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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 환아의 엄마를 생각하다.

RMHC 하우스

On November 28, 2018 0

2019년 4월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내에 정식 오픈 예정인 국내 1호 ‘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이하 RMHC하우스)’. 소아암 환아의 엄마들을 돕는 방식으로 질병을 앓는 이들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는 이들의 첫 번째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RMHC Korea를 이끄는 제프리 존스 회장, 고가영 부회장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에서 공간 디자인을 맡은 인테리어팀 ‘디자인EF’의 김혜진 디자이너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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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디자인EF의 김혜진 디자이너, 한국RMHC의 제프리 존스 회장과 고가영 부회장.

RMHC Korea에서는 무슨 일을 하나요? 제프리 존스(이하 J) RMHC Korea의 미션과 방식은 아주 정확합니다. RMHC 하우스처럼 소아암에 걸린 아이들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개선하는 데 집중합니다. 그 방식의 중심에 ‘엄마’가 있어요. 소아암에 걸린 아이들의 엄마를 돕는 것이 저희 재단만의 방식이죠.
소아암을 앓는 환아들의 엄마를 돕는 게 왜 중요한가요? J 소아암을 앓고 있는 아이에겐 부모의 안정이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소아암은 세심하게 오랫동안 치료와 케어가 필요한 특수한 질병 중 하나죠. 환아들의 가장 큰 지지대가 부모인데, 자칫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된다는 점이 걱정이죠. 자식이 죽어가는데 어떤 부모가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잠도, 밥도 제때 챙길 수 없었어요. 그래서 RMHC하우스는 엄마를 생각해요. 엄마가 편해져야 아이도 편해질 수 있어요. RMHC하우스는 그런 개념입니다. 그들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일을 해요. ‘RMHC하우스’는 환아들뿐 아니라 그들의 가족도 대접받고,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공간입니다. 또 여러 환아의 엄마들이 모여 있는 공간에서 같은 경험을 가진 이들이 만나서 서로를 위로하고, 정보들을 교환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궁극적으로는 그게 소아암 환아들을 가장 든든하게 서포트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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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에 위치한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내 부지에 건축 중인 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는 2019년 4월 오픈 예정이다.

경남 양산에 위치한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내 부지에 건축 중인 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는 2019년 4월 오픈 예정이다.

 

RMHC하우스가 생각하는 가치는 커뮤니티 형성과 정서적 안정감에 있다고 봐야겠네요. J 네. ‘keeping families close’는 저희의 캐치프레이즈예요. 가족을 중심으로 한 지원을 의미합니다.
가족 중심이란 단어는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 더 가깝게 와 닿는 정서라고 생각해요.
J 저는 인간적인 정서라고 말하고 싶어요. RMHC하우스는 1973년도에 시작해 전 세계에 400여 개 하우스가 있어요. 저희가 그 동안 만나온 세계의 모든 엄마가 같은 마음이었어요.
그간 국내에서는 RMHC하우스와 같은 의미의 공간으로 소아암 환아들을 돕는 재단이 없었나요? J 소아암에 대해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는 기관에서 다양한 시도를 한 적은 있어요. 꼭 필요한 공간이니까요. 국립암센터와 연세대학교병원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시행착오가 있었죠. 원인으로는 운영 매뉴얼과 노하우 부족이 꼽히더군요.
RMHC하우스의 노하우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J 하우스 설계 및 운영을 담은 책이 손바닥만 한 두께라는 걸 말씀드려야겠네요. 거실, 공부방, 주방 같은 공간 구성에 대한 매뉴얼부터 빨래, 음식 준비 등까지. 오랜 전통을 보여주는 아주 세세한 매뉴얼이 있어요.
그렇게 많은 매뉴얼이 필요하다니. J 사실은 그 매뉴얼보다도 많은 게 필요하죠. 재단이라는 기관은 ‘훌륭한 일을 한다’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하는 지점들이 필요하죠. RMHC의 미션은 명료하게 ‘소아암을 앓는 자녀를 둔 엄마를 돕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시카고 본부에서 2년에 한 번 대규모 컨벤션이 열려요. 전 세계에서 재단을 위해 일하는 운영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참석합니다. 컨벤션의 목적은 강도 높은 트레이닝과 마인드 세팅을 통해 아주 세밀한 부분까지 구성원들이 RMHC의 존재 이유를 깨닫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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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제프리 존스 회장.

어린이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제프리 존스 회장.

 

2015년부터 RMHC Korea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죠. 곧 국내 첫 RMHC하우스가 문을 연다니, 이건 꽤 큰 의미겠어요. J 정말 큰 의미예요. 가까운 나라 일본에만 12개의 RMHC하우스가 있어요. 국내에 여느 나라 못지않게 많은 소아암 환아가 있는데도 아직 하우스가 없다는 게 무척 슬픈 일이었어요.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테니 기뻐요. 그 일을 돕고 있는 모든 분께 고맙고요. 특히 제 옆에 있는 두 사람에게요.
RMHC하우스는 어디에 생기나요? J 경남 양산에 위치한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내 부지에 들어섭니다. 현재 건축 중이고, 내년 1월부터 두 달간 시범 운영을 거쳐 4월쯤 정식 오픈할 예정이에요.
첫 번째 프로젝트인 만큼 부산대학교병원과의 인연도 각별하겠어요. J 부산대학교 병원의 소아암 센터장님이 RMHC가 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을 잘 알고 있더군요. 양산에 생기는 새로운 병원의 부지에 하우스를 건립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을 해왔어요. 소아암 환아와 그 가족의 고충을 잘 알고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죠. 프로젝트가 구체화되면서 여러 병원에서도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갖고 논의 중에 있어요. 국립암센터와 대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연세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암센터와도 뜻을 함께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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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RMHC Korea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열린 ‘올리비아 바자회’ 현장.

한국RMHC Korea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열린 ‘올리비아 바자회’ 현장.

 

고가영 부회장님과 디자인EF가 RMHC Korea와 함께 일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고가영 부회장(이하 고) 제프리 존스 씨가 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이던 시절 만났죠. 20여 년을 알아왔어요. 스무 살이었던 제가 ‘재단을 운영하겠다’는 포부를 가졌던 걸 인상깊게 보셨던 것 같아요. 그 후 제겐 늘 좋은 조언을 받을 수 있는 선생님 같은 분이셨죠. 그러던 어느 날 부회장직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았어요. “가영 씨는 결혼도 했고, 아이도 낳아봤고, 나이도 찼어. 이제 누군가를 이해하고 도울 수 있는 준비가 됐어”라고 말씀하셨던 게 기억나요. RMHC에 관해서는 잘 알고 있었고요. 제가 하고 싶고,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생각이 곧바로 들었죠.
J 그뿐만은 아니에요. 고가영 부회장은 오랫동안 여성들을 위한 사업을 해왔기 때문에 이 일의 적격자라는 생각을 했죠. 다양한 전시를 기획했고, 출산이나 육아로 변화한 신체 때문에 예쁜 옷을 입길 망설이는 여성들을 위한 패션 브랜드 ‘본뉴마’를 성공적으로 기획, 운영해온 게 대표적이에요. 여성을 대접하고 그들의 삶을 한층 나아지게 하는 활동을 한 사람들이 지금 우리 재단에 필요한 사람이었어요.
김혜진 디자이너(이하 김) 디자인EF는 공간 기획과 실시, 설계와 인테리어 전문가 4명이 모여 만든 인테리어팀이에요. 호텔과 타운하우스, 상업공간과 정재계 인사들의 프라이빗 하우스는 물론 주거공간 디자인도 하고 있어요. 저희는 언제나 저희가 사회적으로 공헌할 수 있는 역할이 있는지 생각하고 있었죠. 어느 날 RMHC Korea로부터 이번 프로젝트에 재능기부를 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제안을 받고, ‘왜 환아들이 아닌 엄마들을 도울까?’란 궁금증이 생겨 이야기를 더 들어보기로 했어요. 리서치를 위해 디자인EF 팀원들과 일본에 세워진 RMHC하우스를 방문했죠. 현장을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이야기를 들으니 꼭 필요한 공간이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게 무척 감사한 일이란 생각이 들었죠. 곧바로 공간 설계에 들어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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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리테일, 나이스정보통신과 뜻을 모아 설치한 디지털 단말기. GS25, GS수퍼, 랄라블라 일부 매장에 설치되어 있으며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 체크카드 또는 삼성페이로 간편하게 후원할 수 있다. 건당 1000원이 RMHC Korea로 후원되어 RMHC하우스 건립 및 운영에 사용된다.

GS리테일, 나이스정보통신과 뜻을 모아 설치한 디지털 단말기. GS25, GS수퍼, 랄라블라 일부 매장에 설치되어 있으며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신용, 체크카드 또는 삼성페이로 간편하게 후원할 수 있다. 건당 1000원이 RMHC Korea로 후원되어 RMHC하우스 건립 및 운영에 사용된다.

 

‘하우스’의 내부는 어떤가요? RMHC에서 중요하게 요청했던 지점은 ‘심리적으로 힘든 환아와 그의 가족이 치유를 받을 수 있는 공간이자, 때로는 나만의 공간이 되어줄 수 있어야 한다’는 거였어요. 긴장감을 높이는 직부등 대신 간접등을 설치해 공간 자체를 부드럽게 비출 수 있도록 설계했죠. 기존 RMHC의 매뉴얼에 따르면 바닥은 카펫으로 마감해야 했지만, 재단과 충분한 상의 후 온돌마루를 시공하기로 결정했어요. 일본의 케이스를 리서치한 결과 서양에서 온 매뉴얼을 그대로 따랐을 때 사용자가 불편을 느끼는 사례가 있었거든요. 로컬 라이즈로 해야 할 부분과 RMHC의 노하우를 따르는 부분들을 명확히 했어요. 공간에 쓰이는 컬러 역시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오래 머물러도 편안한 기분이 드는 것으로 선택했어요. 장식적인 요소를 배제한 모던한 공간에, 필요한 부분들이 적재적소에 위치한 디자인이에요.
첫 번째 하우스에 들어갈 환아 가족들은 어떻게 선별하나요? J 의사의 추천이 기준입니다. 입원할 필요까진 없지만 병원과 집이 멀어 힘들었던 아이와 가족, 심리적 또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가족이 가장 먼저 하우스에 들어오게 될 거예요.
현재 RMHC Korea의 단기적 목표와 장기적 방향성이 궁금해요. J 당장은 한국에 6개의 하우스를 건립하는 일이 목표예요. 우리나라엔 굉장히 많은 소아암 환아가 있거든요. 장기적으로는 최대한 많은 이에게 정확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방향성을 잡았어요. 매년 1200여 명의 소아암 환아가 생깁니다. 그들 모두가 하우스에 들어올 수는 없겠지만,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저희가 도움을 줄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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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RMHC Korea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열린 ‘올리비아 바자회’ 현장.

한국RMHC Korea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열린 ‘올리비아 바자회’ 현장.

 

고가영 부회장님은 RMHC Korea의 실질적인 살림을 돌보고 계시죠? 재단을 위한 투자자, 대중과의 만남이 잦겠어요. 현재 국내에서 이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시선은 어떤가요? 투자자들은 대부분 회사를 대표하는 입장이기 전에 부모인 경우가 많아요. 아픈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면 귀를 여시죠. 명확한 목표가 있다는 점, 공간을 주체로 한 재단의 운영 방식 등에 관심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어떤 투자자에게 재단의 소개 자료를 보여주었는데, 참 명료한 문자가 왔어요. “꼭 필요한 것이네요.” 정곡을 짚은 거죠.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대중에겐 더 많은 방식으로 다가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껴요. 모두가 “왜 소아암 환아의 엄마들을 돕는 게 중요하지?”라고 묻죠. 소아암 환아와 그 가족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앞으로 더 노력해야 할 점일 거예요.
쉽지 않은 일이겠어요. 일을 추진하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사람들의 따뜻함이에요. 사람들을 만나보니 세상이 아직 따뜻해요. 제 자신을 변화시킬 정도로요. 좋은 일을 한다고 하니, 같이하고 싶다는 사람이 굉장히 많이 나타나요. 모두들 기회가 별로 없었던 것뿐이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팔을 걷어붙이고 찾으려는 모습이 원동력이 돼요.
일반인이 재단을 후원할 수 있는 방법도 있을까요? J 얼마 전 ‘GS25’ 편의점에서 간편하게 RMHC재단에 기부할 수 있는 방법이 생겼어요. 기부 전용 신용카드 기계에 카드를 가까이 대면, 간단히 원하는 만큼 기부할 수 있죠. 편의점에서 간편 결제한 1000원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어요.
일반인이 관심과 후원을 더하는 것은 어떤 가치를 불러일으킬까요? J 기부자 개인의 행복이요. 저 역시 RMHC Korea회장직을 맡은 이유가 아주 이기적인 거예요. 나의 행복을 위해서죠. 다른 이유는 별로 없어요. 인간이 인간을 돕는다는 것은 엄청난 행복을 주는 일입니다. 그 행복을 누리세요. 그 행복을 놓치지 마세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J 정확성입니다. 환아를 대접하는 방식, 공간을 운영하는 방법, 케어를 위한 시스템은 모두 정확해야 해요. 직원들과 자원봉사자들 모두 마인드 세팅이 돼 있어야 하고요. 필요한 이에게 필요한 도움을 제때, 올바르게 줄 수 있어야 하니까요.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돕는 사람들과의 소통, 기부자들과의 소통, 대중과의 소통은 무척 중요해요. 그게 시스템을 더욱 탄탄하게 하죠. 정확성을 위한 소통은 큰 과제입니다.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편안함이요. RMHC는 심리적 치유를 위한 공간으로 계획되었어요. 소아암 환아와 그 가족이 좋은 공간에서 느껴지는 기분 좋은 편안함을 누리고, 치료를 잘 마친 후 조금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2019년 4월 양산부산대학교병원 내에 정식 오픈 예정인 국내 1호 ‘로날드맥도날드하우스(이하 RMHC하우스)’. 소아암 환아의 엄마들을 돕는 방식으로 질병을 앓는 이들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는 이들의 첫 번째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다. RMHC Korea를 이끄는 제프리 존스 회장, 고가영 부회장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에서 공간 디자인을 맡은 인테리어팀 ‘디자인EF’의 김혜진 디자이너를 만났다.

Credit Info

기획
박민정 기자
사진
정택
취재협조
RMHC Korea, 루덴스바이루

2018년 11월

이달의 목차
기획
박민정 기자
사진
정택
취재협조
RMHC Korea, 루덴스바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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