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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성을 re-design하다

모온(MO-ON)의 문재화 디자이너

On May 30, 2019

오랫동안 누군가를 위한 디자인을 해온 문재화 대표. 자신이 오롯이 원하는 디자인 철학을 펼쳐내기 위해 지난해 리빙 브랜드 모온을 론칭하고 오비큠을 세상에 선보였다. 모온은 그런 기다림의 과정을 겪었기에 시장과 사용자가 필요로 한다고 확신하는 디자인만을 펼쳐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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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온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왔나요?
학부를 졸업하고 곧바로 삼성전자의 인하우스 디자이너로 9년간 근무했어요. 모바일 부서를 거치면서 열과 성을 쏟은 디자인이 기술의 발달과 동시에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잊히는 것을 보고 회의감이 많이 들었죠. ‘이런 휘발성 높은 아이템 말고 다른 것을 하자’고 결심한 뒤, 2012년 기업의 디자인을 컨설팅해주는 알앤디플러스(RND+)를 설립했고, 올 1월 개인 브랜드 모온(MO:ON)을 런칭하게 됐어요.

컨설팅을 하면서 쌓은 경험치가 모온이라는 브랜드를 정립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겠네요.
다양한 브랜드의 디자인 컨설팅을 진행하다 보면 해당 분야에 대한 기술과 지식이 자연스럽게 쌓이게 돼요. 그 과정에서 오히려 제가 많은 영감을 얻게 되고 인사이트가 깊어지는 부분이 있죠. 한 분야의 디자인만 전공했다면 쉽사리 얻을 수 없는 진귀한 경험인 거에요. 그런 점에서 앞으로도 알지 못했던 영역이나 흥미로운 분야의 아이템이라면 언제든 컨설팅 작업은 진행할 계획이에요.

많은 브랜드의 컨설팅 작업을 해왔지만 정작 자기 브랜드를 만들 때는 기분이 남 달랐을 것 같은데요.
회사의 제품과 브랜드를 컨설팅하면서 명확한 솔루션을 제시해도 그것을 흔쾌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오너와 담당자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어요. 애착이 남다르니까 객관적인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죠. 그래서 오히려 모온을 만들 때는 간결하게 심플하게 진행하고자 했어요. 제 이름의 성씨, 문(MOON)을 로고로 사용했을 때 시각적인 임팩트도 강하고 발음도 명확한데 이런 이름이 아직 상표 등록이 안 돼 있다는 것을 알고 쾌재를 불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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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샘플 작업을 위한 작업실. 벽에 다양한 공구들이 걸려 있다.

디자인 샘플 작업을 위한 작업실. 벽에 다양한 공구들이 걸려 있다.

 

지금 문재화 대표는 어떤 디자이너인가요?
저는 요즘 주변 사람들에게 제품 디자이너에서 비즈니스를 디자인하는 사업가로 가는 과정을 걷고 있다고 이야기해요.

제품 디자이너와 비즈니스를 디자인하는 사업가의 가장 큰 차이를 짚어준다면요.
흔히 많은 제품 디자이너가 흔하게 저지르는 오류 중 하나가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디자이너가 하는 작업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는 점이에요. 디자인이 세상의 호응을 얻기 위해서는 스타일 외에도 다양한 면을 고려해야 해요. 이를테면 시장과 대중이 받아들일만한 적절한 가격대를 먼저 선정한 뒤 그 가격에 맞는 선에서 최선의 디자인을 하는 식이죠. 모온의 제품 역시 생산과 판매, 사업까지 이어지는 모든 유기적인 과정을 균형감 있게 디자인하고자 했어요. 바로 이 점이 스스로를 비즈니스를 디자인 하는 사업가로 가는 과정을 걷고 있다고 일컫는 이유죠.

모온의 첫 라인업인 오비큠(obicuum). 왜 하필 청소기였나요?
컨설팅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시장의 흐름과 트렌드를 캐치하게 돼요. 그러면 대중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몸소 느끼게 되죠. 요즘 인테리어 트렌드는 미니멀함과 모던함이잖아요? 그런데 청소기는 아직도 그렇지 않으니, 흔히 옷방이나 베란다 등에 숨겨놓는 거예요. 이런 디자인적인 결함 뿐만 아니라 사용성 면에서도 개선할 부분을 확인했고. 청소기가 첫 타자로 정해진 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어요. 시장성 면에서도 전 세계적으로 가전제품군에서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몇 안 되는 아이템이기도 하고요.
 

그 자체로 오브제에 가까운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는 오비큠. 청소기 하면 흔히 떠오르는 컬러 조합을 벗어 던지고 화이트 베이스의 공간에 더없이 잘 어 울리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피치선셋, 마쉬멜로우, 파스텔씨 컬러.

그 자체로 오브제에 가까운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는 오비큠. 청소기 하면 흔히 떠오르는 컬러 조합을 벗어 던지고 화이트 베이스의 공간에 더없이 잘 어 울리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피치선셋, 마쉬멜로우, 파스텔씨 컬러.

그 자체로 오브제에 가까운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는 오비큠. 청소기 하면 흔히 떠오르는 컬러 조합을 벗어 던지고 화이트 베이스의 공간에 더없이 잘 어울리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재탄생했다.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피치선셋, 마쉬멜로우, 파스텔씨 컬러.

조도가 낮은 공간에서 주로 작업하는 문재화 대표. 조형미를 가진 화병과 장미 생화, 싱싱한 애프리콧을 한입 베어 문 듯 달콤한 과즙 향이 매혹적인 조 말론 런던의 실크 블로썸 홈 캔들이 공간에 활력을 더한다.

조도가 낮은 공간에서 주로 작업하는 문재화 대표. 조형미를 가진 화병과 장미 생화, 싱싱한 애프리콧을 한입 베어 문 듯 달콤한 과즙 향이 매혹적인 조 말론 런던의 실크 블로썸 홈 캔들이 공간에 활력을 더한다.

조도가 낮은 공간에서 주로 작업하는 문재화 대표. 조형미를 가진 화병과 장미 생화, 싱싱한 애프리콧을 한입 베어 문 듯 달콤한 과즙 향이 매혹적인 조 말론 런던의 실크 블로썸 홈 캔들이 공간에 활력을 더한다.

오비큠이 사랑받는 이유는 어떤 공간에 놓아도 쉽게 녹아들 수 있는 심플한 디자인이라는 것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트렌디한 디자인의 가전을 과연 10년 동안 한 공간에 둘 수 있을까 생각해보세요. 1년만 써도 되는 단발성 아이템은 물론 유행을 따라가야겠죠. 하지만 가전은 달라요. 오비큠은 일종의 가구이자 오브제이기 때문에 심플한 디자인이면 돼요. 오히려 10년이 지나도 트렌드 하지 않은 편이 좋겠죠. 처음부터 유행에 편승하기보다 한 발짝 정도만 앞서나가는, 대중이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디자인을 의도했어요.

‘메종&오브제 파리 2019’에서 바이어들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죠.
바이어들에게 긍정적 반응을 끌어낼 수 있었던 전자제품에 흔하게 쓰이지 않는 컬러를 사용했기 때문이었어요. 사실 초반 제작 과정에서 오비큠의 파스텔 컬러에 대해 오랫동안 청소기를 제작해온 제작사가 난색을 표하기도 했어요. 그 과정에서 저 역시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이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결국 고정관념을 벗어나지 못하면 새로운 디자인은 나올 수 없다는 신념을 가지고 처음 컬러를 고집한 결과 지금 오비큠 세련된 컬러가 탄생했어요. ‘메종&오브제 파리 2019’에서 받은 피드백은 이러한 도전에 대한 응답을 받은 셈이니 굉장히 짜릿했죠.

모온의 다음 라인업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겠죠?
아이템은 정해진 상태예요. 스팀다리미죠. 많은 직장인이 아침에 빠르게 옷을 다릴 수 있기를 원해요. 기존의 스팀다리미는 사용은 편리하지만 지나치게 무겁고, 요즘 출시되는 소형 스팀다리미는 그 사용법을 짐작하기조차 힘들 정도로 사용법을 직관적으로 떠올리기 힘들죠. 모온은 이 점을 개선해 올 12월 출시 예정으로 개발을 준비 중입니다.

모온의 디자인은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흘러갈까요?
저는 디자인 프로세스 과정에서 철학적인 사고방식과 경험, 관점을 집약시켜 넣으려고 해요. 저를 디자인과 스토리텔링의 합성어인 디자인 텔러라는 단어로 설명하는 것도 바로 같은 맥락이죠. 이러한 철학적인 고민 끝에 탄생된 제품은 10년이 지나도, 몇 세대를 거듭해도 그 사용성이 빛바래지 않아요. 저는 모온이라는 브랜드 이름 아래서 오랫동안 세상에 제품을 남길 수 있는 타임리스한 가치를 지닌 디자인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오랫동안 누군가를 위한 디자인을 해온 문재화 대표. 자신이 오롯이 원하는 디자인 철학을 펼쳐내기 위해 지난해 리빙 브랜드 모온을 론칭하고 오비큠을 세상에 선보였다. 모온은 그런 기다림의 과정을 겪었기에 시장과 사용자가 필요로 한다고 확신하는 디자인만을 펼쳐낸다.

Credit Info

기획
권새봄 기자
사진
정택
취재협조
모온(mo-on.co.kr)

2019년 05월호

이달의 목차
기획
권새봄 기자
사진
정택
취재협조
모온(mo-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