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함께하는 30대 사업가 부부가 집에 담고자 했던 가치들.
박민서, 이중섭 씨 부부는 광고 회사에서 처음 만났다. 결혼 직후 나란히 회사를 나와 이듬해 창업에 성공해 그동안 참 바쁘게, 끈질기게 붙어살았다. 부부가 경영하는 ‘하이프로덕션’은 브랜드 마케팅에서 사용하는 굿즈를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기업으로 각종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으며 3년째 순항 중이다. 젊은 사업가 부부는 최근 인테리어로 자신들의 일상도 새롭게 디자인했다.
미니멀한 바탕에 감각 더하기
"어두운 바닥, 하얀 벽과 직선이 강조된 디자인. 아기자기한 스타일링보다는 디자인적 가치가 있는 조명으로 힘을 주고 과감하게 구조를 변경하고 싶었어요.” 박민서 씨는 건축 전공자답게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설명했다. 고심 끝에 디자인 에이쓰리를 인테리어 파트너로 결정한 그녀는 첫 미팅 때 보유하고 있는 가구들의 스펙과 앞으로 구매할 예정인 제품, 원하는 마감재 등의 요구사항을 세밀하게 반영한 3D 스케치업을 준비했다. 담당 디자이너는 집주인의 가구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하며 물성과 구조 등 건축적인 요소를 중심으로 굵직하게 콘셉트를 잡아갔다. 안방을 제외한 모든 발코니를 확장하면서 집주인의 취향을 뒷받침할 좋은 배경을 완성하는 과정이었다. 아내의 로망이던 베르판 조명, 체격 좋은 남편의 몸에 맞는 6인용 테이블, 호텔의 미니바에서 영감을 얻은 주방 수납장 등, 미니멀하면서도 색이 분명한 부부의 아파트엔 다양하고 구체적인 희망사항이 담겨 있다.
차원이 다른 휴식을 제공하는 우리의 집
부부에게 출퇴근을 함께하고, 한 침대를 쓰는 심경에 대해 질문했다. “결혼한 지 10년쯤 된 것 같아요.” 웃는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의 눈빛엔 애정이 가득하다. 부부는 40평대 아파트의 모든 공간을 함께 쓴다. 퇴근 후엔 주로 거실과 주방에서 쉬는 시간을 가진다. 영화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거실에 75인치 TV를 마련했다. 남편은 그사이 새 소파에 완벽하게 적응해 몸에 맞는 각을 찾았다. 화훼 기능사 자격증을 보유한 아내는 식물에 물을 주는 것이 주요 일과다. 건축을 공부하던 대학 시절부터 좋아해왔던 루이스 폴센의 판텔라 조명을 들이고, 큼직한 야자나무를 곁에 붙여주었다. 내 몸에 맞게, 내 맘에 맞게 구성한 집에서 취미생활을 이어가는 부부는 휴식 속에 에너지를 충전한다.
공들인 공간이 주는 에너지
부부의 감각과 개성은 안방에서 가장 도드라진다. 진한 그린 컬러와 시원한 통창에 시야가 확 트인다. 부부가 요청한 진한 그린 컬러는 위치와 발색을 고민한 끝에 침대 헤드보드에 페인트로 도장했다. 안방 발코니는 박민서 씨의 미니 가든으로 남겨뒀다. 디자이너는 침대 헤드에 간접조명을 배치하고 은은한 그레이 벽지로 마감하는 등 좋은 바탕으로 부부의 취향을 뒷받침했다. 외국 생활을 오래 한 남편은 높은 침대가 주는 안정감을 선호한다. 부부는 이스턴킹 사이즈의 볼륨감 있는 침대와 베드 벤치로 이국적인 무드를 연출했다. 머리맡에는 평소 좋아하던 작품을 걸었는데 가을 인테리어를 위한 작가의 다른 작품도 미리 정해뒀다. 호텔 인테리어에서 영감을 받은 부부의 욕실도 공들인 부분. 확장한 공간에 조적 욕조를 들이고 세면대를 연장했다. 애정으로 꾸민 집에서 부부의 삶은 가치를 더해가고 있다.
일상을 함께하는 30대 사업가 부부가 집에 담고자 했던 가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