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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해도 괜찮아

심리치료가 필요한 우리 이야기

On November 13, 2018 0

방송에서는 심심찮게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나 우울증 이력을 고백하고, 서점들의 에세이 코너에서는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책이 인기다. 정신건강의학과가 성황이라는 보도도 자주 보인다. 이처럼 우울증이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닐 정도로 만연한 요즘이지만, 여전히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 때문에 병원 방문을 꺼려하는 이들이 많다. 인기 팟캐스트 <뇌부자들>의 김지용 전문의가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궁금증과 오해에 대해 속 시원히 답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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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우울증이 독감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독감에 걸리면 무조건 병원을 찾잖아요? 
우울증도 감기처럼 지나가겠지, 하고 방치하지 말고, 
치료할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이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고 병원에 방문하셨으면 해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지용

 

Q 정신건강의학과와 심리상담센터의 차이는 뭔가요?
A 심리를 치료한다는 큰 틀은 비슷해요. 다만 정신건강의학과는 상담 치료와 약물 치료를 병행하는 곳이라고 보시면 되죠. 보통 심리상담센터에 가면 50분 정도,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서 심리 상담에 소요하는 시간은 각 병원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저의 병원에서는 평균 20분 상담을 진행해요. 다만 금액에서는 차이가 있어요. 심리상담센터에서 50분 정도 상담을 받는 데 8만~12만원대, 정신건강의학과는 20~30분 상담 후 약물 처방까지 1만원대 언저리예요. 건강보험이 적용되니까요.
Q 괜찮은 정신건강의학과를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요?
A 먼저 집 주변에서 가까운 곳을 찾아가는 게 가장 중요해요. 치료를 꾸준히 받아야 하니 병원이 가까워야 지속적으로 가기 편하겠죠. 그다음에는 동네에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병원들 5군데 정도에 전화해서 상담해보세요. 이 병원은 1회 상담에 비용이 얼마인지, 1인당 진료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약물 위주로 치료하는지 상담 위주로 치료하는지 물어보고 비교하는 거죠. 그리고 자기한테 맞는 치료법을 가진 병원을 가시는 걸 추천해요.
Q 사람마다 상담이 잘 맞는 사람, 약물이 먼저 선행되어야 하는 이들이 있나요?
A 우울하다고 하시는 분들 중에 뇌의 문제 때문에 병적인 우울감에 시달리는 분들이 있어요. 이 경우에는 반드시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하고, 성격적인 면에서 만성적으로 우울감과 공허함을 호소하는 분은 약물 치료만으로는 완치될 수 없고, 약물과 상담을 병행하되 상담이 차지하는 부분이 커야겠죠.
Q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비는 평균 얼마 정도 드나요?
A 상담 시간에 따라 비용이 달라져요. 검사 항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고요. 보통 20분 상담을 진행하고 약 처방까지 건강보험을 적용한다고 쳤을 때 본인 부담금이 1만원대, 40분 면담한다고 생각하면 2만원대 정도예요.
Q 건강보험을 적용한 비용조차 부담이 된다면 어떡하죠?
A 지방자치단체별로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어요. 그곳에서 무료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상담이 진행되면 상담사의 판단에 따라 약물 치료가 필요한 환자라고 생각되면 병원도 추천해주는 걸로 알아요. 병이 있다고 판단되면 이런 경로라도 먼저 진단을 받아보는 걸 추천합니다.
Q 정신건강의학과 검진 기록 때문에 가지고 있는 민간 보험에서 문제가 생길까 걱정돼요.
A 새로 보험을 들 때는 제약이 있을 수 있지만 민간 보험에 이미 가입했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보시면 돼요. 정신건강의학과 진단을 받으면 상세한 면담 내용은 제외하고 어떤 진단 하에 무슨 약을 처방 받았는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당연히 기록으로 남습니다. 하지만 그 기록조차 5년이 지나면 유효하지 않아요. 가끔 이것 때문에 보험을 적용하지 않고 다른 분들이 1회 진단 시 1만원대 비용을 지불할 때 6만~8만원대의 돈을 내는 분들을 보면 많이 안타깝죠.
Q 우울증은 완치 기준이 뭔가요?
A 한 달에 한 번 자가 문진표라는 테스트를 이용해서 척도를 재요. 추가적으로 의사가 환자를 면담 후 평가하는 척도 또한 있고요. 이러한 척도들의 점수가 치료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어서, 꾸준히 점수가 낮아지고 있다면 치료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보죠. 내과 등에서 불면에 가장 흔하게 처방하는 스틸녹스(성분명 졸피뎀)는 내성이 비교적 쉽게 생기는 편이라 나중에는 수면제 없이 잠을 못 이루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불면의 원인에 따라 항불안제, 항우울제, 수면제 중 맞는 약을 처방하고, 수면제 내성이 발생할 경우에도 그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면을 가장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정신건강의학과에 꼭 찾아갈 것을 권유 드리고 싶습니다.
Q 항우울제 같은 약을 먹으면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고 뇌에 안 좋은 영향이 있다던데요.
A 약을 안 먹을 수 있으면 가장 좋겠죠. 하지만 일단 증상이 나타났다면 약을 안 먹고 병을 지니고 있는 것보다 결과론적으로 약을 먹는 게 훨씬 더 뇌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뇌는 정신질환이 오래될수록 손상이 계속 쌓이게 되고 여러 가지 다른 질환이 재발하기 쉬운 환경이 돼버려요. 치매와 관련해서 과거에는 그런 연구 결과가 있었지만 최종적으로는 우울증을 지니고 있는 게 발병률을 높인다고 결론이 났죠.
Q 중간에 약물 섭취를 중단하면 어떤 부작용이 있나요?
A 항우울제의 효과를 보기까지는 최소 2주에서 4주간의 복용 기간이 필요해요. 몸이 약에 적응할 때까지 졸리거나 몸이 무거울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분이 약물 섭취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많이 안타깝죠. 갑자기 약이 끊기면 불안감이나 우울함이 더 심해질 수 있어 절대 자의로 약을 중단하지 말라고 주의를 드려요. 의사의 진단과 처방 아래 기간을 두고 조금씩 양을 줄여서 끊게 되면 부작용은 있을 수가 없어요. 의사와 상의하며 약물을 바꾸는 등 자신에게 맞는 약을 찾으면 되는 거예요.
Q 항우울제를 먹게 되면 곧바로 기분이 좋아지나요?
A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는 마법의 약은 없습니다. 효과를 보기까지 최소 2주에서 4주간의 복용 기간이 필요해요. 약물을 사용하지 않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6개월에서 12개월 정도 걸리지만 약물을 사용하면 2개월에서 3개월로 치료 기간이 확 줄어들 정도로 효과가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인내심 있게 약을 복용하셨으면 해요.
Q 매일 불면에 시달리는데 이것도 우울증인가요?
A 대부분의 정신질환이 불면을 동반해요. 불면이라는 게 뇌가 힘들어하고 있다는 1차 신호거든요.
Q 정신건강의학과에 가는 게 두려워서 내과나 외과에서 수면제를 처방 받아 먹고 있어요.
A 내과에서 흔히 처방하는 졸피뎀이나 스틸녹스는 내성이 쉽게 생기는 편이라 나중에는 수면제가 없으면 잠을 못 자는 경우도 많고, 약 처방 과정에서 본인도 모르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기록이 올라가서 차후 민간 보험 가입 시 불이익을 받아 난감해하시는 분들도 봤어요.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에서는 환자가 불면을 호소해도 다른 안전한 약으로 바꿔서 처방할 정도로 수면제는 위험한 약이에요.
Q 항우울제는 중독이나 내성이 없나요?
A 전혀 없다고 보면 돼요. 흔히들 우울제를 수면제처럼 생각하고 당연히 내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내성과 중독 모두 없습니다. 항불안제는 내성이 있지만 그것도 수면제와 비교해보면 아주 미비한 수준이고, 의사의 처방 아래 지어지는 약을 먹는다면 내성이 생길 일은 더욱 없겠죠.
Q 1회 진단 시 최대 며칠 치 약을 처방 받을 수 있나요?
A 약마다 다르긴 한데, 흔히 처방되는 항불안제는 법적으로 한 달치 가 최대예요.
Q 완치에 가깝게 병이 호전된 환자도 중간에 잘못된 치료법을 받은 뒤 재발하면 완치가 어렵다던데요.
A 완전히 낫기까지 치료하는 시간이 더 오래 걸려요. 이미 뇌가 한 번 손상을 입은 상태에서 잘못된 치료법으로 상태가 악화되고 나면 한 번 더 사람들 앞에서 병적인 모습이 노출되는 거고, 그런 과정에서 마음에 상처도 많이 쌓이고 사회적으로 받는 타격도 엄청나겠죠.
Q 주변 사람에게 치료 사실을 알려도 될까요?
A 신중하게 고민해보라고 말씀드려요. 본인의 의도와는 달리 주변에 소문이 나서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으니, 정말 믿을 만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 알리거나 병이 완치된 후에 편하게 이야기했으면 좋겠다고 하죠. 나 우울증이었는데 치료 받아서 이렇게 좋아졌다. 네가 보기에 지금 나 멀쩡하지 않냐라고 말이에요.
Q 미성년자는 무조건 부모님의 동의하에 치료를 받아야 하나요?
A 치료 자체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우울감이 심하거나, 죽음에 대한 생각이 있는 등 보호자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부모님에게 알리도록 권유하죠.
Q 정신건강의학과 진단 기록이 있으면 취업에 영향이 갈까 두려워하는 사람도 많아요.
A 공익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의무 기록까지 보게 되는 국가정보원이나 청와대 혹은 비행기 파일럿이 아니라면 아무도 그 사람의 기록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고등학생일 경우 평균 취업 나이가 되면 5년이 지나 기록이 자동으로 폐기됐을 테니 걱정할 필요가 없겠죠.
Q 성인과 소아의 치료 과정이 많이 다른가요?
A 일반 정신건강의학과에서도 소아 진료를 볼 수는 있습니다. 저도 찾아오는 환자들께 가능하면 더 전문적인 소아정신건강의학과를 가보라고 권유하죠.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과정은 4년인데, 소아정신건강의학과는 4년의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과정을 이수하고도 2년을 더 공부해야 수료할 수 있는 굉장히 전문적인 분야예요. 소아는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틱 등 2가지 질환이 가장 흔한데, 이 질환들은 약물 치료 시 거의 대부분 완치됩니다. 뇌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는지 물어보는 분이 많은데, 병을 방치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한 뇌 발달에 저해된다는 사실이 입증되어 있습니다.
Q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도 약물이 투여되나요?
A 약물 치료가 병행됩니다. 소아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나 틱 등 2가지 증상이 가장 흔한데, 이 2가지는 약물 투여 시 거의 100% 완치된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뇌에 악영향을 미치진 않는지 물어보는 분이 많은데, 병을 방치하고 있는 게 오히려 뇌 건강에 안 좋다고 봐요. 뇌의 건강한 발달을 저지하고 아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남들과 다른 모습을 계속해서 노출시키는 건 일종의 학대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Q 부모님께 치료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요.
A 환자 본인이 병명을 알리는 데 동의하지 않았다면 의사가 먼저 절대 이야기할 수 없어요. 가끔 어머니가 자식이 복용하는 약 봉투를 보고 병원에 찾아오는 경우가 있는데 법적으로 정해진 문제라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하죠. 가족과 함께 병원에 방문했던 분들은 이미 사전에 병에 대해서 공유한 상태니, 그럴 때는 혼자 오셔도 상담해드려요.
Q “정신건강의학과 약보다 뛰어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없다”는 말을 들었어요.
A 저도 동의해요. 저와 상담 예약을 잡아놓고도 일이 바빠 못 오는 분들에게도 말씀드리죠. 약물 치료는 효과가 큰 만큼 꾸준히 섭취하는 게 중요하니 약만 꾸준히 섭취해라, 저랑 열 번 만나는 것보다 약을 꾸준히 먹는 게 낫다고 말하죠.
Q 우울증에 걸린 사람을 대할 때 조심해야 하는 행동이 있다면요?
A 우울증인 사람에게 의지로 이겨내라는 말은 위험한 말이에요. 뇌 기능의 문제니까요. 흥미도 에너지도 잃은 사람에게 지인이나 가족이 운동해라, 책을 읽어라, 하고 많이들 권유하는데, 그렇게 떠밀려서 하게 된 일은 실패할 확률도 높고 좌절할 가능성이 높겠죠. 저는 환자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하는 편이에요.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는 사소하지만 중요한 습관 3

작은 일을 꾸준히 지속하기 무리한 목표는 성취하지 못했을 때 좌절감을 키우기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하루 5분 운동, 하루 5분 산책 같은 소소한 목표를 정하고 꾸준히 지켜나가자. 

자신의 감정을 글로 써보기 다이어리에 일기를 쓰거나 라디오에 익명의 사연을 보내보자. 자기감정을 부정하고 속에만 쌓아놓기 때문에 병이 되는 경우가 많다. 글로써 자신의 감정을 정리해보고 감정을 분출하면 주변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는 행위와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좋아하는 드라마, 영화 보기 정신과 용어로 벤틸레이션(ventilation)이라고 하는 치료법. 슬픈 영화를 보면서 펑펑 울거나, 평소에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감정을 환기시키면 자존감 향상에 도움이 된다.

 

 

 TEST  ‘내가 정말 우울증일까?’
보건복지부와 대한의학회가 공증하는 우울증 정신건강 검증 테스트 CES-D 척도(Center for Epidemiologic Studies Depression Scale). 일주일 동안 느낀 감정을 잘 나타내는 숫자에 체크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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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S-D 척도는 우울증 선별 검사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자가보고형 척도검사 중 하나입니다. 총점 16점 이상이면 경증의 우울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이며, 21점 이상이면 중등도의 우울증상을, 25점 이상이면 중증의 우울증상을 가지고 있는 것을 의심해볼 수 있으므로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질문지의 결과가 반드시 우울증의 진단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정확한 진단은 의사와 상담 후 받을 수 있습니다.

NEXT
요즘 여러분을 우울하게 하는 건 무엇인가요? <리빙센스>가 여러분의 대나무 숲이 되어드리겠습니다. 12월호에는 ‘워킹 맘의 고민’을 주제로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보내주신 사연을 읽고 팟캐스트 <뇌부자들>의 멤버가 상담을 해주면, 그 내용을 지면에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다음 이메일 주소로 사연을 남겨주세요. saebom@seoulmedia.co.kr  

팟캐스트 <뇌부자들>

팟캐스트 <뇌부자들>

인기 팟캐스트 <뇌부자들>. 6명의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운영자로 참여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정신건강의학과의 대중화를 위해 처음 모이게 됐고, 각종 방송에 출연하고 대학에서 꾸준히 강의하며, 지금도 지속적으로 팟캐스트를 통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심리 상담을 해주며 다양한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있다.
www.podbbang.com/ch/13552 

방송에서는 심심찮게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나 우울증 이력을 고백하고, 서점들의 에세이 코너에서는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책이 인기다. 정신건강의학과가 성황이라는 보도도 자주 보인다. 이처럼 우울증이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닐 정도로 만연한 요즘이지만, 여전히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오해 때문에 병원 방문을 꺼려하는 이들이 많다. 인기 팟캐스트 <뇌부자들>의 김지용 전문의가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궁금증과 오해에 대해 속 시원히 답을 했다.

Credit Info

기획
권새봄 기자
도움말
김지용(광화문숲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주치의)

2018년 11월

이달의 목차
기획
권새봄 기자
도움말
김지용(광화문숲 정신건강의학과의원 주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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