 새롭고 재미있는 도전이었죠. 캔버스가 아닌 가전제품인 냉장고 위에 작업을 할 수 있을까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실물을 접하고 보니 안심이 되더라고요. 패널이 캔버스에 가까워서 평소 하던 대로 작업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제가 평소 보고 느끼는 것들, 도시에서 찾은 기하학적 형태를 표현할 수 있어서 흥미로운 작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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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의 풍경을 편집하고 확대해서 재구성한 작품들을 비스포크 위에 표현했다. 

작품을 보다 보면 이희준 작가만의 색감이 있는 것처럼 보여요. 저는 물감을 원색 그대로 사용하는 걸 선호하지 않아요. 너무 뜨겁고, 쨍한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그래서 원색에 흰색을 섞어 좀 탁하게 만드는 편이에요. 적당히 섞다 보면 제 눈에 ‘착 달라붙는’ 색이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제 작업에는 회색, 검은색, 흰색이 꼭 들어가요.
앞으로는 어떤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세요? 요즘은 테라초 타일을 캔버스 삼아 작업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여행할 때 그 도시의 특징적인 면을 보려고 했는데, 요즘은 보편적으로 깔려 있는 것들을 보게 되더라고요. 이번에 만난 재료가 테라초예요. 꽤 오래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상용화된 지는 100년 정도 되었더라고요. 우리나라는 일본의 영향으로 예전부터 관공서나 학교 등에서 많이 사용했죠. 그런데 최근 1~2년 전부터 다시 세계적으로 테라초를 주목하고 있어요. 저도 그 재료 위에서 뭔가 이야기할 거리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할 계획입니다.

삶의 주변을 둘러싼 사물을 새로운 시선으로 관찰해온 이희준 작가. 그의 작품은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

Credit Info

기획
심효진 기자
사진
이지아, 정택
취재협조
갤러리 수

2019년 11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심효진 기자
사진
이지아, 정택
취재협조
갤러리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