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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는 어떤 집에 사나요 #2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김승회 교수의 '소운'

On January 19, 2018 0

누구나 꿈꾸는 나만의 방. 내가 가장 나다워져서 안도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쉴 수 있는 곳.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이자 건축가 김승회는 높다란 산과 탁 트인 망망대해를 가르는 듯한 자연경관을 품은 땅, 경기도 여주에 ‘자기만의 방’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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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밭이었던 공간은 건축가의 특별한 마당이 되었다.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집 ‘소운’.

원래 밭이었던 공간은 건축가의 특별한 마당이 되었다.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집 ‘소운’.

 

이 집을 설계하던 중에 한옥의 사랑채에서 머문 적이 있어요. 

아무것도 없는 그 공간이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빛이 은은하게 창살과 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분위기도 좋았고요. 

한옥의 그 장면이 이 집에도 있어요. 

하얀 큐브의 작은방은 창밖 풍경이 어떻게 안으로 들어올지를 고려한 사랑채 같은 곳이죠.

 

 

낯설지만 마음의 고향, 여주
건축가 김승회는 일하는 집과 쉼을 위한 집이 각기 다른 지역에 자리한다. 마음을 두고 쉼을 위한 집에 애정 어린 이름도 붙였다. ‘소운(素雲)’. 이제야 비로소 자신만의 집을 마련한 느낌이랄까. 흴 소(素)에 구름 운(雲), 하얀색 구름이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처럼 비가 내리는 날이나 이슬을 머금은 아침이면 산 아래 집에는 짙은 안개가 내려앉는다. 강원도 원주에서 태어난 건축가 김승회에게 여주는 어머니의 외가가 아니라면 그저 고향 인근에 있는 작은 도시일 뿐이었다. “집에는 여러 욕망이 있잖아요. 도시에서 살면서 몸과 마음이 무척 고달팠어요. 건축사사무소를 내고 독립해서 일하는 순간부터 강원도의 리조트에 머물며 작업을 해야 일에 집중할 수 있었죠. 안도하며 머물 수 있는 공간에 대한 갈망. 아무것도, 누구도 방해하지 않는 오롯이 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욕심이 컸어요. 집을 향한 건축가의 욕망 같은 것이랄까요.” 낯선 여주에 와서 느낀 것은 묘한 따뜻함. 남한강이 보이는 40평이 채 안 되는 단출한 집에서 건축가 김승회는 자전거를 타거나 원고를 쓰고 설계를 한다. 마당의 잔디를 깎으며 다양한 일상의 즐거움을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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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밭이었던 공간은 건축가의 특별한 마당이 되었다.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집 ‘소운’.

원래 밭이었던 공간은 건축가의 특별한 마당이 되었다.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집 ‘소운’.

  • 원래 밭이었던 공간은 건축가의 특별한 마당이 되었다.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집 ‘소운’. 원래 밭이었던 공간은 건축가의 특별한 마당이 되었다.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집 ‘소운’.
  • 비율만 다를 뿐 건축물의 재료가 안과 밖 동일하다. 따뜻한 느낌을 좋아해서 콘크리트에도 나뭇결 패턴을 넣은 거실 복도 벽.비율만 다를 뿐 건축물의 재료가 안과 밖 동일하다. 따뜻한 느낌을 좋아해서 콘크리트에도 나뭇결 패턴을 넣은 거실 복도 벽.
  • 열리면 여름의 공간이 되고, 닫으면 겨울의 공간이 되는 욕실. 계절의 시간을 담아 휴식을 취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는 집 속의 히든 스페이스. 열리면 여름의 공간이 되고, 닫으면 겨울의 공간이 되는 욕실. 계절의 시간을 담아 휴식을 취하며 다양한 모습으로 변화하는 집 속의 히든 스페이스.

 

집 내부에는 방들이 있고, 방의 바깥에는 거실이 마당처럼 있어요. 

거실은 집의 안(inside)에 있지만 그 역할 때문에 집 안의 또 다른 바깥(outside) 풍경이 되죠. 

그래서 거실을 설계할 때 바깥 풍경이 그대로 연결될 수 있도록 구상했어요. 

집의 외관에 보이는 재료들을 집 안에도 들였지요. 

밖은 크고 안은 담겨 있어 스케일 변주로 재미를 주었어요. 

안이자 바깥이 되는 공간이 제게는 거실이에요.

 

4인 가족도 편안히 묵을 수 있는 손님방. 높다란 층고에 다락까지 있어 더 재미있게 지낼 수 있다.

4인 가족도 편안히 묵을 수 있는 손님방. 높다란 층고에 다락까지 있어 더 재미있게 지낼 수 있다.

4인 가족도 편안히 묵을 수 있는 손님방. 높다란 층고에 다락까지 있어 더 재미있게 지낼 수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바뀌는 여름의 공간, 겨울의 공간
“오대산 자락이 집 옆으로 내려와요. 여름이면 식물들이 서로 다투는 것이 보이고요. 녹음이 우거진 7, 8월의 자연에선 생존경쟁의 살벌한 기운이 치열하게 느껴지거든요. 겨울에는 외형상 깨끗한 모습이긴 하지만 감각적으론 도리어 지루한 풍경처럼 다가와요. 도시에서 자랐기 때문인지 자연과 세상을 더 많이 배우고자 하는 자세를 갖게 되죠. 새, 나비, 곤충들도 처음 보는 것들이라 식물도감이나 곤충도감을 찾다 보면 어떤 생명체인지 새로운 궁금증이 일기도 하죠.” 그에게 집은 도시에서 이고 온 어수선하고 지친 마음을 풀어내는 곳이다. 현관에 들어서면 보이는 커다란 슬라이딩 도어 속 공간은 여름이면 열어두는 명상이 가능한 욕실. 바깥 풍경이 그대로 드러나는 공간이다. 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연출할 수 있도록 집 주변의 식물들 역시 컬러는 물론이고 시간의 조화도 맞추었다.

층고 높은 집 안의 마당 같은 거실. 자화상 같은 공간은 건축가가 자신의 내면을 사색하는 풍경을 자연스레 만든다.

층고 높은 집 안의 마당 같은 거실. 자화상 같은 공간은 건축가가 자신의 내면을 사색하는 풍경을 자연스레 만든다.

층고 높은 집 안의 마당 같은 거실. 자화상 같은 공간은 건축가가 자신의 내면을 사색하는 풍경을 자연스레 만든다.

지난날의 자화상을 담은 집
“이 집에 살면서 사람들을 초대하고 요리도 즐겨 하기 시작했어요. 그때가 무척 설레고 기뻐요. 친지나 제자들이 오기로 약속된 날은 어떤 음식을 대접할까, 무엇을 좋아할까 잠시 집중하고 고민하며 준비하게 되는 시간들이 정말 특별하게 느껴져요.” 김승회 건축가는 지난해까지 130여 개의 건축물을 설계했는데, 그중 주택만 50여 채다. 땅을 사고 건물을 설계하고 관리까지 하게 된 건 이 집이 처음이었다. 적당한 대지를 고르고 단을 올려 집을 설계하고 내부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고민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살면서 관리까지 하게 되니 그동안 설계 이외에 몰랐던 사실들을 많이 알게 되었단다. “이 집을 설계하고 지으면서 실험해보고 배우는 과정을 통해 삶과 일의 균형을 찾았어요. 또 그동안은 보이지 않았던 치수의 변화, 계절의 변화 등 작은 디테일도 눈에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살피게 됐는데, 그런 경험이 고스란히 다음 건물의 설계에 반영되더군요.” 집은 그곳에 사는 사람의 삶에 대한 태도, 일상의 습관이 반영되어야 하는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집과 건축주가 서로 닮았다는 건 건축가의 능력이 제대로 발휘되었다는 얘기. 누군가의 특징을 잡아 그린 집은 말 그대로 그 사람의 초상화가 된다. 설계가 성공적인 셈. “항상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실험에 흥미를 느껴요. 이 집도 새롭게 바꾸고 싶지만, 이곳에 담긴 시간과 추억을 없애는 게 아쉬워 쉽게 결정을 못 내리고 있어요. 과거가 아닌 오늘의 내 초상, 나를 위한 디자인을 다시 담을 날이 오겠죠.”

 제자들이나 친구들이 오면 편히 즐겨 읽도록 계단실 벽면의 책장에 만화책과 소설책도 한아름 꽂아두었다.

제자들이나 친구들이 오면 편히 즐겨 읽도록 계단실 벽면의 책장에 만화책과 소설책도 한아름 꽂아두었다.

제자들이나 친구들이 오면 편히 즐겨 읽도록 계단실 벽면의 책장에 만화책과 소설책도 한아름 꽂아두었다.

설계할 때와 다르게 현장에서 실물로 보면 부피감이 가장 크게 다가오는 것이 계단이다. 폭이 넓으면 부담스럽기 때문에 600mm로 생활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조밀하게 짜냈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상대적으로 공간감이 더 크게 살아나는 효과를 준다.

설계할 때와 다르게 현장에서 실물로 보면 부피감이 가장 크게 다가오는 것이 계단이다. 폭이 넓으면 부담스럽기 때문에 600mm로 생활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조밀하게 짜냈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상대적으로 공간감이 더 크게 살아나는 효과를 준다.

설계할 때와 다르게 현장에서 실물로 보면 부피감이 가장 크게 다가오는 것이 계단이다. 폭이 넓으면 부담스럽기 때문에 600mm로 생활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조밀하게 짜냈다. 넓지 않은 공간이지만 상대적으로 공간감이 더 크게 살아나는 효과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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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서재. 배의 갑판에 선 듯 사선의 가장 끝 높은 모서리 창가는 고요하지만 바깥의 풍광이 굽이치듯 펼쳐진다.

2층 서재. 배의 갑판에 선 듯 사선의 가장 끝 높은 모서리 창가는 고요하지만 바깥의 풍광이 굽이치듯 펼쳐진다.

 

 

건축가 김승회의 대표 프로젝트

롯데부여리조트 ©김재경

롯데부여리조트 ©김재경

롯데부여리조트 ©김재경

롯데부여리조트
롯데부여리조트의 콘도미니엄 ‘백상원’. 백제문화단지와 마주한 입지 조건에 전통 건축 방식을 접목하고 새로운 건축적 상상력을 덧대 새로운 콘도미니엄의 유형을 만들어낸 프로젝트.

정 클리닉
제주시 오라1동 일대 간선도로 교차로에 위치한 건물의 입지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도보와 연결되도록 건축물 접근방식을 고려한 정 클리닉. 지역에서만 자라는 팽나무와 식물들로 옥외 공간을 꾸미며 재미있는 표정을 갖춘 건물로 설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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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클리닉 ©김재경

정 클리닉 ©김재경

누구나 꿈꾸는 나만의 방. 내가 가장 나다워져서 안도하는 마음으로 일하고 쉴 수 있는 곳.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이자 건축가 김승회는 높다란 산과 탁 트인 망망대해를 가르는 듯한 자연경관을 품은 땅, 경기도 여주에 ‘자기만의 방’을 만들었다.

Credit Info

기획
김미주 기자
사진
김덕창
촬영협조
경영위치건축사사무소(kywc.com)

2018년 1월

이달의 목차
기획
김미주 기자
사진
김덕창
촬영협조
경영위치건축사사무소(kyw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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