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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베스트 리빙 가이드 65》를 펴낸

디자이너 정은주

On June 03, 2019 0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라이프스타일 디렉터인 e-DESIGN interior that works의 정은주 대표가 자신이 사랑하는 리빙 플레이스 65곳을 소개하는 책을 출간했다. 컨템퍼러리 브랜드부터 하이엔드까지, 그녀의 친절한 설명이 가득한 책을 읽으면 머릿속에 리빙 내비게이터를 장착한 것처럼 든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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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그로피우스의 디자인 체어와 마르셀 브로이어의 디자인 라운지체어로 스타일링한 5월의 <월간 정은주>. 지갤러리의 Alex Gingrow의 작품 2점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발터 그로피우스의 디자인 체어와 마르셀 브로이어의 디자인 라운지체어로 스타일링한 5월의 <월간 정은주>. 지갤러리의 Alex Gingrow의 작품 2점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발터 그로피우스의 디자인 체어와 마르셀 브로이어의 디자인 라운지체어로 스타일링한 5월의 <월간 정은주>. 지갤러리의 Alex Gingrow의 작품 2점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리빙 브랜드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새로 출간한 책이 베스트셀러 순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어요. 워낙 방대한 내용을 다루고 기본부터 짚어가는 책이라 이른바 ‘히트작’은 못 될 거라 예상했어요. 요즘 인테리어 관련 서적들을 살펴보면 보통 셀프 인테리어나 수납과 관련된 내용이 인기거든요. 제 책은 완전히 다른 내용을 다룬 게 오히려 강점이 된 것 같아요. 많은 분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죠.
《 더 베스트 리빙 가이드 65》는 어떤 책인가요? ‘이케아에서 에르메스까지’라는 부제가 힌트예요. 리빙 분야의 가장 대중적인 브랜드에서부터 하이엔드까지, 알면 좋고 도움이 되는 브랜드와 숍 정보를 담았어요. 리빙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줄 수는 없겠지만 독자의 머릿속에 요즘 트렌드와 브랜드에 대한 대략적인 체계를 잡아줄 수 있을 거예요. 책을 읽으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 위주로 살을 붙여 공부하면 자신만의 취향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계기로 책을 기획했는지 궁금해요. 제가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리빙 브랜드가 몇 개 없었지만 그마저도 정보가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브랜드와 정보가 너무 많아 정리가 안 되는 게 문제예요. 수많은 정보가 디지털에서 부유하고 있는데 어떤 것이 정확한지 알기 어려워요. 대중적인 브랜드는 직접 매장을 찾아가거나 사용 경험에서 정보를 판단할 수 있지만 하이엔드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떨어져 정보를 얻는 것조차 어렵죠. 이제는 리빙 브랜드들도 한 번 정리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기획했어요. 친절한 ‘리빙 참고서’ 같은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
읽다 보면 자상한 선생님이 친절하게 이야기해주는 느낌이에요. 진심으로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어요.〈월간 정은주〉나〈정은주의 리빙 토크〉도 비슷한 맥락이에요.〈월간 정은주〉는 가구·조명·예술품의 믹스 앤 매치를 선보이는 프로젝트 전시이고,〈정은주의 리빙 토크〉는 리빙 강의 프로그램이에요. 리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브랜드를 대중적인 브랜드부터 하이엔드까지 믹스 매치 방식으로 소개하는 거죠. 이런 스타일의 인테리어는 심미적인 면부터 기능적인 면까지 다양한 개성을 표현할 수 있어요. 그게 제가 추구하는 인테리어의 방향이기도 해요.
하이엔드 브랜드도 자세히 다뤘어요. 하이엔드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만큼 브랜드 히스토리나 철학도 공유하고 싶었어요. 카피 제품을 오리지널이라고 믿는 수준에서 탈피할 때도 되었다고 생각하고요. 하이엔드 브랜드를 꼭 구입해야 한다고 말하는 건 아니에요. 요즘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하이엔드 브랜드에 대한 자료를 얻을 수 있지만,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고 직접 접해보는 게 브랜드를 더 잘 알 수 있는 방법이죠. 고가 명품 브랜드의 위상이 주는 막연한 어려움 때문에 하이엔드 브랜드 매장을 방문하고도 서랍장 한 번 열지 못하고 눈으로만 보고 나오는 분도 많고요. 하지만 매장을 둘러보기 전에 어떤 제품이 왜 사랑받는지 공부하고 간다면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어요. 책에 실린 매장 사진들도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디스플레이된 그대로 촬영한 거예요. 독자들에게 매장의 실제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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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그로피우스의 디자인 체어와 마르셀 브로이어의 디자인 라운지체어로 스타일링한 5월의 <월간 정은주>. 지갤러리의 Alex Gingrow의 작품 2점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발터 그로피우스의 디자인 체어와 마르셀 브로이어의 디자인 라운지체어로 스타일링한 5월의 <월간 정은주>. 지갤러리의 Alex Gingrow의 작품 2점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 발터 그로피우스의 디자인 체어와 마르셀 브로이어의 디자인 라운지체어로 스타일링한 5월의 <월간 정은주>. 지갤러리의 Alex Gingrow의 작품 2점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발터 그로피우스의 디자인 체어와 마르셀 브로이어의 디자인 라운지체어로 스타일링한 5월의 <월간 정은주>. 지갤러리의 Alex Gingrow의 작품 2점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 쇼룸이자 갤러리 역할을 톡톡히 하는 사무소 내부. 여러 방식으로 디자인을 변경할 수 있어 리빙 토크 등 각종 행사에 많은 인원이 참석해도 공간 활용에 어려움이 없다. 쇼룸이자 갤러리 역할을 톡톡히 하는 사무소 내부. 여러 방식으로 디자인을 변경할 수 있어 리빙 토크 등 각종 행사에 많은 인원이 참석해도 공간 활용에 어려움이 없다.

새 책이 인테리어를 잘하고 싶은 독자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요? 인테리어도 패션하고 비슷해요. 이것저것 자꾸 도전해보고 실패해야 자신의 취향을 알 수 있어요. 그 과정에서 돈이 많이 들 수도 있지만 아무것도 해보지 않으면 취향을 알 수가 없어요. 이 브랜드 저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을 경험해봐야 취향 여행의 종착지에 다다를 수 있거든요. 제 책이 브랜드를 고르는 길잡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하이엔드 제품을 사지 못한다고 아쉬워할 필요는 없어요. 보는 것만으로 큰 도움이 됩니다. 많이 접하고 공부해서 자신의 인테리어 감각을 키우는 도구로 활용하세요.
지금 당장 인테리어를 바꾸고 싶은 독자들에게 주고 싶은 팁이 있다면? 벽면 하나부터 시작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거실이나 침실의 한쪽 벽면을 골라서 어떻게 바꿀지 상상하고 계획을 세운 다음 직접 바꿔보는 거죠. 작은 공간부터 변화를 시작하면 나머지 공간에 대해서는 더 많은 아이디어가 떠오를 거예요. 인테리어는 비용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좋은 인테리어는 돈으로 모든 게 이뤄지지 않아요. 집은 사랑과 정성이 필요한 ‘생물’이에요. 어떤 공간이 인상적이고 감동적이라면 그 공간에서 생활하는 사람의 개성, 세월의 흔적이 쌓이고 그것들이 탁월하게 표현되었을 때라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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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주 대표의 집무실. 하늘색 벽과 톤다운된 머스터드 컬러 수납장의 조화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은주 대표의 집무실. 하늘색 벽과 톤다운된 머스터드 컬러 수납장의 조화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은주 대표의 새 책《더 베스트 리빙 가이드 65》(몽스북). 매장들을 방문해 직접 사진 촬영을 하고, 브랜드에 대한 스토리를 정리하는 등 저자의 정성과 노력이 한 권에 담겨 있다.

정은주 대표의 새 책《더 베스트 리빙 가이드 65》(몽스북). 매장들을 방문해 직접 사진 촬영을 하고, 브랜드에 대한 스토리를 정리하는 등 저자의 정성과 노력이 한 권에 담겨 있다.

정은주 대표의 새 책《더 베스트 리빙 가이드 65》(몽스북). 매장들을 방문해 직접 사진 촬영을 하고, 브랜드에 대한 스토리를 정리하는 등 저자의 정성과 노력이 한 권에 담겨 있다.

대중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디자이너
〈정은주의 리빙 토크〉,〈월간 정은주〉프로젝트가 요즘 각광받고 있어요. 원래부터 기획하거나 상상하는 걸 좋아해요. 해보고 싶은 건 용감하게 지르고 보는 스타일이기도 하고요.〈월간 정은주〉도 우연한 계기로 시작했어요. 예전에 제가 디자인한 브랜드의 공간을 촬영한 사진을 SNS에 올렸는데, 어떤 고객이 그 사진에 나온 침대와 사이드 소품까지 모두 구매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느낌이 왔어요. 사람들은 하나의 제품보다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완성물을 원하는구나! 패션 분야에서도 마네킹에 걸린 옷을 다 사가는 분들이 있다고 하잖아요. 사무소를 이전할 때였는데 그 생각을 실행에 옮겨야겠다고 생각하고 작은 갤러리를 만들었어요. 하지만 막상 시작하려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히고 막막해서 손을 놓게 되더라고요. 직원들이 그 공간을 버려둘 거면 사무실로 쓰자고 재촉하니 마음이 급해졌어요. 바로 SNS에 공지했죠.〈월간 정은주〉와〈정은주의 리빙 토크〉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요. 처음엔 2년만 버텨보자 하고 시작했는데〈월간 정은주〉는 어느덧 18회까지 오게 되었네요.
지난 18개월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그동안〈정은주의 리빙 토크〉는 6회,〈월간 정은주〉는 18회까지 끌고왔는데요. 본업과 별도의 일이지만 시간과 노력을 많이 쏟아야해서 힘들었어요. 한 달에 한 번 꼴인데 그 주기가 정말 빨리 돌아오더라고요. 그렇다고 대충할 수도 없었죠. 주로 고급 주거 공간을 작업하다 보니 다양한 고객을 만날 기회가 적었는데〈월간 정은주〉를 통해 다방면의 ‘리빙 피플’을 만날 수 있어 그 기회가 참 소중했거든요. 당연히 큐레이팅에 더 정성을 쏟게 됐고, 그 시간과 노력이 누적되다 보니 사람들에게 진정성이 전달된 것 같아요. 지난번〈정은주의 리빙 토크〉에 많은 분이 와주셔서 놀랐어요.
4만8000 팔로워를 자랑하는 ‘리빙 셀럽’의 인기를 실감하신 거네요. 솔직히 그 숫자에 대한 감은 없었어요. 제가 한 일은 촬영한 사진을 꾸준히 공유한 것뿐이죠. 물론 팔로워가 2만 명을 넘기 시작하면서 책임감은 생기더라고요. 제가 알고 있는 정보가 모두 맞는 내용이 아닐 수도 있으니 공유하는 콘텐츠는 최대한 정확하게 작성하려고 노력했죠. 그렇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가늠하기는 어려웠는데, 책이 출간되고 나서 처음 열린〈정은주의 리빙 토크〉에 정말 많은 분이 오셨던 건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오프라인 프로젝트 등 새로운 채널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세요. 젊은 친구들과 소통하는 게 너무 즐거워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도 많고 알고 싶은 것도 많은 성격이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젊은 인재들을 보면 자극을 받죠. 다행히 아직까지 젊은 친구들이 놀아줘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도움을 주고받고 있어요(웃음). SNS도 활발히 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좋아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인 것 같아요. 사진을 워낙 좋아하다 보니 많은 사람과 공유하고 싶어 인스타그램을 시작했고, 다양한 콘텐츠를 다루다 보니 영상, 오프라인 행사까지 활동 영역이 확장되더라고요.
젊은 디자이너들이 더 분발해야겠어요! 사실 나이가 드는 만큼 두려움도 커져요.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젊은 여자가 인테리어 디자인을 한다고 무시당한 적도 많았는데, 요즘은 오히려 젊은 디자이너들이 더 감각적일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그런 생각으로 위축될 때면 루이스 부르주아나 조지아 오키프 같은 사람들을 떠올려요. 그들도 노년기가 돼서야 각광을 받기 시작했거든요. 그들의 이야기에 위안을 받고 용기도 내죠. 그래서 요즘 작업이 더 즐거워졌는지도 모르겠어요.
연륜이 깨달음을 주기도 하잖아요. 아직 경험하지 못한 후배들에게 미리 알려주고 싶은 삶의 지혜가 있다면요? 저는 학부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했어요. 잘 모르는 사람들은 전혀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전공이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모두 ‘논리학’이 기본인 공통점을 갖고 있으니 저는 두 전공이 연결고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이제까지 살아보니 인생에서 경험하는 것 중 나와 상관이 없거나 도움이 안 되는 건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제가 클라이언트와 상담을 좀 더 수월하게 할 수 있는 것도, 디자인 외에 다른 프로젝트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것도 과거의 다양한 경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가끔 그런 생각을 하잖아요.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 하지만 그런 경험들이 어느 순간 도움이 되는 때가 오더라고요. 그러니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충분히 가치 있다고 생각하고 열정을 쏟으면 언젠간 빛을 발할 거예요.
앞으로 어떤 것들을 더 해보고 싶으세요? 여전히 디자인을 더 열심히,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리고 리빙 플랫폼으로 운영했던〈월간 정은주〉를 리빙 큐레이팅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려고 해요. 아직은 확정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수많은 브랜드의 제품을 잘 고르고 섞어 일상과 잘 어우러지는 리빙 신을 보여주는 게 당장의 목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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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한 디자인 가구로 스타일링된 쇼룸에 잘 어울리는 조 말론 런던의 라임 바질 앤 만다린 홈 캔들. 시트러스 향이 공간을 매력적으로 재탄생시킨다.

모던한 디자인 가구로 스타일링된 쇼룸에 잘 어울리는 조 말론 런던의 라임 바질 앤 만다린 홈 캔들. 시트러스 향이 공간을 매력적으로 재탄생시킨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라이프스타일 디렉터인 e-DESIGN interior that works의 정은주 대표가 자신이 사랑하는 리빙 플레이스 65곳을 소개하는 책을 출간했다. 컨템퍼러리 브랜드부터 하이엔드까지, 그녀의 친절한 설명이 가득한 책을 읽으면 머릿속에 리빙 내비게이터를 장착한 것처럼 든든해진다.

Credit Info

기획
심효진 기자
사진
이지아

2019년 6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심효진 기자
사진
이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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