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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아티스트 프루프 최경주

On April 12, 2018 0

아티스트프루프 소속 작가 최경주, 그녀는 판화를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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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 SHOP에 앉아 있는 최경주 작가. 공간을 둘러싼 모든 제품에 그녀의 디자인이 녹아 있다.

AP SHOP 내부. 투영된 것들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단순한 형태감으로 빚어낸 작가의 미감이 눈에 띈다.

AP SHOP 내부. 투영된 것들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단순한 형태감으로 빚어낸 작가의 미감이 눈에 띈다.

AP SHOP 내부. 투영된 것들에서 영감을 받아 이를 단순한 형태감으로 빚어낸 작가의 미감이 눈에 띈다.

자기소개를 부탁할게요. 저는 순수예술을 전공했고, 지금은 아티스트프루프라는 판화 레이블을 운영하고 있는 최경주입니다.
아티스트프루프에 대해 알려주세요. 트럼펫 연주자이자 기획자인 남편 이동열 씨와 저, 이렇게 둘이 운영하고 있어요. 북창동 골목길에 있는 오래된 건물 2층, AP SHOP이라는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제 작업물을 선보이고, 작은 음악회도 열고 있습니다.
판화는 어떤 프로세스로 작업이 진행되나요? 판화는 프로세스를 말로 설명하기가 참 힘든 것 같아요(웃음). 일단 이미지를 만들고, 그걸 필름으로 제작해요. 필름에 빛을 쪼여서 막히는 부분과 안 막히는 부분을 나누고, 그 위에 잉크를 묻히고 밀면 나오는 게 판화죠. 실크스크린 기법이라는 거예요. 나무판 위에 실크샤라는 얇은 망점, 천이 있고 그 위에 이미지가 얹히는 과정이에요.
손이 꽤 많이 가겠네요? 그 대신 좀 자유롭게 작업할 수 있는 편이에요. 판부터 거기 올라갈 천까지 직접 만드니까. 적극적으로 하는 편이라고 생각해요. 상반기, 하반기마다 한 번씩 40개 정도 되는 판 전체를 갈아요. 이미지를 다 가는 거죠. 그래서 이전에 썼던 이미지들은 없어요.
작업량이 정말 방대하겠어요. 출퇴근한다고 생각하고 작업해요. 규칙적으로요. 스무 살 즈음엔 영감을 받으면 밤을 새워가며 작업도 했는데. 평생 동안 할 일이라고 생각하니, 저만의 규칙을 가지고 작업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되도록 무리하지 않으려고 해요. 최대한 하루에 몇 시간만큼은 집중해서 작업을 하는 편입니다.
판화의 매력은 뭔가요? 판화가 갖고 있는 특징이 몇 개 있어요. 먼저 복수성. 반복해서 찍어낼 수 있는 거. 그다음은 고유성. 잉크를 누를 때의 힘이나 환경에 따라서 찍을 때마다 느낌이 다르게 나와요. 그리고 간접성이요. 드로잉을 할 때는 종이에 붓이나 펜을 직접 누르는데, 이건 판이라는 막이 있고 그 위에 찍히는 거잖아요. 그래서 특유의 단순하면서도 밀도 있는 느낌이 있어요. 또 판을 들 때의 쾌감도 있고요. 찍기 전 일련의 모든 작업 과정들을 거치고, 마지막으로 찍어낼 때. 그 즐거움 때문에 계속하는 거 같아요. 힘들지만.
어디서 영감을 받나요? 투영된 것들이요. 사물이 햇빛에 투영되거나, 그림자가 생기거나 하는 것들을 포착해요. 요즘엔 사람이 없고 한적한 여행지, 섬 같은 곳에서 영감을 받아요. 자연이 기하학적으로 느껴지거든요. 처음엔 자세하게 드로잉을 하고, 거기서 정제해서 추상적인 도형들을 만들어요. 

 

최근 작업은 어떻게 탄생한 건가요? 얼마 전 일본 미야코지마라는 섬에 갔어요. 사람이 정말 없더군요. 숙소 창가 앞 갈대라든가 모래밭이라든가, 태양, 해변… 그런 게 보였어요. 그게 레이어로 보여지더라고요. 혹시 그런 거 느낀 적 없으세요? 하늘을 보면, 하나로 보이는 게 아니라 무언가 콜라주된 듯이, 겹쳐 있는 느낌으로 보이는 거요.
없는데요. 작가님처럼 본다는 분을 만난 적 있나요? 같은 직업군을 가진 분들 중에 간혹 만나요. 처음에는 다들 저처럼 보는 줄 알았어요. 판화랑 제가 갖고 있는 속성, 시선이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요. 판화가 묘하잖아요. 디자인, 공예, 회화라는 여러 레이어의 교집합에 있는 작업이니까요.
작업에선 컬러감도 돋보이는 것 같아요. 팝(pop)적이란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실제로 발색이 또렷한 컬러를 많이 쓰기도 하고요. 슬픔을 느끼시는 분들도 있어요. 제가 그렇게 밝은 사람은 아니라서, 그런 해석이 더 가깝다고 생각해요.
슬픔이 느껴지는 건 어떤 지점에서일까요? 거의 모든 색에 형광색 안료를 섞어 쓰는 편이고, 검정색으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아요. 형광색은 굉장히 이질적인 색이잖아요. 저는 그 색이 저를 닮았다고 생각해요. 검정은, 너무 우울한가요? 죽음에 대한 생각도 하거든요.
무엇으로부터 이질감을 느끼나요? 어릴 때는 환경에서 느꼈어요. 영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거든요. 88서울올림픽도 개최되기 전이니까 한국이라는 나라를 외국인들이 모를 때였어요. 학교 이외의 다른 곳에서는 인종차별이 꽤 만연했어요. 아주 어렸지만 내가 이방인이라는 걸 알고 있었죠. 한국에 돌아와서도 마찬가지였어요. 초등학교에 다니게 됐는데 저는 전학생이니까 이방인이었고, 교육과정이 많이 달라서 힘들었죠. 이질감은, 환경에서 시작됐지만 나중엔 그냥 체화된 것 같아요.
지금도 이질감을 느끼세요? 예전처럼 완전히 혼자라는 느낌은 안 들어요. 두 이방인이 만나서,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면서 살고 있으니까요.
지금의 방식으로는 북, 패브릭, 라이프스타일 제품들까지 다양한 작업을 하고 계시죠? 네, 정확히는 판화를 베이스로 한 작업들을 하고 있죠. 판화의 특징들을 이용해서 다양한 표현법을 찾아낸 거 같아요.
AP Shop은 어떻게 생긴 건가요? 전에는 제가 만든 제품을 전시 후 위탁을 통해 세상에 선보였어요. 지속적으로 한곳에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쯤, 남편도 자신의 공간에서 트럼펫 연주를 하고 싶어 했고요. 두 사람의 니즈가 만나서 탄생한 공간이에요. 그렇게 3년이 됐어요.  

향에 유난히 예민한 부부는 공간에 향을 입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공간을 향으로 밝히고 싶은 날, AP SHOP에는 조 말론 런던의 써라운드™ 디퓨저와 홈 캔들이 제 역할을 한다.

향에 유난히 예민한 부부는 공간에 향을 입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공간을 향으로 밝히고 싶은 날, AP SHOP에는 조 말론 런던의 써라운드™ 디퓨저와 홈 캔들이 제 역할을 한다.

향에 유난히 예민한 부부는 공간에 향을 입히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공간을 향으로 밝히고 싶은 날, AP SHOP에는 조 말론 런던의 써라운드™ 디퓨저와 홈 캔들이 제 역할을 한다.

1 출판사 ‘민음사’와 최경주 작가가 컬래버레이션한 책 표지 디자인. 2 프린트 갤러리에서 판매 중인 최경주 작가의 아트 백 ‘One fine dish’.

1 출판사 ‘민음사’와 최경주 작가가 컬래버레이션한 책 표지 디자인. 2 프린트 갤러리에서 판매 중인 최경주 작가의 아트 백 ‘One fine dish’.

1 출판사 ‘민음사’와 최경주 작가가 컬래버레이션한 책 표지 디자인. 2 프린트 갤러리에서 판매 중인 최경주 작가의 아트 백 ‘One fine dish’.

 

요즘은 어떤 작업이 하고 싶어요? 품는 거요. 시간을 품을 수 있는 것. 구체적인 형태로는 컵이 될 수도 있고 그릇이 될 수도 있고, 전등갓이 될 수도 있고요. 공간적이고 입체적인 걸 생각하고 있어요. 차와 관련된 오브제가 될 가능성이 커요. 제가 차를 마시면서 느꼈던 형태가 있어서, 그걸로 작업을 진행해보고 있어요.
좋아하는 것 3가지만 말해줄 수 있나요? 음악, 예쁜 거, 귀여운 거. 너무 추상적인가요? 2가지는 시각적인 거고, 하나는 청각적인 거예요.
3가지를 관통하는 축이 있다면요? 귀여움이요. ‘귀여운 캐릭터’로 한정되는 느낌은 아니에요. 그보다는 위트인 것 같아요. 음악도 특정 장르를 좋아하는 건 아니거든요. 무한궤도와 시규어 로스, 쳇베이커까지. 어떤 장르든 음악 안에 위트가 있으면 좋아해요. 시대를 관통해 가장 오래 가는 미감은 귀여움인 것 같아요(웃음). 귀여운 게 오래 남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귀여운 걸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요즘 작가님의 삶에서 원동력은 뭐예요? 고양이 두 마리. 일곱 살로 추정되는 첫째, 이제 한 살이 좀 넘은 둘째. 둘의 애교가 원동력이에요. 귀여워요.
이제 봄이네요, 올봄엔 어떤 일을 준비하고 있나요? 룸 스프레이를 만들어보려고 해요. 저희가 향에 굉장히 예민하거든요. 공간에 흐르는 음악, 시각적 요소들 그리고 향이 한데 어우러지게 하려고요. 곧 나올 동열 씨의 앨범도 큰 프로젝트예요. 6월 발매 예정입니다. 포토그래퍼 이차령, 디자이너 강주성, 음악을 녹음해주는 날씨, 동열 씨와 함께 듀오로 활동하는 기타리스트 김기은 그리고 저. 다들 재미있게 작업하고 있어요. 재미있게 작업하면 그건 언제나 전달된다고 생각해요.

아티스트프루프 소속 작가 최경주, 그녀는 판화를 통해 세상과 소통한다.

Credit Info

기획
박민정 기자
사진
안종환
취재협조
아티스트프루프(www.artistproof.org)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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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박민정 기자
사진
안종환
취재협조
아티스트프루프(www.artistproof.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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