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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정 기자의 '한 잔'

예쁘게 잘 살아야 해

On September 14, 2018 0

결혼에 대해서는 1도 모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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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손을 꼭 잡고, 윤이 반질반질한 새 셔츠를 입고 식장에 갔었다. 누군가의 결혼식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신부라는 존재와 처음으로 마주했던 순간. 디즈니 만화에서나 보던 공주가 눈앞에 서 있어서 당황했다. 여린 살들이 있는 신체 부위에서 작게 빛나는 보석들, 기분 좋게 바스락거리는 공단과 레이스, 신부의 주변을 둘러싼 약간 들뜬 공기. 아직도 누군가 청첩장을 건네면 그런 것들이 떠오른다. 어른들은 언젠간 모두 그렇게 된다고 했다.

생각보다 빨랐다. 어떤 친구들은 그렇게 된다는 걸 느끼는 중이다. 친구의 청첩장을 받아들곤 일부러 부산스럽게 말을 했다. “결혼은 아직이라며, 기지배야. 축하해, 정말 잘 어울려.” 그래서 헤어는, 메이크업은, 부케는, 드레스는 하고 닦달하듯 질문 세례를 퍼부었다. 익숙지 않은 것을 대할 때 그러는 편이다.

1도 모르지만,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 같다. 다른 모든 결정이 그렇듯이, 결혼의 과정도 결과도 쉽지 않은 걸로만 어렴풋하게 안다. 청첩장의 촉감은 생각보다 까끌하고 단단하다. 어쨌든 질문 세례를 퍼붓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내 질문들에 대해 생각했다. 본질에 가까운 질문들은 계속 놓치고 산다는 생각. 그래서 네 인생의 결정은 어떻게 이뤄졌는지, 뭐가 좋은지, 뭐가 힘든지, 네 생각은 어떤지. 질문을 하는 직업을 가졌는데도 정작 그렇게 중요한 순간엔 중요한 질문을 잊고 가벼운 걸 묻고 만다. 때로 선물은 단순히 축하나 감사 같은 의미보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 없어 아쉬운 마음에 준비한다. 다음에 또 보자,고.

결혼하는 친구에게 내 마음을 다 전하려면 달콤과 씁쓸 그 어딘가에 적당히 머물고 있는 맛을 찾으면 될 것 같았다. 적당한 와인은 투핸즈 섹시 비스트였다. 크랜베리와 라벤더가 은은한 향을 내고, 민트의 아로마가 코끝을 톡 치는 쌉쌀한 까베르네 쇼비뇽이다. 과실과 캐러맬이 섞였을 때 나는 단 향에 홉의 풍미가 풍성하게 느껴지는 맥주인 G 드 구달 그랑크루 판타지아도 괜찮다. 좀 더 진하게 전달하려면 위스키가 제격일 듯하다. 달콤함과 오크 향의 균형이 잘 잡힌 발렌타인 17년, 도자기 장인이 5일을 손수 빚어야 완성된다는 포셀린 보틀이 매력적인 화사한 로얄살루트도 리스트업했다. 클래식한 주류를 준비하는 것도 좋지만 요즘 나오는 제품도 좋을 것 같다. 살룻의 담금주 키트 선물세트는 소주든, 보드카든, 진이든 취향에 맞게 병에 붓기만 하면 훌륭하고 오붓한 한 잔이 되어준다. 딸기와 야관문이라는 구성도 맘에 든다. 무엇을 고르든 내 마음은 정확히 표현될 것 같다. 영화로 표현할 수 없는 소설이 있듯이, 말로 다 할 수 없는 술이 있기 마련이다.

박민정 기자

박민정 기자

애주가 집안의 장녀이자, 집안 어른들로부터 제대로 술을 배운 성인 여성. 주류 트렌드와 이를 즐기는 방법에 대한 나름의 소신을 독자들과 공유한다.

결혼에 대해서는 1도 모르지만요.

Credit Info

기획
박민정 기자
사진
박형인
취재협조
발렌타인, 로얄살루트, 신세계L&B, 살룻

201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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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박민정 기자
사진
박형인
취재협조
발렌타인, 로얄살루트, 신세계L&B, 살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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