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지어져 오래되고 비좁은 로마의 아파트. 건축가 마시모 아다리오는 기존 공간의 동선을 완전히 무시하고 집 한가운데에 욕실과 주방을 품은 부스를 설치함으로써 새로운 집을 만들었다.
공간 속에 공간을 만들다
한쪽으로 난 복도를 따라 일렬로 각각의 공간이 배치되어 있던 80㎡ 면적의 아파트. 기존의 구조는 작은 공간을 더 비좁게 만들었던 터. 집 개조를 의뢰받은 건축가 마시모 아다리오(Massimo Adario)는 집주인인 젊은 디자이너 부부가 자유로운 동선을 갖고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집 한가운데 ‘매직 박스’를 만들어주었다. 기존 욕실을 품은 자작나무 합판 부스는 거실과 마주하는 면은 주방이 되고 침실을 마주하는 면은 수납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슬라이딩 도어 매직
큐브 박스 하나로 생겨난 공간은 무려 네 곳. 욕실과 주방, 침실, 서재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거실에서 봤을 때 주방을 중심으로 왼쪽으로 난 복도를 지나면 오른쪽에 욕실이, 전면에는 서재가 자리한다. 그리고 이 모든 공간은 모두 천장에 설치된 레일을 통해 슬라이딩 도어로 분리되고 개방되면서 자유로운 동선을 유도한다. 이상적인 면 분할을 통해 짜임새 있는 공간을 구성할 수 있었던 키워드는 바로 이 슬라이딩 도어 매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컬러 블록 속에 담긴 수납
엄연히 말하면 이 집에서 완벽하게 독립된 공간은 욕실밖에 없다. 거실에서 주방을 바라봤을 때 양쪽으로 난 복도는 각각 서재와 침실로 통하는데, 각 방에 들어가 보면 이 두 공간은 슬라이딩 도어를 사이에 두고 나뉘어 있을 뿐, 문을 열면 집 전체가 ㅁ자 동선으로 이어져 있다. 침대와 평행한 벽면은 일정한 크기로 분할된 컬러 블록 수납장으로, 마치 문을 열면 또 하나의 공간이 펼쳐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1930년대 지어져 오래되고 비좁은 로마의 아파트. 건축가 마시모 아다리오는 기존 공간의 동선을 완전히 무시하고 집 한가운데에 욕실과 주방을 품은 부스를 설치함으로써 새로운 집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